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과학기술 50주년…우주강국의 꿈

입력 2016.04.21 (21:27) 수정 2016.04.2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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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고 이제 3년이 흘렀습니다.

당시 1단 발사체는 러시아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 기술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나섰는데요.

오늘(21일) 제49회 과학의 날에서도 달 탐사와 우주 개발이 강조됐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 "우리가 지금은 세계 수준의 위성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나로호 발사 성공에 이어 우리 기술로 발사체를 개발하고 달 탐사를 추진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우주 개발 분야에서 우리는 후발주자로 인식돼왔습니다.

그러나 이미 1950년대 말 우리나라에서도 로켓 개발 붐이 불어 세계적인 로켓 발사 시험장을 갖췄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먼저 신방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1950년대 로켓 발사…카메라도 탑재 확인▼

<리포트>

1959년에 발행된 미국의 로켓 전문저널입니다.

세계에 분포하는 미사일과 로켓 시험 발사장을 표시한 지도에 인천이라는 지명이 보입니다.

구소련과 미국이 앞다퉈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1950년대 말, 우리도 인천에서 두 차례나 로켓 발사를 시도한 겁니다.

<녹취> "7월 27일 국방부 과학연구소에서 연구 제작한 국산 로켓의 발사 시험이 인천 해변에서 거행됐습니다."

이승만 대통령과 유엔사령관 등 2만여 명의 인파 속에 발사된 로켓, 특히 3단 로켓 1기는 육안으로 단 분리까지 확인됐고 101초간 비행했습니다.

<인터뷰> 안형준(박사/과학기술정책연구원) : "처음 연구를 시작한 것이었기 때문에 로켓의 궤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텔레메트리, 송수신 장치 정도를 가지고 있었고요."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자주 국방과 국민적 자긍심 고취를 위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로켓 개발을 밀어부친 것으로 전해집니다.

성공의 기쁨도 잠시, 4.19와 5.16 등 정치적 격동 속에 정부 주도 로켓 개발의 꿈은 사그라듭니다.

대신 인하공대를 중심으로 민간의 연구개발은 계속됐습니다.

1960년대 중반까지 11기의 다단 로켓 발사가 이뤄졌고 고체 추진제를 직접 개발하는 등 새로운 도전도 거듭됩니다.

<인터뷰> 최상혁(박사/美 NASA 랭글리연구소) : "발사 장소까지 가는데 차편이 없어서 지프차를 타고 가는데, 1단 로켓을 제 무릎에 얹고 갔어요(웃음)...진동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죠."

한반도 전역을 촬영하는 35mm 카메라와 함께 실험용 쥐를 로켓에 실어 중력에 따른 심전도 변화도 측정했습니다.

1950년대 말 시작된 로켓 개발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한국형 발사체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전세계 우주 개발 경쟁…한국은 어디쯤?▼

<기자 멘트>

지난해 12월, 일본이 발사한 금성 탐사선이 궤도에 안착했습니다.

2년 전엔 소행성 탐사를 위한 두번째 로켓도 발사했는데요.

일본은 이미 1970년 세계 4번째로 인공위성 자력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우리의 로켓 개발 시기와 비슷한 1955년, 도쿄대에서 개발한 연필 크기의 펜슬 로켓에서 시작해서 지금의 우주 강국이 된 겁니다.

다른 우주 선진국들의 기술수준은 어떨까요?

유럽우주국은 차세대 발사체 아리안 6호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는데요,

주요 부품을 3D 프린터로 찍어낼 정도로 생산라인의 효율을 높여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미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인 미국 나사는 화성 등 심우주 탐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대신 위성 발사나 우주 화물 운반 등의 업무는 이미 민간업체가 이어받았는데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 X는 지상뿐만 아니라 해상에서도 1단 로켓 회수에 성공해 머지않아 로켓도 재활용할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9백조 원 규모로 성장할 우주시장 선점을 위해 이렇게 경쟁이 뜨거운데요,

2020년 달탐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의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어느 정도 진척됐을까요?

이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75톤급 엔진 첫 점화…우리도 달로▼

<리포트>

굉음과 함께 불이 번쩍입니다.

지난달 국내 기술로 완성된 75톤급 엔진에 처음으로 불을 댕긴 순간입니다.

한국형 발사체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75톤 엔진입니다.

이 엔진 4개를 묶어서 200톤에 달하는 로켓을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리게 됩니다.

이미 100초 동안의 연소 실험을 마친 3단 로켓용 7톤 엔진을 비롯해 75톤 엔진 등 주요 부품 모두 독자 기술로 개발됐습니다.

<인터뷰> 여태민(로켓엔진 개발업체 생산 담당) : "항공기 엔진을 개발하고 생산해왔던 기술을 바탕으로 해서 지구뿐만 아니라 지구 밖까지 벗어나는, 우주로까지 진출해보자는 관점에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200차례가 넘는 연소 실험과 시험 발사를 거쳐 오는 2019년 말 한국형 발사체가 처음으로 우주 공간에 쏘아 올려집니다.

성공할 경우 자력으로 위성을 띄울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2020년으로 계획된 달 탐사에도 한 발짝 다가가게 됩니다.

