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유령회사’…조세 회피처 폭로에 후폭풍

입력 2016.04.05 (21:27) 수정 2016.04.0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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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상 최대의 조세회피처 자료가 폭로됐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연루돼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의 유령회사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새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핵개발 연루 北 금융사 ‘파나마 페이퍼스’ 포함▼

<리포트>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의 도움으로 조세회피처에 세운 북한의 유령 회사는 DCB 파이낸스입니다.

북한의 첫 외국계 은행인 대동신용은행의 자회사로, 지난 2006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됐습니다.

설립자는 북한에 거주하는 영국인 나이젤 코위와 북한인 김철삼으로 되어 있습니다.

코위는 지난 1995년부터 20여 년 동안 북한의 역외 금융 거래를 도맡아온 인물입니다.

북한이 국제 사회의 금융제재를 피하고, 비밀계좌를 확보하기 위해 조세회피처에 유령 회사를 운영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 입장에서는 결국은 국제 사회의 제재가 미치지 못하는 이러한 조세회피처라든지 그 다음에 다른 방식을 이용해가지고 불법적인 자금을 이용할 수 있는..."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이 회사 계좌를 통해 흘러갔을 가능성이 큰 대목입니다.

실효성 있는 대북 제재를 위해서는 조세 회피처를 통한 거래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모색 폰세카, 국제 탈세범죄 온상▼

<기자 멘트>

이번에 폭로된 조세 회피 문건의 진원지는 파나마 최대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라는 곳입니다.

본사는 파나마에 있지만 1987년부터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지사를 설립해 역외 조세 회피 사업을 해왔습니다.

20만개가 넘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준 것으로 나타났는데, 주로 전세계 유력 정치인과 그들의 친인척, 부호, 스포츠나 연예계 스타들의 조세 회피 목적이었습니다.

조세 회피 지역의 단속이 심해지면 재빨리 다른 지역을 물색했는데, 버진 아일랜드에서 파나마로, 태평양의 니우에에서 사모아로 옮겨다녔습니다.

마피아나 마약 거래상까지 고객을 가리지 않는 대신 철저한 비밀 유지로 은밀하게 입소문이 나면서 국제 탈세 범죄의 온상이 됩니다.

"자동차 회사가 자신들이 만든 자동차가 강도 수단으로 사용될 지 알 수 없듯이 합법적으로 고객들의 회사 설립을 도울 뿐"이라는 모색 폰세카.

하지만 전 세계 전 현직 지도자를 포함한 광범위한 조세 회피 정황이 공개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대통령 탄핵 요구까지 나오는 등 파문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영은 기자입니다.

▼조세회피처 명단 폭로 전세계 후폭풍▼

<리포트>

아이슬란드에서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인구의 10분의 1인 3만여 명이 나섰을 정돕니다.

총리와 부인이 수백만 달러를 숨긴 의혹이 드러나면서 불신임 투표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녹취> 귄뢰이그손(아이슬란드 총리) : "확실히 사임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내도 항상 세금을 내왔고요."

역외 계좌 3개를 만든 사실이 드러난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탄핵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측근을 통한 2조 3천억 원의 돈세탁 의혹이 폭로됐고, 시진핑 국가 주석은 매형이 연루됐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 정부는 의혹을 강력 부인했습니다.

<녹취> 훙레이(중국 외교부 대변인) : "근거 없는 의혹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습니다."

미국과 프랑스, 스페인, 호주 등 명단에 자국민이 오른 국가의 세무 사법당국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녹취> 졸리언 몸(조세 전문 변호사) : "파나마의 비밀 보호법은 윤리적 결점이 있습니다. 범죄와 연관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죠."

탈세 의혹을 받는 전현직 국가 지도자만 12명.

