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존폐 기로에 선 개성공단 상점

입력 2016.02.27 (08:20) 수정 2016.0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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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통일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통일로 미래로>입니다.

지난해 개성공단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매장을 이 코너에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이들 매장들 역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존폐의 기로에 놓인 개성공단 상점들을 홍은지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개성공단상회’.

평일 낮인데 불구하고 평소보다 많은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인터뷰> 박기찬(서울시 구의동) : "신문 기사 난 거 보고 왔죠. (어떤 거 보러 오신 거예요?) 양복 같은 거...가격대비 괜찮아."

개성공단이 폐쇄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작은 힘이라도 되고자 매장을 찾은 손님들입니다.

<인터뷰> 유미정(개성공단상회 직원) : "전달에 비해 40~50% 매출이 향상 됐거든요. 개성공단 사태에 대해서 보시고 뉴스 접하시고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더 많으시더라고요."

저렴하면서도 좋은 품질에 반해 단골 손님이 됐다는 연숙 씨.

<인터뷰> 강연숙(서울시 안국동) : "처음에 여기 문 열었을 때 우리 많이 샀어. 여기서 양말이고 뭐고, 싸고 괜찮더라고."

개성공단 폐쇄 소식에 연숙 씨의 마음도 내 일만큼이나 타 들어갑니다.

<인터뷰> 강연숙(서울시 안국동) : "반이라도 빼오라고 미리 귀뜸을 좀 하지. 그 사람들 얼마나 손해가 많아. (어머니도 좀 걱정이 되시나 봐요.) 조금이 아니라 많이 걱정되지. 다 같은 국민인데."

작은 물건으로나마 남북이 함께했던 현장을 추억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사람들도 있는데요.

<인터뷰> 남경숙(서울시 일원동) : "이게 시대의 그거잖아요, 하나의 상징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개성공단 제품을) 하나 가지고 있다는 거는 또 지금 우리 현실의 문제에 한번은 내가 발을 담가 봤다, 직접. 그런 느낌을 가지겠죠. 아쉬운 부분도 많이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손님이 늘었다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

<녹취> "(혹시 사이즈 언제 들어오는지...) 사이즈 언제 들어올지는 저희가 확실히 말씀 못 드릴 거 같아요. 지금 개성공단 폐쇄되고 재고가 거기 있어서..."

급한 데로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던 재고품으로 매장을 연명하고 있지만, 점차 줄어드는 재고를 보면 얼마나 매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눈앞이 캄캄할 뿐입니다.

<녹취> "(이거 개성에 있는 거죠? 95 사이즈.) 네, 내려오질 못해서. (네, 알겠습니다.) 그것만 빠졌어요, 지금은. 다음부터는 좀 더 걱정이 되고."

<인터뷰> 김지연(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 "이 매장을 운영하려면 계속해서 신상품이 공급이 되어야 되는데 지금 봄 상품, 여름 상품으로 만들어 놓은 건 개성에 묶여 있어요. 우리 회사가 그 전과 같이 회복을 할 수 있을까.."

서울의 한 지하철 역사 안.

시공 안내문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곳에선 기업인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번 달 개점을 앞두고 있던 개성공단상회의 일곱 번째 매장입니다.

막바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현재는 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이곳을 포함해 개점을 준비 중이던 매장 3곳이 문조차 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녹취> "인테리어가 공사가 거의 마쳐진 상태에서 지금 이 매장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앞으로."

<인터뷰> 이종덕(개성공단상회 부이사장) : "이런 개성공단을 근거로, 개성공단에서 생산하고 공급되는 상품으로 영업을 해왔거든요.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는 더 이상 유지하기가 어려운 그런 상황입니다."

이런 딱한 속사정은 도매와 수출을 위해 지난해 문을 연 ‘평화누리 명품관’도 마찬가지인데요.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경기도와 기업인들이 힘차게 문을 열었지만 지금은 정적만이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이희건(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 "여기 킨텍스는(평화누리 명품관은) 저희가 목적 자체가 여기서 소매보다는 한중 FTA발효에 따라서 중국 시장을 겨냥한 비즈니스 센터 개념으로 저희가 운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한중 FTA 체결 이후 명품관을 찾던 중국 바이어들의 발길도 공단 폐쇄와 함께 이미 끊긴 상황.

해외 진출을 꿈꾸던 기업인들의 꿈도 함께 물거품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희건(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 "중국의 이우시장이라든지 온주상회 쪽이라든지 이쪽에 계속 협의가 있던 중이었는데 이 부분이 저희로써도 사실 지금 그 이후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가 없고, 실제 그쪽에서도 저희한테 연락이 두절이 되어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명품관을 운영하기에는 적은 양의 재고만이 남아 있습니다.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큰 꿈을 가지고 첫 발을 내딛었지만, 개점 반 년 만에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겁니다.

개성공단상회와 명품관은 현재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힙을 합쳐 근근이 하루하루를 견뎌가고 있는데요.

<인터뷰> 이종덕(개성공단상회 부이사장) :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데 까진 불씨를 살려보자, 현재로서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중) 비조합사 제품이라도 있으면 가져다 팔고..."

남과 북의 ‘작은 통일’을 팔던 개성공단 상점들.

북한의 도발로 공단까지 폐쇄되면서 언제까지 운영을 계속할 수 있을지, 개성공단의 기업인들의 시름은 하루하루 깊어만 갑니다.

<인터뷰> 이희건(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 "우리 기업들이 자생력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서 개성공단 상품을 국제화 시킬 수 있는 이러 하나의 기틀이 되길 기대를 했었습니다만 그런 기대가 물거품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너무나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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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존폐 기로에 선 개성공단 상점
    • 입력 2016-02-27 08:43:14
    • 수정2016-02-27 09:00:36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남북통일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통일로 미래로>입니다.

