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집 안에서 악어를?”…SNS 스타의 몰락

입력 2016.03.09 (08:33) 수정 2016.03.09 (09:2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수풀 사이로 악어 한 마리가 유유히 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엔 동물원 사육장 같지만 놀랍게도 일반 가정집입니다.

사람의 생명까지 해칠 수 있는 이 위험한 맹수를 일반인이 몰래 불법으로 키워온 겁니다.

이 일반인은 바로 SNS에서 스타로 불리는 김 모 씨였습니다.

살아있는 동물을 악어 먹이로 주는 엽기적인 영상을 SNS에 올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건데요.

반년 넘게 경찰 수배를 피해온 김씨가 최근 SNS에 올라온 한 동영상을 계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건의 실체를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차안에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성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녹취> "죄송합니다, 형. 죄송합니다, 형. 형 죄송합니다."

<녹취> "두 대 남았어. 두 대 남았어. 어금니 꽉물어. 진짜 까불지 마라."

지난달 25일 SNS에 공개돼 논란이 됐던 영상입니다.

연출된 상황은 아닐까?

의혹까지 커지고 있던 그 때, 가해자가 지인의 SNS를 통해 폭행을 인정하며 사과글을 올렸습니다.

실제상황이라는 건데, 파문이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가해자는 20대 김모 씨,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은 피해자는 고등학생이었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자가 지금 정신적으로 피해가 많다.“

김 씨는 피해자가 SNS에 자신의 딸을 비방하는 댓글을 남겨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다른 지역에 사는 지인 3명과 함께 피해자를 찾아갔고 차에서 때린 것도 모자라, 3시간 정도 피해자를 끌고 다니며 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경찰은 지난 28일 김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그런데 김씨는 과거 상표법 위반으로 선고받은 벌금을 내지 않아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2013년, 2014년도 형사처벌을 받았는데, 벌금으로 내라 했는데 그걸 안낸 거야. 그래서 수배가 된 거예요.”

그렇게 수배를 받던 중 폭행을 저질러 경찰에 붙잡혔는데 경찰이 그를 쫓았던 이유가 또 있었습니다.

지난 4일, 경찰이 김씨의 집에 들이닥쳤습니다.

<녹취> “정글을 만들어놨네, 정글을. 어떻게 이렇게...”

방 한 쪽에 벽돌로 쌓아 많든 깊이 15cm짜리 수조.

나무와 수풀이 울창하게 심어진 이곳에서 몸길이 1m 70cm의 악어 한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녹취> “가만히는 있네”

벌써 며칠 동안 굶었다는 이 악어, 사람이 옮기려 하자 공격자세를 취합니다.

전세계적으로 5천마리에 불과해 국제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된 샴악업니다.

주로 동남아 강가나 습지에서 사는데, 개인이 이렇게 집에서 키우는 건 엄연한 불법입니다.

<인터뷰> 원종억(대전 둔산경찰서 지능팀) : “다른 사람들이 키우지 않는 독특한 동물을 키우고 싶은 마음에 2008년도에 인터넷을 통해가지고 구입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씨는 당시 100만 원을 주고 샴악어를 구입한 뒤, 이렇게 집안에 사육장을 만들고 자신의 카메라로 악어를 촬영해 그 영상을 SNS에 올렸습니다.

SNS 팔로우가 무려 4만 명이나 되는 이른바 SNS 스타로 등극했습니다.

이후 김 씨는 더 잔혹하고 엽기적 영상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미안해 잘가. 진짜 준다”

살아있는 기니피그 한 마리를 손에 들고 있다 이렇게 작별인사와 함께 그대로 악어에게 주기도 합니다.

살아있는 동물을 먹이로 주는 충격적 영상이 공개되면서 동물학대 논란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7월 한 동물보호협회가 김 씨를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릅니다.

<인터뷰> 박소현(CARE 공동대표) : “동물들을 산 채로 주는 행위에 대해서 동물 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를 한 것이구요. 이 동물(악어)을 개인이 사육하거나 거래하거나 증식을 하는 것은 엄연히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행위죠.“

그렇게 경찰 수배를 받게 된 김씨, 그러나 그의 SNS 활동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모든 게 드러나면서 그의 악어 사육도, 악어 사육 동영상도 마침표를 찍게 됐습니다.

