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사이버 세상 다 감시한다!
입력 2016.03.03 (18:10)
수정 2016.03.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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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아이폰 잠금해제를 놓고 미 FBI와 애플의 논쟁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미국뿐 아니라 브라질에서도 정보공개요청을 거부했다며 페이스북 임원이 체포되는 등 전 세계로 논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애플과 FBI의 논쟁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거 같아요?
<답변>
네, 양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미 의회에서 논쟁을 벌였습니다.
<녹취> 제임스 코미(FBI 국장) : "아이폰에는 이미 문이 있고 우리는 애플에 그 문을 지키는 사나운 방호견을 치워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녹취> 브루스 시웰(애플 법무실장) : "FBI는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이 없는 건 그게 너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이 논쟁은 샌버나디노 총격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해달라는 FBI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는데, 애플이 이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아이폰은 틀린 암호를 10번 입력하면 아예 휴대전화 내의 자료가 모두 삭제됩니다.
만약 10번을 넘겨도 자료가 삭제되지 않게 하더라도 암호 조합을 모두 시도하는데는 최장 144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FBI는 애플에 백도어, 즉, 보안장치를 피해서 스마트폰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뒷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하지만 애플은 백도어 기술은 아예 없고, 악용될 소지가 너무 크다며 FBI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 논쟁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2013년에 스노든이 미국의 정보수집 실태를 폭로한 이후 미국에서는 국가의 정보수집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태인데요.
코미디쇼의 소재로도 단골로 쓰일 정도입니다.
<녹취> 레터맨 쇼(2013년) : "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농담은 하지 않아요. FBI가 내 폰을 들여다보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번 논쟁도 풍자의 대상이 됐는데요.
<녹취> "저장된 모든 정보를 내놓아야 할거야. (죄송합니다. 저는 답할 수 없습니다.)"
정보를 내놓지 않는 아이폰을 고문하기 시작하는데요.
물고문까지 서슴지 않았지만 아이폰은 끝내 입을 열지 않습니다.
뉴욕과 워싱턴 등 미 전역에서 FBI의 아이폰 잠금해제 요청을 반대하는 시위도 벌어졌는데요.
샌버나디노 테러의 유족이 애플을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샌버나디노 테러로 아내를 잃은 콘도커씨는 법원에 보낸 편지에서 "숨진아내도 프라이버시가 안보를 이유로 거래되는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애초 논쟁을 촉발시켰던 로스앤젤레스법원과 달리 뉴욕동부법원은 FBI의 요구를 따를 의무가 없다며 애플의 손을 들어주는 등 법원의 판결도 엇갈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논쟁이 애플에 유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언론들은 애플이 위험한 게임에 뛰어들었다면서 미 정부가 샌버나디노 테러를 계기로 국가안보논리의 열세를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브라질에서도 페이스북 임원이 체포됐잖아요?
<답변>
네, 브라질정부가 마약수사를 위해 페이스북의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의 정보를 요구했는데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입니다.
물론 금방 풀려나기는 했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왓츠앱은 지난해 12월에도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브라질에서 차단된 적이 있는데요.
페이스북은 왓츠앱은 사용자들간의 대화가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는 페이스북이 있는 정보를 내놓지 않는다며 심각한 범죄수사에 협조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에 이런 논쟁이 점점 더 다른나라까지 확산되는 거 같아요?
<답변>
네, 곳곳에서 국가안보, 테러방지 등을 이유로 감시를 쉽게 하는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도 최근 정보기관과 경찰이 개인정보를 무더기로 수집할 수 있도록 법안을 수정했습니다.
일본 법원도 영장 없이 범죄 용의자 차량에 GPS를 몰래 설치하는 것이 위법이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어서 논란이 큰데요.
중국의 사이버보안법도 논란의 대상입니다.
모든 IT 기업이 반드시 중국 내에 데이터를 보관하고, 데이터의 암호 해독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제공하도록 규정돼 있는데요.
