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 원년, 무한한 시장이 열린다

입력 2016.01.10 (23:45) 수정 2016.01.1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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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인터뷰> 김병진(위성제작업체 대표) : "최근 한 1,2년 사이에 상당히 많은 신생회사들이 우주분야에 도전하고 있고요. 그렇게 된 배경에는 우주분야에 대한 저변확대라든지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 기술발전. 이런 것 때문에"

<인터뷰> 카미가이치 시게키(일본 우주개발기구 공보부장) : "실생활에 계속 우주 인프라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사업경쟁으로 번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고정환(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 : "다른 나라의 60년 이상 발사체를 만들어서 운영해 온 나라의 엔진하고는 비교할 거리가 아직은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저희가 지금 필요한 것은 저희 손으로 만든 엔진으로 저희 발사체를 만들어서 그거를 이용해서 위성을 궤도에 투입할 수 있다는 이 과정이 우선은 필요하고요"

<오프닝>

두 차례 실패 뒤 지난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

우리나라 우주 개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1단 로켓이 러시아제여서 여전히 우리 기술로 만든 발사체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주 선진국들은 태양계 행성이나 혜성 등 심우주 탐사를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고, 최근에는 민간 업체들까지 우주 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가장 활발한 곳은 미국이지만,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도 최근 우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구를 떠난 지 5년, 일본어로 새벽을 뜻하는 아카츠키 호가 5억 킬로미터를 날아 금성궤도에 안착했습니다.

러시아, 미국, 유럽에 이은 4번째 성공입니다.

지난 2010년에는 탐사선 하야부사가 소행성의 흙을 싣고 지구로 돌아왔습니다.

귀환 도중 실종됐다가 끈질긴 추적 끝에 7년 반만에 귀환한 것입니다.

우주 탐사선이 다른 천체에 착륙한 뒤 지구로 돌아온 것은 아폴로 우주선들의 달 탐사 이후 40년 만의 일입니다.

일본의 잇따른 성공에는 일본 우주 개발의 심장 우주개발기구, JAXA가 있습니다.

취재진은 JAXA를 찾아 지난달 금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탐사선 '아카츠키'를 개발한 주역들을 만났습니다.

5년 전 금성 궤도 진입에 한 차례 실패한 뒤 연구자들은 연구소에서 살다시피하면서 실패 원인을 찾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나카무라 마사토(일본 금성탐사선 책임자) : "이렇게 하면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상상력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확률은 낮지만 이런 일도 일어날 수 있다 하는 것들을 전부 검토해서 대비하는 것이 위기관리라는 것을 실패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달표면에 조심스럽게 내려 앉는 달탐사선 '창어3호'

<녹취> "창어3호 착륙 성공"

지난 2013년 달에 착륙선을 보낸 중국 역시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세계 최초로 달 후면을 탐사하고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에 나설 계획입니다.

오는 2020년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고 2022년에 우주정거장을 완성한다는 목표입니다.

<인터뷰> 우옌화(중국 국가과학공업국 관계자) : "이번이 2011년부터5개년 동안 진행된 86번의 로켓 발사의 마지막입니다. 발사 시간이나 성공 가능성에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중국은 세계 3번째 로켓 발사 대국입니다."

지난해 7월, 미국 나사의 탐사선 뉴호라이즌호가 명왕성 근접에 성공합니다.

<녹취> "우주선과 원격 신호 맞췄습니다."

57억km를 9년 반 동안 날아가 명왕성의 실체를 담은 사진을 지구로 보냈습니다.

이미 우주 탐사 성과를 많이 쌓은 나사지만 이번 성취가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찰스 볼든(나사 국장) : "다시 한번 역사적인 첫 성과를 거뒀습니다. 미국이 명왕성에 도달한 첫 나라가 됐고 이로써 모든 태양계 행성을 간 기록을 남기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상징 나로우주센터.

이곳에서는 현재 한국형 로켓 개발 작업이 한창입니다.

로켓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 시험 장면입니다.

