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음주에 불법 낚시까지…해양 안전 ‘나 몰라라’

입력 2016.04.16 (21:25) 수정 2016.04.1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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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백여 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은 해체돼 국민안전처로 흡수됐습니다.

이후 연안 여객선의 안전은 신설된 해사안전감독관이 맡고, 기능이 축소된 해경은 중소 규모 놀잇배와 나룻배, 낚싯배 안전만 감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낚싯배 돌고래호가 전복돼 18명의 인명 피해가 났고, 중소 선박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단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실태를 유지향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벽녘 선착장에서 손님들을 태운 20인승 낚싯배가 출항 대기 중입니다.

올해부터 신분증 확인이 의무화됐지만 배에 탈 때까지 확인 한 번 없습니다.

<인터뷰> 낚싯배 관계자(음성변조) : "(그러면 이따 신분증 검사할 때...) 검사 안해요. (승선신고서) 명단 넘기는게 중요한 거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출발 전부터 술자리가 펼쳐지고,

<인터뷰> 낚시꾼 승객(음성변조) : "소주 2병 드셔야 된다니까...선장님, 오늘 파이팅입니다."

이를 제재해야 할 선장은 모른 척 합니다.

낚시꾼을 가득 채운 50인승 선박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올해부터 구명조끼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안 입은 승객이 더 많습니다.

승객 안전을 챙기기는 커녕 슬그머니 방조제 뒤로 배를 돌리는 선장.

<인터뷰> 50인승 낚싯배 선장(음성변조) : "낚시 금지 구역이니까 잘 보라구, 나와서.."

불법 낚시를 하라며 부추깁니다.

봄철 잦아지는 짙은 안개 탓에 출항 지연이 길어지자 승객들의 불만을 달래는 겁니다.

<인터뷰> 50인승 낚싯배 선원(음성변조) : "여기가 원래 낚시를 못하게 돼 있어. 근데 안개가 껴서 괜찮아 (안보이니까요?) 응응."

출항 후에도 낚시금지구역에 모여 버젓이 낚시를 하는 승객들, 단속해야 할 해경 경비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세월호 1주기였던 지난해 출항 전 안전 교육 등 안전 강화에 나섰던 해경이 1년 새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인터뷰> 해경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 유선과 도선에 술이 많잖아요. 단속하는 것에 대해서 민원 발생 소지가 굉장히 많습니다. (해경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은, 맞은 기관이다 보니까...지휘부가 지금 상당히 민감한 상태라."

지난해 발생한 해양 사고 건수는 2천 백여 건에 사상자는 약 4백명, 세월호 참사 이전에 비해 오히려 늘었습니다.

<인터뷰> 낚싯배 선장(음성변조) : "(술) 먹는 사람들은 많이 먹죠. 싸움할 정도로 먹죠. 싸움할 정도로...물에 빠져 죽은 사람도 있어요. 술 많이 먹고 떨어져서..."

대형 여객선 관리는 강화된 반면 중소 규모 어선을 중심으로 사각지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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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16 21:29:16
    • 수정2016-04-16 22: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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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백여 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은 해체돼 국민안전처로 흡수됐습니다.

이후 연안 여객선의 안전은 신설된 해사안전감독관이 맡고, 기능이 축소된 해경은 중소 규모 놀잇배와 나룻배, 낚싯배 안전만 감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낚싯배 돌고래호가 전복돼 18명의 인명 피해가 났고, 중소 선박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단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실태를 유지향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벽녘 선착장에서 손님들을 태운 20인승 낚싯배가 출항 대기 중입니다.

올해부터 신분증 확인이 의무화됐지만 배에 탈 때까지 확인 한 번 없습니다.

<인터뷰> 낚싯배 관계자(음성변조) : "(그러면 이따 신분증 검사할 때...) 검사 안해요. (승선신고서) 명단 넘기는게 중요한 거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출발 전부터 술자리가 펼쳐지고,

<인터뷰> 낚시꾼 승객(음성변조) : "소주 2병 드셔야 된다니까...선장님, 오늘 파이팅입니다."

이를 제재해야 할 선장은 모른 척 합니다.

낚시꾼을 가득 채운 50인승 선박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올해부터 구명조끼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안 입은 승객이 더 많습니다.

승객 안전을 챙기기는 커녕 슬그머니 방조제 뒤로 배를 돌리는 선장.

<인터뷰> 50인승 낚싯배 선장(음성변조) : "낚시 금지 구역이니까 잘 보라구, 나와서.."

불법 낚시를 하라며 부추깁니다.

봄철 잦아지는 짙은 안개 탓에 출항 지연이 길어지자 승객들의 불만을 달래는 겁니다.

<인터뷰> 50인승 낚싯배 선원(음성변조) : "여기가 원래 낚시를 못하게 돼 있어. 근데 안개가 껴서 괜찮아 (안보이니까요?) 응응."

출항 후에도 낚시금지구역에 모여 버젓이 낚시를 하는 승객들, 단속해야 할 해경 경비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세월호 1주기였던 지난해 출항 전 안전 교육 등 안전 강화에 나섰던 해경이 1년 새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인터뷰> 해경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 유선과 도선에 술이 많잖아요. 단속하는 것에 대해서 민원 발생 소지가 굉장히 많습니다. (해경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은, 맞은 기관이다 보니까...지휘부가 지금 상당히 민감한 상태라."

지난해 발생한 해양 사고 건수는 2천 백여 건에 사상자는 약 4백명, 세월호 참사 이전에 비해 오히려 늘었습니다.

<인터뷰> 낚싯배 선장(음성변조) : "(술) 먹는 사람들은 많이 먹죠. 싸움할 정도로 먹죠. 싸움할 정도로...물에 빠져 죽은 사람도 있어요. 술 많이 먹고 떨어져서..."

대형 여객선 관리는 강화된 반면 중소 규모 어선을 중심으로 사각지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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