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시대 성큼…과제는?

입력 2016.01.10 (17:24) 수정 2016.01.1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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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주 이 시간에 국내외 미디어 업계의 다양한 혁신적 시도를 소개해드렸는데,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들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의 고화질 방송보다 4배나 더 선명한 초고화질 방송, 즉 UHD TV 본방송을 내년부터 시작하기로 한 겁니다.

시청자 입장에선 무엇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우리 업계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또 과제는 무엇인지, 류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존의 고화질방송, HD보다 화질이 4배나 선명하고 생생한 UHD, 초고화질 영상으로 제작된 프로그램들입니다.

선명한 발색이 눈을 시원하게 만들고, 당장이라도 손에 묻을 듯 식재료의 질감까지 전달되며 그 맛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눈부신 설원... 변화무쌍하고 경이로운 대자연의 모습은, 마치 그 곳을 직접 경험하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게 합니다.

<인터뷰> 김경환(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 "실감 영상이라 그래가지고 너무나 리얼하기 때문에 깊이감이 생깁니다. 마치 입체적으로 3차원의 공간이 재현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나타나는 영상이 UHD 영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UHD는 ‘울트라 하이 데피니션’의 약자로 초고화질이라는 뜻인데, 지금 일반적인 HD TV와 비교하면 화면을 구성하는 작은 점, 즉 화소 수가 가로와 세로 각각 2배씩 많습니다.

4배 더 촘촘해지니까 그 만큼 더 선명해지는 겁니다.

음향 면에서도 훨씬 입체적이고 실감납니다.

그런데 이런 생생한 영상과 음향은 UHD 전용 TV가 있어야만 그대로 전달됩니다.

제작진이 확대해서 비교해본 HD화면과 UHD화면입니다.

일정 수준이 넘어가자 HD영상은 색감과 형체가 흐릿해집니다.

반면 UHD 영상은 깨끗한 해상도를 유지합니다.

이 같은 초고화질 지상파 본방송이 세계에서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될 예정입니다.

<녹취> 이기주(방송통신위 상임위원) : "2017년 2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도입된 후 단계적으로 확대됩니다. 이번에 도입되는 지상파 UHD 방송은 UHD TV를 구입한 가정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시청이 가능합니다."

내년 12월부터는 광역시 권과 평창올림픽 개최지역을 중심으로 지상파 UHD 본방송이 시작되고, 오는 2021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한 뒤, 2027년에는 HD방송을 종료한다는 계획입니다.

지상파 UHD 방송표준은 오는 6월까지 시험방송과 논의를 거쳐 유럽식과 미국식 중에 결정됩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식 기술표준이 채택되면, 지상파에서 초고화질 방송과 함께 양방향 맞춤형 서비스도 누릴 수 있습니다.

<인터뷰> 고낙준(방통위 지상파정책과장) : “지상파 UHD가 도입된다면 지금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유료방송에서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들을 지상파에서도 구현할 수 있어서 보다 많은 서비스들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UHD방송 시작과 함께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 전파를 통해 TV가 자동으로 켜지면서 속보를 전하는 경보 기능도 함께 구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처럼 공공재인 지상파를 활용해 디지털 격차를 일부 해소하고, 관련산업도 활성화하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인터뷰> 김석기(KBS 기술관리국장) : "고품질 UHD 콘텐츠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여 한류를 지속시키고, 국산 UHD 방송 장비의 경쟁력을 높여 해외 진출을 확대함으로써 관련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UHD방송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우선 디지털방송 전환시책으로 2008년부터 TV를 바꾸기 시작했는데 UHD TV를 또 사야하는 건 소비자입장에서는 부담이라는 겁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60인치까지는 HD와 UHD의 화질 차이를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김경환(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 "시청자 입장에선 먼저 티비를 바꿔야 됩니다. 비싼 돈을 지불해야 되거든요. 그랬을 때 '나에게 어떤 효용이 있을까?' 라는 부분인 거예요."

하지만 소비자의 욕구가 점차 고화질,대화면으로 옮아가는 경향은 분명합니다.

미국 소비자가전협회가 201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이 TV를 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화질로 나타났습니다.

