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찰떡궁합 부부 금슬을 절도에…

입력 2016.01.11 (10:32) 수정 2016.01.11 (10:4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사이좋은 부부에게 금슬이 좋다, 찰떡궁합이다 이런 말을 쓰곤 하는데요.

눈빛만 봐도 뜻을 척척 알 수 있으니, 부부가 함께 일을 하면 성과도 훨씬 좋겠죠.

하지만 그런 부부금슬을 범죄에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남편이 잘 훔치도록 망을 봐 주는 아내, 또 손발을 맞춰 감쪽같이 옷을 훔치는 부부도 있었습니다.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부부가 절도행각을 벌인 사건들, 뉴스따라잡기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은행 현금지급기 앞으로 한 남녀가 들어옵니다.

남자는 비밀번호를 누르는 듯 인출기를 조작하고, 바로 뒤에 선 여자는 망을 보며 주의 깊게 그 모습을 지켜봅니다.

비밀번호가 맞는지 입을 가리며 웃는 등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돈을 인출하는 데 성공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서로 하이파이브까지 교환합니다.

그리고는 유유히 현금지급기 밖으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는 철창에 갇히고, 여자는 경찰조사를 받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혐의는 상습절도.

이들이 현금 인출에 사용한 통장은 현금지급기 근처에 주차된 차량에서 훔친 것이었습니다.

통장 안에는 비밀번호로 보이는 숫자 네 개가 적혀 있어서 이들은 쉽게 현금 430여만 원을 인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대석(수사과장/충남 보령경찰서) : "농촌 같은데 보면 트럭 타고 다니잖아요. 할머니 할아버지들...트럭을 타고 다닌다고. 바쁘니까 농협도 가고 은행에도 가려고 통장도 넣어놓고 저기다 빼놓고 가고 그러잖아요 차에. 그런거를 이 사람들이 보고 노린거예요. 7-80%는 차량을 대상으로 절도했고 20% 정도는 상가. 빈 상가. 침입해서 절도 행위 한거죠."

남자가 주로 훔치고 여자는 멀지 않은 곳에서 망을 보는 식으로 범행을 해온 이들은 부부였습니다.

더욱이 아내는 임신 5개월, 뱃 속에 아기도 있었지만, 거리낌 없이 남편과 절도 행각을 벌인 겁니다.

<인터뷰> 김대석(수사과장/충남 보령경찰서) : "둘이 같이 다니면서 남편이 침입한다던지 여자가 뒤 따라다니면서 차 운전해주고 도와주는 행위 그렇게 한 것으로 보여요."

이들의 찰떡궁합은 절도현장 곳곳에서 발휘됐습니다.

주로 비어 있는 상점이나 열려 있는 차량에 들어가 금품이나 통장, 신용카드를 훔쳐 왔습니다.

<인터뷰> 김대석(수사과장/충남 보령경찰서) : "노트북이라든지 귀금속이라든지 통장이 있으면 통장을 가지고 현금을 인출한다든지 돈이 될 만한 사항은 전부 다 절도를 한 거죠."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녹취> 피해 상점 주인 (음성변조) : "10만 원 정도 여유분은 제가 (금고에) 항상 놔두고 다녀요. 아침에 만 원권을 넣으려고 봤더니 잔돈이 없어요."

전날 금고에 넣어두었던 현금이 감쪽같이 사라진 겁니다.

설치해놓은 CCTV에 범인의 모습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녹취> 피해 상점 주인(음성변조) : "흙 같은게 있더라고. 봤더니 발자국이……. 막 가슴이 쿵쾅 쿵쾅 뛰고 어떡하지? 막 이러고 이걸 뭐 아무 생각이 안나요. 우리 집에 누구 들어왔나? 어떡하지?

이들은 농촌 지역 차량 운전자들이 문을 잘 닺고 다니지 않는 점도 노렸습니다.

<녹취> 피해 차량 주인(음성변조) : "한 3~40분 정도? 밥 먹고 얘기 좀 하고 현관문 열어놨으니까. 설마…… 문 여는 소리도 못 들었고 나와서 지갑을 여니까 없더라고요."

그렇게 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동안 충남 서산, 충북 영동, 경북 구미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55차례에 걸쳐 2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절도전과가 있는 남편이 주도하고 아내는 도우면서 부부의 찰떡궁합을 이렇게 절도행각에 발휘했습니다.

<인터뷰> 김대석(수사과장/충남 보령경찰서) : "(남편) 회사가 부도나서 실직하게 되니까 다른 생계 수단이 없기 때문에 절도를 시작했고 그때 이제 부인도 같이 다니면서 절도를 했었죠."

부부금슬을 범죄에 발휘한 부부는 또 있습니다.

충남 부여의 한 의류매장.

만삭의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매장 안으로 들어옵니다.