지난해 말 준공된 연소시험동에서 1단 로켓에 필요한 75톤 엔진과 3단 로켓에 얹을 7톤 엔진 가동 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지상과 같은 조건에서는 물론, 대기권밖 진공상태를 가정한 시험도 거쳐야 합니다.

2020년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앞으로 2백 차례 넘는 시험이 진행될 계획입니다.

<인터뷰> 한영민(나로우주센터 팀장) : "이미 설계나 제작은 다 가고 있는 거고요 그 다음에 시험하게 되기 때문에 원래 로켓 엔진 개발할 때 시험이 전체 60%라고 얘기하거든요. 단계로 보면 3,40%까지 온 거 아닌가"

발사체 분야에서는 아직 세계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자체 개발 능력이 없어 발사체를 외국에 의존해야합니다.

이 때문에 아리랑 5호는 돈을 주고도 계획보다 2년이나 발사가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한국형 발사체가 만들어지면 여기에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실어 달에 보내게 됩니다.

역시 2020년 목표로 관련 예산 2백억 원이 반영된 올해가 달탐사 연구 원년이 되는 셈입니다.

궤도선은 38만km를 날아가 달 주변을 돌면서 정보를 수집해 지구로 보냅니다.

다음 단계로 훨씬 어려운 기술이 요구되는 착륙선은 고도와 지형을 파악해 착륙 지점을 찾습니다.

착륙에 성공하면 무인 로봇이 나와 달 표면을 다니며 탐사하게 됩니다.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먼저 2018년에 시험용 궤도선을 달에 보낼 계획인데 여기에 나사가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경민(한양대 교수) : "달탐사 계획은 미국과 함께하기 때문에 달탐사를 이루는 과정에서 배우는 기술들이 적잖이 있습니다. 우주협력 뿐만이 아니고 정치외교적 협력에도 기여될 부분이 있기 때문에"

뒤늦게 뛰어들어 갈 길은 멀고 상황도 녹록치 않습니다.

우주 관련 예산이 3~4조 원에 이르는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예산 규모는 10분의 1에 불과하고 전문 연구 인력은 천 명이 채 안 됩니다.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대기업의 참여도 미미합니다.

<인터뷰> 조광래(한국 항공우주연구원장) : "지금 당장에 큰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지금 우리가 하지 않으면 영원히 그런 기회를 놓치기 때문에 지금 다른 나라가 하는 만큼 우리도 같은 규모로 투자를 하고 중요한 것은 기술을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주산업 선진국들은 정부 주도의 대형사업을 장기 계획에 따라 꾸준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민간 기업들도 이 분야 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 시내에 자리잡은 한 중소기업입니다.

사장을 포함해 직원은 모두 16명,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중소기업이지만, 사무실 한켠, 클린룸에 있는 물체는 이 회사에서 만든 인공위성입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인공 위성은 비슷한 성능의 기존 위성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1/100에 불과합니다.

첨단 소재 대신 알루미늄 등 저렴한 소재를 사용해 제작비를 크게 줄였습니다.

<인터뷰> 나카무라 유야(위성제작업체 대표) : "나사나 작사가 만드는 방식과는 달라요. 우주용 부품을 쓰는 게 아니고, 부품이 하나 고장나도 시스템 전체가 보완해 줄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요"

회사 규모는 작지만 이들이 구상하는 사업 규모는 웅대합니다.

앞으로 7년 동안 50대의 위성을 쏘아 올리고 이를 통해 각종 정보를 수집해 판매하겠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곡창 지대에 밀이 얼마나 익었는지 데이터를 수집해 수확 시기를 알려주고, 일본의 항만에 컨테이너가 얼마나 드나드는지 파악해 물류랑도 배분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 이미 2기의 위성을 쏘아 올렸습니다.

미쯔비시와 NEC 등 일본 대기업도 사업 성공 가능성을 보고 이 회사에 수백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인터뷰> 나카무라 유야(위성제작업체 대표) : "이렇게 해서 지구의 여러 곳을 매일 보면서 작은 변화를 알 수 있죠. 그런 정보는 산업 정보로 매우 큰 가치를 갖기 때문에"

또 다른 일본의 중소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달표면 탐사에 나섰습니다.

