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성폭력 충격…반 난민 정서 확산

입력 2016.01.16 (08:22) 수정 2016.01.16 (11:3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독일 퀼른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력 사건이 독일 사회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독일로 유입된 난민들의 소행이란 사실이 드러나면서 급기야 난민들이 집단 폭행 당하는 일까지 일어났습니다.

난민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베를린 이민우 특파원이 긴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습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기쁨과 설레임의 순간.

그러나 바로 그 때, 광장 곳곳에서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 "누군가 뒤에서 치마 속에 손을 넣고 제 몸을 만졌어요.저는 팔을 흔들며 반항했어요."

<인터뷰> 피해자 : "계속 거기 있다가는 죽을 것 같았어요. 그들은 저를 성폭행할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주위엔 아무도 없었어요."

혼잡한 틈을 타 천 여명의 남성들이 몰려 다니며 대규모 연쇄 성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성폭행과 절도 등을 포함해 지금까지의 피해 신고만 5백 여건.

유럽에서도 치안이 좋기로 유명한 독일로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용의자들 대부분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의 난민들이었습니다.

<인터뷰> 토비아스 플라테(독일 내무부 대변인) : "알제리인 9명, 모로코인 8명, 시리아인 4명, 이란인 5명, 이라크인 1명, 세르비아인 1명 (등 입니다.)"

파문은 커져 갔습니다.

경찰의 은폐 의혹까지 일었습니다.

난민 문제로 비화되는 걸 막으려고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메르켈 총리의 난민 포용 정책으로 불똥이 튄 겁니다.

여론이 악화되자 입지가 좁아진 메르켈 총리는 엄격한 난민 추방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녹취> 메르켈(독일 총리) : "우리의 법질서를 지키려 하지 않는 이들에게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그러나, 악화된 여론을 잠재울 순 없었습니다.

거리는 메르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뒤덮였습니다.

성폭행과 난민이란 말을 합성해, 난민들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팻말도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를 계기로 다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극우 단체는 독일 전역으로 과격 시위를 확산시켰습니다.

메르켈 총리의 정책이 난민 급증을 불러왔고, 결국 쾰른 사태와 같은 참사가 벌어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시위 참가자 : "이 사건은 조직적 범죄입니다. 누군가 독일과 유럽에 폭탄을 터뜨린 것과 같아요."

급기야 이민자들이 독일인 폭도들로부터 공격을 받는 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독일로 이민 온 외국인 10 여명이 집단 구타를 당한 겁니다.

극우주의자들이 선동적 문구를 사용하면서 범행을 모의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나치의 만행을 떠올리게 하는 이른바 '인종 혐오 범죄'입니다.

그래서 독일에선 특히 금기시되는 사안인데도 결국 사건이 벌어진 겁니다.

<인터뷰> 노르베르트 바그너(쾰른 경찰 수사국장) : "독일인이 아닌 외국인들을 희생자로 노린 4건의 범죄가 발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스탄불 자폭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희생자 10명이 모두 독일인이었습니다.

테러범인 시리아인은 일부러 독일인 관광객들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데, 이 시리아인은 난민 등록을 신청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인터뷰> 아흐메트 다부토울루(터키 총리) : "그는 다른 난민들처럼 수용소를 찾아 정상적으로 입국한 난민입니다."

퀼른 사태 이후 급속히 번지는 반 난민 정서에 다시 기름을 끼얹는 격입니다.

난민들에 의한 충격적인 집단 성폭력.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반 난민 정서.

여기에 상존하는 테러 위협까지 더해지며 상황은 더 꼬여가고 있습니다.

난민 수용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독일 사회의 갈등과 불안감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집단 성폭력 충격…반 난민 정서 확산
    • 입력 2016-01-16 08:41:50
    • 수정2016-01-16 11:30:23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독일 퀼른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력 사건이 독일 사회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독일로 유입된 난민들의 소행이란 사실이 드러나면서 급기야 난민들이 집단 폭행 당하는 일까지 일어났습니다.

난민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베를린 이민우 특파원이 긴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습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기쁨과 설레임의 순간.

그러나 바로 그 때, 광장 곳곳에서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 "누군가 뒤에서 치마 속에 손을 넣고 제 몸을 만졌어요.저는 팔을 흔들며 반항했어요."

<인터뷰> 피해자 : "계속 거기 있다가는 죽을 것 같았어요. 그들은 저를 성폭행할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주위엔 아무도 없었어요."

혼잡한 틈을 타 천 여명의 남성들이 몰려 다니며 대규모 연쇄 성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성폭행과 절도 등을 포함해 지금까지의 피해 신고만 5백 여건.

유럽에서도 치안이 좋기로 유명한 독일로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용의자들 대부분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출신의 난민들이었습니다.

<인터뷰> 토비아스 플라테(독일 내무부 대변인) : "알제리인 9명, 모로코인 8명, 시리아인 4명, 이란인 5명, 이라크인 1명, 세르비아인 1명 (등 입니다.)"

파문은 커져 갔습니다.

경찰의 은폐 의혹까지 일었습니다.

난민 문제로 비화되는 걸 막으려고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메르켈 총리의 난민 포용 정책으로 불똥이 튄 겁니다.

여론이 악화되자 입지가 좁아진 메르켈 총리는 엄격한 난민 추방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녹취> 메르켈(독일 총리) : "우리의 법질서를 지키려 하지 않는 이들에게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그러나, 악화된 여론을 잠재울 순 없었습니다.

거리는 메르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뒤덮였습니다.

성폭행과 난민이란 말을 합성해, 난민들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팻말도 등장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를 계기로 다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극우 단체는 독일 전역으로 과격 시위를 확산시켰습니다.

메르켈 총리의 정책이 난민 급증을 불러왔고, 결국 쾰른 사태와 같은 참사가 벌어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시위 참가자 : "이 사건은 조직적 범죄입니다. 누군가 독일과 유럽에 폭탄을 터뜨린 것과 같아요."

급기야 이민자들이 독일인 폭도들로부터 공격을 받는 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독일로 이민 온 외국인 10 여명이 집단 구타를 당한 겁니다.

극우주의자들이 선동적 문구를 사용하면서 범행을 모의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나치의 만행을 떠올리게 하는 이른바 '인종 혐오 범죄'입니다.

그래서 독일에선 특히 금기시되는 사안인데도 결국 사건이 벌어진 겁니다.

<인터뷰> 노르베르트 바그너(쾰른 경찰 수사국장) : "독일인이 아닌 외국인들을 희생자로 노린 4건의 범죄가 발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스탄불 자폭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희생자 10명이 모두 독일인이었습니다.

테러범인 시리아인은 일부러 독일인 관광객들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데, 이 시리아인은 난민 등록을 신청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인터뷰> 아흐메트 다부토울루(터키 총리) : "그는 다른 난민들처럼 수용소를 찾아 정상적으로 입국한 난민입니다."

퀼른 사태 이후 급속히 번지는 반 난민 정서에 다시 기름을 끼얹는 격입니다.

난민들에 의한 충격적인 집단 성폭력.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반 난민 정서.

여기에 상존하는 테러 위협까지 더해지며 상황은 더 꼬여가고 있습니다.

난민 수용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독일 사회의 갈등과 불안감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