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① 호주, 난민 정책 논란

입력 2016.02.04 (18:04) 수정 2016.02.0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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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호주 정부는 수년째 난민들에 대해 강경 정책을 펴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이웃한 국가들의 시설에 난민을 강제 수용하게 하는 정책입니다.

최근 호주 법원이 이 정책이 합법이라는 판결을 냈습니다.

방콕 연결해 알아봅니다.

구본국 특파원

(네, 방콕입니다.)

<질문>
어떻게 이런 판결이 나오게 된 건가요?

<답변>
네, 호주 정부는 2013년부터 바다를 통해 들어온 난민을 주변의 가난한 섬나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난민을 강제 수용하게 하고 해당국에 돈으로 보상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데요.

호주 주변의 파푸아 뉴기니와 나우루 섬 등에 이런 난민 수용 시설이 있습니다.

이번 소송은 보트를 타고 호주에 왔다가 2014년 나우루에 수용된 방글라데시 여성이 제기한겁니다.

대법원까지 올라간 이 사안은 결국 호주 정부의 승리로 결론 지어졌습니다.

대법관 다수가 호주 정부와 나우루 정부 간에 맺어진 난민수용 관련 협약의 합법성을 인정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호주에서 추방돼 다시 나우루에 강제 수용되야 하는 난민은 267명으로 이 중에는 어린 아이도 91명 포함돼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 강제 수용 시설들에 문제가 많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수용된 난민들은 대부분 열악한 환경의 시설 안에 갇혀 지내고 있는데요.

난민들이 머무는 천막들 옆에 철조망이 쳐 있습니다.

비가 오면 바닥은 물바다로 변하기 일쑤고, 아이들은 등하교길에 몸수색을 당합니다.

이곳에서 성폭력과 아동 학대 등의 인권 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고발도 나왔습니다.

<녹취> 다니엘 웹(인권 변호사) : "수용소 안과 밖 모두 위험한 상황임이 확실합니다. 이곳은 여성과 아이들에게 안전한 곳이 아니에요."

호주 이민부 자료에 따르면 나우루에 수용된 난민 537명 중 68명이 10세 이하의 어린입니다.

파푸아뉴기니의 마누스 섬엔 총 922명의 난민이 격리돼 있습니다.

난민들은 평균 450일간 이 수용 시설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길게는 3년 동안 이 곳에 구금되기도 합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불안을 느낀 난민들이 자해를 하는 경우도 늘어났으며, 수용소 내에서 난민들에게 물고문과 같은 학대가 있었다는 내부 고발도 나왔습니다.

<질문>
상황이 이렇다보니, 호주의 난민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겠군요.

<답변>
네, 인권단체들은 호주를 두고 망명 신청자들을 수용소에 강제 수용하는 유일한 나라라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수용소의 난민들은 "호주가 아이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유일한 국가" 라며 비판하기도 했고요.

나우루의 아이들을 도와달라며 고공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해 크리스마스 섬의 난민 수용소에서 소요사태가 발생하며 호주의 역외 난민시설들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었는데요.

그 후 유엔 인권이사회에선 호주의 강경 난민 정책을 비판하며 국제법을 준수하라는 요구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호주 정부는 난민 해외 재정착 협상 상대로 말레이시아와 동티모르, 필리핀까지 거론하며 기존의 강경 정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방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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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04 18:10:16
    • 수정2016-02-04 19:24:13
    글로벌24
<앵커 멘트>

호주 정부는 수년째 난민들에 대해 강경 정책을 펴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이웃한 국가들의 시설에 난민을 강제 수용하게 하는 정책입니다.

최근 호주 법원이 이 정책이 합법이라는 판결을 냈습니다.

방콕 연결해 알아봅니다.

구본국 특파원

(네, 방콕입니다.)

<질문>
어떻게 이런 판결이 나오게 된 건가요?

<답변>
네, 호주 정부는 2013년부터 바다를 통해 들어온 난민을 주변의 가난한 섬나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난민을 강제 수용하게 하고 해당국에 돈으로 보상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는데요.

호주 주변의 파푸아 뉴기니와 나우루 섬 등에 이런 난민 수용 시설이 있습니다.

이번 소송은 보트를 타고 호주에 왔다가 2014년 나우루에 수용된 방글라데시 여성이 제기한겁니다.

대법원까지 올라간 이 사안은 결국 호주 정부의 승리로 결론 지어졌습니다.

대법관 다수가 호주 정부와 나우루 정부 간에 맺어진 난민수용 관련 협약의 합법성을 인정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호주에서 추방돼 다시 나우루에 강제 수용되야 하는 난민은 267명으로 이 중에는 어린 아이도 91명 포함돼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 강제 수용 시설들에 문제가 많다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수용된 난민들은 대부분 열악한 환경의 시설 안에 갇혀 지내고 있는데요.

난민들이 머무는 천막들 옆에 철조망이 쳐 있습니다.

비가 오면 바닥은 물바다로 변하기 일쑤고, 아이들은 등하교길에 몸수색을 당합니다.

이곳에서 성폭력과 아동 학대 등의 인권 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고발도 나왔습니다.

<녹취> 다니엘 웹(인권 변호사) : "수용소 안과 밖 모두 위험한 상황임이 확실합니다. 이곳은 여성과 아이들에게 안전한 곳이 아니에요."

호주 이민부 자료에 따르면 나우루에 수용된 난민 537명 중 68명이 10세 이하의 어린입니다.

파푸아뉴기니의 마누스 섬엔 총 922명의 난민이 격리돼 있습니다.

난민들은 평균 450일간 이 수용 시설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길게는 3년 동안 이 곳에 구금되기도 합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불안을 느낀 난민들이 자해를 하는 경우도 늘어났으며, 수용소 내에서 난민들에게 물고문과 같은 학대가 있었다는 내부 고발도 나왔습니다.

<질문>
상황이 이렇다보니, 호주의 난민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겠군요.

<답변>
네, 인권단체들은 호주를 두고 망명 신청자들을 수용소에 강제 수용하는 유일한 나라라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수용소의 난민들은 "호주가 아이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유일한 국가" 라며 비판하기도 했고요.

나우루의 아이들을 도와달라며 고공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해 크리스마스 섬의 난민 수용소에서 소요사태가 발생하며 호주의 역외 난민시설들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었는데요.

그 후 유엔 인권이사회에선 호주의 강경 난민 정책을 비판하며 국제법을 준수하라는 요구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호주 정부는 난민 해외 재정착 협상 상대로 말레이시아와 동티모르, 필리핀까지 거론하며 기존의 강경 정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방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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