이 회사가 만든 탐사 로봇입니다.

길이가 약 50센티미터이고 무게는 기존 달 탐사선의 100분의 1인 4kg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하카마다 다케시(달 탐사업체대표) : "이 크기의 로봇이 월면에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검증되면 앞으로 이런 로봇을 몇 십대, 몇 백대를 만들어 월면이나 소행성에 보내 자원을 탐사할 겁니다. 로봇을 팔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저희는 자원을 발견해서 그 자원의 채굴권을 팔 생각입니다."

지난 2010년 196조 규모이던 인공위성과 발사체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252조 원을 넘었고, 오는 2018년에는 281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1992년 아리랑 1호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등 위성 분야는 상당한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인공 위성을 제작하는 이 업체는 2014년 관측위성업체 중 세계 최초로 해상도 1m급 소형위성을 궤도에 올렸습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와 중동은 물론, 유럽 시장에도 위성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위성을 제작하는 민간 업체는 이 회사가 유일합니다.

<인터뷰> 김병진(위성제작업체 대표이사) : "정부 발주 위성도 해외에서 조달하는 그런 시장들이 점점 생겨나고 있고 미국조차 해외에서 위성을 조달하고 있는 그런 현실입니다."

화성에 남겨진 우주비행사의 생존기를 그린 영화 마션.

영화처럼 화성에 인류를 보내고 심지어 화성에 거주하게 만든다는 꿈을 현실로 추진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나사가 2030년 대에 인간이 화성 표면에 발을 딛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가운데,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만든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21세기 말까지 화성에 8억 명을 이주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네덜란드의 한 업체는 화성에 가서 정착할 거주민을 선발하기도 했습니다.

먼 미래의 일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미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우주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팰컨9호, 발사 10분쯤 뒤 10km 떨어진 곳에 1단 추진 로켓이 수직으로 착륙했습니다.

위성을 싣고 200km 궤도에 진입한 뒤 분리돼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 것입니다.

이에 앞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도 100km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발사지점으로 돌아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로켓을 재활용하면 기존에 7백억 원에 이르던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미 화물을 우주정거장에 배송하는 우주 택배사업을 하고 있는 민간 업체들은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 관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00킬로미터 상공까지 올라가 10분 정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며 지구를 구경하고 내려오는 것인데, 돈을 받고 티켓 예약을 받고 있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기업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우주 정거장까지 사람을 싣고 오가는 우주 택시도 개발 중입니다.

<인터뷰> 빌 넬슨(미국 상원의원) : "지금은 화물은 물론 사람도 보다 싸게 우주에 갈 수 있는 방법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우주 탐험의 새 시대입니다."

우주 개발과 연구 과정에서 얻어지는 간접적인 경제효과도 막대합니다.

순간작동이 필수인 자동차 에어백은 로켓 점화 기술, 과일의 비파괴 당도 측정은 지구관측위성의 분석 기술이 응용된 사례입니다.

OECD는 우주 기술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투자 비용의 8배에 달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민(한양대 교수) : "항상 목표를 멀리 잡아요. 그래야 중간 기술들의 선수도가 빨라집니다. 로켓개발의 진도도 빨라지고 그 다음에 우주통신 기술, 인공위성 발달 이런 것들의 속도를 빨리 할 수 있죠"

우주 개발의 경우, 실패 가능성도 높고 당장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이 때문에 장기적 안목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입니다.

<인터뷰> 키요시 히구치(국제우주연맹 회장) : "연구개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피할 수 없는 길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국민과 국가가 얼마나 기다려 줄 지가 중요한 문제예요."

