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저유가는 경제에 ‘양날의 칼’

입력 2016.01.12 (21:24) 수정 2016.01.1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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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제유가가 점점 더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5.3%가 폭락하며 31달러대로 내려갔는데요,

지난 2003년 12월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입니다.

지난해 초가 46달러대였으니깐 1년 사이 32% 가까이 떨어진 셈인데요,

보통 유가가 떨어지면 공급량이 많기 때문이지만, 최근엔 세계 경기 침체로 수요가 감소할 거란 우려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걸로 보여집니다.

먼저 국제 유가 하락의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 뉴욕 박에스더 특파원입니다.

▼ 국제 유가 12년만에 최저 더 하락 ▼

<리포트>

국제 유가 배럴당 30달러, 100달러 선이던 2014년 가을 이래 70%나 떨어진 것입니다.

일차적인 유가 하락의 원인은 공급 과잉.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을 늘리면서 석유수출국기구 오펙 중심의 국제 원유시장에 도전장을 내자, 오펙 국가들은 점유율 경쟁으로 오히려 원유 생산을 늘렸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란이 경제 제재 해제로 원유시장에 가세하게 됐고, 러시아까지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과잉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원유 재고는 쌓이는데 최대 석유 소비국 중국의 경기 둔화로, 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로 달러 강세까지 지속된다면, 유가 하락은 더 심화될 전망입니다.

<인터뷰> 스펜서 웰치(IHS 분석팀장) : "수요에 대한 위협이 계속된다면 과잉 공급 상태가 장기화되고 가격 하락도 계속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오펙에서 극적인 감산 합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올해 상반기에 배럴당 20달러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은 감소중입니다.

오펙이 6월 회의를 3월로 앞당길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유가가 바닥까지 내려왔단 얘기지만, 반등의 시기와 속도를 가늠하긴 여전히 어렵습니다.

▼ 저유가는 경제에 ‘양날의 칼’ ▼

<기자 멘트>

국제유가가 내려가면 당연히 기름값 싸지니까 무엇보다 자동차 운전자들한텐 기분 좋은 일입니다.

1600cc급 승용차인데요,

주유소 가서 휘발유 가득 채우면 7만원 가량 나오는데, 1년 전보다 2만 원 정도가 싸진겁니다.

휘발유값이 7년만에 천3백원 대로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원유를 전량 수입해 물건을 만드는 우리 기업들도 생산 비용이 줄어드니 좋고, 자연히 물건값 떨어져 주머니 사정 좋아지는 우리 가계들의 소비여력도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유가가 10% 하락하면 성장률이 0.2% 포인트 상승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저유가는 우리 경제에 이렇게 꼭 약으로만 작용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바로 세계 경기 침체와 맞물려 유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가 하락은 산유국과 신흥국의 경기침체로 이어져 이들 나라를 대상으로 한 우리 수출은 좋을 수 없습니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세계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달러가 더 강세를 보이게 되면 돈이 빠져나가는 우리 금융시장은 더 불안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경제'라는 본체가 부실해지면 중요한 경제 요소인 '기름'값이 싸져도 별 소용이 없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산업은 어떻게 저유가의 파고를 넘어야 할지 오수호 기자가 짚어보겠습니다.

▼ 우리산업 영향은? 구조 재편 시급 ▼

<리포트>

지난해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는 모두 4백61억 달러, 1년 전보다 30%나 줄었습니다.

전체 수주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던 중동 실적이 반토막 난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녹취> 건설업체 관계자 : "산유국들 입장에선 집행할 수 있는 비용들이 줄어들다 보니까 발주를 계획했던 것들이 하나둘씩 취소가 되고..."

지난해 8조원 대의 적자를 낸 조선 업체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습니다.

주력인 유조선과 해양플랜트 사업이 더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80년대 후반엔 저유가가 수출품 가격인하로 수출증대 가계구매력증대로 내수활성화란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수출시장위축과 소비부진때문에 저유가가 축복이 아닌 상황이 됐습니다.

