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알파고에 반격…내일 5국 전망은?

입력 2016.03.14 (17:33) 수정 2016.03.1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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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이겼습니다.

4번 만에 정말 어렵게 이겼습니다.

▼ 이세돌 감격의 첫 승 ▼

-어제 휴일 오후에 아마 TV 앞에서 환호성을 지른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2002년 월드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세돌 9단이 드디어 인공지능 알파고를 꺾고 역사적인 첫승을 거뒀죠.

-인류의 마지막 자본심을 지켰다는 보도가 이어지는데요.

이제 내일 5국 한 차례 남았습니다.

KBS 바둑해설위원인 박정상 9단 자리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어제 제가 3국에서도 4국에서도 박정상 해설위원의 해설을 보면서 특히 3국에서 아깝게 질 때 해설자 목소리 떨리는 것도 들었고 또 우리 이세돌 9단의 손 떨리는 것도 봤고 참 안타까운 시간이 지나고 어제 어렵게 이겼습니다.

이겼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소감이 어떠셨어요, 소회가?-일단 굉장히 기쁘죠.

저도 다른 국민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바둑인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기뻤고요.

그와 동시에 이세돌 9단의 불굴의 정신력에 대해서 같은 동료 프로기사지만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어제 대국 끝나고 혹시 이세돌 9단 만나보셨거나 통화하셨어요?

-이세돌 9단이 만약 패했다면 전화를 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지금 순풍을 달고 있지 않습니까?

이대로만 가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2국 끝나고 박정상 9단을 그때 뵀었잖아요.

그 결과를 듣고 참담해하시는 모습 그리고 정말 눈물까지 글썽글썽했던 그 모습이 기억이 나는데.

그런데 이세돌 9단이 그렇게 환하게 웃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저도 이세돌 9단과 안 지 한 2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그런 모습은 별로 못 본 것 같고요.

그 정도로 아주 의미 있는 1승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저희가 그동안의 대국을 또 화면으로 정리해 봤는데요.

보시죠.

감격의 첫승.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세돌은 환한 웃음을 드디어 되찾았습니다.

-한 판을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를 받아본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3패를 당하고 1승을 하니까 이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이 처음부터 웃을 수 있었던 건 아니었죠.

알파고와 첫 대결을 펼친 지난 9일 흔들림 없는 알파고에 고전하며 186수 만에 패했는데요.

-진다고 생각을 안 했는데 너무 놀랐고 초반의 실패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싶고요.

-이어진 2국에서도 이세돌은 신중하게 대국을 이어갔지만 승리는 알파고의 몫이었습니다.

-알파고는 100%는 아니지만 게임 전체의 양상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알파고는 대단히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초반 2연패를 당한 이세돌 9단.

밤새 지인들과 복기에 복기를 거듭하며 3국을 준비했습니다.

그럼에도 3연패를 당하자 모두가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이세돌 9단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패배는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것은 아니지 않나.

굉장히 놀라운 프로그램이지만 분명히 약점은 있는 것 같아요.

-이 말에 참 가슴 찡했었는데요.

이세돌의 예언대로 4국에 첫 승리를 거두며 대반격이 시작됐습니다.

승부사 이세돌만의 집념과 천재성이 내일 펼쳐질 마지막 5국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지 기대됩니다.

-이세돌이 진 거지 인간이 진 건 아니다.

많은 국민들이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하는 걸 보면서 굉장히 감동받았습니다.

약점이 있을 거라고 했는데 약점 찾아내고 그 어려운 부담감 속에 이겼습니다.

어제 보니까 알파고는 지면 어떻게 진 것을 선언할까, 어떻게 패배를 인정할까 했더니 이렇게 팝업창이 뜨더라고요.

-저도 사실 굉장히 궁금했었는데요.

지금까지 그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팝업창이 떴고 그것을 본 아자왕 박사가, 구글의 엔지니어인데요.

바둑판에 돌 2개를 얹어놓으면서 패배선언을 했습니다.

-그렇군요.

이세돌 9단 초반부터 굉장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어떤 전략이 먹힌 거라고 보십니까?-일단 제가 볼 때는 1국에서는 조금 얕봤고 2국에서는 또 너무 경직된 행마를 보여줬고요.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보다 보니까 이세돌 9단이 본인의 바둑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어제 대국에서는 이세돌 9단이 평소에 보여주던, 그러니까 다른 초일류 기사, 인간을 상대로 했던 모습을 보여주면서 결과가 좋게 나오지 않았나 싶고요.

