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지카 바이러스’ 현황…엘니뇨로 급속 확산?

입력 2016.02.02 (21:04) 수정 2016.02.0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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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브라질에서 지카바이러스가 처음 보고된 건 지난해 5월입니다.

이전까지는 감염돼도 대부분 증상이 경미해서 크게 우려할 만한 질병은 아니었습니다.

문제가 된 건 지난해 이후 브라질에서 소두증 신생아가 4천 여 명이나 태어나면서부터인데요.

세계보건기구는 모기가 감염시키는 지카바이러스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카바이러스가 브라질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으로 퍼지면서 지구촌의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먼저 지카바이러스의 진원지인 브라질의 상황을 손서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연관 기사]
☞ [뉴스픽] 세계는 지금 ‘지카 바이러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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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각국 확산 방지 비상 ▼

<리포트>

지카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올림픽을 앞둔 브라질은 특별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감염 신고를 의무화하고 개인 주택에 별도 허가 없이 방역요원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녹취> 자케스(브라질 대통령실 비서실장) : "심각한 공공 보건 문제이기 때문에 비상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올림픽과 별개로 계속 대처해 나갈 겁니다"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군 병력 22만여 명을 투입하는 '모기와의 전쟁'을 공식 선포할 예정입니다.

정부가 나서 임신부들은 올림픽 기간 브라질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권고까지 내놓았습니다.

<녹취> 카스트루(브라질 보건부 장관) : "감염자의 80% 가까이가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미 브라질 등 24개 국가에 여행 경보령을 내린 미국은 코스타리카 등 4개 국가를 여행자제 지역에 추가했습니다.

일본과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도 지카 바이러스를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하는 등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중남미 지역을 방문하지 않은 사람이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카 바이러스가 자생적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 지카바이러스 현황…엘니뇨로 급속 확산? ▼

<기자 멘트>

제가 서 있는 이곳은 브라질 열대 우림입니다.

여기에 서식하는 이 이집트 숲 모기가 지카 바이러스를 주로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앞서 보신 것처럼 지카 바이러스는 열대 우림을 벗어나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2달 동안 중남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환자가 발생했고요.

여기에 국내 여행객이 많이 찾는 동남아시아에서도 환자가 발견됐습니다.

그렇다면 예전부터 있었던 지카 바이러스가 최근 갑자기 확산하는 이유는 뭘까요?

전문가들은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발달한 엘니뇨를 한 원인으로 꼽습니다.

엘니뇨는 남미 대륙에 접한 동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인데요.

바닷물에서 나오는 수증기 때문에 겨울철 중남미 일대에는 많은 비가 내립니다.

모기 알이나 유충이 자라는 데 필요한 웅덩이가 곳곳에 만들어지겠죠.

여기에 엘니뇨 탓에 지난해 전 세계 기온이 관측 사상 최고로 높아졌는데요.

브라질도 최근 3개월 평균 온도가 예년보다 최고 3도나 높았습니다.

모기는 기온이 1도 높아지면 활동 범위가 고도 상으로 170m, 위도상으로는 200km나 넓어집니다.

또 활동 기간도 그만큼 더 길어집니다.

엘니뇨가 이집트 숲 모기의 생존과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 건데요.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할까요?

이어서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지나친 걱정 불필요…출입국 검역 강화해야 ▼

<리포트>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하며 신고된 사례는 모두 7건, 이 중 4건은 음성이 나왔고, 나머지 3건은 검사 중입니다.

모두 브라질 등 해외에서 입국한 사례로 국내 자체 전파 가능성은 낮습니다.

지카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이집트숲모기가 국내에서 한번도 발견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국내에 있는 흰줄숲모기는 지카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없습니다.

서식지도 숲으로 제한적이고 국내 전체 모기의 2~3%에 불과한데다 겨울철엔 활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한다면, 국내가 아닌 해외 유입의 가능성입니다.

이런 점에서 검역을 책임진 인천공항검역소장이 적임자가 없어 한 달 넘게 공석이고 검역 직원 수 마저 부족한 점은 지적받아야 할 점입니다.

<인터뷰> 정은경(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 : "검역대를 통과하면서 환자를 찾는다는 좁은 의미의 검역은 아니고요, 입국하시면 증상이 생기면 어떻게 하시라는 그런 메시지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지카바이러스 발생 국가로 여행할 땐 반드시 모기 기피제를 챙기고, 긴 옷을 입고 다녀야 합니다.