국가적 자부심은 물론 기술 혁신과 새로운 사업 개척 등 무한한 가능성이 걸린 우주 개발 산업, 뒤늦게 뛰어든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 있을지 올 한해가 중요한 기로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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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개발 원년, 무한한 시장이 열린다
    • 입력 2016-01-10 23:11:36
    • 수정2016-01-11 00:12:58
    취재파일K
<프롤로그>

<인터뷰> 김병진(위성제작업체 대표) : "최근 한 1,2년 사이에 상당히 많은 신생회사들이 우주분야에 도전하고 있고요. 그렇게 된 배경에는 우주분야에 대한 저변확대라든지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 기술발전. 이런 것 때문에"

<인터뷰> 카미가이치 시게키(일본 우주개발기구 공보부장) : "실생활에 계속 우주 인프라가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사업경쟁으로 번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고정환(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 : "다른 나라의 60년 이상 발사체를 만들어서 운영해 온 나라의 엔진하고는 비교할 거리가 아직은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저희가 지금 필요한 것은 저희 손으로 만든 엔진으로 저희 발사체를 만들어서 그거를 이용해서 위성을 궤도에 투입할 수 있다는 이 과정이 우선은 필요하고요"

<오프닝>

두 차례 실패 뒤 지난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

우리나라 우주 개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1단 로켓이 러시아제여서 여전히 우리 기술로 만든 발사체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주 선진국들은 태양계 행성이나 혜성 등 심우주 탐사를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고, 최근에는 민간 업체들까지 우주 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가장 활발한 곳은 미국이지만,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도 최근 우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구를 떠난 지 5년, 일본어로 새벽을 뜻하는 아카츠키 호가 5억 킬로미터를 날아 금성궤도에 안착했습니다.

러시아, 미국, 유럽에 이은 4번째 성공입니다.

지난 2010년에는 탐사선 하야부사가 소행성의 흙을 싣고 지구로 돌아왔습니다.

귀환 도중 실종됐다가 끈질긴 추적 끝에 7년 반만에 귀환한 것입니다.

우주 탐사선이 다른 천체에 착륙한 뒤 지구로 돌아온 것은 아폴로 우주선들의 달 탐사 이후 40년 만의 일입니다.

일본의 잇따른 성공에는 일본 우주 개발의 심장 우주개발기구, JAXA가 있습니다.

취재진은 JAXA를 찾아 지난달 금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탐사선 '아카츠키'를 개발한 주역들을 만났습니다.

5년 전 금성 궤도 진입에 한 차례 실패한 뒤 연구자들은 연구소에서 살다시피하면서 실패 원인을 찾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나카무라 마사토(일본 금성탐사선 책임자) : "이렇게 하면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상상력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확률은 낮지만 이런 일도 일어날 수 있다 하는 것들을 전부 검토해서 대비하는 것이 위기관리라는 것을 실패를 통해서 배웠습니다."

달표면에 조심스럽게 내려 앉는 달탐사선 '창어3호'

<녹취> "창어3호 착륙 성공"

지난 2013년 달에 착륙선을 보낸 중국 역시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세계 최초로 달 후면을 탐사하고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에 나설 계획입니다.

오는 2020년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고 2022년에 우주정거장을 완성한다는 목표입니다.

<인터뷰> 우옌화(중국 국가과학공업국 관계자) : "이번이 2011년부터5개년 동안 진행된 86번의 로켓 발사의 마지막입니다. 발사 시간이나 성공 가능성에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중국은 세계 3번째 로켓 발사 대국입니다."

지난해 7월, 미국 나사의 탐사선 뉴호라이즌호가 명왕성 근접에 성공합니다.

<녹취> "우주선과 원격 신호 맞췄습니다."

57억km를 9년 반 동안 날아가 명왕성의 실체를 담은 사진을 지구로 보냈습니다.

이미 우주 탐사 성과를 많이 쌓은 나사지만 이번 성취가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찰스 볼든(나사 국장) : "다시 한번 역사적인 첫 성과를 거뒀습니다. 미국이 명왕성에 도달한 첫 나라가 됐고 이로써 모든 태양계 행성을 간 기록을 남기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상징 나로우주센터.

이곳에서는 현재 한국형 로켓 개발 작업이 한창입니다.

로켓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 시험 장면입니다.