공개를 앞둔 자료도 여전히 많아 조세회피 유출문건의 후폭풍은 확산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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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도 ‘유령회사’…조세 회피처 폭로에 후폭풍
    • 입력 2016-04-05 21:32:17
    • 수정2016-04-05 22:30:25
    뉴스 9
<앵커 멘트>

사상 최대의 조세회피처 자료가 폭로됐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연루돼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의 유령회사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새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핵개발 연루 北 금융사 ‘파나마 페이퍼스’ 포함▼

<리포트>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의 도움으로 조세회피처에 세운 북한의 유령 회사는 DCB 파이낸스입니다.

북한의 첫 외국계 은행인 대동신용은행의 자회사로, 지난 2006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됐습니다.

설립자는 북한에 거주하는 영국인 나이젤 코위와 북한인 김철삼으로 되어 있습니다.

코위는 지난 1995년부터 20여 년 동안 북한의 역외 금융 거래를 도맡아온 인물입니다.

북한이 국제 사회의 금융제재를 피하고, 비밀계좌를 확보하기 위해 조세회피처에 유령 회사를 운영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조봉현(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 입장에서는 결국은 국제 사회의 제재가 미치지 못하는 이러한 조세회피처라든지 그 다음에 다른 방식을 이용해가지고 불법적인 자금을 이용할 수 있는..."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이 회사 계좌를 통해 흘러갔을 가능성이 큰 대목입니다.

실효성 있는 대북 제재를 위해서는 조세 회피처를 통한 거래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모색 폰세카, 국제 탈세범죄 온상▼

<기자 멘트>

이번에 폭로된 조세 회피 문건의 진원지는 파나마 최대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라는 곳입니다.

본사는 파나마에 있지만 1987년부터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지사를 설립해 역외 조세 회피 사업을 해왔습니다.

20만개가 넘는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준 것으로 나타났는데, 주로 전세계 유력 정치인과 그들의 친인척, 부호, 스포츠나 연예계 스타들의 조세 회피 목적이었습니다.

조세 회피 지역의 단속이 심해지면 재빨리 다른 지역을 물색했는데, 버진 아일랜드에서 파나마로, 태평양의 니우에에서 사모아로 옮겨다녔습니다.

마피아나 마약 거래상까지 고객을 가리지 않는 대신 철저한 비밀 유지로 은밀하게 입소문이 나면서 국제 탈세 범죄의 온상이 됩니다.

"자동차 회사가 자신들이 만든 자동차가 강도 수단으로 사용될 지 알 수 없듯이 합법적으로 고객들의 회사 설립을 도울 뿐"이라는 모색 폰세카.

하지만 전 세계 전 현직 지도자를 포함한 광범위한 조세 회피 정황이 공개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대통령 탄핵 요구까지 나오는 등 파문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영은 기자입니다.

▼조세회피처 명단 폭로 전세계 후폭풍▼

<리포트>

아이슬란드에서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인구의 10분의 1인 3만여 명이 나섰을 정돕니다.

총리와 부인이 수백만 달러를 숨긴 의혹이 드러나면서 불신임 투표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녹취> 귄뢰이그손(아이슬란드 총리) : "확실히 사임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내도 항상 세금을 내왔고요."

역외 계좌 3개를 만든 사실이 드러난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탄핵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측근을 통한 2조 3천억 원의 돈세탁 의혹이 폭로됐고, 시진핑 국가 주석은 매형이 연루됐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 정부는 의혹을 강력 부인했습니다.

<녹취> 훙레이(중국 외교부 대변인) : "근거 없는 의혹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습니다."

미국과 프랑스, 스페인, 호주 등 명단에 자국민이 오른 국가의 세무 사법당국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녹취> 졸리언 몸(조세 전문 변호사) : "파나마의 비밀 보호법은 윤리적 결점이 있습니다. 범죄와 연관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죠."

탈세 의혹을 받는 전현직 국가 지도자만 12명.

공개를 앞둔 자료도 여전히 많아 조세회피 유출문건의 후폭풍은 확산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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