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단층’ 2천 개 분포…日 ‘수도권 강진’ 우려

입력 2016.04.18 (21:04) 수정 2016.04.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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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연쇄 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일본의 활단층은 확인된 것만 2천 개가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활단층의 일부는 아소산 뿐만 아니라 일본 본섬의 후지산까지 연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진이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활단층 아소산까지 연결”…혼슈도 자극 가능성▼

<리포트>

구마모토 지진 최대 피해지역인 마시키마치에서 활단층의 움직임으로 발생한 균열입니다.

폭 2미터, 길이만 수백 미터에 이르는 이 활단층은 언제든 지진이 일어나게 할 수 있는 이른바 살아있는 단층입니다.

<녹취> 나카타(히로시마대학 명예교수) : "이번 지진의 진원이 이 활단층이라는 사실을 현장에서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일본 국토지리원은 이처럼 확인된 활단층만 일본 전역에 2천개가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97곳은 지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분류됐습니다.

특히, 후타가와 단층대 구간이 규슈 지역의 활화산 아소산의 분화구와 연결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추가 폭발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활단층이 자칫 화산의 마그마를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에 일본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일본 지진조사위원회는 이토이가와-시즈오카 구조선 단층대에 속한 후지산 인근의 활단층도 강진을 일으킬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주민 : "언제 또 큰 지진이 닥칠 지 걱정입니다. 특히 밤에는 정말 불안합니다.”

이 때문에 구마모토에서 활단층으로 촉발된 연쇄 지진이 수도권인 혼슈 지역까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활성단층은 지진 ‘화약고’▼

<기자 멘트>

마치 두부를 자른 듯 반듯하게 솟아오른 지표면, 보이시나요.

지하에 숨어있던 활단층이 지진을 일으키며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보통 지진은 암석에 가해지는 힘이 응집되다가 방출되면서 단층이 만들어지고 땅이 흔들려 발생하는데요.

지진 이후 응집된 힘이 풀리면서 이동이 멈추면, 비활성단층이 되지만 여전히 계속 힘이 쌓이고 지속적으로 움직이며 지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단층을 활단층이라고 말합니다.

활단층에 의해 육지에서 일어나는 지진은 바다에서 일어나는 것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진원의 깊이가 보통 지표면에서 25km 이내로, 지표면으로 전달하는 에너지가 크고 사람이 사는 지역 바로 밑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피해는 오히려 더 클 수 있습니다.

19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지진과 1999년 타이완 대지진, 그리고 2008년 중국 쓰촨 대지진도 이 활단층에 의한 지진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활단층을 정확히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하 활단층은 오랜 세월 모래나 진흙이 쌓이며 두꺼운 퇴적층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일본의 이번 지진도, 바로 이 활단층에 의한 내륙형 지진으로 보이는데요.

그 현장을 박재우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연쇄지진…활단층 현장을 가다▼

<리포트>

활단층으로 균열된 현장.

보리밭 사이로 길게 땅이 갈라져 있습니다.

활단층의 오른쪽은 땅이 전혀 움직이지 않아 낡은 창고가 그대로 있지만, 왼쪽의 마을은 곳곳이 붕괴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활단층이 발생한 곳을 따라 재난 영화에서나 봤던 것처럼 땅이 쩍쩍 갈라져 있습니다.

<녹취> 와고(마을 주민) : "깜짝 놀랐습니다.이렇게 확실히 (활단층이)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이웃 마을 들판에도 활단층의 모습이 길게 이어져있습니다.

갈라진 땅 사이로 팔이 쑥쑥 들어갑니다.

심한 곳은 크기가 30~40cm가 넘습니다.

폭 2m가 넘는 활단층은 밭에서 도로와 콘크리트 제방을 넘어 산 기슭의 마을까지 이어져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활단층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골목길은 땅이 뒤틀리면서 큰 구멍이 생기거나 높이 솟아오르는 등 곳곳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차량들이 제대로 지나갈 수 없을 정도입니다.

`활단층`은 마당 안으로, 창고 앞으로, 주택 바로 옆으로, 완전히 마을을 가로질렀습니다.

지진이 발생하기 불과 사흘 전에 새 집에 입주했던 `니시야마`씨는 집 앞의 `활단층`이 계속 움직이자, 대피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니시야마(마을 주민) : "불필요한 짐은 내려놓고 피난소로 가려고 합니다."

이례적으로 지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 `활단층`의 길이는 50km.