이에 대해 미국과 일본·독일·캐나다 대사들이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크다며 중국정부에 서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테러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지키자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것이 테러범이 아니라 국민들을 향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폰 잠금해제를 놓고 미 FBI와 애플의 논쟁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미국뿐 아니라 브라질에서도 정보공개요청을 거부했다며 페이스북 임원이 체포되는 등 전 세계로 논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애플과 FBI의 논쟁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거 같아요?
<답변>
네, 양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미 의회에서 논쟁을 벌였습니다.
<녹취> 제임스 코미(FBI 국장) : "아이폰에는 이미 문이 있고 우리는 애플에 그 문을 지키는 사나운 방호견을 치워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녹취> 브루스 시웰(애플 법무실장) : "FBI는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이 없는 건 그게 너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이 논쟁은 샌버나디노 총격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해달라는 FBI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는데, 애플이 이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아이폰은 틀린 암호를 10번 입력하면 아예 휴대전화 내의 자료가 모두 삭제됩니다.
만약 10번을 넘겨도 자료가 삭제되지 않게 하더라도 암호 조합을 모두 시도하는데는 최장 144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FBI는 애플에 백도어, 즉, 보안장치를 피해서 스마트폰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뒷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하지만 애플은 백도어 기술은 아예 없고, 악용될 소지가 너무 크다며 FBI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 논쟁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2013년에 스노든이 미국의 정보수집 실태를 폭로한 이후 미국에서는 국가의 정보수집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태인데요.
코미디쇼의 소재로도 단골로 쓰일 정도입니다.
<녹취> 레터맨 쇼(2013년) : "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농담은 하지 않아요. FBI가 내 폰을 들여다보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번 논쟁도 풍자의 대상이 됐는데요.
<녹취> "저장된 모든 정보를 내놓아야 할거야. (죄송합니다. 저는 답할 수 없습니다.)"
정보를 내놓지 않는 아이폰을 고문하기 시작하는데요.
물고문까지 서슴지 않았지만 아이폰은 끝내 입을 열지 않습니다.
뉴욕과 워싱턴 등 미 전역에서 FBI의 아이폰 잠금해제 요청을 반대하는 시위도 벌어졌는데요.
샌버나디노 테러의 유족이 애플을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샌버나디노 테러로 아내를 잃은 콘도커씨는 법원에 보낸 편지에서 "숨진아내도 프라이버시가 안보를 이유로 거래되는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애초 논쟁을 촉발시켰던 로스앤젤레스법원과 달리 뉴욕동부법원은 FBI의 요구를 따를 의무가 없다며 애플의 손을 들어주는 등 법원의 판결도 엇갈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논쟁이 애플에 유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언론들은 애플이 위험한 게임에 뛰어들었다면서 미 정부가 샌버나디노 테러를 계기로 국가안보논리의 열세를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브라질에서도 페이스북 임원이 체포됐잖아요?
<답변>
네, 브라질정부가 마약수사를 위해 페이스북의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의 정보를 요구했는데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입니다.
물론 금방 풀려나기는 했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왓츠앱은 지난해 12월에도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브라질에서 차단된 적이 있는데요.
페이스북은 왓츠앱은 사용자들간의 대화가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는 페이스북이 있는 정보를 내놓지 않는다며 심각한 범죄수사에 협조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에 이런 논쟁이 점점 더 다른나라까지 확산되는 거 같아요?
<답변>
네, 곳곳에서 국가안보, 테러방지 등을 이유로 감시를 쉽게 하는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도 최근 정보기관과 경찰이 개인정보를 무더기로 수집할 수 있도록 법안을 수정했습니다.
일본 법원도 영장 없이 범죄 용의자 차량에 GPS를 몰래 설치하는 것이 위법이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어서 논란이 큰데요.
중국의 사이버보안법도 논란의 대상입니다.
모든 IT 기업이 반드시 중국 내에 데이터를 보관하고, 데이터의 암호 해독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제공하도록 규정돼 있는데요.
