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공공장소 모유 수유 세계가 논란

입력 2016.03.08 (18:10) 수정 2016.03.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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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모유 수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WHO는 모유를 먹은 아기가 지능지수가 더 높고 더 건강하다면서 적극적으로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공장소에서 여성이 아기에게 젖을 물린다면 어떨까요?

전 세계적으로 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최근 미국에서는 공공장소 모유수유 문제가 대선이슈로까지 떠올랐죠?

<답변>
네, 민주당 샌더스 후보의 유세장에서 찍힌 한장의 사진 때문인데요.

사진에는 아기에게 젖을 물린 채 환호하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세 아이의 엄마인 브래드퍼드와 6개월 된 막내딸 하퍼였습니다.

<인터뷰> 마거릿 엘 브래드퍼드 : "배고픈 아기는 정말 배고픈 아기일 뿐이예요. '10분있다가’라고 할 수 없어요. 지금 여기서 수유를 하지 않으면 아기가 소리를 지르게 될 거니까요."

브래드퍼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유세가 끝난 뒤 샌더스 부부가 엄마로써 할 일을 한 것에 대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이후 사진이 혐오스럽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엄청난 지지가 쏟아졌습니다.

"버니를 위한 가슴" 이라는 구호도 등장했습니다.

반면 트럼프는 지난해 자신의 법률고문이 모유를 유축할 시간을 달라고 하자 역겹다고 말했던 사실이 다시 회자되면서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질문>
미국에서 공공장소 모유수유가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답변>
사실 미국에서는 아이다호 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공공장소 모유수유가 합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장소에서 모유수유하다 쫓겨나거나 모욕을 당하는 일 자주 일어납니다.

에이든 존슨씨도 헬스클럽 안에 있는 까페에서 8개월 된 아들에게 모유수유를 하다가 쫒겨날 뻔 했는데요.

당시 까페에는 불평하는 사람도 없었는데 매니저가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에이든 존슨 : "기분이 상했고 상처를 받았습니다. 모유수유는 굉장히 힘든 것이고 더 많은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배우 알리사 밀라노도 소셜미디어에 모유수유 셀카를 올렸다가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인터뷰> 웬디 윌리엄스쇼(지난 1월) : "모유수유 하는 걸 꼭 봐야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보고 싶지 않아요. (그럼 담요 밑에 숨어서 모유수유를 해야하나요?)"

같은 여성이어도 공공장소에서의 모유수유를 놓고 이렇게 생각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질문>
남들이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서 모유수유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인식이 참 다양한 거 같아요.

<답변>
네, 미국에서 실험 영상을 통해서 실제 사람들의 인식을 알아봤습니다.

한 쇼핑몰에서 가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앉아 있는 여성.

남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데요.

은근슬쩍 말을 걸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한 여성이 의자에 앉아 모유수유를 하는데요.

<녹취> "죄송하지만 여기서 꼭 해야하나요? 역겨워요. "

여성들도 역겹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면서 지나갑니다.

이번에는 두 여성이 나란히 앉아봤습니다.

<인터뷰> "공공장소에서 꼭 그렇게 해야하냐? 역겹다. (가슴 드러난 옷은 괜찮고 모유수유는 안 괜찮냐?) 왜냐하면 이 여자는 섹시하고, 모유수유하는 건 역겨우니까."

섹시하다와 역겹다의 기준이 뭔지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질문>
전 세계적으로도 논란이 있는거 같아요?

<답변>
네, 일단 각국 정부는 공공장소에서의 모유수유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브라질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금지하는 기업이나 단체에 벌금을 부과하는 조례가 통과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문제는 역시 인식입니다.

지난해 아르헨티아에서는 여성의원이 국회 본회의 중에 아기에게 수유하는 사진이 논란이 됐는데요.

스페인 국회에서도 투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여성의원이 모유수유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의 모유수유를 보고 당연한 행동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러 가슴을 노출한 것 아니냐,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등 비판도 적지 않았습니다.

영국과 불가리아,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엄마들이 단체로 모유수유를 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쇼핑몰이나 식당 등에서 모유수유를 하던 여성이 쫒겨나거나 제지를 당한 사건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습니다.

가리거나 숨어서 아이에게 젖을 물릴 것을 강요하는 사회에 대해 비판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건데요.

화장실에서 점심 먹는 게 싫다면 내 아이에게 화장실에서 젖을 먹으라고 하지 말라며 이런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요.

모유수유를 할때 가려달라는 안내문에는 수건, 냄비, 다스베이더 가면 등으로 자신들의 얼굴을 가리고 모유수유를 하는 사진으로 대응했습니다.