새 TV를 사게 되는 것도 기존 TV를 못쓰게 된 경우를 제외하면 역시 가장 큰 이유가 화질이었습니다.

또 한 시장조사업체는 2014년에 전 세계 UHD TV 시장 규모가 그 전해보다 8배나 급증한 천 2백 8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UHD 방송의 성공에 중요한 관건은 콘텐츠입니다.

지상파에 앞서 유료방송에서는 2014년부터 UHD방송을 시작했지만,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현재 각 유료 방송사들이 보유한 UHD 콘텐츠 분량은 약 630시간 정도, 24시간 방송 체제를 감안하면, 한 채널에서 한 달 분량도 안 됩니다.

<인터뷰> 고낙준(방통위 과장) : "콘텐츠가 사실은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나라 콘텐츠의 상당수를 제작하는 지상파 방송사에 UHD 방송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입니다.

정부 정책안에 참여한 전국 31개 지상파 방송사들은 12년간 방송 송신시설과 장비, 콘텐츠 제작등에 약 6조 8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방창호(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 : "UHD로 가기 위해서는 방송사들, 특히 지역 방송사 같은 경우에는 재정의 문제가 많이 소요된다고 생각해요. HD 방송에 대한 투자가 아직도 지역 방송에서는 감가상각을 아직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 상황에서 UHD 투자를 또 해야 되는 부분이라서.."

또 그동안 방송장비에는 투자가 부족해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엄청난 규모의 방송 장비를 해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래서 지상파의 공공성과 책임을 전제로,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인터뷰> 정준희(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박사) : "공공 서비스의 핵심으로서 재편되고 정상화되는 것을 전제로, UHD 콘텐츠를 초기에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유인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좀 더 많은 공적 재원이 좀 더 다양한 형태로 제공될 필요는 분명히 있다.."

일본은 2018년부터 우리나라의 지상파 UHD보다 두 배 더 선명한 위성방송을 한다는 목표로 정부와 공영방송인 NHK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도 영화업계와 인터넷 기반 TV 영상 사업자들이 UHD사업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차세대 방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우리 방송업계와 정부도 한층 더 깊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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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10 17:28:11
    • 수정2016-01-10 22: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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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주 이 시간에 국내외 미디어 업계의 다양한 혁신적 시도를 소개해드렸는데,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들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의 고화질 방송보다 4배나 더 선명한 초고화질 방송, 즉 UHD TV 본방송을 내년부터 시작하기로 한 겁니다.

시청자 입장에선 무엇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우리 업계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또 과제는 무엇인지, 류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존의 고화질방송, HD보다 화질이 4배나 선명하고 생생한 UHD, 초고화질 영상으로 제작된 프로그램들입니다.

선명한 발색이 눈을 시원하게 만들고, 당장이라도 손에 묻을 듯 식재료의 질감까지 전달되며 그 맛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눈부신 설원... 변화무쌍하고 경이로운 대자연의 모습은, 마치 그 곳을 직접 경험하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게 합니다.

<인터뷰> 김경환(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 "실감 영상이라 그래가지고 너무나 리얼하기 때문에 깊이감이 생깁니다. 마치 입체적으로 3차원의 공간이 재현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나타나는 영상이 UHD 영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UHD는 ‘울트라 하이 데피니션’의 약자로 초고화질이라는 뜻인데, 지금 일반적인 HD TV와 비교하면 화면을 구성하는 작은 점, 즉 화소 수가 가로와 세로 각각 2배씩 많습니다.

4배 더 촘촘해지니까 그 만큼 더 선명해지는 겁니다.

음향 면에서도 훨씬 입체적이고 실감납니다.

그런데 이런 생생한 영상과 음향은 UHD 전용 TV가 있어야만 그대로 전달됩니다.

제작진이 확대해서 비교해본 HD화면과 UHD화면입니다.

일정 수준이 넘어가자 HD영상은 색감과 형체가 흐릿해집니다.

반면 UHD 영상은 깨끗한 해상도를 유지합니다.

이 같은 초고화질 지상파 본방송이 세계에서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될 예정입니다.

