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② 터키 대통령, 독일 코미디언 처벌 요구

입력 2016.04.14 (18:06) 수정 2016.04.1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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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터키 대통령을 방송에서 풍자한 독일 코미디언에 대해, 터키 정부가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양국 관계가 얼어붙고, 메르켈 독일 총리도 곤혹스런 처지인데요.

어떤 속사정인지 베를린 연결합니다.

<질문>
이민우 특파원,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터키 정부가 처벌까지 요구하고 있나요?

<답변>
네, 한 방송 심야토크쇼에서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풍자하는 시를 읊은 건데요. 방송 내용 보시죠.

<녹취> "에르도안 대통령은 바보, 겁쟁이.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많이 납니다."

사실 이 번역은 많이 완화된 표현이고요.

실제로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성적인 내용으로 조롱합니다.

얀 뵈머만이라는 독일 코미디언인데, 방송 직후 터키 정부가 뵈머만을 처벌해달라고 직접 고소까지 한 것이죠.

현재 뵈머만은 신변의 위협을 느껴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구요, 수백건의 민사 소송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질문>
독일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한마디로 애매모호합니다.

처벌 여부를 며칠 내로 결론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독일 내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외국 정상을 풍자했다고 처벌한다는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 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는 것이죠.

또 메르켈 총리가 터키 눈치를 너무 보고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여론이 더욱 악화됐습니다.

그러자 메르켈 총리도 파문 차단에 주력했는데요.

<녹취> 메르켈(독일 총리) : "우리는 헌법 5조에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 예술의 자유와 같은 근본 가치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독일의 근본 가치임을 강조하면서, 자국 내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이죠.

<질문>
메르켈 총리가 왜 터키에 대해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거죠?

<답변>
네, 바로 난민 문제 때문인데요.

독일과 유럽은 난민 문제 해결에 있어 터키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메르켈 총리가 터키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자니 언론의 자유를 포기했다, 이런 비난이 쏟아질게 불보듯 뻔하고, 반대로 터키의 요구를 무시하자니 앞으로 난민 문제 해결에 있어 어려움이 예상되고,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혹스런 처지에 놓인 것이죠.

<질문>
그런데 최근 터키에서는 언론과 관련된 논란이 끊이질 않네요?

<답변>
네, 대통령을 모욕한 혐의로 수 십여명의 기자를 감옥에 가뒀죠.

그래서 언론 탄압이다, 독재다,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대다수 유럽 국가가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에 부정적이지만, 난민 문제라는 현실앞에서 어쩔 수 없이 타협하고 외면하고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를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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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14 18:09:12
    • 수정2016-04-14 18:40:04
    글로벌24
<앵커 멘트>

터키 대통령을 방송에서 풍자한 독일 코미디언에 대해, 터키 정부가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양국 관계가 얼어붙고, 메르켈 독일 총리도 곤혹스런 처지인데요.

어떤 속사정인지 베를린 연결합니다.

<질문>
이민우 특파원,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터키 정부가 처벌까지 요구하고 있나요?

<답변>
네, 한 방송 심야토크쇼에서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풍자하는 시를 읊은 건데요. 방송 내용 보시죠.

<녹취> "에르도안 대통령은 바보, 겁쟁이.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많이 납니다."

사실 이 번역은 많이 완화된 표현이고요.

실제로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성적인 내용으로 조롱합니다.

얀 뵈머만이라는 독일 코미디언인데, 방송 직후 터키 정부가 뵈머만을 처벌해달라고 직접 고소까지 한 것이죠.

현재 뵈머만은 신변의 위협을 느껴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구요, 수백건의 민사 소송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질문>
독일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한마디로 애매모호합니다.

처벌 여부를 며칠 내로 결론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독일 내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외국 정상을 풍자했다고 처벌한다는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 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는 것이죠.

또 메르켈 총리가 터키 눈치를 너무 보고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여론이 더욱 악화됐습니다.

그러자 메르켈 총리도 파문 차단에 주력했는데요.

<녹취> 메르켈(독일 총리) : "우리는 헌법 5조에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 예술의 자유와 같은 근본 가치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독일의 근본 가치임을 강조하면서, 자국 내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이죠.

<질문>
메르켈 총리가 왜 터키에 대해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거죠?

<답변>
네, 바로 난민 문제 때문인데요.

독일과 유럽은 난민 문제 해결에 있어 터키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메르켈 총리가 터키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자니 언론의 자유를 포기했다, 이런 비난이 쏟아질게 불보듯 뻔하고, 반대로 터키의 요구를 무시하자니 앞으로 난민 문제 해결에 있어 어려움이 예상되고,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혹스런 처지에 놓인 것이죠.

<질문>
그런데 최근 터키에서는 언론과 관련된 논란이 끊이질 않네요?

<답변>
네, 대통령을 모욕한 혐의로 수 십여명의 기자를 감옥에 가뒀죠.

그래서 언론 탄압이다, 독재다,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대다수 유럽 국가가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에 부정적이지만, 난민 문제라는 현실앞에서 어쩔 수 없이 타협하고 외면하고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를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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