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분석] 총선 보도 충실한가?

입력 2016.03.20 (17:10) 수정 2016.03.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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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4·13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보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선거 보도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만큼 객관성과 공정성의 원칙을 보다 엄격히 지켜야 하는게 선거 보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먼저, 우리 언론들이 이런 원칙들을 얼마나 충실히 지키고 있는지 박현진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올해 총선은 과거에 비해 준비가 좀 늦어졌죠?

<답변>

네. 이번 총선은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다른 선거일정들이 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우선 그동안의 과정들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는 선거구간 인구편차를 최대 3배까지 허용한 당시 법률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녹취> KBS 뉴스9(2014.10.30.) : “헌재는 앞으로 인구가 가장 많은 선거구와 가장 적은 선거구의 인구 편차를 2대 1 이하로 줄이라고 결정했습니다.”

개정시한은 지난해 12월 31일. 그러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녹취>KBS 뉴스 9(1.1) : “오늘(1일) 새벽 0시부터 전국 모든 선거구가 없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여.야의 선거구 획정 합의가 불발됐기 때문인데요,”

이후에도 여야 갈등이 계속되면서 선거구 공백 62일만에, 선거일을 불과 42일 앞두고 새 선거구 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각 당에선 촉박한 일정에다 내부 갈등으로 후보 확정이 늦어졌고, 이른바 깜깜이 선거에 대한 우려가 나왔습니다.

<녹취>중앙일보(3.14. 1면) : “총선 D-30 대진표 확정 19곳 뿐 후보,공약 모두 깜깜이 총선”

<질문> 선거구 획정이 늦어진 만큼 후보자들이 공약이나 얼굴을 알릴 기회가 줄어든 셈인데 그럴 수록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답변>

네. 언론들은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을 제대로 검증해 전달해야 하는데,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각 정당들은, 지난 1월부터 속속 주요 공약들을 내놨습니다.

<녹취> 김정훈(새누리당 정책위의장 / 2.4.) :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경제,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퍼지는 따뜻한 경제, 차별과 격차 없이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보장되는 희망경제를 추구하는 패러다임입니다.”

<녹취> 이목희(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2.5.) : “청년에게 희망을, 어르신에게 효도를, 여성에게 지원을, 학부모에게 안심을, 중장년층에게 안정을. 이 다섯가지가 민생복지공약의 핵심 내용입니다. 슬로건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녹취> 안철수(국민의당 공동대표 / 2.11.) : “공익을 위한 정치를 간절히 원해야 그런 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공정성장법 패자부활법 컴백홈법은 그 시작입니다. 그리고 낙하산방지법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녹취> 심상정(정의당 상임대표 / 1.12.) : “정치혁신 첫번째 제안 기자회견 하겠습니다. 금권, 특권, 반칙, 표절, 갑질 없는 5무 국회를 위해서 국민의 눈높이 공천과 공천무한책임제를 제안합니다.”

미디어인사이드는 각 정당의 첫 공약이 발표된 후 각각 7일간 5개 일간지에 보도된 기사들을 분석해봤습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발사체 발사를 전후한 때라, 북한 관련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총선 보도량은 56건에 그쳤습니다.

보도 내용의 상당수는 정당이나 정치인들의 동향이나 판세 분석 등이었고 , 공약에 대한 소개나 분석이 일부라도 들어간 기사는 27%인 15건이었습니다.

소수정당의 기사는 더욱 부족했습니다.

이 가운데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의 공약 관련 기사는 없었습니다.

지상파 3사 메인뉴스도, 역시 북한 관련 보도가 많아지면서 각 정당의 첫 공약 발표이후 일주일동안 총선 관련 기사는 32건이었습니다.

선거구문제나 예비후보 동향, 여론조사결과 등의 기사가 많았고, 공약을 전한기사는 1건뿐이었습니다.

이후, 각 당의 후보 선정 작업이 본격화되면서부터는 언론들은 주로 그 결과를 전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여야 모두 계파간 싸움을 벌이느라 제대로 된 공약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동아일보(3.15.) : “총선 한달도 안남았는데.. 정책경쟁 실종. 여야가 4.13 총선에서 내건 대표 정책 중에는 뜬구름 잡는 얘기거나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공약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기사는 각 당의 후보자 공천, 경선 결과와 반발을 전하는데 집중됐습니다.