뒤이어 아이를 안고 있는 남성이 뒤따라 들어옵니다.

이들은 가족입니다.

<인터뷰> 현성섭(경사/충남 부여경찰서 형사팀) : "(부인이)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놓은 다음에 남편이 옷을 건네받고 서로 이야기하다가 종업원이 바쁘다고 생각하면 그 옷을 종업원이 안 보이도록 남편이 가려주고 부인이 입고……."

그리곤 혼잡한 틈을 타 이번엔 아내가 아이를 안고 남편이 유모차를 끌고 매장을 빠져나옵니다.

물론 입고 있는 옷은 계산하지 않은 상태... 매장 내 누구도 이들이 물건을 훔친 것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현성섭(경사/충남 부여경찰서 형사팀) : "자녀들이 어리고 하니까 종업원이나 사장이 의심을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경찰은 CCTV 속 범행 장면을 토대로 수배전단을 배포했고 제보를 통해 검거했습니다.

<인터뷰> 현성섭(경사/충남 부여경찰서 형사팀) : "남편 말은 처음에 자기가 부인 몰래 옷을 한번 훔쳤는데 훔치다 보니까 부인도 묵인을 해주고 욕심이 생겨서 계속 절취하게 된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이 부부는 16차례에 걸쳐 350만원 상당의 의류를 훔쳤습니다.

경찰에 덜미를 잡힌 부부는 불구속입건됐습니다.

<인터뷰> 현성섭(경사/충남 부여경찰서 형사팀) : "자녀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어쨌거나 자녀가 범행한 걸 지켜봤으니까요. 자녀한테 미안하고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이 같은 부부 절도 행각은 전국적으로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광주에 사는 한 30대 부부는 출산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부가 함께 금은방을 돌며 귀금속을 훔쳤고...

<녹취> 금은방 주인(음성변조) : "부부같이 행동을 하면서 임신을 해서 오셨는데 순진한 척하면서……."

집을 보러 온 것처럼 속여 방문하곤 강도로 돌변해 금품을 빼앗거나 현관문을 뚫고 들어가 절도 행각까지 벌입니다.

<녹취> 박OO(피의자/음성변조) : "인터넷으로 이전에 있었던 범죄들 보면서 알게 됐습니다."

백년가약을 맺고 평생을 함께 하게 되는 부부. 그러나 찰떡궁합 부부금슬을 엉뚱한 곳에 발휘해 씁쓸함을 주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찰떡궁합 부부 금슬을 절도에…
    • 입력 2016-01-11 08:41:39
    • 수정2016-01-11 10:47:10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사이좋은 부부에게 금슬이 좋다, 찰떡궁합이다 이런 말을 쓰곤 하는데요.

눈빛만 봐도 뜻을 척척 알 수 있으니, 부부가 함께 일을 하면 성과도 훨씬 좋겠죠.

하지만 그런 부부금슬을 범죄에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남편이 잘 훔치도록 망을 봐 주는 아내, 또 손발을 맞춰 감쪽같이 옷을 훔치는 부부도 있었습니다.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부부가 절도행각을 벌인 사건들, 뉴스따라잡기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은행 현금지급기 앞으로 한 남녀가 들어옵니다.

남자는 비밀번호를 누르는 듯 인출기를 조작하고, 바로 뒤에 선 여자는 망을 보며 주의 깊게 그 모습을 지켜봅니다.

비밀번호가 맞는지 입을 가리며 웃는 등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돈을 인출하는 데 성공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서로 하이파이브까지 교환합니다.

그리고는 유유히 현금지급기 밖으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는 철창에 갇히고, 여자는 경찰조사를 받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혐의는 상습절도.

이들이 현금 인출에 사용한 통장은 현금지급기 근처에 주차된 차량에서 훔친 것이었습니다.

통장 안에는 비밀번호로 보이는 숫자 네 개가 적혀 있어서 이들은 쉽게 현금 430여만 원을 인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대석(수사과장/충남 보령경찰서) : "농촌 같은데 보면 트럭 타고 다니잖아요. 할머니 할아버지들...트럭을 타고 다닌다고. 바쁘니까 농협도 가고 은행에도 가려고 통장도 넣어놓고 저기다 빼놓고 가고 그러잖아요 차에. 그런거를 이 사람들이 보고 노린거예요. 7-80%는 차량을 대상으로 절도했고 20% 정도는 상가. 빈 상가. 침입해서 절도 행위 한거죠."

남자가 주로 훔치고 여자는 멀지 않은 곳에서 망을 보는 식으로 범행을 해온 이들은 부부였습니다.

더욱이 아내는 임신 5개월, 뱃 속에 아기도 있었지만, 거리낌 없이 남편과 절도 행각을 벌인 겁니다.

