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故 윤기원 사망 미스터리…“자살 아닐 수 있다?”

입력 2016.02.24 (08:32) 수정 2016.02.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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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프로축구 선수 윤기원을 기억하십니까?

데뷔 2년차, 등번호 1번 주전 골키퍼로 전도유망했던 선수였는데, 어느 날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일산화탄소중독. 당시 경찰은 타살 혐의가 없다며 자살로 사건을 끝냈습니다.

그리고 5년이 흐른 지금, 경찰은 윤기원 선수 사망과 관련해 재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윤 선수 사망에 누군가 개입했다는 증언, 이게 자살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그날 윤 선수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뉴스따라잡기가 관련의혹을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2011년 5월 6일 KBS 뉴스5 : "오늘 오전 11시 50분쯤 서울 원지동 만남의 광장 휴게소 주차장에서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 24살 윤기원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011년 5월 6일, 그렇게 윤기원 선수의 사망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윤 선수는 운전석에 앉아 있었고 차 조수석에서 타다 만 번개탄과 맥주캔, 현금 백여만 원이 담긴 봉투가 발견됐다는 게 당시 경찰 수사 결과였습니다.

<녹취> 당시 담당 형사(음성변조) : "차에서 번개탄 피워서 자살한 거죠. 부검까지 다 했는데 자살로 확인, 특별히 타살 흔적 확인하지 못 했습니다."

경찰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인 외에 타살 혐의점이 없다며 자살로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윤기원 선수는 2010년 11월, K리그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후 데뷔 2년 만에 등번호 1번, 골키퍼 주전 자리를 당당히 차지한 전도유망한 선수였습니다.

<녹취> 故 윤기원 선수 친구(음성변조) : "앞으로 한창 뜰 선수인데, 기원이가……. 데뷔전도 하고 경기도 잘하고 (등번호) 1번도 받고 (감독) 신임도 많이 얻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되니까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죠."

그랬기에 윤 선수의 부모는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故 윤기원 선수 어머니 : "명랑하고 항상 긍정적이고 기원이를 아는 사람은 다 그렇게 말할 거예요. 걔가 결코 그런 아이가 아니라는 걸……."

시신 발견 사흘 전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아버지와 통화도 했습니다.

<인터뷰> 故 윤기원 선수 어머니 : "기원이가 5월 3일 아버지하고 통화를 했어요, 8시 30분쯤. “아빠, 제가 대전 경기에 선발로 갈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빠, 엄마랑 오세요.” 그랬거든요, 평소와 똑같이……."

자살이라는 경찰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었던 윤 선수 부모. 그래서 사망신고도 하지 못했습니다.

진짜 자살이었을까?

부모는 아들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직접 뛰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 36시간이나 머물렀다는 경찰 수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인터뷰> 故 윤기원 선수 어머니 : "경찰에 의하면 5월 4일 (밤) 11시 45분경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 들어왔다는 거죠. ‘차를 댄 후에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내렸다가 다시 탔다. 그 이후에 윤기원 선수가 이동이 없었다.’ 36시간을 계속 있었다는 거거든요."

윤선수의 차량이 들어섰다는 휴게소 주차장입니다.

이곳은 한시간 이상 주차를 하면 바로 스티커가 발부되는 곳.

그런데 36시간이나 주차돼 있었다던 윤 선수의 차에는 스티커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故 윤기원 선수 어머니 : "(CCTV) 자료를 요구해도 비공개다 이랬거든요. 결국은 저희가 강하게 하니까 폐기했다고 하더라고요."

<녹취> 당시 담당 형사(음성변조) : "영상을 받았었는데 그게 화질이, CCTV가 오래됐어요. 기기가 구형이어서. 특별히 저희가 봤을 때 범죄의 단서가 없었기 때문에 참고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두 번째 의혹은 진짜 번개탄을 피워서 자살을 했느냐는 겁니다.

<인터뷰> 故 윤기원 선수 어머니 : "명백한 연탄가스에 의한 자살이라고 한다면 밖에서 피웠건 안에서 피웠건 기원이가 피워서 자살했을 거 아니에요? 자기네들이 자살했다 하니까. 거기는 밖에서 피우든 안에서 피우든 표시가 다 나요."

