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 산소 대신 용접 가스 주입

입력 2015.12.18 (23:17) 수정 2015.12.19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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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남 순천의 한 병원에서 수술 직전 환자가 갑자기 의식 불명 상태에 빠져 넉달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소 호흡기에서 산소가 아닌 용접에 쓰이는 '아르곤 가스'가 나왔기 때문인데 해당 병원 의사와 가스 충전 업체 대표가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홍진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전남 순천의 한 병원에서 허리에 난 종기 제거 수술을 받으려 입원한 47살 조 모 씨, 의사가 마취를 한 뒤 갑자기 기도경련을 일으켰습니다.

조 씨는 광주광역시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태에 빠져 넉 달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용길(환자 동생) : "생생한 사람이 자기 발로 들어가놓고 두 시간 뒤에 식물인간이 돼 나왔는데..."

경찰 조사 결과, 마취 당시 조 씨는 산소호흡기로 산소가 아닌 용접용 '아르곤 가스'를 마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스 충전업체가 의료용 산소통에 산소가 아닌 아르곤 가스를 잘못 주입했고 이 산소통이 병원에 그대로 전달된 겁니다.

병원 측은 애초 사고 후 마취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산소통이 잘못됐다고 밝혀진 뒤엔 가스 충전업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산소통을 사용하기 전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00병원 관계자 : "일반적으로 산소가 아니다 맞다 이걸 먼저 확인해보고 하는 시스템은 없어요. 또 확인할 의무도 없고..."

경찰은 해당 병원 마취과 의사와 가스 충전업체 대표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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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에 산소 대신 용접 가스 주입
    • 입력 2015-12-18 23:25:24
    • 수정2015-12-19 00: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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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의 한 병원에서 수술 직전 환자가 갑자기 의식 불명 상태에 빠져 넉달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소 호흡기에서 산소가 아닌 용접에 쓰이는 '아르곤 가스'가 나왔기 때문인데 해당 병원 의사와 가스 충전 업체 대표가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홍진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전남 순천의 한 병원에서 허리에 난 종기 제거 수술을 받으려 입원한 47살 조 모 씨, 의사가 마취를 한 뒤 갑자기 기도경련을 일으켰습니다.

조 씨는 광주광역시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태에 빠져 넉 달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용길(환자 동생) : "생생한 사람이 자기 발로 들어가놓고 두 시간 뒤에 식물인간이 돼 나왔는데..."

경찰 조사 결과, 마취 당시 조 씨는 산소호흡기로 산소가 아닌 용접용 '아르곤 가스'를 마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스 충전업체가 의료용 산소통에 산소가 아닌 아르곤 가스를 잘못 주입했고 이 산소통이 병원에 그대로 전달된 겁니다.

병원 측은 애초 사고 후 마취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산소통이 잘못됐다고 밝혀진 뒤엔 가스 충전업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산소통을 사용하기 전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00병원 관계자 : "일반적으로 산소가 아니다 맞다 이걸 먼저 확인해보고 하는 시스템은 없어요. 또 확인할 의무도 없고..."

경찰은 해당 병원 마취과 의사와 가스 충전업체 대표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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