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추락’…플라티니에 유럽팬들 “실망감”

입력 2015.12.22 (16:52) 수정 2015.12.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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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축구계 양대 산맥인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의 두 수장이 동시에 FIFA 윤리위원회에서 8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아 국제 축구계가 요동치고 있다.

제프 블라터 FIFA회장과는 별개로, 1980년대 조국 프랑스는 물론 세계 축구계의 '영웅'이던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의 몰락에 유럽 축구계와 언론, 팬들의 실망감과 비난이 거세다.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플라티니는 '그라운드의 예술가'로 불리며 648경기에서 348골을 넣어 말그대로 프랑스 '아트사커'의 중심 플레이어였다.

AS 낭시, 생테티엔, 유벤투스를 거치면서 여러차례 팀에 우승컵을 안겼고, 1982∼1983시즌을 시작으로 3회 연속 세리에A 득점왕이기도 했다.

1983∼1985년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유럽축구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으며, 2000년에는 '프랑스 축구 20세기의 선수'로 뽑혔다.

프랑스 대표팀으로 1976∼1987년 뛰면서 1978년부터 3회 연속 월드컵에도 나갔다. 프랑스 대표선수로서 71차례 A매치에서 41골을 넣은 그의 기록은 2007년에야 티에리 앙리에 의해 깨졌다.

플라티니는 은퇴 후에도 차근차근 지도자·행정가로서 명성을 쌓아갔다.

1988∼1992년 프랑스 대표팀 감독이었으나 큰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맡으면서 축구행정가로 승승장구했다.

그런 그가 블라터 회장의 부패 마피아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에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플라티니는 직접적인 뇌물수수 뿐 아니라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지지하고 블라터 FIFA 회장의 고질적 부패를 수십년간 묵인·방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폴 헤이워드는 22일 '품위의 의미를 잊어버린 축구인의 부침'이라는 칼럼에서 플라티니의 부패 스캔들을 팬들에 대한 배신으로 지칭하면서 아울러 자신의 '죄상'을 부인하는 뻔뻔함이 더욱 가증스럽다고 맹비난했다.

여기에 그가 회장으로 있는 UEFA와 프랑스 축구연맹이 오히려 그를 두둔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FIFA의 부패전염병이 UEFA에 감염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면서 세계 축구계가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플라티니가 현역시절 선보인 환상적인 기술은 옛 축구팬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이같은 재능이 권력을 이기적으로 휘두르기 위한 프리패스는 결코 아니며 그가 2011년 FIFA 회장 선거 직전 200만 달러를 받은 것은 전혀 동정의 여지가 없다고 칼럼은 지적했다.

더욱이 같은 징계를 받은 블라터 FIFA 회장의 경우 비(非)축구인으로 조직의 사다리를 힘겹게 올라온 행정가이나, 플라티니의 경우 축구인 출신임을 강조하고 유난히 축구에 대한 애정과 봉사를 강조해온 만큼 더욱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칼럼은 이어 플라티니에 대한 비판에 소극적인 프랑스 축구연맹의 처사를 비겁한 것으로 매도하면서 플라티니의 현금 수수는 사소한 것이 아니며 축구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뇌물 수수 관행은 전횡을 일삼아온 FIFA 수장이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스포츠를 자신의 사적 금고로 이용하기 위한 광범위한 관행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프랑스 북동부의 작은 마을에서 자라난, 엄청나게 재능있던 그가 이번에는 다른 룰에 의해 뛰고 있었으며, 그것이 치명적인 실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8년 자격정지로 그의 명성이 누더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BBC방송도 "축구를 위해 태어난 한 남자의 몰락"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지금껏 축구역사에서 가장 파워풀한 인물 중 한 명의 시대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BC는 "그는 '왕'(le Roi·王)이라 불리는 플레이메이커였으며, 패기와 기술, 재간과 영리함까지 갖추고 경기를 총지휘했다"고 돌아봤다.