<인터뷰> 김대석(수사과장/충남 보령경찰서) : "둘이 같이 다니면서 남편이 침입한다던지 여자가 뒤 따라다니면서 차 운전해주고 도와주는 행위 그렇게 한 것으로 보여요."

이들의 찰떡궁합은 절도현장 곳곳에서 발휘됐습니다.

주로 비어 있는 상점이나 열려 있는 차량에 들어가 금품이나 통장, 신용카드를 훔쳐 왔습니다.

<인터뷰> 김대석(수사과장/충남 보령경찰서) : "노트북이라든지 귀금속이라든지 통장이 있으면 통장을 가지고 현금을 인출한다든지 돈이 될 만한 사항은 전부 다 절도를 한 거죠."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녹취> 피해 상점 주인 (음성변조) : "10만 원 정도 여유분은 제가 (금고에) 항상 놔두고 다녀요. 아침에 만 원권을 넣으려고 봤더니 잔돈이 없어요."

전날 금고에 넣어두었던 현금이 감쪽같이 사라진 겁니다.

설치해놓은 CCTV에 범인의 모습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녹취> 피해 상점 주인(음성변조) : "흙 같은게 있더라고. 봤더니 발자국이……. 막 가슴이 쿵쾅 쿵쾅 뛰고 어떡하지? 막 이러고 이걸 뭐 아무 생각이 안나요. 우리 집에 누구 들어왔나? 어떡하지?

이들은 농촌 지역 차량 운전자들이 문을 잘 닺고 다니지 않는 점도 노렸습니다.

<녹취> 피해 차량 주인(음성변조) : "한 3~40분 정도? 밥 먹고 얘기 좀 하고 현관문 열어놨으니까. 설마…… 문 여는 소리도 못 들었고 나와서 지갑을 여니까 없더라고요."

그렇게 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 동안 충남 서산, 충북 영동, 경북 구미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55차례에 걸쳐 2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절도전과가 있는 남편이 주도하고 아내는 도우면서 부부의 찰떡궁합을 이렇게 절도행각에 발휘했습니다.

<인터뷰> 김대석(수사과장/충남 보령경찰서) : "(남편) 회사가 부도나서 실직하게 되니까 다른 생계 수단이 없기 때문에 절도를 시작했고 그때 이제 부인도 같이 다니면서 절도를 했었죠."

부부금슬을 범죄에 발휘한 부부는 또 있습니다.

충남 부여의 한 의류매장.

만삭의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매장 안으로 들어옵니다.

뒤이어 아이를 안고 있는 남성이 뒤따라 들어옵니다.

이들은 가족입니다.

<인터뷰> 현성섭(경사/충남 부여경찰서 형사팀) : "(부인이)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놓은 다음에 남편이 옷을 건네받고 서로 이야기하다가 종업원이 바쁘다고 생각하면 그 옷을 종업원이 안 보이도록 남편이 가려주고 부인이 입고……."

그리곤 혼잡한 틈을 타 이번엔 아내가 아이를 안고 남편이 유모차를 끌고 매장을 빠져나옵니다.

물론 입고 있는 옷은 계산하지 않은 상태... 매장 내 누구도 이들이 물건을 훔친 것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현성섭(경사/충남 부여경찰서 형사팀) : "자녀들이 어리고 하니까 종업원이나 사장이 의심을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경찰은 CCTV 속 범행 장면을 토대로 수배전단을 배포했고 제보를 통해 검거했습니다.

<인터뷰> 현성섭(경사/충남 부여경찰서 형사팀) : "남편 말은 처음에 자기가 부인 몰래 옷을 한번 훔쳤는데 훔치다 보니까 부인도 묵인을 해주고 욕심이 생겨서 계속 절취하게 된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이 부부는 16차례에 걸쳐 350만원 상당의 의류를 훔쳤습니다.

경찰에 덜미를 잡힌 부부는 불구속입건됐습니다.

<인터뷰> 현성섭(경사/충남 부여경찰서 형사팀) : "자녀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어쨌거나 자녀가 범행한 걸 지켜봤으니까요. 자녀한테 미안하고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이 같은 부부 절도 행각은 전국적으로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광주에 사는 한 30대 부부는 출산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부가 함께 금은방을 돌며 귀금속을 훔쳤고...

<녹취> 금은방 주인(음성변조) : "부부같이 행동을 하면서 임신을 해서 오셨는데 순진한 척하면서……."

집을 보러 온 것처럼 속여 방문하곤 강도로 돌변해 금품을 빼앗거나 현관문을 뚫고 들어가 절도 행각까지 벌입니다.

<녹취> 박OO(피의자/음성변조) : "인터넷으로 이전에 있었던 범죄들 보면서 알게 됐습니다."

백년가약을 맺고 평생을 함께 하게 되는 부부. 그러나 찰떡궁합 부부금슬을 엉뚱한 곳에 발휘해 씁쓸함을 주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