결정적이었다는 것은 연산능력이 아무리 뛰어난 컴퓨터도 이세돌 9단이 굉장히 어려운 곳으로 판을 이끌어가니까 거기서 실수가 나왔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얘기 많이 하시는데 알파고의 학습능력만큼이나 이세돌 9단의 학습능력도 대단했던 것 같아요.

3번 만에 알파고를 파악하다니요.

-그렇죠.

학습능력이라고 하면 이세돌 9단이 조금 싫어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적응력은 확실히 뛰어난 것 같습니다.

-알파고의 허점을 파악했다고 그때 인터뷰에서 얘기를 했는데 어떤 약점을 파악한 걸까요?

-우선 초반 포석에 있어서 흑번일 때의 알파고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지난 2국에서도 그런 점이 드러났었고요.

그런데 좀 더 포석에 대해서 이세돌 9단이 신중하게 준비를 했다는 것이 느껴졌고 특히 중반전에 있어서 이세돌 9단이 가장 자신이 좋아하면서 알파고가 싫어할 만큰 그런 복잡한 전투로 이끌어내니까 알파고도 실수를 했습니다.

-어제 이세돌 9단의 불계승에 누구보다도 기뻐했을 분들 계시죠.

아마 그동안에 너무나 마음 졸이셨을 이세돌 9단의 가족들이 있을 텐데요.

저희가 이세돌 9단의 친누나이자 이세나 월간바둑 편집장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이 편집장님, 나와계시죠?

-네, 안녕하세요?

-먼저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어제 첫 승을 거뒀을 때 심정이 어떠셨어요?

-사실 1국~3국을 치르면서 굉장히 많이 충격을 받았을 텐데, 이번 패배 같은 경우는 본인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알파고의 실력이 생각보다 너무 강했고 또 준비 안 된 상태에서 패배를 당했기 때문에 그 충격이나 아픔이 훨씬 컸을 텐데.

그리고 또 전세계적인 관심과 인류 대표라는 부담감이 컸는데 그걸 조금이나마 내려놓은 것 같아서 안도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누나니까 막내동생에 대해서 아주 잘 아실 거잖아요.

그래서 이번 승리에 대해서 예감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사실 3국까지 졌을 때는 정말 알파고가 인간이 뛰어넘을 수 없는 수준인 건가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는데 3국이 끝나고 동생을 만났을 때 동생이 의외로 어떤 희망적인 얘기를 하고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면서 뭔가 4국에 대한 느낌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렇군요.

-이 편집장님, 저희가 봤을 때는 늘 차분한, 여유 있는 모습만 보여줬기 때문에 혹시 누나에게 1국, 2국, 3국 연달아 패배했을 때 혹시 어떤 감정이나 아쉬운 점을 내비치던가요?

-사실 저도 중요한 대회 기간 중에는 일부러 잘 만나지 않는데요.

3국은 끝나고 처음 기간 중에는 만났는데 같이 와 있는 부인한테 듣기로는 1, 2, 3국 매판 질 때마다 많이 힘이 들었을 텐데 숙소로 돌아와서 본인과 딸한테는 그런 표현을 전혀 안 했다고 들었습니다.

-누나도 바둑 전문가시고요.

3남 2녀로 알고 있는데요.

이세돌 9단의 또 형님도 프로기사인 이상훈 9단이잖아요.

어린시절부터 형제가 이렇게 바둑에 다 관심 있고 잘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버지가 바둑을 아주 좋아하셔서 저희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직접 가르쳐주셨습니다.

-지금 사진에 어린 시절 형제분들이 바둑 두시는 화면이 나가고 있는데.

이 편집장님, 요 며칠 SNS에 이런 글이 퍼졌어요.

이상훈 프로와 이세나 편집장이 계시고 그 아래 형님은 아버지가 머리가 썩 좋지 않다고 해서 바둑하지 말라고 해서, 그런데도 서울대 진학했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요.

사실 이상훈 9단하고 제가 바둑을 배웠던 시기와 또 이세돌 9단하고 바로 위의 작은형이 바둑을 배우던 시기는 차이가 있거든요.

그런데 작은형과 이세돌 9단이 같이 바둑을 배웠는데 사실 이세돌 9단이 조금 더 늦게 배워서 뛰어넘은 건 사실입니다.

-그렇군요, 워낙 재능이 있었군요.

-작은형도 다른 동네 아이들에 비해서 월등한 실력이었기 때문에 머리가 나빠서 그만뒀다 그건 아니고요.

-물론 아니겠죠.