지난해 개성공단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매장을 이 코너에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데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이들 매장들 역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존폐의 기로에 놓인 개성공단 상점들을 홍은지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개성공단상회’.

평일 낮인데 불구하고 평소보다 많은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인터뷰> 박기찬(서울시 구의동) : "신문 기사 난 거 보고 왔죠. (어떤 거 보러 오신 거예요?) 양복 같은 거...가격대비 괜찮아."

개성공단이 폐쇄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작은 힘이라도 되고자 매장을 찾은 손님들입니다.

<인터뷰> 유미정(개성공단상회 직원) : "전달에 비해 40~50% 매출이 향상 됐거든요. 개성공단 사태에 대해서 보시고 뉴스 접하시고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더 많으시더라고요."

저렴하면서도 좋은 품질에 반해 단골 손님이 됐다는 연숙 씨.

<인터뷰> 강연숙(서울시 안국동) : "처음에 여기 문 열었을 때 우리 많이 샀어. 여기서 양말이고 뭐고, 싸고 괜찮더라고."

개성공단 폐쇄 소식에 연숙 씨의 마음도 내 일만큼이나 타 들어갑니다.

<인터뷰> 강연숙(서울시 안국동) : "반이라도 빼오라고 미리 귀뜸을 좀 하지. 그 사람들 얼마나 손해가 많아. (어머니도 좀 걱정이 되시나 봐요.) 조금이 아니라 많이 걱정되지. 다 같은 국민인데."

작은 물건으로나마 남북이 함께했던 현장을 추억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사람들도 있는데요.

<인터뷰> 남경숙(서울시 일원동) : "이게 시대의 그거잖아요, 하나의 상징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개성공단 제품을) 하나 가지고 있다는 거는 또 지금 우리 현실의 문제에 한번은 내가 발을 담가 봤다, 직접. 그런 느낌을 가지겠죠. 아쉬운 부분도 많이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손님이 늘었다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

<녹취> "(혹시 사이즈 언제 들어오는지...) 사이즈 언제 들어올지는 저희가 확실히 말씀 못 드릴 거 같아요. 지금 개성공단 폐쇄되고 재고가 거기 있어서..."

급한 데로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던 재고품으로 매장을 연명하고 있지만, 점차 줄어드는 재고를 보면 얼마나 매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눈앞이 캄캄할 뿐입니다.

<녹취> "(이거 개성에 있는 거죠? 95 사이즈.) 네, 내려오질 못해서. (네, 알겠습니다.) 그것만 빠졌어요, 지금은. 다음부터는 좀 더 걱정이 되고."

<인터뷰> 김지연(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 "이 매장을 운영하려면 계속해서 신상품이 공급이 되어야 되는데 지금 봄 상품, 여름 상품으로 만들어 놓은 건 개성에 묶여 있어요. 우리 회사가 그 전과 같이 회복을 할 수 있을까.."

서울의 한 지하철 역사 안.

시공 안내문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곳에선 기업인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번 달 개점을 앞두고 있던 개성공단상회의 일곱 번째 매장입니다.

막바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현재는 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이곳을 포함해 개점을 준비 중이던 매장 3곳이 문조차 열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녹취> "인테리어가 공사가 거의 마쳐진 상태에서 지금 이 매장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앞으로."

<인터뷰> 이종덕(개성공단상회 부이사장) : "이런 개성공단을 근거로, 개성공단에서 생산하고 공급되는 상품으로 영업을 해왔거든요.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는 더 이상 유지하기가 어려운 그런 상황입니다."

이런 딱한 속사정은 도매와 수출을 위해 지난해 문을 연 ‘평화누리 명품관’도 마찬가지인데요.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경기도와 기업인들이 힘차게 문을 열었지만 지금은 정적만이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이희건(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 "여기 킨텍스는(평화누리 명품관은) 저희가 목적 자체가 여기서 소매보다는 한중 FTA발효에 따라서 중국 시장을 겨냥한 비즈니스 센터 개념으로 저희가 운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한중 FTA 체결 이후 명품관을 찾던 중국 바이어들의 발길도 공단 폐쇄와 함께 이미 끊긴 상황.

해외 진출을 꿈꾸던 기업인들의 꿈도 함께 물거품이 됐습니다.

<인터뷰> 이희건(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 "중국의 이우시장이라든지 온주상회 쪽이라든지 이쪽에 계속 협의가 있던 중이었는데 이 부분이 저희로써도 사실 지금 그 이후에 대한 대책을 세울 수가 없고, 실제 그쪽에서도 저희한테 연락이 두절이 되어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명품관을 운영하기에는 적은 양의 재고만이 남아 있습니다.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큰 꿈을 가지고 첫 발을 내딛었지만, 개점 반 년 만에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겁니다.

개성공단상회와 명품관은 현재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힙을 합쳐 근근이 하루하루를 견뎌가고 있는데요.

<인터뷰> 이종덕(개성공단상회 부이사장) :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데 까진 불씨를 살려보자, 현재로서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중) 비조합사 제품이라도 있으면 가져다 팔고..."

남과 북의 ‘작은 통일’을 팔던 개성공단 상점들.

북한의 도발로 공단까지 폐쇄되면서 언제까지 운영을 계속할 수 있을지, 개성공단의 기업인들의 시름은 하루하루 깊어만 갑니다.

<인터뷰> 이희건(경기개성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 "우리 기업들이 자생력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서 개성공단 상품을 국제화 시킬 수 있는 이러 하나의 기틀이 되길 기대를 했었습니다만 그런 기대가 물거품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너무나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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