<인터뷰> 윤성옥(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 : “사실 정책을 다뤄주는 보도가 거의 없다는 게 첫 번째 문제이고요, 그저 그냥 여론조사 지지율, 누가 이긴다 진다 누가 출마했다 어떻게 대립하고 있다 이런 갈등 위주의 보도가 대부분인 문제점이 있고요.“

<질문> 선거 보도만큼 공정성과 형평성,객관성 논란이 이는 분야도 별로 없는데, 그 점에서는 문제가 없나요?

<답변>

네. 우리나라에서 선거 보도는 방송과, 신문, 인터넷 기사를 심의하는 기구가 각각 있는데요,

여기에서 제재를 받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방송된 채널A의 한 시사프로그램.

출연자들은 한 인물의 입당을 놓고 해당 인물의 성장과정과 과거사까지 거론하고 특정 정당에 대해서도

비난성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녹취>채널 A <쾌도난마>(1.26.) : “인륜,천륜을 저버리는 비열한 정치..”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이에 대해, 선거 관련 사실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다뤄야 하는 객관성과, 감정, 편견이 개입된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되는 사실보도 규정을 위반했다며 중징계인 경고를 의결했습니다.

또, JTBC의 한 시사프로그램은 한 지역의 표심을 분석하면서 당내 경선이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특정 예비후보 두 명만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JTBC <5시 정치부회의>(1.7.) : “예비후보의 한판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방송은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공정성 조항과 형평성, 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다며 권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또, MBC의 한 드라마에선 배경 화면에 한 입후보 예정자의 얼굴이 나와, 후보자의 출연효과를 금지한 규정 위반으로 주의 처분을 받았습니다.(MBC <내 딸,금사월>(1.17.))

신문과 인터넷 언론도 상당수 문제 사례들이 적발됐습니다.

사실 확인 없이 특정의원에 대한 의혹과 비판을 실은 한 지방지(<한길 뉴스>)와,

한 의원에 대해 유령당원 관리 의혹을 제기한 기사는 공정보도의무 위반으로 경고 결정문 게재 처분을 받았습니다.(<일요서울>)

반대로, 야무지고 일잘하는 국회의원이라며 현역 의원을 소개한 한 지방지도 역시 경고를 받았습니다.(<경인매일>)

이처럼 올해 선거보도 심의에서 제재를 받은 기사는 방송의 경우 지난 15일까지 22건.

신문 기사는 16일까지 53건, 인터넷 기사는 10일까지 67건에 이릅니다.

선거 기사의 경우 지역의 소규모 언론이나 인터넷 언론이라 하더라도, 그 영향력은 작지 않습니다.

<인터뷰> 안명규(중앙선관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심의팀장) : “지역의 작은 언론사들의 보도가 이뤄지면 그 보도를 관련해서 후보자들이 SNS에 선거 운동용으로 이용을 한다는 점입니다. 지역의 작은 언론사가 더 이상 작은 언론사가 아닙니다. 다른 매체들도 전이가 되기 때문에..”

<질문> 박 기자 이제 남은 기간만이라도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는데, 그렇다면, 선거 보도, 어떻게 하는게 바람직할까요?

<답변>

유권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그릇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공정하고 균형잡힌 보도, 또 여론조사에서 누가 누구를 앞질렀다는 식의 경마식 보도 보다는 정책 중심의 보도가 필요합니다.

 앞서 사례처럼, 심의기관들도 공정한 선거보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선거심의가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신문은 언론중재위 산하 선거기사심의위원회, 인터넷기사는 선관위 산하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각각 나눠서 맡고 있는데다 심의기준이 공정성, 형평성 등을 다뤄 추상적일 수 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명규(중앙선관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심의팀장) : “언론을 규제하는 기구다 보니까 이게 언론의 자유와 그 다음에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상충되는 그런 측면이 있거든요. 기구의 효율성이라든가 필요성 이런 것들을 따져볼 때는 당연히 통합이 돼서 운영이 되는 게 맞다라고 보여지고요,”

한편에선, 규제가 많다고 꼭 공정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언론사 스스로의 실천의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윤성옥(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 : “BBC는 후보자를 다루는 시간들을 재요. 그래서 얼마나 균형적으로 보도했는지를 스스로, 그러니까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공표한다는 거죠. 그래서 국민들에게 우리가 선거보도를 얼마나 공정하게 했는지 그거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서 공표하고 신뢰를 받는..”