<인터뷰> 원종억(대전 둔산경찰서 지능팀) : “영상 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바람에 페이스북 스타가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엽기적인 행동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는데요.

<인터뷰> 박소현(CARE 공동대표) : “팬이 많아지고 광고 배너가 붙거나 이러면서 악어 사육 동영상을 올리면서 수입을 버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SNS에서 인기는 곧 돈이라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더 끌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깁니다.

전문성있는 또 특별한 콘텐츠가 없을 때 가장 쉽게 등장하는 게 바로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영상, 그렇게 해서 팔로우 수를 늘린다는 겁니다.

실제 96만 명 팔로우를 보유한 SNS 스타 신태일씨.

그의 SNS에는 자신의 다리 위로 차바퀴가 지나가고, 용접할 때 튀는 불똥을 얼굴에 맞는 것 등등 엽기적인 영상들이 가득합니다.

<인터뷰> 신태일(SNS 스타) : “저를 알리기 위함 이 70프로? 돈 목적이 30프로? 유명한 사람에게 광고가 들어와요.“

게임과 어플 광고 의뢰가 많아 괜찮은 수입원이라고 신 씨는 밝힙니다.

<인터뷰> 신태일(SNS 스타) : “월, 천만 원 이상 벌어요. 최소“

팔로우 수가 늘면 결국 수입도 늘게 된다는 얘기. 그래서 더 충격적 영상을 만들기 위해 불법도 서슴치 않게 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SNS가 누구나 접속을 할 수 있어 큰 문제로 이어질 우려도 존재합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위원/한국범죄학연구소) : “미성년자나 아동이 너무 노출이 되어있거든요. 누구라도 하나 걸려서 처벌을 많이 받았다던가 세게 처벌받았다는 소문이 돌면 그런 행위를 자제하겠죠. 이건 어쩔 수 없는 일벌백계 효과거든요. 지금 뭐 유저들 스스로 자정 노력..이 단계는 지났다는 얘깁니다. “

SNS 스타가 되기 위해 김 씨가 이용됐던 샴악어는 현재 인근 동물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돈으로 환전된다는 이유로, 무너뜨린 SNS 상의 법과 윤리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집 안에서 악어를?”…SNS 스타의 몰락
    • 입력 2016-03-09 08:34:01
    • 수정2016-03-09 09:24:47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수풀 사이로 악어 한 마리가 유유히 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엔 동물원 사육장 같지만 놀랍게도 일반 가정집입니다.

사람의 생명까지 해칠 수 있는 이 위험한 맹수를 일반인이 몰래 불법으로 키워온 겁니다.

이 일반인은 바로 SNS에서 스타로 불리는 김 모 씨였습니다.

살아있는 동물을 악어 먹이로 주는 엽기적인 영상을 SNS에 올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건데요.

반년 넘게 경찰 수배를 피해온 김씨가 최근 SNS에 올라온 한 동영상을 계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건의 실체를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차안에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성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녹취> "죄송합니다, 형. 죄송합니다, 형. 형 죄송합니다."

<녹취> "두 대 남았어. 두 대 남았어. 어금니 꽉물어. 진짜 까불지 마라."

지난달 25일 SNS에 공개돼 논란이 됐던 영상입니다.

연출된 상황은 아닐까?

의혹까지 커지고 있던 그 때, 가해자가 지인의 SNS를 통해 폭행을 인정하며 사과글을 올렸습니다.

실제상황이라는 건데, 파문이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가해자는 20대 김모 씨,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은 피해자는 고등학생이었는데요.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피해자가 지금 정신적으로 피해가 많다.“

김 씨는 피해자가 SNS에 자신의 딸을 비방하는 댓글을 남겨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다른 지역에 사는 지인 3명과 함께 피해자를 찾아갔고 차에서 때린 것도 모자라, 3시간 정도 피해자를 끌고 다니며 때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경찰은 지난 28일 김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그런데 김씨는 과거 상표법 위반으로 선고받은 벌금을 내지 않아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2013년, 2014년도 형사처벌을 받았는데, 벌금으로 내라 했는데 그걸 안낸 거야. 그래서 수배가 된 거예요.”

그렇게 수배를 받던 중 폭행을 저질러 경찰에 붙잡혔는데 경찰이 그를 쫓았던 이유가 또 있었습니다.

지난 4일, 경찰이 김씨의 집에 들이닥쳤습니다.