내일 5국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5국은 제가 생각했을 때는 4국에서 1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뭔가 4국보다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본인이 원하는 뭔가 알파고의 실력을 정말 드러내보일 수 있는 그런 바둑으로 이끌 것 같고 뭔가 자신의 바둑을 마음껏 펼쳐보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희도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대국 지켜보면서 이런 질문을 하세요.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대결하게 된 배경이 세계에서 바둑을 제일 잘 두기기 때문 아니냐, 이렇게 질문하는데 어떻습니까? 꼭 그런 건 아니죠?

-현재 세계랭킹 1위라고 한다면 사실 중국의 커제 9단이 지난해에는 가장 성적이 좋았습니다.

이세돌 9단도 상대 전적에서 2승 8패로 뒤처지고 있고요.

하지만 지난 10년간 누가 가장 뛰어났느냐 하면 그건 압도적으로 이세돌 9단이고 그런 점도 구글측이 고려해서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매치시켰습니다.

-이세돌 9단의 그동안의 행적이나 스타일이 자유분방하거나 굉장히 창의적인 이런 점도 알파고와 대결하게 된 배경이 됐습니까?

-그렇죠.

이세돌 9단의 스타일 자체가 굉장히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기 때문에 구글측에서도 알파고의 약점을 파악하기에는 이세돌 9단만한 적임자가 없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이세돌 vs 알파고 마지막 대결, 전망은? ▼

-내일 1시부터 펼쳐지는 마지막 대결, 저희 KBS에서 중계를 하는데요.

어떻게 예상하세요?

일단 이세돌 9단이 불리한 흑돌을 잡겠다고 했거든요.

그냥 백돌 잡고 하면 좋겠는데, 우리 마음에는.

또 불리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서 흑돌을 잡겠다고 하니까 어떻게 예상하시는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일단 이세돌 9단의 도전정신에 대한 정말 감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다들 불리할 것이라고 하는 4국에서 3연패를 딛고 이겼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리하다고 하는 흑번을 쥐고 두겠다 본인이 먼저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리고 그것을 구글 측이 흔쾌히 받아들였고요.

그러면서 흑번으로 시작이 되는데 이세돌 9단이 비록 불리한 방식으로 시작이 될 수 있겠습니다마는 그래도 많은 준비를 한다면 역시 초반 포석이 중요할 텐데 그 부분만 잘 보완을 한다면 이세돌 9단의 흑번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저희 내일 방송으로 잘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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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 알파고에 반격…내일 5국 전망은?
    • 입력 2016-03-14 17:39:26
    • 수정2016-03-14 19: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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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이겼습니다.

4번 만에 정말 어렵게 이겼습니다.

▼ 이세돌 감격의 첫 승 ▼

-어제 휴일 오후에 아마 TV 앞에서 환호성을 지른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2002년 월드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세돌 9단이 드디어 인공지능 알파고를 꺾고 역사적인 첫승을 거뒀죠.

-인류의 마지막 자본심을 지켰다는 보도가 이어지는데요.

이제 내일 5국 한 차례 남았습니다.

KBS 바둑해설위원인 박정상 9단 자리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어제 제가 3국에서도 4국에서도 박정상 해설위원의 해설을 보면서 특히 3국에서 아깝게 질 때 해설자 목소리 떨리는 것도 들었고 또 우리 이세돌 9단의 손 떨리는 것도 봤고 참 안타까운 시간이 지나고 어제 어렵게 이겼습니다.

이겼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소감이 어떠셨어요, 소회가?-일단 굉장히 기쁘죠.

저도 다른 국민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바둑인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기뻤고요.

그와 동시에 이세돌 9단의 불굴의 정신력에 대해서 같은 동료 프로기사지만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어제 대국 끝나고 혹시 이세돌 9단 만나보셨거나 통화하셨어요?

-이세돌 9단이 만약 패했다면 전화를 할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지금 순풍을 달고 있지 않습니까?

이대로만 가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2국 끝나고 박정상 9단을 그때 뵀었잖아요.

그 결과를 듣고 참담해하시는 모습 그리고 정말 눈물까지 글썽글썽했던 그 모습이 기억이 나는데.

그런데 이세돌 9단이 그렇게 환하게 웃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저도 이세돌 9단과 안 지 한 2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그런 모습은 별로 못 본 것 같고요.

그 정도로 아주 의미 있는 1승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저희가 그동안의 대국을 또 화면으로 정리해 봤는데요.

보시죠.

감격의 첫승.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세돌은 환한 웃음을 드디어 되찾았습니다.

-한 판을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를 받아본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3패를 당하고 1승을 하니까 이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이 처음부터 웃을 수 있었던 건 아니었죠.