이에 대해 미국과 일본·독일·캐나다 대사들이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크다며 중국정부에 서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테러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지키자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것이 테러범이 아니라 국민들을 향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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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3-03 18:12:43
- 수정2016-03-03 18:30:03

<앵커 멘트>
아이폰 잠금해제를 놓고 미 FBI와 애플의 논쟁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미국뿐 아니라 브라질에서도 정보공개요청을 거부했다며 페이스북 임원이 체포되는 등 전 세계로 논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애플과 FBI의 논쟁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거 같아요?
<답변>
네, 양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미 의회에서 논쟁을 벌였습니다.
<녹취> 제임스 코미(FBI 국장) : "아이폰에는 이미 문이 있고 우리는 애플에 그 문을 지키는 사나운 방호견을 치워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녹취> 브루스 시웰(애플 법무실장) : "FBI는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이 없는 건 그게 너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이 논쟁은 샌버나디노 총격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해달라는 FBI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는데, 애플이 이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아이폰은 틀린 암호를 10번 입력하면 아예 휴대전화 내의 자료가 모두 삭제됩니다.
만약 10번을 넘겨도 자료가 삭제되지 않게 하더라도 암호 조합을 모두 시도하는데는 최장 144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FBI는 애플에 백도어, 즉, 보안장치를 피해서 스마트폰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뒷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하지만 애플은 백도어 기술은 아예 없고, 악용될 소지가 너무 크다며 FBI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 논쟁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2013년에 스노든이 미국의 정보수집 실태를 폭로한 이후 미국에서는 국가의 정보수집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태인데요.
코미디쇼의 소재로도 단골로 쓰일 정도입니다.
<녹취> 레터맨 쇼(2013년) : "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농담은 하지 않아요. FBI가 내 폰을 들여다보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번 논쟁도 풍자의 대상이 됐는데요.
<녹취> "저장된 모든 정보를 내놓아야 할거야. (죄송합니다. 저는 답할 수 없습니다.)"
정보를 내놓지 않는 아이폰을 고문하기 시작하는데요.
물고문까지 서슴지 않았지만 아이폰은 끝내 입을 열지 않습니다.
뉴욕과 워싱턴 등 미 전역에서 FBI의 아이폰 잠금해제 요청을 반대하는 시위도 벌어졌는데요.
샌버나디노 테러의 유족이 애플을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샌버나디노 테러로 아내를 잃은 콘도커씨는 법원에 보낸 편지에서 "숨진아내도 프라이버시가 안보를 이유로 거래되는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애초 논쟁을 촉발시켰던 로스앤젤레스법원과 달리 뉴욕동부법원은 FBI의 요구를 따를 의무가 없다며 애플의 손을 들어주는 등 법원의 판결도 엇갈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논쟁이 애플에 유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언론들은 애플이 위험한 게임에 뛰어들었다면서 미 정부가 샌버나디노 테러를 계기로 국가안보논리의 열세를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브라질에서도 페이스북 임원이 체포됐잖아요?
<답변>
네, 브라질정부가 마약수사를 위해 페이스북의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의 정보를 요구했는데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입니다.
물론 금방 풀려나기는 했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왓츠앱은 지난해 12월에도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브라질에서 차단된 적이 있는데요.
페이스북은 왓츠앱은 사용자들간의 대화가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는 페이스북이 있는 정보를 내놓지 않는다며 심각한 범죄수사에 협조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에 이런 논쟁이 점점 더 다른나라까지 확산되는 거 같아요?
<답변>
네, 곳곳에서 국가안보, 테러방지 등을 이유로 감시를 쉽게 하는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도 최근 정보기관과 경찰이 개인정보를 무더기로 수집할 수 있도록 법안을 수정했습니다.
일본 법원도 영장 없이 범죄 용의자 차량에 GPS를 몰래 설치하는 것이 위법이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어서 논란이 큰데요.
중국의 사이버보안법도 논란의 대상입니다.
모든 IT 기업이 반드시 중국 내에 데이터를 보관하고, 데이터의 암호 해독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제공하도록 규정돼 있는데요.