기자협회도 총선 보도준칙을 마련하며 자정 노력에 나서고 있습니다.

모든 정당, 후보자에게 가능한 한 동등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하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할 목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회사나 기자의 정치적 성향, 이해관계를 배제해 공정한 보도를 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또,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을 분석, 검증하고 확인되지 않은 주장은 신중히 다루는 유익한 보도를 목표로 합니다.

이와 함께 지역주의는 배제하고 불법 타락 선거운동을 철저히 감시해 바른 선거 풍토를 조성한다는 내용입니다.

 <인터뷰> 김형준(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총선이라는 것은 심판의 개념도 있지만 미래를 향한 것이에요. 어떤 정당이 또는 누가 우리가 앞으로 대한민국을 끌고 갈것이냐는 미래를 보고 투표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는 상태에서 어느 인물이 낫다든지 어느 정당이 더 진보냐 보수냐 이런 식의 접근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 언론들은, 선거 보도가 정치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인터뷰> 이광재(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 “유권자가 묻고 듣고 싶어하는 의제를 중심으로 보도하는게 아니고 정치권이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을 받아 적는 과거의 선거 과정에서의 보도 행태와 다르지 않다. 정치인의 어깨 높이에서 보도하는게 아니라 유권자들의 팍팍한 삶 속에서 취재가 되어야 하고요, 선거 이후에 그 지역, 또 우리나라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예측해서 전달해주는 유권자 중심의 보도가 필요합니다.”

지난 19대 총선의 투표율은 54%였습니다.

언론들은 정치권의 갈등과 부정적 측면을 부각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조장하고 있지 않은지 또, 20대 총선에서는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반성과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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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이슈 분석] 총선 보도 충실한가?
    • 입력 2016-03-20 15:29:47
    • 수정2016-03-20 17: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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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4·13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보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선거 보도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만큼 객관성과 공정성의 원칙을 보다 엄격히 지켜야 하는게 선거 보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먼저, 우리 언론들이 이런 원칙들을 얼마나 충실히 지키고 있는지 박현진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올해 총선은 과거에 비해 준비가 좀 늦어졌죠?

<답변>

네. 이번 총선은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다른 선거일정들이 촉박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우선 그동안의 과정들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는 선거구간 인구편차를 최대 3배까지 허용한 당시 법률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녹취> KBS 뉴스9(2014.10.30.) : “헌재는 앞으로 인구가 가장 많은 선거구와 가장 적은 선거구의 인구 편차를 2대 1 이하로 줄이라고 결정했습니다.”

개정시한은 지난해 12월 31일. 그러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녹취>KBS 뉴스 9(1.1) : “오늘(1일) 새벽 0시부터 전국 모든 선거구가 없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여.야의 선거구 획정 합의가 불발됐기 때문인데요,”

이후에도 여야 갈등이 계속되면서 선거구 공백 62일만에, 선거일을 불과 42일 앞두고 새 선거구 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각 당에선 촉박한 일정에다 내부 갈등으로 후보 확정이 늦어졌고, 이른바 깜깜이 선거에 대한 우려가 나왔습니다.

<녹취>중앙일보(3.14. 1면) : “총선 D-30 대진표 확정 19곳 뿐 후보,공약 모두 깜깜이 총선”

<질문> 선거구 획정이 늦어진 만큼 후보자들이 공약이나 얼굴을 알릴 기회가 줄어든 셈인데 그럴 수록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답변>

네. 언론들은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을 제대로 검증해 전달해야 하는데,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각 정당들은, 지난 1월부터 속속 주요 공약들을 내놨습니다.

<녹취> 김정훈(새누리당 정책위의장 / 2.4.) :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경제,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퍼지는 따뜻한 경제, 차별과 격차 없이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보장되는 희망경제를 추구하는 패러다임입니다.”

