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재난 이렇게 막았다!

입력 2016.01.28 (18:11) 수정 2016.01.2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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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주 미국 동부가 한파와 폭설로 말 그대로 난리가 났었죠.

40명 넘게 사망하고 1조원 넘는 재산피해를 냈지만 워싱턴과 뉴욕 등 폭설 직격탄을 맞은 주요 도시는 오히려 피해가 적었습니다.

눈이 오기 전부터 미리미리 대응한 덕분이라는데요.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그 속이야기를 알아봅니다.

<질문>
워싱턴의 피해가 생각보다 적었다는데 어느정도였나요?

<답변>
워싱턴 D.C 에서는 이번 폭설의 직접적인 피해로 인한 사망자가 한명도 없었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이를 두고 '기적이다' 이렇게 표현할 정도였습니다.

워싱턴에는 지난 22일부터 1미터 가까운 눈이 쏟아졌습니다.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건 1922년 이후 94년 만이라는데요.

도시 기능도 완전히 마비됐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피해는 적었습니다.

우선 폭설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피해가 없었고요.

정전도 예상보다 적어서 워싱턴 시내에서는 170여 가구만 정전됐다 곧 복구됐습니다.

<질문>
어떻게 이렇게 피해를 줄일 수 있었나요?

<답변>
눈 폭풍이 예보되자 눈이 내리기 전에 미리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워싱턴시에 눈이 내리기 시작한 건 22일 오후부터였습니다.

워싱턴시는 하루 앞선 21일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눈이 내리기 무려 30시간 전에 지하철 운행 중단도 발표했습니다.

당시에는 해가 쨍쨍나던 평소와 다름 없는 날씨였습니다.

시민들도 미리 상점에 들러 고립에 대비해 식량과 생필품을 준비했습니다.

물론 상점마다 상품이 동나는 혼란도 있기는 했습니다.

<인터뷰> 주민 : "3~4일간을 버틸 수 있는 스파게티 같은 것을 사려고 왔는데 식료품점이 완전히 텅텅비었어요."

<질문>
눈이 내리니까 아예 외출도 금지했었잖아요?

<답변>
네, 맞습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시장은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매일 두 세 차례씩 직접 브리핑을 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아주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눈이 내리기 전인 21일에는 "비상식량을 확보하고 외출을 삼가달라."

눈이 내리기 시작한 22일에는 "비상로에 주차하지 말아달라. 위반 차량은 견인하고 벌금을 매기겠다." 24일에는“눈이 그쳤지만 아직 나올 때가 아니다."

워싱턴뿐만 아니라 뉴욕시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력하게 대처했습니다.

70cm의 눈이 내린 뉴욕시도 대중교통뿐아니라 도로를 전면 통제했습니다.

야간에 운전을 하는 운전자에게는 벌금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드 블라지오(뉴욕시장) :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도로에 없는 것입니다. 차로 출근했던 사람들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합니다."

눈이 그친 뒤에도 워싱턴시는 제설작업을 위해 통행을 하지 말라며 길거리에 돌아다니면 공격적으로 딱지를 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이 평소 이정도로 눈이 많이 오는 곳이 아니어서 제설장비가 부족하다보니 여기저기서 불만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때도 시장이 재빨리 사과하며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뮤리엘 바우저(워싱턴DC시장) :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주민들의 분노를 이해합니다. 하지만 모든 도로가 한꺼번에 제설될만큼의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이해해주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루크 마틴(워싱턴 DC 주민) : "누구도 제설작업에 완전히 만족하기는 어렵겠지만 주요 도로는 깨끗해졌고 이정도면 잘 했다고 생각한다."

<질문>
그야말로 위기상황에서 리더십이 돋보이는데요.

반대로 이런 재난상황에서 지도자들이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도 많잖아요?

<답변>
네. 이번 눈폭풍으로 크게 피해를 입은 곳이 바로 뉴저지주입니다.

주지사인 크리스 크리스티는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중인데 이번에 그야말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뉴저지는 눈 폭풍에다가 해안가에서는 바닷물이 밀려들어 침수피해까지 겪었는데요.

눈 소식에 뉴저지로 돌아왔던 크리스티 주지사는 눈이 그치자마자 바로 뉴햄프셔로 가서 선거운동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는 뉴저지에 피해가 큰데 선거운동을 해도 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인터뷰> 크리스 크리스티 : "뭘 원하는 건지를 모르겠네요. 제가 걸레를 들고 내려가기라도 하라는 건가요?"

이같은 발언은 그야말로 공분을 불러왔는데요.

인터넷 상에서는 모금을 해서 크리스티에게 걸레를 보내주자는 청원까지 올라왔습니다.

크리스티가 뒤늦게 사과했지만 뉴저지 주민들의 화는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말린 맥매스터(뉴저지 주민) : "진짜 끔찍하네요. 정말 걸레를 들고 가야되냐고 했다니. 그는 여기와서 한번 봐야되요."