남서쪽으로 이동하면서 계속 `여진`을 일으키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구마모토에서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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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단층’ 2천 개 분포…日 ‘수도권 강진’ 우려
    • 입력 2016-04-18 21:05:46
    • 수정2016-04-19 09: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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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연쇄 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 일본의 활단층은 확인된 것만 2천 개가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활단층의 일부는 아소산 뿐만 아니라 일본 본섬의 후지산까지 연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진이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활단층 아소산까지 연결”…혼슈도 자극 가능성▼ <리포트> 구마모토 지진 최대 피해지역인 마시키마치에서 활단층의 움직임으로 발생한 균열입니다. 폭 2미터, 길이만 수백 미터에 이르는 이 활단층은 언제든 지진이 일어나게 할 수 있는 이른바 살아있는 단층입니다. <녹취> 나카타(히로시마대학 명예교수) : "이번 지진의 진원이 이 활단층이라는 사실을 현장에서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일본 국토지리원은 이처럼 확인된 활단층만 일본 전역에 2천개가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97곳은 지진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분류됐습니다. 특히, 후타가와 단층대 구간이 규슈 지역의 활화산 아소산의 분화구와 연결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추가 폭발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활단층이 자칫 화산의 마그마를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에 일본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일본 지진조사위원회는 이토이가와-시즈오카 구조선 단층대에 속한 후지산 인근의 활단층도 강진을 일으킬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주민 : "언제 또 큰 지진이 닥칠 지 걱정입니다. 특히 밤에는 정말 불안합니다.” 이 때문에 구마모토에서 활단층으로 촉발된 연쇄 지진이 수도권인 혼슈 지역까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활성단층은 지진 ‘화약고’▼ <기자 멘트> 마치 두부를 자른 듯 반듯하게 솟아오른 지표면, 보이시나요. 지하에 숨어있던 활단층이 지진을 일으키며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보통 지진은 암석에 가해지는 힘이 응집되다가 방출되면서 단층이 만들어지고 땅이 흔들려 발생하는데요. 지진 이후 응집된 힘이 풀리면서 이동이 멈추면, 비활성단층이 되지만 여전히 계속 힘이 쌓이고 지속적으로 움직이며 지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단층을 활단층이라고 말합니다. 활단층에 의해 육지에서 일어나는 지진은 바다에서 일어나는 것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진원의 깊이가 보통 지표면에서 25km 이내로, 지표면으로 전달하는 에너지가 크고 사람이 사는 지역 바로 밑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피해는 오히려 더 클 수 있습니다. 19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지진과 1999년 타이완 대지진, 그리고 2008년 중국 쓰촨 대지진도 이 활단층에 의한 지진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활단층을 정확히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하 활단층은 오랜 세월 모래나 진흙이 쌓이며 두꺼운 퇴적층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일본의 이번 지진도, 바로 이 활단층에 의한 내륙형 지진으로 보이는데요. 그 현장을 박재우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연쇄지진…활단층 현장을 가다▼ <리포트> 활단층으로 균열된 현장. 보리밭 사이로 길게 땅이 갈라져 있습니다. 활단층의 오른쪽은 땅이 전혀 움직이지 않아 낡은 창고가 그대로 있지만, 왼쪽의 마을은 곳곳이 붕괴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활단층이 발생한 곳을 따라 재난 영화에서나 봤던 것처럼 땅이 쩍쩍 갈라져 있습니다. <녹취> 와고(마을 주민) : "깜짝 놀랐습니다.이렇게 확실히 (활단층이)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이웃 마을 들판에도 활단층의 모습이 길게 이어져있습니다. 갈라진 땅 사이로 팔이 쑥쑥 들어갑니다. 심한 곳은 크기가 30~40cm가 넘습니다. 폭 2m가 넘는 활단층은 밭에서 도로와 콘크리트 제방을 넘어 산 기슭의 마을까지 이어져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활단층을 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골목길은 땅이 뒤틀리면서 큰 구멍이 생기거나 높이 솟아오르는 등 곳곳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차량들이 제대로 지나갈 수 없을 정도입니다. `활단층`은 마당 안으로, 창고 앞으로, 주택 바로 옆으로, 완전히 마을을 가로질렀습니다. 지진이 발생하기 불과 사흘 전에 새 집에 입주했던 `니시야마`씨는 집 앞의 `활단층`이 계속 움직이자, 대피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니시야마(마을 주민) : "불필요한 짐은 내려놓고 피난소로 가려고 합니다." 이례적으로 지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 `활단층`의 길이는 50km. 남서쪽으로 이동하면서 계속 `여진`을 일으키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구마모토에서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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