알파고와 첫 대결을 펼친 지난 9일 흔들림 없는 알파고에 고전하며 186수 만에 패했는데요.

-진다고 생각을 안 했는데 너무 놀랐고 초반의 실패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싶고요.

-이어진 2국에서도 이세돌은 신중하게 대국을 이어갔지만 승리는 알파고의 몫이었습니다.

-알파고는 100%는 아니지만 게임 전체의 양상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알파고는 대단히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초반 2연패를 당한 이세돌 9단.

밤새 지인들과 복기에 복기를 거듭하며 3국을 준비했습니다.

그럼에도 3연패를 당하자 모두가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이세돌 9단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패배는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것은 아니지 않나.

굉장히 놀라운 프로그램이지만 분명히 약점은 있는 것 같아요.

-이 말에 참 가슴 찡했었는데요.

이세돌의 예언대로 4국에 첫 승리를 거두며 대반격이 시작됐습니다.

승부사 이세돌만의 집념과 천재성이 내일 펼쳐질 마지막 5국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이어질지 기대됩니다.

-이세돌이 진 거지 인간이 진 건 아니다.

많은 국민들이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하는 걸 보면서 굉장히 감동받았습니다.

약점이 있을 거라고 했는데 약점 찾아내고 그 어려운 부담감 속에 이겼습니다.

어제 보니까 알파고는 지면 어떻게 진 것을 선언할까, 어떻게 패배를 인정할까 했더니 이렇게 팝업창이 뜨더라고요.

-저도 사실 굉장히 궁금했었는데요.

지금까지 그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팝업창이 떴고 그것을 본 아자왕 박사가, 구글의 엔지니어인데요.

바둑판에 돌 2개를 얹어놓으면서 패배선언을 했습니다.

-그렇군요.

이세돌 9단 초반부터 굉장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어떤 전략이 먹힌 거라고 보십니까?-일단 제가 볼 때는 1국에서는 조금 얕봤고 2국에서는 또 너무 경직된 행마를 보여줬고요.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보다 보니까 이세돌 9단이 본인의 바둑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어제 대국에서는 이세돌 9단이 평소에 보여주던, 그러니까 다른 초일류 기사, 인간을 상대로 했던 모습을 보여주면서 결과가 좋게 나오지 않았나 싶고요.

결정적이었다는 것은 연산능력이 아무리 뛰어난 컴퓨터도 이세돌 9단이 굉장히 어려운 곳으로 판을 이끌어가니까 거기서 실수가 나왔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얘기 많이 하시는데 알파고의 학습능력만큼이나 이세돌 9단의 학습능력도 대단했던 것 같아요.

3번 만에 알파고를 파악하다니요.

-그렇죠.

학습능력이라고 하면 이세돌 9단이 조금 싫어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적응력은 확실히 뛰어난 것 같습니다.

-알파고의 허점을 파악했다고 그때 인터뷰에서 얘기를 했는데 어떤 약점을 파악한 걸까요?

-우선 초반 포석에 있어서 흑번일 때의 알파고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지난 2국에서도 그런 점이 드러났었고요.

그런데 좀 더 포석에 대해서 이세돌 9단이 신중하게 준비를 했다는 것이 느껴졌고 특히 중반전에 있어서 이세돌 9단이 가장 자신이 좋아하면서 알파고가 싫어할 만큰 그런 복잡한 전투로 이끌어내니까 알파고도 실수를 했습니다.

-어제 이세돌 9단의 불계승에 누구보다도 기뻐했을 분들 계시죠.

아마 그동안에 너무나 마음 졸이셨을 이세돌 9단의 가족들이 있을 텐데요.

저희가 이세돌 9단의 친누나이자 이세나 월간바둑 편집장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이 편집장님, 나와계시죠?

-네, 안녕하세요?

-먼저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어제 첫 승을 거뒀을 때 심정이 어떠셨어요?

-사실 1국~3국을 치르면서 굉장히 많이 충격을 받았을 텐데, 이번 패배 같은 경우는 본인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알파고의 실력이 생각보다 너무 강했고 또 준비 안 된 상태에서 패배를 당했기 때문에 그 충격이나 아픔이 훨씬 컸을 텐데.

그리고 또 전세계적인 관심과 인류 대표라는 부담감이 컸는데 그걸 조금이나마 내려놓은 것 같아서 안도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누나니까 막내동생에 대해서 아주 잘 아실 거잖아요.

그래서 이번 승리에 대해서 예감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사실 3국까지 졌을 때는 정말 알파고가 인간이 뛰어넘을 수 없는 수준인 건가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는데 3국이 끝나고 동생을 만났을 때 동생이 의외로 어떤 희망적인 얘기를 하고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면서 뭔가 4국에 대한 느낌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렇군요.