이에 대해 미국과 일본·독일·캐나다 대사들이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크다며 중국정부에 서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테러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지키자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것이 테러범이 아니라 국민들을 향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폰 잠금해제를 놓고 미 FBI와 애플의 논쟁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미국뿐 아니라 브라질에서도 정보공개요청을 거부했다며 페이스북 임원이 체포되는 등 전 세계로 논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애플과 FBI의 논쟁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거 같아요?
<답변>
네, 양쪽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미 의회에서 논쟁을 벌였습니다.
<녹취> 제임스 코미(FBI 국장) : "아이폰에는 이미 문이 있고 우리는 애플에 그 문을 지키는 사나운 방호견을 치워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녹취> 브루스 시웰(애플 법무실장) : "FBI는 존재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이 없는 건 그게 너무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이 논쟁은 샌버나디노 총격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해달라는 FBI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는데, 애플이 이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는데요.
아이폰은 틀린 암호를 10번 입력하면 아예 휴대전화 내의 자료가 모두 삭제됩니다.
만약 10번을 넘겨도 자료가 삭제되지 않게 하더라도 암호 조합을 모두 시도하는데는 최장 144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FBI는 애플에 백도어, 즉, 보안장치를 피해서 스마트폰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뒷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하지만 애플은 백도어 기술은 아예 없고, 악용될 소지가 너무 크다며 FBI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 논쟁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2013년에 스노든이 미국의 정보수집 실태를 폭로한 이후 미국에서는 국가의 정보수집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태인데요.
코미디쇼의 소재로도 단골로 쓰일 정도입니다.
<녹취> 레터맨 쇼(2013년) : "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농담은 하지 않아요. FBI가 내 폰을 들여다보는 걸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번 논쟁도 풍자의 대상이 됐는데요.
<녹취> "저장된 모든 정보를 내놓아야 할거야. (죄송합니다. 저는 답할 수 없습니다.)"
정보를 내놓지 않는 아이폰을 고문하기 시작하는데요.
물고문까지 서슴지 않았지만 아이폰은 끝내 입을 열지 않습니다.
뉴욕과 워싱턴 등 미 전역에서 FBI의 아이폰 잠금해제 요청을 반대하는 시위도 벌어졌는데요.
샌버나디노 테러의 유족이 애플을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샌버나디노 테러로 아내를 잃은 콘도커씨는 법원에 보낸 편지에서 "숨진아내도 프라이버시가 안보를 이유로 거래되는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애초 논쟁을 촉발시켰던 로스앤젤레스법원과 달리 뉴욕동부법원은 FBI의 요구를 따를 의무가 없다며 애플의 손을 들어주는 등 법원의 판결도 엇갈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논쟁이 애플에 유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언론들은 애플이 위험한 게임에 뛰어들었다면서 미 정부가 샌버나디노 테러를 계기로 국가안보논리의 열세를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브라질에서도 페이스북 임원이 체포됐잖아요?
<답변>
네, 브라질정부가 마약수사를 위해 페이스북의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의 정보를 요구했는데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입니다.
물론 금방 풀려나기는 했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왓츠앱은 지난해 12월에도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브라질에서 차단된 적이 있는데요.
페이스북은 왓츠앱은 사용자들간의 대화가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 정부는 페이스북이 있는 정보를 내놓지 않는다며 심각한 범죄수사에 협조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에 이런 논쟁이 점점 더 다른나라까지 확산되는 거 같아요?
<답변>
네, 곳곳에서 국가안보, 테러방지 등을 이유로 감시를 쉽게 하는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도 최근 정보기관과 경찰이 개인정보를 무더기로 수집할 수 있도록 법안을 수정했습니다.
일본 법원도 영장 없이 범죄 용의자 차량에 GPS를 몰래 설치하는 것이 위법이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어서 논란이 큰데요.
중국의 사이버보안법도 논란의 대상입니다.
모든 IT 기업이 반드시 중국 내에 데이터를 보관하고, 데이터의 암호 해독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제공하도록 규정돼 있는데요.
이에 대해 미국과 일본·독일·캐나다 대사들이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크다며 중국정부에 서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테러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지키자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것이 테러범이 아니라 국민들을 향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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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현 기자 cho200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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