지난해 말 준공된 연소시험동에서 1단 로켓에 필요한 75톤 엔진과 3단 로켓에 얹을 7톤 엔진 가동 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지상과 같은 조건에서는 물론, 대기권밖 진공상태를 가정한 시험도 거쳐야 합니다.

2020년 한국형 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앞으로 2백 차례 넘는 시험이 진행될 계획입니다.

<인터뷰> 한영민(나로우주센터 팀장) : "이미 설계나 제작은 다 가고 있는 거고요 그 다음에 시험하게 되기 때문에 원래 로켓 엔진 개발할 때 시험이 전체 60%라고 얘기하거든요. 단계로 보면 3,40%까지 온 거 아닌가"

발사체 분야에서는 아직 세계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자체 개발 능력이 없어 발사체를 외국에 의존해야합니다.

이 때문에 아리랑 5호는 돈을 주고도 계획보다 2년이나 발사가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한국형 발사체가 만들어지면 여기에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실어 달에 보내게 됩니다.

역시 2020년 목표로 관련 예산 2백억 원이 반영된 올해가 달탐사 연구 원년이 되는 셈입니다.

궤도선은 38만km를 날아가 달 주변을 돌면서 정보를 수집해 지구로 보냅니다.

다음 단계로 훨씬 어려운 기술이 요구되는 착륙선은 고도와 지형을 파악해 착륙 지점을 찾습니다.

착륙에 성공하면 무인 로봇이 나와 달 표면을 다니며 탐사하게 됩니다.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먼저 2018년에 시험용 궤도선을 달에 보낼 계획인데 여기에 나사가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경민(한양대 교수) : "달탐사 계획은 미국과 함께하기 때문에 달탐사를 이루는 과정에서 배우는 기술들이 적잖이 있습니다. 우주협력 뿐만이 아니고 정치외교적 협력에도 기여될 부분이 있기 때문에"

뒤늦게 뛰어들어 갈 길은 멀고 상황도 녹록치 않습니다.

우주 관련 예산이 3~4조 원에 이르는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예산 규모는 10분의 1에 불과하고 전문 연구 인력은 천 명이 채 안 됩니다.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대기업의 참여도 미미합니다.

<인터뷰> 조광래(한국 항공우주연구원장) : "지금 당장에 큰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지금 우리가 하지 않으면 영원히 그런 기회를 놓치기 때문에 지금 다른 나라가 하는 만큼 우리도 같은 규모로 투자를 하고 중요한 것은 기술을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주산업 선진국들은 정부 주도의 대형사업을 장기 계획에 따라 꾸준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민간 기업들도 이 분야 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 시내에 자리잡은 한 중소기업입니다.

사장을 포함해 직원은 모두 16명,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중소기업이지만, 사무실 한켠, 클린룸에 있는 물체는 이 회사에서 만든 인공위성입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인공 위성은 비슷한 성능의 기존 위성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1/100에 불과합니다.

첨단 소재 대신 알루미늄 등 저렴한 소재를 사용해 제작비를 크게 줄였습니다.

<인터뷰> 나카무라 유야(위성제작업체 대표) : "나사나 작사가 만드는 방식과는 달라요. 우주용 부품을 쓰는 게 아니고, 부품이 하나 고장나도 시스템 전체가 보완해 줄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요"

회사 규모는 작지만 이들이 구상하는 사업 규모는 웅대합니다.

앞으로 7년 동안 50대의 위성을 쏘아 올리고 이를 통해 각종 정보를 수집해 판매하겠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곡창 지대에 밀이 얼마나 익었는지 데이터를 수집해 수확 시기를 알려주고, 일본의 항만에 컨테이너가 얼마나 드나드는지 파악해 물류랑도 배분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 이미 2기의 위성을 쏘아 올렸습니다.

미쯔비시와 NEC 등 일본 대기업도 사업 성공 가능성을 보고 이 회사에 수백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인터뷰> 나카무라 유야(위성제작업체 대표) : "이렇게 해서 지구의 여러 곳을 매일 보면서 작은 변화를 알 수 있죠. 그런 정보는 산업 정보로 매우 큰 가치를 갖기 때문에"

또 다른 일본의 중소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달표면 탐사에 나섰습니다.