하루 5천여 명이 드나드는 만남의 광장에서 눈에 띄지 않게 번개탄을 피운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인터뷰> 염건령(선임위원/한국범죄학연구소) : "번개탄이라고 부르는 발화탄이나 또는 연탄을 이용한 자살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밖에서 불을 붙이지 차에서 붙일 수 없어요. 거기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 수백 명이 되는 상황에서 연탄불을 피워놓고 자살한다?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소설이라는 거예요."

진짜 자살이었을까?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KBS 추적 60분 프로그램에서 윤기원 선수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방송했습니다.

<녹취> 동료 선수(음성변조) : "‘자살이 아니고 조폭들한테 그렇게 됐다.’ 이런 소문이 있었거든요. 기원이가 주전 골키퍼이고 하니까 골키퍼가 제일 중요하잖아요, 승부조작을 하려면……."

승부조작과 관련된 세력이 윤 선수 죽음과 연관됐다는 충격적인 증언.

실제 윤 선수가 숨진 2011년 5월, 국내 프로축구에 유례없는 초대형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습니다. 당시 선수와 관계자 수십 명이 승부조작으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프로데뷔 2년차 윤기원 선수가 이 승부조작과 관련된 세력들의 압박을 받았을 것이란 동료 선수의 증언이 나온 건데....

<녹취> 故 윤기원 선수 친구(음성변조) : "저는 승부조작에 조폭들이 개입되어서 죽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윤 선수의 어머니에게 믿기 힘든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녹취> 당시 사건 제보자(음성변조) : "윤기원 선수가 외박을 받고 집으로 가는 도중 서초 IC를 지나서 봉고차 두 대가 앞뒤로 가로막으면서 만남의 광장으로 가라고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제보자는 당시 직접 본 목격자에게 전해들은 내용이라고 했다는데요.

<녹취> 당시 사건 제보자(음성변조) : "차 안에서 연탄을 피워놓고 나오면 죽일 거라고 그 차 주위를 둘러싸고 기원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사이트와 축구 관련 게시판에는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을 재수사 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경찰도 그제 강력팀을 전담팀으로 지정해 윤 선수 죽음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내사를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의혹들을 많이 제기하셔서 내사를 착수하려고 하는 거죠."

경찰은 타살 관련 단서가 확보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승승장구할 날만 남았던 윤기원 선수.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꼭 밝혀지길 가족과 동료는 물론 많은 이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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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故 윤기원 사망 미스터리…“자살 아닐 수 있다?”
    • 입력 2016-02-24 08:35:54
    • 수정2016-02-24 15: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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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프로축구 선수 윤기원을 기억하십니까?

데뷔 2년차, 등번호 1번 주전 골키퍼로 전도유망했던 선수였는데, 어느 날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일산화탄소중독. 당시 경찰은 타살 혐의가 없다며 자살로 사건을 끝냈습니다.

그리고 5년이 흐른 지금, 경찰은 윤기원 선수 사망과 관련해 재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윤 선수 사망에 누군가 개입했다는 증언, 이게 자살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그날 윤 선수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뉴스따라잡기가 관련의혹을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2011년 5월 6일 KBS 뉴스5 : "오늘 오전 11시 50분쯤 서울 원지동 만남의 광장 휴게소 주차장에서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 24살 윤기원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2011년 5월 6일, 그렇게 윤기원 선수의 사망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윤 선수는 운전석에 앉아 있었고 차 조수석에서 타다 만 번개탄과 맥주캔, 현금 백여만 원이 담긴 봉투가 발견됐다는 게 당시 경찰 수사 결과였습니다.

<녹취> 당시 담당 형사(음성변조) : "차에서 번개탄 피워서 자살한 거죠. 부검까지 다 했는데 자살로 확인, 특별히 타살 흔적 확인하지 못 했습니다."

경찰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인 외에 타살 혐의점이 없다며 자살로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윤기원 선수는 2010년 11월, K리그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후 데뷔 2년 만에 등번호 1번, 골키퍼 주전 자리를 당당히 차지한 전도유망한 선수였습니다.

<녹취> 故 윤기원 선수 친구(음성변조) : "앞으로 한창 뜰 선수인데, 기원이가……. 데뷔전도 하고 경기도 잘하고 (등번호) 1번도 받고 (감독) 신임도 많이 얻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되니까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죠."

그랬기에 윤 선수의 부모는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故 윤기원 선수 어머니 : "명랑하고 항상 긍정적이고 기원이를 아는 사람은 다 그렇게 말할 거예요. 걔가 결코 그런 아이가 아니라는 걸……."

시신 발견 사흘 전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아버지와 통화도 했습니다.

