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실종 11개월 만에 시신 발견…“부모가 5시간 폭행”

입력 2016.02.04 (08:33) 수정 2016.02.0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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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천 초등학생 시신 훼손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끔찍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실종됐던 여중생의 시신이 11개월 만에 그것도 집안에서 발견됐는데, 이번에도 부모가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여중생은 지난해 3월 사망 당일 아버지와 계모로부터 무려 5시간 동안 폭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장기간 시신을 방치하면서 냄새가 나면 방향제를 뿌려가며 태연하게 지냈습니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어쩜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요.

너무나도 충격적인 이 사건, 뉴스 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4살 여중생 이모 양의 시신이 발견된 건 어제 오전 9시쯤.

시신은 경기도 부천에 있는 자신의 집 방안에 누운 상태로 방치돼 있었습니다.

<녹취> 김상득(형사과장/경기 부천소사경찰서) : "완전히 백골화된 상태는 아니고요. 약간 미라화돼 있는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부패한 채 이불에 덮여 있는 것 발견하고……."

경찰은 현장에서 아버지인 47살 이모 씨와 계모 40살 백모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 양이 숨진 지난해 3월부터 무려 11개월 동안 시신을 집안에 그대로 내버려뒀습니다.

경찰은 사망 당일 부모가 이 양을 5시간 동안 폭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상득(형사과장/경기 부천소사경찰서) : "(사망 추정 당일) 7시경부터 12시경 사이 부인과 이 씨가 함께 빗자루, 빨래 건조대를 이용해 피해자를 폭행했으며 폭행 이후에는 피해자에게 잠을 자라고 하고 다른 방으로 건너가 잠을 잔 후 같은 날 19시경에 일어나 보니 피해자가 사망한 것을 발견하게 됐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시신이 부패하면서 냄새가 나자 방향제를 뿌려가며 태연하게 지냈다는 이 씨.

독일 유학까지 한 현직 목사이자, 모 신학대학 겸임 교수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녹취> 교회 인근 상인(음성변조) : "지난 주말에도 (설교) 했을 거예요. 예배를 (하면서) 노래 부르고 그러던데……."

오랫동안 한동네에 살던 이웃들은 경악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되게 점잖게 생겼죠. 걸음도 빨리 안 걷고 (팔에) 성경책 끼고……."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그 아저씨 굉장히 착한데, 여자도 굉장히……."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둘이 꼭 손 붙잡고 돌아다니고 그랬어요. 엄청 다정했어요. 한마디로 그럴 줄 몰랐죠. 소름이 끼쳐요."

이 양이 갑자기 사라진 건 지난해 3월.

중학교 입학 열흘 뒤인 3월 12일부터 결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양의 담임교사는 아버지 이 씨에게 전화를 했는데, 뭔가 좀 이상했다고 합니다.

<녹취>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아버님이 할머니가 위독해서 학교에 못 간다, 두 번째 통화했는데 (이 양이) 돈을 훔친 일이 있어서 가정에서 훈육하겠다, 그리고 또 이후에 말이 또 바뀌었어요."

이 양이 숨진 다음날 통화에서 이 씨는 딸이 가출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녹취>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돈을 많이 훔쳐서 집을 나갔기 때문에 애가 똘똘하니까 잘 살 거다, 이렇게 걱정하는 기색이 없어서 (담임교사가) 좀 답답했다고 하더라고요. 좀 이상한 거죠."

이 씨는 집 나간 딸을 걱정하기는커녕 담임교사를 안심시켰다는데요,

가족이 보름이나 가출 신고도 하지 않았는데, 학교는 세 차례에 거쳐 출석 독려장만 보냈을 뿐, 집에 찾아가지도 않았습니다.

학생이 7일 이상 결석하면 교육청에 보고해야 하는 것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녹취>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중학생은 장기 결석 시) 초등학생처럼 친권자에게 확인한다든지 이런 절차는 따로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나름대로 아버지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갖고 연락을 해서……."

어쨌거나 학교는 이 씨를 설득했고 지난해 3월 31일 이 씨가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다고 말했는데요.

<녹취>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가출했는데 왜 안 찾느냐? 신고가 됐느냐?" 물어본 거죠. 신고가 안 된 것을 경찰을 통해서 확인하고 (이 씨에게) 또 물어봐서 신고를 하도록 안내를 한 거죠."

경찰도 이 씨와 계속 연락하며 주변 조사는 물론 통신 조회까지 해봤지만 이 양의 행방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장기결석 아동과 가출 청소년 전수조사 차원에서 지난달 이 양의 친구들과 면담하던 중 경찰은 결정적 진술을 확보 확보하게 됐습니다.