이 회사가 만든 탐사 로봇입니다.

길이가 약 50센티미터이고 무게는 기존 달 탐사선의 100분의 1인 4kg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하카마다 다케시(달 탐사업체대표) : "이 크기의 로봇이 월면에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검증되면 앞으로 이런 로봇을 몇 십대, 몇 백대를 만들어 월면이나 소행성에 보내 자원을 탐사할 겁니다. 로봇을 팔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저희는 자원을 발견해서 그 자원의 채굴권을 팔 생각입니다."

지난 2010년 196조 규모이던 인공위성과 발사체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252조 원을 넘었고, 오는 2018년에는 281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1992년 아리랑 1호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 등 위성 분야는 상당한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인공 위성을 제작하는 이 업체는 2014년 관측위성업체 중 세계 최초로 해상도 1m급 소형위성을 궤도에 올렸습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와 중동은 물론, 유럽 시장에도 위성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위성을 제작하는 민간 업체는 이 회사가 유일합니다.

<인터뷰> 김병진(위성제작업체 대표이사) : "정부 발주 위성도 해외에서 조달하는 그런 시장들이 점점 생겨나고 있고 미국조차 해외에서 위성을 조달하고 있는 그런 현실입니다."

화성에 남겨진 우주비행사의 생존기를 그린 영화 마션.

영화처럼 화성에 인류를 보내고 심지어 화성에 거주하게 만든다는 꿈을 현실로 추진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나사가 2030년 대에 인간이 화성 표면에 발을 딛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가운데,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만든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21세기 말까지 화성에 8억 명을 이주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네덜란드의 한 업체는 화성에 가서 정착할 거주민을 선발하기도 했습니다.

먼 미래의 일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이미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우주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팰컨9호, 발사 10분쯤 뒤 10km 떨어진 곳에 1단 추진 로켓이 수직으로 착륙했습니다.

위성을 싣고 200km 궤도에 진입한 뒤 분리돼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 것입니다.

이에 앞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도 100km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발사지점으로 돌아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로켓을 재활용하면 기존에 7백억 원에 이르던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미 화물을 우주정거장에 배송하는 우주 택배사업을 하고 있는 민간 업체들은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 관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00킬로미터 상공까지 올라가 10분 정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며 지구를 구경하고 내려오는 것인데, 돈을 받고 티켓 예약을 받고 있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기업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우주 정거장까지 사람을 싣고 오가는 우주 택시도 개발 중입니다.

<인터뷰> 빌 넬슨(미국 상원의원) : "지금은 화물은 물론 사람도 보다 싸게 우주에 갈 수 있는 방법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우주 탐험의 새 시대입니다."

우주 개발과 연구 과정에서 얻어지는 간접적인 경제효과도 막대합니다.

순간작동이 필수인 자동차 에어백은 로켓 점화 기술, 과일의 비파괴 당도 측정은 지구관측위성의 분석 기술이 응용된 사례입니다.

OECD는 우주 기술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투자 비용의 8배에 달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민(한양대 교수) : "항상 목표를 멀리 잡아요. 그래야 중간 기술들의 선수도가 빨라집니다. 로켓개발의 진도도 빨라지고 그 다음에 우주통신 기술, 인공위성 발달 이런 것들의 속도를 빨리 할 수 있죠"

우주 개발의 경우, 실패 가능성도 높고 당장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이 때문에 장기적 안목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입니다.

<인터뷰> 키요시 히구치(국제우주연맹 회장) : "연구개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피할 수 없는 길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국민과 국가가 얼마나 기다려 줄 지가 중요한 문제예요."

국가적 자부심은 물론 기술 혁신과 새로운 사업 개척 등 무한한 가능성이 걸린 우주 개발 산업, 뒤늦게 뛰어든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 있을지 올 한해가 중요한 기로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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