美, 탄저균 16차례 국내 반입…의문 여전

입력 2015.12.18 (12:16) 수정 2015.12.18 (12: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탄저균은 치명적인 생물학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세균입니다.

감염된 사람의 면역 세포에 손상을 입혀서 쇼크를 주고, 특히 호흡기에 감염될 경우 초기에 맞춤 항생제를 투여받지 못하면 치사율 95%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런 위험한 탄저균을 주한미군이 국내로 반입한 사실이 올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는데요.

당초 한차례 반입한 것으로 밝혔던 것과 달리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6차례에 걸쳐 국내에 들여왔다는 사실이 한미 합동실무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페스트균도 반입됐지만 그동안 우리는 전혀 몰랐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조사 결과도 믿을 수 없다며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조사 자체가 거의 미국 측이 제공한 자료에만 의존해서 진행됐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참여하는 현장 조사는 지난 8월 6일 딱 한 차례 이뤄졌죠.

주한 미군이 탄저균이나 페스트균 외에 다른 독성물질을 더 반입하지는 않았을지, 또 혹시 생물 무기에 관련된 또 다른 실험을 한 건 아닌지, 주한미군이
실험한 뒤에 뒤처리를 제대로 했는지 등 의문이 가는 점들을 속 시원히 규명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은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권고안을 마련했는데요.

과연 의문이 여전한 상황에서 재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까요.

서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탄저균이 국내에 반입됐던 사실이 드러나자, 주한미군은 탄저균 실험이 올해 오산기지에서 처음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켄달(국방부 차관) : "절대로 일어나선 안될 심각한 실수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중입니다."

한미 합동실무단이 실험실을 공동 조사했는데, 미국 측의 발표는 사실과 달랐습니다.

확인 결과, 주한미군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16차례나 탄저균 표본을 국내에 반입했습니다.

주한미군은 탄저균을 들여와 생물학전 장비 성능 시험 등을 하고 규정에 따라 폐기했다고 밝혔습니다.

탄저균과 함께 페스트균 표본도 반입됐는데, 정부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한미군이 죽은 생물학 검사용 샘플을 국내로 반입할 경우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주한미군 지위협정, 즉 SOFA 규정에 따라 정부에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미 SOFA 합동위원회는 유사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권고안을 마련해 서명식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주한미군이 검사용 표본을 반입할 때는 우리 정부에 통보하고, 필요할 경우 공동평가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장경수(국방부 정책기획관) : "관세청이 물품 검사를 희망하는 경우 주한미군 관세조사국에 연락해 합동 검사를 협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탄저균과 페스트균 등 모두 13종의 생물학 작용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테러나 전면전에 이용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美, 탄저균 16차례 국내 반입…의문 여전
    • 입력 2015-12-18 12:18:22
    • 수정2015-12-18 12:22:08
    뉴스 12
<앵커 멘트>

탄저균은 치명적인 생물학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세균입니다.

감염된 사람의 면역 세포에 손상을 입혀서 쇼크를 주고, 특히 호흡기에 감염될 경우 초기에 맞춤 항생제를 투여받지 못하면 치사율 95%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런 위험한 탄저균을 주한미군이 국내로 반입한 사실이 올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는데요.

당초 한차례 반입한 것으로 밝혔던 것과 달리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6차례에 걸쳐 국내에 들여왔다는 사실이 한미 합동실무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페스트균도 반입됐지만 그동안 우리는 전혀 몰랐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조사 결과도 믿을 수 없다며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조사 자체가 거의 미국 측이 제공한 자료에만 의존해서 진행됐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참여하는 현장 조사는 지난 8월 6일 딱 한 차례 이뤄졌죠.

주한 미군이 탄저균이나 페스트균 외에 다른 독성물질을 더 반입하지는 않았을지, 또 혹시 생물 무기에 관련된 또 다른 실험을 한 건 아닌지, 주한미군이
실험한 뒤에 뒤처리를 제대로 했는지 등 의문이 가는 점들을 속 시원히 규명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은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권고안을 마련했는데요.

과연 의문이 여전한 상황에서 재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까요.

서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탄저균이 국내에 반입됐던 사실이 드러나자, 주한미군은 탄저균 실험이 올해 오산기지에서 처음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켄달(국방부 차관) : "절대로 일어나선 안될 심각한 실수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중입니다."

한미 합동실무단이 실험실을 공동 조사했는데, 미국 측의 발표는 사실과 달랐습니다.

확인 결과, 주한미군은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16차례나 탄저균 표본을 국내에 반입했습니다.

주한미군은 탄저균을 들여와 생물학전 장비 성능 시험 등을 하고 규정에 따라 폐기했다고 밝혔습니다.

탄저균과 함께 페스트균 표본도 반입됐는데, 정부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한미군이 죽은 생물학 검사용 샘플을 국내로 반입할 경우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주한미군 지위협정, 즉 SOFA 규정에 따라 정부에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미 SOFA 합동위원회는 유사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권고안을 마련해 서명식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주한미군이 검사용 표본을 반입할 때는 우리 정부에 통보하고, 필요할 경우 공동평가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장경수(국방부 정책기획관) : "관세청이 물품 검사를 희망하는 경우 주한미군 관세조사국에 연락해 합동 검사를 협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탄저균과 페스트균 등 모두 13종의 생물학 작용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테러나 전면전에 이용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