<녹취> “정글을 만들어놨네, 정글을. 어떻게 이렇게...”

방 한 쪽에 벽돌로 쌓아 많든 깊이 15cm짜리 수조.

나무와 수풀이 울창하게 심어진 이곳에서 몸길이 1m 70cm의 악어 한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녹취> “가만히는 있네”

벌써 며칠 동안 굶었다는 이 악어, 사람이 옮기려 하자 공격자세를 취합니다.

전세계적으로 5천마리에 불과해 국제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된 샴악업니다.

주로 동남아 강가나 습지에서 사는데, 개인이 이렇게 집에서 키우는 건 엄연한 불법입니다.

<인터뷰> 원종억(대전 둔산경찰서 지능팀) : “다른 사람들이 키우지 않는 독특한 동물을 키우고 싶은 마음에 2008년도에 인터넷을 통해가지고 구입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씨는 당시 100만 원을 주고 샴악어를 구입한 뒤, 이렇게 집안에 사육장을 만들고 자신의 카메라로 악어를 촬영해 그 영상을 SNS에 올렸습니다.

SNS 팔로우가 무려 4만 명이나 되는 이른바 SNS 스타로 등극했습니다.

이후 김 씨는 더 잔혹하고 엽기적 영상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미안해 잘가. 진짜 준다”

살아있는 기니피그 한 마리를 손에 들고 있다 이렇게 작별인사와 함께 그대로 악어에게 주기도 합니다.

살아있는 동물을 먹이로 주는 충격적 영상이 공개되면서 동물학대 논란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7월 한 동물보호협회가 김 씨를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릅니다.

<인터뷰> 박소현(CARE 공동대표) : “동물들을 산 채로 주는 행위에 대해서 동물 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를 한 것이구요. 이 동물(악어)을 개인이 사육하거나 거래하거나 증식을 하는 것은 엄연히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행위죠.“

그렇게 경찰 수배를 받게 된 김씨, 그러나 그의 SNS 활동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모든 게 드러나면서 그의 악어 사육도, 악어 사육 동영상도 마침표를 찍게 됐습니다.

<인터뷰> 원종억(대전 둔산경찰서 지능팀) : “영상 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바람에 페이스북 스타가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엽기적인 행동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는데요.

<인터뷰> 박소현(CARE 공동대표) : “팬이 많아지고 광고 배너가 붙거나 이러면서 악어 사육 동영상을 올리면서 수입을 버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SNS에서 인기는 곧 돈이라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더 끌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깁니다.

전문성있는 또 특별한 콘텐츠가 없을 때 가장 쉽게 등장하는 게 바로 자극적이고 엽기적인 영상, 그렇게 해서 팔로우 수를 늘린다는 겁니다.

실제 96만 명 팔로우를 보유한 SNS 스타 신태일씨.

그의 SNS에는 자신의 다리 위로 차바퀴가 지나가고, 용접할 때 튀는 불똥을 얼굴에 맞는 것 등등 엽기적인 영상들이 가득합니다.

<인터뷰> 신태일(SNS 스타) : “저를 알리기 위함 이 70프로? 돈 목적이 30프로? 유명한 사람에게 광고가 들어와요.“

게임과 어플 광고 의뢰가 많아 괜찮은 수입원이라고 신 씨는 밝힙니다.

<인터뷰> 신태일(SNS 스타) : “월, 천만 원 이상 벌어요. 최소“

팔로우 수가 늘면 결국 수입도 늘게 된다는 얘기. 그래서 더 충격적 영상을 만들기 위해 불법도 서슴치 않게 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SNS가 누구나 접속을 할 수 있어 큰 문제로 이어질 우려도 존재합니다.

<인터뷰> 염건령(선임위원/한국범죄학연구소) : “미성년자나 아동이 너무 노출이 되어있거든요. 누구라도 하나 걸려서 처벌을 많이 받았다던가 세게 처벌받았다는 소문이 돌면 그런 행위를 자제하겠죠. 이건 어쩔 수 없는 일벌백계 효과거든요. 지금 뭐 유저들 스스로 자정 노력..이 단계는 지났다는 얘깁니다. “

SNS 스타가 되기 위해 김 씨가 이용됐던 샴악어는 현재 인근 동물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돈으로 환전된다는 이유로, 무너뜨린 SNS 상의 법과 윤리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