재난상황일수록 지도자의 적절한 리더십이 절실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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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28 18:12:41
    • 수정2016-01-28 18:38:11
    글로벌24
<앵커 멘트>

지난 주 미국 동부가 한파와 폭설로 말 그대로 난리가 났었죠.

40명 넘게 사망하고 1조원 넘는 재산피해를 냈지만 워싱턴과 뉴욕 등 폭설 직격탄을 맞은 주요 도시는 오히려 피해가 적었습니다.

눈이 오기 전부터 미리미리 대응한 덕분이라는데요.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그 속이야기를 알아봅니다.

<질문>
워싱턴의 피해가 생각보다 적었다는데 어느정도였나요?

<답변>
워싱턴 D.C 에서는 이번 폭설의 직접적인 피해로 인한 사망자가 한명도 없었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이를 두고 '기적이다' 이렇게 표현할 정도였습니다.

워싱턴에는 지난 22일부터 1미터 가까운 눈이 쏟아졌습니다.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건 1922년 이후 94년 만이라는데요.

도시 기능도 완전히 마비됐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피해는 적었습니다.

우선 폭설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피해가 없었고요.

정전도 예상보다 적어서 워싱턴 시내에서는 170여 가구만 정전됐다 곧 복구됐습니다.

<질문>
어떻게 이렇게 피해를 줄일 수 있었나요?

<답변>
눈 폭풍이 예보되자 눈이 내리기 전에 미리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워싱턴시에 눈이 내리기 시작한 건 22일 오후부터였습니다.

워싱턴시는 하루 앞선 21일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눈이 내리기 무려 30시간 전에 지하철 운행 중단도 발표했습니다.

당시에는 해가 쨍쨍나던 평소와 다름 없는 날씨였습니다.

시민들도 미리 상점에 들러 고립에 대비해 식량과 생필품을 준비했습니다.

물론 상점마다 상품이 동나는 혼란도 있기는 했습니다.

<인터뷰> 주민 : "3~4일간을 버틸 수 있는 스파게티 같은 것을 사려고 왔는데 식료품점이 완전히 텅텅비었어요."

<질문>
눈이 내리니까 아예 외출도 금지했었잖아요?

<답변>
네, 맞습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시장은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매일 두 세 차례씩 직접 브리핑을 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아주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눈이 내리기 전인 21일에는 "비상식량을 확보하고 외출을 삼가달라."

눈이 내리기 시작한 22일에는 "비상로에 주차하지 말아달라. 위반 차량은 견인하고 벌금을 매기겠다." 24일에는“눈이 그쳤지만 아직 나올 때가 아니다."

워싱턴뿐만 아니라 뉴욕시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력하게 대처했습니다.

70cm의 눈이 내린 뉴욕시도 대중교통뿐아니라 도로를 전면 통제했습니다.

야간에 운전을 하는 운전자에게는 벌금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드 블라지오(뉴욕시장) :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도로에 없는 것입니다. 차로 출근했던 사람들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합니다."

눈이 그친 뒤에도 워싱턴시는 제설작업을 위해 통행을 하지 말라며 길거리에 돌아다니면 공격적으로 딱지를 끊겠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이 평소 이정도로 눈이 많이 오는 곳이 아니어서 제설장비가 부족하다보니 여기저기서 불만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때도 시장이 재빨리 사과하며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뮤리엘 바우저(워싱턴DC시장) :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주민들의 분노를 이해합니다. 하지만 모든 도로가 한꺼번에 제설될만큼의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이해해주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루크 마틴(워싱턴 DC 주민) : "누구도 제설작업에 완전히 만족하기는 어렵겠지만 주요 도로는 깨끗해졌고 이정도면 잘 했다고 생각한다."

<질문>
그야말로 위기상황에서 리더십이 돋보이는데요.

반대로 이런 재난상황에서 지도자들이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도 많잖아요?

<답변>
네. 이번 눈폭풍으로 크게 피해를 입은 곳이 바로 뉴저지주입니다.

주지사인 크리스 크리스티는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중인데 이번에 그야말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뉴저지는 눈 폭풍에다가 해안가에서는 바닷물이 밀려들어 침수피해까지 겪었는데요.

눈 소식에 뉴저지로 돌아왔던 크리스티 주지사는 눈이 그치자마자 바로 뉴햄프셔로 가서 선거운동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는 뉴저지에 피해가 큰데 선거운동을 해도 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인터뷰> 크리스 크리스티 : "뭘 원하는 건지를 모르겠네요. 제가 걸레를 들고 내려가기라도 하라는 건가요?"

이같은 발언은 그야말로 공분을 불러왔는데요.

인터넷 상에서는 모금을 해서 크리스티에게 걸레를 보내주자는 청원까지 올라왔습니다.

크리스티가 뒤늦게 사과했지만 뉴저지 주민들의 화는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말린 맥매스터(뉴저지 주민) : "진짜 끔찍하네요. 정말 걸레를 들고 가야되냐고 했다니. 그는 여기와서 한번 봐야되요."

재난상황일수록 지도자의 적절한 리더십이 절실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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