또 자신도 모르게 감염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귀국한 뒤 한 달은 헌혈하지 않는 등 개인 행동수칙을 지켜야 합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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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지카 바이러스’ 현황…엘니뇨로 급속 확산?
    • 입력 2016-02-02 21:06:02
    • 수정2016-02-03 15: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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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브라질에서 지카바이러스가 처음 보고된 건 지난해 5월입니다. 이전까지는 감염돼도 대부분 증상이 경미해서 크게 우려할 만한 질병은 아니었습니다. 문제가 된 건 지난해 이후 브라질에서 소두증 신생아가 4천 여 명이나 태어나면서부터인데요. 세계보건기구는 모기가 감염시키는 지카바이러스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카바이러스가 브라질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으로 퍼지면서 지구촌의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먼저 지카바이러스의 진원지인 브라질의 상황을 손서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연관 기사] ☞ [뉴스픽] 세계는 지금 ‘지카 바이러스’ 공포 ☞ 소두증, 대재앙이 되나? ▼ 세계 각국 확산 방지 비상 ▼ <리포트> 지카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올림픽을 앞둔 브라질은 특별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감염 신고를 의무화하고 개인 주택에 별도 허가 없이 방역요원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녹취> 자케스(브라질 대통령실 비서실장) : "심각한 공공 보건 문제이기 때문에 비상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올림픽과 별개로 계속 대처해 나갈 겁니다"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군 병력 22만여 명을 투입하는 '모기와의 전쟁'을 공식 선포할 예정입니다. 정부가 나서 임신부들은 올림픽 기간 브라질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권고까지 내놓았습니다. <녹취> 카스트루(브라질 보건부 장관) : "감염자의 80% 가까이가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미 브라질 등 24개 국가에 여행 경보령을 내린 미국은 코스타리카 등 4개 국가를 여행자제 지역에 추가했습니다. 일본과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도 지카 바이러스를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하는 등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중남미 지역을 방문하지 않은 사람이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지카 바이러스가 자생적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 지카바이러스 현황…엘니뇨로 급속 확산? ▼ <기자 멘트> 제가 서 있는 이곳은 브라질 열대 우림입니다. 여기에 서식하는 이 이집트 숲 모기가 지카 바이러스를 주로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앞서 보신 것처럼 지카 바이러스는 열대 우림을 벗어나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2달 동안 중남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환자가 발생했고요. 여기에 국내 여행객이 많이 찾는 동남아시아에서도 환자가 발견됐습니다. 그렇다면 예전부터 있었던 지카 바이러스가 최근 갑자기 확산하는 이유는 뭘까요? 전문가들은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발달한 엘니뇨를 한 원인으로 꼽습니다. 엘니뇨는 남미 대륙에 접한 동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인데요. 바닷물에서 나오는 수증기 때문에 겨울철 중남미 일대에는 많은 비가 내립니다. 모기 알이나 유충이 자라는 데 필요한 웅덩이가 곳곳에 만들어지겠죠. 여기에 엘니뇨 탓에 지난해 전 세계 기온이 관측 사상 최고로 높아졌는데요. 브라질도 최근 3개월 평균 온도가 예년보다 최고 3도나 높았습니다. 모기는 기온이 1도 높아지면 활동 범위가 고도 상으로 170m, 위도상으로는 200km나 넓어집니다. 또 활동 기간도 그만큼 더 길어집니다. 엘니뇨가 이집트 숲 모기의 생존과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 건데요.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할까요? 이어서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지나친 걱정 불필요…출입국 검역 강화해야 ▼ <리포트>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하며 신고된 사례는 모두 7건, 이 중 4건은 음성이 나왔고, 나머지 3건은 검사 중입니다. 모두 브라질 등 해외에서 입국한 사례로 국내 자체 전파 가능성은 낮습니다. 지카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이집트숲모기가 국내에서 한번도 발견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국내에 있는 흰줄숲모기는 지카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없습니다. 서식지도 숲으로 제한적이고 국내 전체 모기의 2~3%에 불과한데다 겨울철엔 활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카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한다면, 국내가 아닌 해외 유입의 가능성입니다. 이런 점에서 검역을 책임진 인천공항검역소장이 적임자가 없어 한 달 넘게 공석이고 검역 직원 수 마저 부족한 점은 지적받아야 할 점입니다. <인터뷰> 정은경(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 : "검역대를 통과하면서 환자를 찾는다는 좁은 의미의 검역은 아니고요, 입국하시면 증상이 생기면 어떻게 하시라는 그런 메시지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지카바이러스 발생 국가로 여행할 땐 반드시 모기 기피제를 챙기고, 긴 옷을 입고 다녀야 합니다. 또 자신도 모르게 감염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귀국한 뒤 한 달은 헌혈하지 않는 등 개인 행동수칙을 지켜야 합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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