팬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Onlymee'라는 ID의 독자는 텔레그래프에 블라터와 플라티니 두 사람이 형사처벌을 받아야한다고 촉구했으며 RAM이란 ID의 독자는 블라터가 부패왕국을 운영하는데 플라티니와 같은 교활한 인물로부터 조력을 받아왔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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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웅의 추락’…플라티니에 유럽팬들 “실망감”
    • 입력 2015-12-22 16:52:40
    • 수정2015-12-22 18:12:16
    연합뉴스
세계 축구계 양대 산맥인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의 두 수장이 동시에 FIFA 윤리위원회에서 8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아 국제 축구계가 요동치고 있다. 제프 블라터 FIFA회장과는 별개로, 1980년대 조국 프랑스는 물론 세계 축구계의 '영웅'이던 미셸 플라티니 UEFA 회장의 몰락에 유럽 축구계와 언론, 팬들의 실망감과 비난이 거세다.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플라티니는 '그라운드의 예술가'로 불리며 648경기에서 348골을 넣어 말그대로 프랑스 '아트사커'의 중심 플레이어였다. AS 낭시, 생테티엔, 유벤투스를 거치면서 여러차례 팀에 우승컵을 안겼고, 1982∼1983시즌을 시작으로 3회 연속 세리에A 득점왕이기도 했다. 1983∼1985년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유럽축구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으며, 2000년에는 '프랑스 축구 20세기의 선수'로 뽑혔다. 프랑스 대표팀으로 1976∼1987년 뛰면서 1978년부터 3회 연속 월드컵에도 나갔다. 프랑스 대표선수로서 71차례 A매치에서 41골을 넣은 그의 기록은 2007년에야 티에리 앙리에 의해 깨졌다. 플라티니는 은퇴 후에도 차근차근 지도자·행정가로서 명성을 쌓아갔다. 1988∼1992년 프랑스 대표팀 감독이었으나 큰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맡으면서 축구행정가로 승승장구했다. 그런 그가 블라터 회장의 부패 마피아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에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플라티니는 직접적인 뇌물수수 뿐 아니라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지지하고 블라터 FIFA 회장의 고질적 부패를 수십년간 묵인·방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의 폴 헤이워드는 22일 '품위의 의미를 잊어버린 축구인의 부침'이라는 칼럼에서 플라티니의 부패 스캔들을 팬들에 대한 배신으로 지칭하면서 아울러 자신의 '죄상'을 부인하는 뻔뻔함이 더욱 가증스럽다고 맹비난했다. 여기에 그가 회장으로 있는 UEFA와 프랑스 축구연맹이 오히려 그를 두둔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FIFA의 부패전염병이 UEFA에 감염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면서 세계 축구계가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플라티니가 현역시절 선보인 환상적인 기술은 옛 축구팬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이같은 재능이 권력을 이기적으로 휘두르기 위한 프리패스는 결코 아니며 그가 2011년 FIFA 회장 선거 직전 200만 달러를 받은 것은 전혀 동정의 여지가 없다고 칼럼은 지적했다. 더욱이 같은 징계를 받은 블라터 FIFA 회장의 경우 비(非)축구인으로 조직의 사다리를 힘겹게 올라온 행정가이나, 플라티니의 경우 축구인 출신임을 강조하고 유난히 축구에 대한 애정과 봉사를 강조해온 만큼 더욱 실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칼럼은 이어 플라티니에 대한 비판에 소극적인 프랑스 축구연맹의 처사를 비겁한 것으로 매도하면서 플라티니의 현금 수수는 사소한 것이 아니며 축구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뇌물 수수 관행은 전횡을 일삼아온 FIFA 수장이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스포츠를 자신의 사적 금고로 이용하기 위한 광범위한 관행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프랑스 북동부의 작은 마을에서 자라난, 엄청나게 재능있던 그가 이번에는 다른 룰에 의해 뛰고 있었으며, 그것이 치명적인 실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8년 자격정지로 그의 명성이 누더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BBC방송도 "축구를 위해 태어난 한 남자의 몰락"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지금껏 축구역사에서 가장 파워풀한 인물 중 한 명의 시대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BC는 "그는 '왕'(le Roi·王)이라 불리는 플레이메이커였으며, 패기와 기술, 재간과 영리함까지 갖추고 경기를 총지휘했다"고 돌아봤다. 팬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Onlymee'라는 ID의 독자는 텔레그래프에 블라터와 플라티니 두 사람이 형사처벌을 받아야한다고 촉구했으며 RAM이란 ID의 독자는 블라터가 부패왕국을 운영하는데 플라티니와 같은 교활한 인물로부터 조력을 받아왔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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