결국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소비여력을 늘리는 정책과 함께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것도 중요과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장기적인 성장추세가 유지될 수 있는 바이오,항공우주,로봇과 같은 신성장 산업위주로 재편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유가 시대 위기를 구조개혁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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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저유가는 경제에 ‘양날의 칼’
    • 입력 2016-01-12 21:25:57
    • 수정2016-01-12 21:33:16
    뉴스 9
<앵커 멘트>

국제유가가 점점 더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5.3%가 폭락하며 31달러대로 내려갔는데요,

지난 2003년 12월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입니다.

지난해 초가 46달러대였으니깐 1년 사이 32% 가까이 떨어진 셈인데요,

보통 유가가 떨어지면 공급량이 많기 때문이지만, 최근엔 세계 경기 침체로 수요가 감소할 거란 우려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걸로 보여집니다.

먼저 국제 유가 하락의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 뉴욕 박에스더 특파원입니다.

▼ 국제 유가 12년만에 최저 더 하락 ▼

<리포트>

국제 유가 배럴당 30달러, 100달러 선이던 2014년 가을 이래 70%나 떨어진 것입니다.

일차적인 유가 하락의 원인은 공급 과잉.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을 늘리면서 석유수출국기구 오펙 중심의 국제 원유시장에 도전장을 내자, 오펙 국가들은 점유율 경쟁으로 오히려 원유 생산을 늘렸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란이 경제 제재 해제로 원유시장에 가세하게 됐고, 러시아까지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과잉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원유 재고는 쌓이는데 최대 석유 소비국 중국의 경기 둔화로, 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로 달러 강세까지 지속된다면, 유가 하락은 더 심화될 전망입니다.

<인터뷰> 스펜서 웰치(IHS 분석팀장) : "수요에 대한 위협이 계속된다면 과잉 공급 상태가 장기화되고 가격 하락도 계속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오펙에서 극적인 감산 합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올해 상반기에 배럴당 20달러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은 감소중입니다.

오펙이 6월 회의를 3월로 앞당길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유가가 바닥까지 내려왔단 얘기지만, 반등의 시기와 속도를 가늠하긴 여전히 어렵습니다.

▼ 저유가는 경제에 ‘양날의 칼’ ▼

<기자 멘트>

국제유가가 내려가면 당연히 기름값 싸지니까 무엇보다 자동차 운전자들한텐 기분 좋은 일입니다.

1600cc급 승용차인데요,

주유소 가서 휘발유 가득 채우면 7만원 가량 나오는데, 1년 전보다 2만 원 정도가 싸진겁니다.

휘발유값이 7년만에 천3백원 대로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원유를 전량 수입해 물건을 만드는 우리 기업들도 생산 비용이 줄어드니 좋고, 자연히 물건값 떨어져 주머니 사정 좋아지는 우리 가계들의 소비여력도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유가가 10% 하락하면 성장률이 0.2% 포인트 상승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저유가는 우리 경제에 이렇게 꼭 약으로만 작용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바로 세계 경기 침체와 맞물려 유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가 하락은 산유국과 신흥국의 경기침체로 이어져 이들 나라를 대상으로 한 우리 수출은 좋을 수 없습니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세계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달러가 더 강세를 보이게 되면 돈이 빠져나가는 우리 금융시장은 더 불안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경제'라는 본체가 부실해지면 중요한 경제 요소인 '기름'값이 싸져도 별 소용이 없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산업은 어떻게 저유가의 파고를 넘어야 할지 오수호 기자가 짚어보겠습니다.

▼ 우리산업 영향은? 구조 재편 시급 ▼

<리포트>

지난해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는 모두 4백61억 달러, 1년 전보다 30%나 줄었습니다.

전체 수주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던 중동 실적이 반토막 난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녹취> 건설업체 관계자 : "산유국들 입장에선 집행할 수 있는 비용들이 줄어들다 보니까 발주를 계획했던 것들이 하나둘씩 취소가 되고..."

지난해 8조원 대의 적자를 낸 조선 업체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습니다.

주력인 유조선과 해양플랜트 사업이 더 위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80년대 후반엔 저유가가 수출품 가격인하로 수출증대 가계구매력증대로 내수활성화란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수출시장위축과 소비부진때문에 저유가가 축복이 아닌 상황이 됐습니다.

결국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소비여력을 늘리는 정책과 함께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것도 중요과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장기적인 성장추세가 유지될 수 있는 바이오,항공우주,로봇과 같은 신성장 산업위주로 재편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유가 시대 위기를 구조개혁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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