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 울렸다며 ‘보복 운전’…처벌은 13%뿐

<앵커 멘트>

지난해부터 보복운전에 대한 처벌이 시작됐죠.

하지만 보복운전 사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서,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13%에 그쳤습니다.

이한글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내버스 옆을 달리던 오토바이가 빠른 속도로 추월하더니, 급제동하며 버스를 위협합니다.

버스가 차로를 바꾸자, 순식간에 끼어들어 그대로 멈춰섭니다.

버스가 급정거하면서 승객 한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인터뷰> 버스 운전기사 : "(오토바이가)지그재그를 하다가 내 차 앞에 서 가지고 브레이크를 잡고 하니까..."

버스가 경적을 울렸다고 보복운전을 한 이 오토바이 운전자는 블랙박스 영상이 증거가 돼 형사입건됐습니다.

하지만 영상이 없을 경우 보복운전 사실은 물론 보복운전의 고의성도 입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녹취> 운전자 : "보복운전, 난폭운전이라는 게 도대체 기준점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인터뷰>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CCTV나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줘도 간혹 가다가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경우가 있다는 거죠."

지난해 6월 보복운전에 대한 처벌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7천여 건이 신고됐지만 실제 형사입건된 것은 9백 여건, 13%에 그쳤습니다.

난폭 운전 처벌의 경우에도 9가지 위반 행위 중, 2가지를 잇따라 위반하거나 한 가지 행위를 반복적으로 저지른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한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