<인터뷰> 故 윤기원 선수 어머니 : "기원이가 5월 3일 아버지하고 통화를 했어요, 8시 30분쯤. “아빠, 제가 대전 경기에 선발로 갈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빠, 엄마랑 오세요.” 그랬거든요, 평소와 똑같이……."

자살이라는 경찰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었던 윤 선수 부모. 그래서 사망신고도 하지 못했습니다.

진짜 자살이었을까?

부모는 아들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직접 뛰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 36시간이나 머물렀다는 경찰 수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인터뷰> 故 윤기원 선수 어머니 : "경찰에 의하면 5월 4일 (밤) 11시 45분경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 들어왔다는 거죠. ‘차를 댄 후에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내렸다가 다시 탔다. 그 이후에 윤기원 선수가 이동이 없었다.’ 36시간을 계속 있었다는 거거든요."

윤선수의 차량이 들어섰다는 휴게소 주차장입니다.

이곳은 한시간 이상 주차를 하면 바로 스티커가 발부되는 곳.

그런데 36시간이나 주차돼 있었다던 윤 선수의 차에는 스티커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故 윤기원 선수 어머니 : "(CCTV) 자료를 요구해도 비공개다 이랬거든요. 결국은 저희가 강하게 하니까 폐기했다고 하더라고요."

<녹취> 당시 담당 형사(음성변조) : "영상을 받았었는데 그게 화질이, CCTV가 오래됐어요. 기기가 구형이어서. 특별히 저희가 봤을 때 범죄의 단서가 없었기 때문에 참고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두 번째 의혹은 진짜 번개탄을 피워서 자살을 했느냐는 겁니다.

<인터뷰> 故 윤기원 선수 어머니 : "명백한 연탄가스에 의한 자살이라고 한다면 밖에서 피웠건 안에서 피웠건 기원이가 피워서 자살했을 거 아니에요? 자기네들이 자살했다 하니까. 거기는 밖에서 피우든 안에서 피우든 표시가 다 나요."

하루 5천여 명이 드나드는 만남의 광장에서 눈에 띄지 않게 번개탄을 피운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인터뷰> 염건령(선임위원/한국범죄학연구소) : "번개탄이라고 부르는 발화탄이나 또는 연탄을 이용한 자살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밖에서 불을 붙이지 차에서 붙일 수 없어요. 거기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 수백 명이 되는 상황에서 연탄불을 피워놓고 자살한다?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소설이라는 거예요."

진짜 자살이었을까?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KBS 추적 60분 프로그램에서 윤기원 선수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방송했습니다.

<녹취> 동료 선수(음성변조) : "‘자살이 아니고 조폭들한테 그렇게 됐다.’ 이런 소문이 있었거든요. 기원이가 주전 골키퍼이고 하니까 골키퍼가 제일 중요하잖아요, 승부조작을 하려면……."

승부조작과 관련된 세력이 윤 선수 죽음과 연관됐다는 충격적인 증언.

실제 윤 선수가 숨진 2011년 5월, 국내 프로축구에 유례없는 초대형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습니다. 당시 선수와 관계자 수십 명이 승부조작으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프로데뷔 2년차 윤기원 선수가 이 승부조작과 관련된 세력들의 압박을 받았을 것이란 동료 선수의 증언이 나온 건데....

<녹취> 故 윤기원 선수 친구(음성변조) : "저는 승부조작에 조폭들이 개입되어서 죽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윤 선수의 어머니에게 믿기 힘든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녹취> 당시 사건 제보자(음성변조) : "윤기원 선수가 외박을 받고 집으로 가는 도중 서초 IC를 지나서 봉고차 두 대가 앞뒤로 가로막으면서 만남의 광장으로 가라고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제보자는 당시 직접 본 목격자에게 전해들은 내용이라고 했다는데요.

<녹취> 당시 사건 제보자(음성변조) : "차 안에서 연탄을 피워놓고 나오면 죽일 거라고 그 차 주위를 둘러싸고 기원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사이트와 축구 관련 게시판에는 윤기원 선수 사망사건을 재수사 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경찰도 그제 강력팀을 전담팀으로 지정해 윤 선수 죽음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내사를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의혹들을 많이 제기하셔서 내사를 착수하려고 하는 거죠."

경찰은 타살 관련 단서가 확보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승승장구할 날만 남았던 윤기원 선수.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꼭 밝혀지길 가족과 동료는 물론 많은 이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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