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미슐랭 ‘별’의 그늘

입력 2016.02.16 (18:09) 수정 2016.02.1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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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언제부터인가 TV에서 요리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요리사들도 덩달아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화려함만큼이나 스트레스도 심한가봅니다.

최근에는 스위스의 유명 요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도 있었는데요.

국제부 조지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쿡방'이라고 하잖아요?

요리하는 프로그램의 열기가 여전히 뜨거운거 같아요?

<답변>
요즘 TV를 틀기만하면 쿡방이 나오는데요.

그야말로 쿡방 전성시대죠.

꽤 오래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여전히 열기가 뜨겁습니다.

쿡방의 원조 격인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헬스키친'.

독설에 욕설까지. 심지어 마음에 안드는 요리는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고든 램지를 스타로 만들었는데요.

2005년 첫 방영이후 여전히 인기고요.

그 외에도 아이언셰프, 탑 셰프, 마스터셰프 등 수많은 쿡방들이 장수하고 있습니다.

유투브 등에서는 일반인 쿡방도 인기고요.

최근에는 일반인과 요리사들의 대결도 화제입니다.

20년 경력의 요리사와 일반인 엄마의 대결은 어땠을까요?

<녹취> "헤나 당신요리가 더 맛있어요."

엄마가 이겼네요.

7살 짜리 꼬마요리사와 성인요리사가 대결을 펼치기도 합니다.

타임지는 이런 쿡방 열풍이 외식문화까지 바꿔놓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쿡방들은 요리가 프로들이 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줬고 이로 인해 집에서 요리하는 것은 줄고 유명 식당을 찾아가는 외식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질문>
요즘 요리사들의 인기가 진짜 대단하더라고요?

<답변>
스타 요리사들은 그야말로 돈과 명성을 둘 다 쥐게 되는데요.

억만장자 반열에 오르기도 합니다.

억만장자가 된 요리사들입니다.

앞서 나왔던 고든램지와 제이미올리버도 포함돼 있는데요.

이들 요리는 최고 2~30만원선이지만 예약조차 힘들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요리사들이 인기를 끌면서 이들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는데요.

자신들의 식당 홍보나 상품 마케팅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특히 제이미 올리버는 영국의 초등학교 급식 개혁에 직접 나섰고요.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스타 요리사들도 고충이 만만치 않은가봐요?

최근에 유명 요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요?

<답변>
프랑스 출신의 유명 셰프 브누아 비올리에입니다.

지난해 프랑스 외교부 등이 선정한 세계 1000개 레스토랑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최고의 요리사였습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평가 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3개의 최고 등급을 받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이 미슐랭 가이드의 새 평점 발표 하루 전날, 자신의 집에서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자살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2003년에는 마찬가지로 미슐랭 별 3개 식당을 운영하던 프랑스의 유명요리사 베르나르 루아소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인터뷰> 도미니크 루아소(故 베르나르 루아소 아내) : "남편은 15살때부터 미슐랭 별 3개를 받겠다고 결심했다고 해요. 그리고 매일 별 3개를 받을거라고 다짐했었어요."

항상 꿈꿔오던 미슐랭 별 3개였는데요.

자살을 선택할 당시는 자신의 식당에 대해 미슐랭이 별 3개에서 2개로 강등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던 상황이었습니다.

<질문>
미슐랭 평가가 요리사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인가봐요?

<답변>
미슐랭 가이드는 레스토랑 등급에 따라 별점을 부여하는데요.

평가 방식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있습니다.

비밀 평가요원들이 불시에 식당측은 모르게 식당을 찾아 평가를 하기 때문에 식당은 항상 긴장해야하는 겁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더 셰프'입니다.

미슐랭 별을 받기 위한 요리사들이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요.

<인터뷰> "미슐랭은 뭘까요? (책 아닌가요?) 미슐랭은 그냥 책이 아니라 '성서'예요."

전 세계에서 최고등급인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은 단 22곳.

요리사들은 언제나 완벽해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립니다.

<인터뷰> "여러분은 이제부터 '완벽'해야 합니다. 그냥 '좋다, 뛰어나다'는 걸로는 안됩니다.오로지 '완벽'해야합니다."

앞서 보신 억만장자 요리사들도 대부분 미슐랭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미슐랭 평가는 요리사들에게 엄청난 부와 명성을 안겨줍니다.

내년 쯤 미슐랭 서울 가이드가 발간된다는 소식에 국내 레스토랑들도 긴장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미슐랭의 평가가 일방적이고 프랑스 중심적이라며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탈리아에서 미슐랭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은 메뉴를 보면 진짜 이탈리아 요리가 아니예요."

한 음식전문잡지는 세계 최고 레스토랑 등급은 터무니없고 바가지 씌우기를 부추기는 개념이라고 혹평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TV에서는 화려하지만 실제 요리사는 힘든 직업이잖아요?

<답변>
미국에서는 지난해 최악의 직업 best 5에 요리사가 들었습니다.

바텐더나 설거지 담당자, 웨이터보다도 한참 낮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끊임 없이 밀려드는 주문에 바쁘게 돌아가는 주방.

<인터뷰> 조셉 존슨(요리사) : "끊임없는 스트레스를 받는데다가 근무 시간도 길고 하루 종일 서있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견디지 못하죠. 하지만 (이 일이) 좋아요."