<녹취> 이목희(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2.5.) : “청년에게 희망을, 어르신에게 효도를, 여성에게 지원을, 학부모에게 안심을, 중장년층에게 안정을. 이 다섯가지가 민생복지공약의 핵심 내용입니다. 슬로건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녹취> 안철수(국민의당 공동대표 / 2.11.) : “공익을 위한 정치를 간절히 원해야 그런 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공정성장법 패자부활법 컴백홈법은 그 시작입니다. 그리고 낙하산방지법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녹취> 심상정(정의당 상임대표 / 1.12.) : “정치혁신 첫번째 제안 기자회견 하겠습니다. 금권, 특권, 반칙, 표절, 갑질 없는 5무 국회를 위해서 국민의 눈높이 공천과 공천무한책임제를 제안합니다.”

미디어인사이드는 각 정당의 첫 공약이 발표된 후 각각 7일간 5개 일간지에 보도된 기사들을 분석해봤습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발사체 발사를 전후한 때라, 북한 관련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총선 보도량은 56건에 그쳤습니다.

보도 내용의 상당수는 정당이나 정치인들의 동향이나 판세 분석 등이었고 , 공약에 대한 소개나 분석이 일부라도 들어간 기사는 27%인 15건이었습니다.

소수정당의 기사는 더욱 부족했습니다.

이 가운데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의 공약 관련 기사는 없었습니다.

지상파 3사 메인뉴스도, 역시 북한 관련 보도가 많아지면서 각 정당의 첫 공약 발표이후 일주일동안 총선 관련 기사는 32건이었습니다.

선거구문제나 예비후보 동향, 여론조사결과 등의 기사가 많았고, 공약을 전한기사는 1건뿐이었습니다.

이후, 각 당의 후보 선정 작업이 본격화되면서부터는 언론들은 주로 그 결과를 전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여야 모두 계파간 싸움을 벌이느라 제대로 된 공약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동아일보(3.15.) : “총선 한달도 안남았는데.. 정책경쟁 실종. 여야가 4.13 총선에서 내건 대표 정책 중에는 뜬구름 잡는 얘기거나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공약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기사는 각 당의 후보자 공천, 경선 결과와 반발을 전하는데 집중됐습니다.

<인터뷰> 윤성옥(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 : “사실 정책을 다뤄주는 보도가 거의 없다는 게 첫 번째 문제이고요, 그저 그냥 여론조사 지지율, 누가 이긴다 진다 누가 출마했다 어떻게 대립하고 있다 이런 갈등 위주의 보도가 대부분인 문제점이 있고요.“

<질문> 선거 보도만큼 공정성과 형평성,객관성 논란이 이는 분야도 별로 없는데, 그 점에서는 문제가 없나요?

<답변>

네. 우리나라에서 선거 보도는 방송과, 신문, 인터넷 기사를 심의하는 기구가 각각 있는데요,

여기에서 제재를 받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방송된 채널A의 한 시사프로그램.

출연자들은 한 인물의 입당을 놓고 해당 인물의 성장과정과 과거사까지 거론하고 특정 정당에 대해서도

비난성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녹취>채널 A <쾌도난마>(1.26.) : “인륜,천륜을 저버리는 비열한 정치..”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이에 대해, 선거 관련 사실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다뤄야 하는 객관성과, 감정, 편견이 개입된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되는 사실보도 규정을 위반했다며 중징계인 경고를 의결했습니다.

또, JTBC의 한 시사프로그램은 한 지역의 표심을 분석하면서 당내 경선이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특정 예비후보 두 명만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JTBC <5시 정치부회의>(1.7.) : “예비후보의 한판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방송은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공정성 조항과 형평성, 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다며 권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또, MBC의 한 드라마에선 배경 화면에 한 입후보 예정자의 얼굴이 나와, 후보자의 출연효과를 금지한 규정 위반으로 주의 처분을 받았습니다.(MBC <내 딸,금사월>(1.17.))

신문과 인터넷 언론도 상당수 문제 사례들이 적발됐습니다.