<녹취> 김상득(형사과장/경기 부천소사경찰서) : "종아리와 손에 멍 자국이 있어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어제(3월 14일에) 많이 맞았다는 추가 진술을 확보해 피해자 부모에 대해 혐의점을 두고……."

경찰은 이 양이 학대를 당했다고 판단해 아동학대 혐의로 이 씨의 집을 압수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숨진 지 11달 만에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겁니다.

이 씨는 딸의 시신을 방치한 것에 대해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기도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시신을) 집에 두었다고 진술한 거예요. 기도하면서 기다려보자……. 조사 중에 있는데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서 저희도 아직은……."

이 씨는 암으로 숨진 전처와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었는데, 숨진 이 양은 막내였습니다.

지난 2009년 재혼한 백 씨와 갈등이 빚어져 자녀들이 모두 따로 살았다는데요,

<녹취> 경기부천소사경찰서 여성청소년계 : "2012년경부터 큰아들은 따로 살고 둘째 딸은 지인 집에서 따로 살고 있고 셋째 딸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새 이모, 계모의 여동생 집에서 살아왔습니다."

이 양은 그 이모에게 폭행을 당한 뒤 중학교 입학 2주 만에 가출을 했고 숨지기 하루 전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녹취> 김상득(형사과장/경기 부천소사경찰서) : "그 당시 선생님도 폭행 부분에 대해 확인한 게 없었고, 친구(피해자) 역시 그 부분에 대해 진술하지 않았던 상황입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교사는 이 양을 아버지에게 데려갔고, 다음날 이 양은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양의 오빠와 언니는 동생이 숨진 사실조차 몰랐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부모라는 사람들이 저지른 지난해 인천 11살 소녀 학대 사건, 부천 초등학생 시신 훼손 사건에 이어 중학생 시신 방치 사건까지.

시민들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녹취> 시민(음성변조) : "이 정도면 말도 안 되는 나라죠. 놀란 정도가 아니죠. 사람도 아니죠."

<녹취> 시민(음성변조) : "우리나라 법은 정말 너무 약해요. 형량이 너무 약해요. 그만큼 고통을 받아야 해요, 아이가 받은 만큼. 그 아이보다 더한 고통을 받아야죠."

경찰은 이 양의 부모와 이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 양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기를 밝히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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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04 08:36:11
    • 수정2016-02-04 09: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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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초등학생 시신 훼손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끔찍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실종됐던 여중생의 시신이 11개월 만에 그것도 집안에서 발견됐는데, 이번에도 부모가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여중생은 지난해 3월 사망 당일 아버지와 계모로부터 무려 5시간 동안 폭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장기간 시신을 방치하면서 냄새가 나면 방향제를 뿌려가며 태연하게 지냈습니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어쩜 이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요.

너무나도 충격적인 이 사건, 뉴스 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4살 여중생 이모 양의 시신이 발견된 건 어제 오전 9시쯤.

시신은 경기도 부천에 있는 자신의 집 방안에 누운 상태로 방치돼 있었습니다.

<녹취> 김상득(형사과장/경기 부천소사경찰서) : "완전히 백골화된 상태는 아니고요. 약간 미라화돼 있는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부패한 채 이불에 덮여 있는 것 발견하고……."

경찰은 현장에서 아버지인 47살 이모 씨와 계모 40살 백모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 양이 숨진 지난해 3월부터 무려 11개월 동안 시신을 집안에 그대로 내버려뒀습니다.

경찰은 사망 당일 부모가 이 양을 5시간 동안 폭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상득(형사과장/경기 부천소사경찰서) : "(사망 추정 당일) 7시경부터 12시경 사이 부인과 이 씨가 함께 빗자루, 빨래 건조대를 이용해 피해자를 폭행했으며 폭행 이후에는 피해자에게 잠을 자라고 하고 다른 방으로 건너가 잠을 잔 후 같은 날 19시경에 일어나 보니 피해자가 사망한 것을 발견하게 됐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시신이 부패하면서 냄새가 나자 방향제를 뿌려가며 태연하게 지냈다는 이 씨.

독일 유학까지 한 현직 목사이자, 모 신학대학 겸임 교수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녹취> 교회 인근 상인(음성변조) : "지난 주말에도 (설교) 했을 거예요. 예배를 (하면서) 노래 부르고 그러던데……."

오랫동안 한동네에 살던 이웃들은 경악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되게 점잖게 생겼죠. 걸음도 빨리 안 걷고 (팔에) 성경책 끼고……."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그 아저씨 굉장히 착한데, 여자도 굉장히……."

