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불법 찬조금’ 관행…속타는 학부모

입력 2015.12.24 (21:49) 수정 2015.12.2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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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교 운동부의 뿌리 깊은 문제로 지적되어온 불법 찬조금이 여전히 관행처럼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제도에 학부모들의 속은 타들어 갑니다.

박주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축구를 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전지 훈련 기간이 두렵습니다.

<인터뷰> 축구부원 학부모(음성 변조) : "동계 같은데 가면 학부모들이 다 붙어가지고 술 사주고 밥사주고...충분하게 접대를 하거든요."

이같은 접대는 물론 대회 기간엔 일종의 판공비를 모아야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축구부원 학부모(음성 변조) : "그냥 감독한테 한 150정도 주고, 근데 그게 그냥 현금으로 가는 겁니다."

대회 때마다 감독에게만 선수 한 명당 10만원 씩, 총 150만원을 건넸다는 겁니다.

여기에 코치에게까지 건네진 금액을 모두 합하면 2013년 한해만 무려 천만원이 넘습니다.

학교 계좌로 입금되는 훈련비와 출전비 등 공식 운영비 외에 추가로 지급된 불법 찬조금입니다.

해당 감독은 회식만 했을 뿐 돈은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해당 감독(음성변조) : "(회식한 것은)사실인데... 제가 대접을 받는 그런 것보다는 서로간의 유대관계를 위해서 참석했던 겁니다. (대회 때마다 용돈식의 판공비, 150만원 정도를 줬다고 이야기하던데요?) 그부분은 저는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됐지만 경고 조치 두차례가 전부였습니다.

<인터뷰> 해당 감독 교감(음성변조) : "총 두 번의 학교장 경고 조치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다시 재계약한다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는 생각에 (감독을) 공개 채용으로 하게 된 거죠."

불법 찬조금 문제는 비단 축구 종목 뿐만이 아닙니다.

야구를 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어쩔 수 없는 분위기라는게 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야구부 학부모(음성변조) : "자유롭게 기부를 하라고 하지만 안내면 다른 사람은 내는데 나만 안내면 눈치도 보이고..."

뿌리깊은 불법 찬조금 문제를 없애기위해 교육부와 문체부가 지난 2013년부터 학교 운동부 관련 후원금을 학교 회계에 편입시켜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의무 제도화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에선 별도의 학부모대표자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감독과 코치에게 일종의 체크카드써럼 쓸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불법 찬조금을 걷고 있습니다.

불법 찬조금 문제를 막기위한 제도 마련은 물론 보다 더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박주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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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리 깊은 ‘불법 찬조금’ 관행…속타는 학부모
    • 입력 2015-12-24 21:50:00
    • 수정2015-12-24 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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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교 운동부의 뿌리 깊은 문제로 지적되어온 불법 찬조금이 여전히 관행처럼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제도에 학부모들의 속은 타들어 갑니다.

박주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축구를 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전지 훈련 기간이 두렵습니다.

<인터뷰> 축구부원 학부모(음성 변조) : "동계 같은데 가면 학부모들이 다 붙어가지고 술 사주고 밥사주고...충분하게 접대를 하거든요."

이같은 접대는 물론 대회 기간엔 일종의 판공비를 모아야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축구부원 학부모(음성 변조) : "그냥 감독한테 한 150정도 주고, 근데 그게 그냥 현금으로 가는 겁니다."

대회 때마다 감독에게만 선수 한 명당 10만원 씩, 총 150만원을 건넸다는 겁니다.

여기에 코치에게까지 건네진 금액을 모두 합하면 2013년 한해만 무려 천만원이 넘습니다.

학교 계좌로 입금되는 훈련비와 출전비 등 공식 운영비 외에 추가로 지급된 불법 찬조금입니다.

해당 감독은 회식만 했을 뿐 돈은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해당 감독(음성변조) : "(회식한 것은)사실인데... 제가 대접을 받는 그런 것보다는 서로간의 유대관계를 위해서 참석했던 겁니다. (대회 때마다 용돈식의 판공비, 150만원 정도를 줬다고 이야기하던데요?) 그부분은 저는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됐지만 경고 조치 두차례가 전부였습니다.

<인터뷰> 해당 감독 교감(음성변조) : "총 두 번의 학교장 경고 조치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다시 재계약한다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는 생각에 (감독을) 공개 채용으로 하게 된 거죠."

불법 찬조금 문제는 비단 축구 종목 뿐만이 아닙니다.

야구를 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어쩔 수 없는 분위기라는게 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야구부 학부모(음성변조) : "자유롭게 기부를 하라고 하지만 안내면 다른 사람은 내는데 나만 안내면 눈치도 보이고..."

뿌리깊은 불법 찬조금 문제를 없애기위해 교육부와 문체부가 지난 2013년부터 학교 운동부 관련 후원금을 학교 회계에 편입시켜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의무 제도화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에선 별도의 학부모대표자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감독과 코치에게 일종의 체크카드써럼 쓸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불법 찬조금을 걷고 있습니다.

불법 찬조금 문제를 막기위한 제도 마련은 물론 보다 더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박주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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