-이 편집장님, 저희가 봤을 때는 늘 차분한, 여유 있는 모습만 보여줬기 때문에 혹시 누나에게 1국, 2국, 3국 연달아 패배했을 때 혹시 어떤 감정이나 아쉬운 점을 내비치던가요?

-사실 저도 중요한 대회 기간 중에는 일부러 잘 만나지 않는데요.

3국은 끝나고 처음 기간 중에는 만났는데 같이 와 있는 부인한테 듣기로는 1, 2, 3국 매판 질 때마다 많이 힘이 들었을 텐데 숙소로 돌아와서 본인과 딸한테는 그런 표현을 전혀 안 했다고 들었습니다.

-누나도 바둑 전문가시고요.

3남 2녀로 알고 있는데요.

이세돌 9단의 또 형님도 프로기사인 이상훈 9단이잖아요.

어린시절부터 형제가 이렇게 바둑에 다 관심 있고 잘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버지가 바둑을 아주 좋아하셔서 저희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직접 가르쳐주셨습니다.

-지금 사진에 어린 시절 형제분들이 바둑 두시는 화면이 나가고 있는데.

이 편집장님, 요 며칠 SNS에 이런 글이 퍼졌어요.

이상훈 프로와 이세나 편집장이 계시고 그 아래 형님은 아버지가 머리가 썩 좋지 않다고 해서 바둑하지 말라고 해서, 그런데도 서울대 진학했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요.

사실 이상훈 9단하고 제가 바둑을 배웠던 시기와 또 이세돌 9단하고 바로 위의 작은형이 바둑을 배우던 시기는 차이가 있거든요.

그런데 작은형과 이세돌 9단이 같이 바둑을 배웠는데 사실 이세돌 9단이 조금 더 늦게 배워서 뛰어넘은 건 사실입니다.

-그렇군요, 워낙 재능이 있었군요.

-작은형도 다른 동네 아이들에 비해서 월등한 실력이었기 때문에 머리가 나빠서 그만뒀다 그건 아니고요.

-물론 아니겠죠.

내일 5국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5국은 제가 생각했을 때는 4국에서 1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뭔가 4국보다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본인이 원하는 뭔가 알파고의 실력을 정말 드러내보일 수 있는 그런 바둑으로 이끌 것 같고 뭔가 자신의 바둑을 마음껏 펼쳐보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희도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대국 지켜보면서 이런 질문을 하세요.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대결하게 된 배경이 세계에서 바둑을 제일 잘 두기기 때문 아니냐, 이렇게 질문하는데 어떻습니까? 꼭 그런 건 아니죠?

-현재 세계랭킹 1위라고 한다면 사실 중국의 커제 9단이 지난해에는 가장 성적이 좋았습니다.

이세돌 9단도 상대 전적에서 2승 8패로 뒤처지고 있고요.

하지만 지난 10년간 누가 가장 뛰어났느냐 하면 그건 압도적으로 이세돌 9단이고 그런 점도 구글측이 고려해서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매치시켰습니다.

-이세돌 9단의 그동안의 행적이나 스타일이 자유분방하거나 굉장히 창의적인 이런 점도 알파고와 대결하게 된 배경이 됐습니까?

-그렇죠.

이세돌 9단의 스타일 자체가 굉장히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기 때문에 구글측에서도 알파고의 약점을 파악하기에는 이세돌 9단만한 적임자가 없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이세돌 vs 알파고 마지막 대결, 전망은? ▼

-내일 1시부터 펼쳐지는 마지막 대결, 저희 KBS에서 중계를 하는데요.

어떻게 예상하세요?

일단 이세돌 9단이 불리한 흑돌을 잡겠다고 했거든요.

그냥 백돌 잡고 하면 좋겠는데, 우리 마음에는.

또 불리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서 흑돌을 잡겠다고 하니까 어떻게 예상하시는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일단 이세돌 9단의 도전정신에 대한 정말 감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다들 불리할 것이라고 하는 4국에서 3연패를 딛고 이겼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리하다고 하는 흑번을 쥐고 두겠다 본인이 먼저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리고 그것을 구글 측이 흔쾌히 받아들였고요.

그러면서 흑번으로 시작이 되는데 이세돌 9단이 비록 불리한 방식으로 시작이 될 수 있겠습니다마는 그래도 많은 준비를 한다면 역시 초반 포석이 중요할 텐데 그 부분만 잘 보완을 한다면 이세돌 9단의 흑번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저희 내일 방송으로 잘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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