사실 확인 없이 특정의원에 대한 의혹과 비판을 실은 한 지방지(<한길 뉴스>)와,

한 의원에 대해 유령당원 관리 의혹을 제기한 기사는 공정보도의무 위반으로 경고 결정문 게재 처분을 받았습니다.(<일요서울>)

반대로, 야무지고 일잘하는 국회의원이라며 현역 의원을 소개한 한 지방지도 역시 경고를 받았습니다.(<경인매일>)

이처럼 올해 선거보도 심의에서 제재를 받은 기사는 방송의 경우 지난 15일까지 22건.

신문 기사는 16일까지 53건, 인터넷 기사는 10일까지 67건에 이릅니다.

선거 기사의 경우 지역의 소규모 언론이나 인터넷 언론이라 하더라도, 그 영향력은 작지 않습니다.

<인터뷰> 안명규(중앙선관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심의팀장) : “지역의 작은 언론사들의 보도가 이뤄지면 그 보도를 관련해서 후보자들이 SNS에 선거 운동용으로 이용을 한다는 점입니다. 지역의 작은 언론사가 더 이상 작은 언론사가 아닙니다. 다른 매체들도 전이가 되기 때문에..”

<질문> 박 기자 이제 남은 기간만이라도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는데, 그렇다면, 선거 보도, 어떻게 하는게 바람직할까요?

<답변>

유권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그릇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공정하고 균형잡힌 보도, 또 여론조사에서 누가 누구를 앞질렀다는 식의 경마식 보도 보다는 정책 중심의 보도가 필요합니다.

 앞서 사례처럼, 심의기관들도 공정한 선거보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선거심의가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신문은 언론중재위 산하 선거기사심의위원회, 인터넷기사는 선관위 산하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각각 나눠서 맡고 있는데다 심의기준이 공정성, 형평성 등을 다뤄 추상적일 수 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명규(중앙선관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심의팀장) : “언론을 규제하는 기구다 보니까 이게 언론의 자유와 그 다음에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상충되는 그런 측면이 있거든요. 기구의 효율성이라든가 필요성 이런 것들을 따져볼 때는 당연히 통합이 돼서 운영이 되는 게 맞다라고 보여지고요,”

한편에선, 규제가 많다고 꼭 공정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언론사 스스로의 실천의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윤성옥(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 : “BBC는 후보자를 다루는 시간들을 재요. 그래서 얼마나 균형적으로 보도했는지를 스스로, 그러니까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공표한다는 거죠. 그래서 국민들에게 우리가 선거보도를 얼마나 공정하게 했는지 그거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서 공표하고 신뢰를 받는..”

기자협회도 총선 보도준칙을 마련하며 자정 노력에 나서고 있습니다.

모든 정당, 후보자에게 가능한 한 동등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하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할 목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회사나 기자의 정치적 성향, 이해관계를 배제해 공정한 보도를 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또,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을 분석, 검증하고 확인되지 않은 주장은 신중히 다루는 유익한 보도를 목표로 합니다.

이와 함께 지역주의는 배제하고 불법 타락 선거운동을 철저히 감시해 바른 선거 풍토를 조성한다는 내용입니다.

 <인터뷰> 김형준(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총선이라는 것은 심판의 개념도 있지만 미래를 향한 것이에요. 어떤 정당이 또는 누가 우리가 앞으로 대한민국을 끌고 갈것이냐는 미래를 보고 투표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는 상태에서 어느 인물이 낫다든지 어느 정당이 더 진보냐 보수냐 이런 식의 접근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 언론들은, 선거 보도가 정치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인터뷰> 이광재(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 “유권자가 묻고 듣고 싶어하는 의제를 중심으로 보도하는게 아니고 정치권이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을 받아 적는 과거의 선거 과정에서의 보도 행태와 다르지 않다. 정치인의 어깨 높이에서 보도하는게 아니라 유권자들의 팍팍한 삶 속에서 취재가 되어야 하고요, 선거 이후에 그 지역, 또 우리나라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예측해서 전달해주는 유권자 중심의 보도가 필요합니다.”

지난 19대 총선의 투표율은 54%였습니다.

언론들은 정치권의 갈등과 부정적 측면을 부각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조장하고 있지 않은지 또, 20대 총선에서는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반성과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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