<녹취> 이웃 주민(음성변조) : "둘이 꼭 손 붙잡고 돌아다니고 그랬어요. 엄청 다정했어요. 한마디로 그럴 줄 몰랐죠. 소름이 끼쳐요."

이 양이 갑자기 사라진 건 지난해 3월.

중학교 입학 열흘 뒤인 3월 12일부터 결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양의 담임교사는 아버지 이 씨에게 전화를 했는데, 뭔가 좀 이상했다고 합니다.

<녹취>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처음에는 아버님이 할머니가 위독해서 학교에 못 간다, 두 번째 통화했는데 (이 양이) 돈을 훔친 일이 있어서 가정에서 훈육하겠다, 그리고 또 이후에 말이 또 바뀌었어요."

이 양이 숨진 다음날 통화에서 이 씨는 딸이 가출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녹취>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돈을 많이 훔쳐서 집을 나갔기 때문에 애가 똘똘하니까 잘 살 거다, 이렇게 걱정하는 기색이 없어서 (담임교사가) 좀 답답했다고 하더라고요. 좀 이상한 거죠."

이 씨는 집 나간 딸을 걱정하기는커녕 담임교사를 안심시켰다는데요,

가족이 보름이나 가출 신고도 하지 않았는데, 학교는 세 차례에 거쳐 출석 독려장만 보냈을 뿐, 집에 찾아가지도 않았습니다.

학생이 7일 이상 결석하면 교육청에 보고해야 하는 것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녹취>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중학생은 장기 결석 시) 초등학생처럼 친권자에게 확인한다든지 이런 절차는 따로 없습니다. 학교에서는 나름대로 아버지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갖고 연락을 해서……."

어쨌거나 학교는 이 씨를 설득했고 지난해 3월 31일 이 씨가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다고 말했는데요.

<녹취>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가출했는데 왜 안 찾느냐? 신고가 됐느냐?" 물어본 거죠. 신고가 안 된 것을 경찰을 통해서 확인하고 (이 씨에게) 또 물어봐서 신고를 하도록 안내를 한 거죠."

경찰도 이 씨와 계속 연락하며 주변 조사는 물론 통신 조회까지 해봤지만 이 양의 행방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장기결석 아동과 가출 청소년 전수조사 차원에서 지난달 이 양의 친구들과 면담하던 중 경찰은 결정적 진술을 확보 확보하게 됐습니다.

<녹취> 김상득(형사과장/경기 부천소사경찰서) : "종아리와 손에 멍 자국이 있어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어제(3월 14일에) 많이 맞았다는 추가 진술을 확보해 피해자 부모에 대해 혐의점을 두고……."

경찰은 이 양이 학대를 당했다고 판단해 아동학대 혐의로 이 씨의 집을 압수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숨진 지 11달 만에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겁니다.

이 씨는 딸의 시신을 방치한 것에 대해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기도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시신을) 집에 두었다고 진술한 거예요. 기도하면서 기다려보자……. 조사 중에 있는데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서 저희도 아직은……."

이 씨는 암으로 숨진 전처와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었는데, 숨진 이 양은 막내였습니다.

지난 2009년 재혼한 백 씨와 갈등이 빚어져 자녀들이 모두 따로 살았다는데요,

<녹취> 경기부천소사경찰서 여성청소년계 : "2012년경부터 큰아들은 따로 살고 둘째 딸은 지인 집에서 따로 살고 있고 셋째 딸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새 이모, 계모의 여동생 집에서 살아왔습니다."

이 양은 그 이모에게 폭행을 당한 뒤 중학교 입학 2주 만에 가출을 했고 숨지기 하루 전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녹취> 김상득(형사과장/경기 부천소사경찰서) : "그 당시 선생님도 폭행 부분에 대해 확인한 게 없었고, 친구(피해자) 역시 그 부분에 대해 진술하지 않았던 상황입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교사는 이 양을 아버지에게 데려갔고, 다음날 이 양은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양의 오빠와 언니는 동생이 숨진 사실조차 몰랐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부모라는 사람들이 저지른 지난해 인천 11살 소녀 학대 사건, 부천 초등학생 시신 훼손 사건에 이어 중학생 시신 방치 사건까지.

시민들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녹취> 시민(음성변조) : "이 정도면 말도 안 되는 나라죠. 놀란 정도가 아니죠. 사람도 아니죠."

<녹취> 시민(음성변조) : "우리나라 법은 정말 너무 약해요. 형량이 너무 약해요. 그만큼 고통을 받아야 해요, 아이가 받은 만큼. 그 아이보다 더한 고통을 받아야죠."

경찰은 이 양의 부모와 이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 양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기를 밝히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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