한 음식전문작가는 많은 주방 노동자들이 우울과 불안, 약물 남용 문제를 겪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화려함 뒤에서 요리사들은 계속되는 평가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음식을 만드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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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미슐랭 ‘별’의 그늘
    • 입력 2016-02-16 18:12:05
    • 수정2016-02-16 18:54:58
    글로벌24
<앵커 멘트>

언제부터인가 TV에서 요리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요리사들도 덩달아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화려함만큼이나 스트레스도 심한가봅니다.

최근에는 스위스의 유명 요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도 있었는데요.

국제부 조지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쿡방'이라고 하잖아요?

요리하는 프로그램의 열기가 여전히 뜨거운거 같아요?

<답변>
요즘 TV를 틀기만하면 쿡방이 나오는데요.

그야말로 쿡방 전성시대죠.

꽤 오래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여전히 열기가 뜨겁습니다.

쿡방의 원조 격인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헬스키친'.

독설에 욕설까지. 심지어 마음에 안드는 요리는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고든 램지를 스타로 만들었는데요.

2005년 첫 방영이후 여전히 인기고요.

그 외에도 아이언셰프, 탑 셰프, 마스터셰프 등 수많은 쿡방들이 장수하고 있습니다.

유투브 등에서는 일반인 쿡방도 인기고요.

최근에는 일반인과 요리사들의 대결도 화제입니다.

20년 경력의 요리사와 일반인 엄마의 대결은 어땠을까요?

<녹취> "헤나 당신요리가 더 맛있어요."

엄마가 이겼네요.

7살 짜리 꼬마요리사와 성인요리사가 대결을 펼치기도 합니다.

타임지는 이런 쿡방 열풍이 외식문화까지 바꿔놓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쿡방들은 요리가 프로들이 하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줬고 이로 인해 집에서 요리하는 것은 줄고 유명 식당을 찾아가는 외식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질문>
요즘 요리사들의 인기가 진짜 대단하더라고요?

<답변>
스타 요리사들은 그야말로 돈과 명성을 둘 다 쥐게 되는데요.

억만장자 반열에 오르기도 합니다.

억만장자가 된 요리사들입니다.

앞서 나왔던 고든램지와 제이미올리버도 포함돼 있는데요.

이들 요리는 최고 2~30만원선이지만 예약조차 힘들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요리사들이 인기를 끌면서 이들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는데요.

자신들의 식당 홍보나 상품 마케팅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특히 제이미 올리버는 영국의 초등학교 급식 개혁에 직접 나섰고요.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스타 요리사들도 고충이 만만치 않은가봐요?

최근에 유명 요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요?

<답변>
프랑스 출신의 유명 셰프 브누아 비올리에입니다.

지난해 프랑스 외교부 등이 선정한 세계 1000개 레스토랑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최고의 요리사였습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평가 안내서인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3개의 최고 등급을 받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이 미슐랭 가이드의 새 평점 발표 하루 전날, 자신의 집에서 숨진채 발견됐습니다.

자살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2003년에는 마찬가지로 미슐랭 별 3개 식당을 운영하던 프랑스의 유명요리사 베르나르 루아소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인터뷰> 도미니크 루아소(故 베르나르 루아소 아내) : "남편은 15살때부터 미슐랭 별 3개를 받겠다고 결심했다고 해요. 그리고 매일 별 3개를 받을거라고 다짐했었어요."

항상 꿈꿔오던 미슐랭 별 3개였는데요.

자살을 선택할 당시는 자신의 식당에 대해 미슐랭이 별 3개에서 2개로 강등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던 상황이었습니다.

<질문>
미슐랭 평가가 요리사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인가봐요?

<답변>
미슐랭 가이드는 레스토랑 등급에 따라 별점을 부여하는데요.

평가 방식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있습니다.

비밀 평가요원들이 불시에 식당측은 모르게 식당을 찾아 평가를 하기 때문에 식당은 항상 긴장해야하는 겁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더 셰프'입니다.

미슐랭 별을 받기 위한 요리사들이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요.

<인터뷰> "미슐랭은 뭘까요? (책 아닌가요?) 미슐랭은 그냥 책이 아니라 '성서'예요."

전 세계에서 최고등급인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은 단 22곳.

요리사들은 언제나 완벽해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립니다.

<인터뷰> "여러분은 이제부터 '완벽'해야 합니다. 그냥 '좋다, 뛰어나다'는 걸로는 안됩니다.오로지 '완벽'해야합니다."

앞서 보신 억만장자 요리사들도 대부분 미슐랭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미슐랭 평가는 요리사들에게 엄청난 부와 명성을 안겨줍니다.

내년 쯤 미슐랭 서울 가이드가 발간된다는 소식에 국내 레스토랑들도 긴장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미슐랭의 평가가 일방적이고 프랑스 중심적이라며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탈리아에서 미슐랭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은 메뉴를 보면 진짜 이탈리아 요리가 아니예요."

한 음식전문잡지는 세계 최고 레스토랑 등급은 터무니없고 바가지 씌우기를 부추기는 개념이라고 혹평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TV에서는 화려하지만 실제 요리사는 힘든 직업이잖아요?

<답변>
미국에서는 지난해 최악의 직업 best 5에 요리사가 들었습니다.

바텐더나 설거지 담당자, 웨이터보다도 한참 낮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끊임 없이 밀려드는 주문에 바쁘게 돌아가는 주방.

<인터뷰> 조셉 존슨(요리사) : "끊임없는 스트레스를 받는데다가 근무 시간도 길고 하루 종일 서있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견디지 못하죠. 하지만 (이 일이) 좋아요."

한 음식전문작가는 많은 주방 노동자들이 우울과 불안, 약물 남용 문제를 겪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화려함 뒤에서 요리사들은 계속되는 평가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음식을 만드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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