얼굴을 가리고 밥을 먹는 게 싫다면 내 아이에게도 식사 할 때 얼굴을 가리라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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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공공장소 모유 수유 세계가 논란
    • 입력 2016-03-08 18:12:40
    • 수정2016-03-08 18:30:21
    글로벌24
<앵커 멘트>

모유 수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WHO는 모유를 먹은 아기가 지능지수가 더 높고 더 건강하다면서 적극적으로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공장소에서 여성이 아기에게 젖을 물린다면 어떨까요?

전 세계적으로 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최근 미국에서는 공공장소 모유수유 문제가 대선이슈로까지 떠올랐죠?

<답변>
네, 민주당 샌더스 후보의 유세장에서 찍힌 한장의 사진 때문인데요.

사진에는 아기에게 젖을 물린 채 환호하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세 아이의 엄마인 브래드퍼드와 6개월 된 막내딸 하퍼였습니다.

<인터뷰> 마거릿 엘 브래드퍼드 : "배고픈 아기는 정말 배고픈 아기일 뿐이예요. '10분있다가’라고 할 수 없어요. 지금 여기서 수유를 하지 않으면 아기가 소리를 지르게 될 거니까요."

브래드퍼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유세가 끝난 뒤 샌더스 부부가 엄마로써 할 일을 한 것에 대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이후 사진이 혐오스럽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엄청난 지지가 쏟아졌습니다.

"버니를 위한 가슴" 이라는 구호도 등장했습니다.

반면 트럼프는 지난해 자신의 법률고문이 모유를 유축할 시간을 달라고 하자 역겹다고 말했던 사실이 다시 회자되면서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질문>
미국에서 공공장소 모유수유가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답변>
사실 미국에서는 아이다호 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공공장소 모유수유가 합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장소에서 모유수유하다 쫓겨나거나 모욕을 당하는 일 자주 일어납니다.

에이든 존슨씨도 헬스클럽 안에 있는 까페에서 8개월 된 아들에게 모유수유를 하다가 쫒겨날 뻔 했는데요.

당시 까페에는 불평하는 사람도 없었는데 매니저가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에이든 존슨 : "기분이 상했고 상처를 받았습니다. 모유수유는 굉장히 힘든 것이고 더 많은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배우 알리사 밀라노도 소셜미디어에 모유수유 셀카를 올렸다가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인터뷰> 웬디 윌리엄스쇼(지난 1월) : "모유수유 하는 걸 꼭 봐야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보고 싶지 않아요. (그럼 담요 밑에 숨어서 모유수유를 해야하나요?)"

같은 여성이어도 공공장소에서의 모유수유를 놓고 이렇게 생각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질문>
남들이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서 모유수유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인식이 참 다양한 거 같아요.

<답변>
네, 미국에서 실험 영상을 통해서 실제 사람들의 인식을 알아봤습니다.

한 쇼핑몰에서 가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앉아 있는 여성.

남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데요.

은근슬쩍 말을 걸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한 여성이 의자에 앉아 모유수유를 하는데요.

<녹취> "죄송하지만 여기서 꼭 해야하나요? 역겨워요. "

여성들도 역겹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면서 지나갑니다.

이번에는 두 여성이 나란히 앉아봤습니다.

<인터뷰> "공공장소에서 꼭 그렇게 해야하냐? 역겹다. (가슴 드러난 옷은 괜찮고 모유수유는 안 괜찮냐?) 왜냐하면 이 여자는 섹시하고, 모유수유하는 건 역겨우니까."

섹시하다와 역겹다의 기준이 뭔지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질문>
전 세계적으로도 논란이 있는거 같아요?

<답변>
네, 일단 각국 정부는 공공장소에서의 모유수유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브라질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금지하는 기업이나 단체에 벌금을 부과하는 조례가 통과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문제는 역시 인식입니다.

지난해 아르헨티아에서는 여성의원이 국회 본회의 중에 아기에게 수유하는 사진이 논란이 됐는데요.

스페인 국회에서도 투표가 진행중인 가운데 여성의원이 모유수유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의 모유수유를 보고 당연한 행동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러 가슴을 노출한 것 아니냐,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등 비판도 적지 않았습니다.

영국과 불가리아,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엄마들이 단체로 모유수유를 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쇼핑몰이나 식당 등에서 모유수유를 하던 여성이 쫒겨나거나 제지를 당한 사건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습니다.

가리거나 숨어서 아이에게 젖을 물릴 것을 강요하는 사회에 대해 비판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건데요.

화장실에서 점심 먹는 게 싫다면 내 아이에게 화장실에서 젖을 먹으라고 하지 말라며 이런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요.

모유수유를 할때 가려달라는 안내문에는 수건, 냄비, 다스베이더 가면 등으로 자신들의 얼굴을 가리고 모유수유를 하는 사진으로 대응했습니다.

얼굴을 가리고 밥을 먹는 게 싫다면 내 아이에게도 식사 할 때 얼굴을 가리라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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