<녹취> 이기주(방송통신위 상임위원) : "2017년 2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도입된 후 단계적으로 확대됩니다. 이번에 도입되는 지상파 UHD 방송은 UHD TV를 구입한 가정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시청이 가능합니다."

내년 12월부터는 광역시 권과 평창올림픽 개최지역을 중심으로 지상파 UHD 본방송이 시작되고, 오는 2021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한 뒤, 2027년에는 HD방송을 종료한다는 계획입니다.

지상파 UHD 방송표준은 오는 6월까지 시험방송과 논의를 거쳐 유럽식과 미국식 중에 결정됩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식 기술표준이 채택되면, 지상파에서 초고화질 방송과 함께 양방향 맞춤형 서비스도 누릴 수 있습니다.

<인터뷰> 고낙준(방통위 지상파정책과장) : “지상파 UHD가 도입된다면 지금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유료방송에서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들을 지상파에서도 구현할 수 있어서 보다 많은 서비스들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UHD방송 시작과 함께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 전파를 통해 TV가 자동으로 켜지면서 속보를 전하는 경보 기능도 함께 구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처럼 공공재인 지상파를 활용해 디지털 격차를 일부 해소하고, 관련산업도 활성화하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인터뷰> 김석기(KBS 기술관리국장) : "고품질 UHD 콘텐츠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여 한류를 지속시키고, 국산 UHD 방송 장비의 경쟁력을 높여 해외 진출을 확대함으로써 관련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UHD방송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우선 디지털방송 전환시책으로 2008년부터 TV를 바꾸기 시작했는데 UHD TV를 또 사야하는 건 소비자입장에서는 부담이라는 겁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60인치까지는 HD와 UHD의 화질 차이를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김경환(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 "시청자 입장에선 먼저 티비를 바꿔야 됩니다. 비싼 돈을 지불해야 되거든요. 그랬을 때 '나에게 어떤 효용이 있을까?' 라는 부분인 거예요."

하지만 소비자의 욕구가 점차 고화질,대화면으로 옮아가는 경향은 분명합니다.

미국 소비자가전협회가 201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이 TV를 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화질로 나타났습니다.

새 TV를 사게 되는 것도 기존 TV를 못쓰게 된 경우를 제외하면 역시 가장 큰 이유가 화질이었습니다.

또 한 시장조사업체는 2014년에 전 세계 UHD TV 시장 규모가 그 전해보다 8배나 급증한 천 2백 8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UHD 방송의 성공에 중요한 관건은 콘텐츠입니다.

지상파에 앞서 유료방송에서는 2014년부터 UHD방송을 시작했지만,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현재 각 유료 방송사들이 보유한 UHD 콘텐츠 분량은 약 630시간 정도, 24시간 방송 체제를 감안하면, 한 채널에서 한 달 분량도 안 됩니다.

<인터뷰> 고낙준(방통위 과장) : "콘텐츠가 사실은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나라 콘텐츠의 상당수를 제작하는 지상파 방송사에 UHD 방송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입니다.

정부 정책안에 참여한 전국 31개 지상파 방송사들은 12년간 방송 송신시설과 장비, 콘텐츠 제작등에 약 6조 8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방창호(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 : "UHD로 가기 위해서는 방송사들, 특히 지역 방송사 같은 경우에는 재정의 문제가 많이 소요된다고 생각해요. HD 방송에 대한 투자가 아직도 지역 방송에서는 감가상각을 아직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 상황에서 UHD 투자를 또 해야 되는 부분이라서.."

또 그동안 방송장비에는 투자가 부족해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엄청난 규모의 방송 장비를 해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래서 지상파의 공공성과 책임을 전제로,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인터뷰> 정준희(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박사) : "공공 서비스의 핵심으로서 재편되고 정상화되는 것을 전제로, UHD 콘텐츠를 초기에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유인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좀 더 많은 공적 재원이 좀 더 다양한 형태로 제공될 필요는 분명히 있다.."

일본은 2018년부터 우리나라의 지상파 UHD보다 두 배 더 선명한 위성방송을 한다는 목표로 정부와 공영방송인 NHK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도 영화업계와 인터넷 기반 TV 영상 사업자들이 UHD사업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차세대 방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우리 방송업계와 정부도 한층 더 깊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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