<인터뷰> 김진한(단장/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엔진개발단) : "75톤 엔진은 한국형 발사체 이외에도 저희가 중장기적으로 고효율 저비용 발사체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한국형 발사체에 투입되는 예산은 모두 2조원, OECD에 따르면 우주 기술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투자 비용의 8배를 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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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과학기술 50주년…우주강국의 꿈
    • 입력 2016-04-21 21:31:00
    • 수정2016-04-21 21:51:47
    뉴스 9
<앵커 멘트>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하고 이제 3년이 흘렀습니다.

당시 1단 발사체는 러시아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 기술로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나섰는데요.

오늘(21일) 제49회 과학의 날에서도 달 탐사와 우주 개발이 강조됐습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 "우리가 지금은 세계 수준의 위성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나로호 발사 성공에 이어 우리 기술로 발사체를 개발하고 달 탐사를 추진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우주 개발 분야에서 우리는 후발주자로 인식돼왔습니다.

그러나 이미 1950년대 말 우리나라에서도 로켓 개발 붐이 불어 세계적인 로켓 발사 시험장을 갖췄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먼저 신방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1950년대 로켓 발사…카메라도 탑재 확인▼

<리포트>

1959년에 발행된 미국의 로켓 전문저널입니다.

세계에 분포하는 미사일과 로켓 시험 발사장을 표시한 지도에 인천이라는 지명이 보입니다.

구소련과 미국이 앞다퉈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1950년대 말, 우리도 인천에서 두 차례나 로켓 발사를 시도한 겁니다.

<녹취> "7월 27일 국방부 과학연구소에서 연구 제작한 국산 로켓의 발사 시험이 인천 해변에서 거행됐습니다."

이승만 대통령과 유엔사령관 등 2만여 명의 인파 속에 발사된 로켓, 특히 3단 로켓 1기는 육안으로 단 분리까지 확인됐고 101초간 비행했습니다.

<인터뷰> 안형준(박사/과학기술정책연구원) : "처음 연구를 시작한 것이었기 때문에 로켓의 궤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텔레메트리, 송수신 장치 정도를 가지고 있었고요."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자주 국방과 국민적 자긍심 고취를 위해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로켓 개발을 밀어부친 것으로 전해집니다.

성공의 기쁨도 잠시, 4.19와 5.16 등 정치적 격동 속에 정부 주도 로켓 개발의 꿈은 사그라듭니다.

대신 인하공대를 중심으로 민간의 연구개발은 계속됐습니다.

1960년대 중반까지 11기의 다단 로켓 발사가 이뤄졌고 고체 추진제를 직접 개발하는 등 새로운 도전도 거듭됩니다.

<인터뷰> 최상혁(박사/美 NASA 랭글리연구소) : "발사 장소까지 가는데 차편이 없어서 지프차를 타고 가는데, 1단 로켓을 제 무릎에 얹고 갔어요(웃음)...진동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죠."

한반도 전역을 촬영하는 35mm 카메라와 함께 실험용 쥐를 로켓에 실어 중력에 따른 심전도 변화도 측정했습니다.

1950년대 말 시작된 로켓 개발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한국형 발사체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전세계 우주 개발 경쟁…한국은 어디쯤?▼

<기자 멘트>

지난해 12월, 일본이 발사한 금성 탐사선이 궤도에 안착했습니다.

2년 전엔 소행성 탐사를 위한 두번째 로켓도 발사했는데요.

일본은 이미 1970년 세계 4번째로 인공위성 자력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우리의 로켓 개발 시기와 비슷한 1955년, 도쿄대에서 개발한 연필 크기의 펜슬 로켓에서 시작해서 지금의 우주 강국이 된 겁니다.

다른 우주 선진국들의 기술수준은 어떨까요?

유럽우주국은 차세대 발사체 아리안 6호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는데요,

주요 부품을 3D 프린터로 찍어낼 정도로 생산라인의 효율을 높여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미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인 미국 나사는 화성 등 심우주 탐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대신 위성 발사나 우주 화물 운반 등의 업무는 이미 민간업체가 이어받았는데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 X는 지상뿐만 아니라 해상에서도 1단 로켓 회수에 성공해 머지않아 로켓도 재활용할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9백조 원 규모로 성장할 우주시장 선점을 위해 이렇게 경쟁이 뜨거운데요,

2020년 달탐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의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어느 정도 진척됐을까요?

이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75톤급 엔진 첫 점화…우리도 달로▼

<리포트>

굉음과 함께 불이 번쩍입니다.

지난달 국내 기술로 완성된 75톤급 엔진에 처음으로 불을 댕긴 순간입니다.

한국형 발사체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75톤 엔진입니다.

이 엔진 4개를 묶어서 200톤에 달하는 로켓을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리게 됩니다.

이미 100초 동안의 연소 실험을 마친 3단 로켓용 7톤 엔진을 비롯해 75톤 엔진 등 주요 부품 모두 독자 기술로 개발됐습니다.

<인터뷰> 여태민(로켓엔진 개발업체 생산 담당) : "항공기 엔진을 개발하고 생산해왔던 기술을 바탕으로 해서 지구뿐만 아니라 지구 밖까지 벗어나는, 우주로까지 진출해보자는 관점에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200차례가 넘는 연소 실험과 시험 발사를 거쳐 오는 2019년 말 한국형 발사체가 처음으로 우주 공간에 쏘아 올려집니다.

성공할 경우 자력으로 위성을 띄울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2020년으로 계획된 달 탐사에도 한 발짝 다가가게 됩니다.

<인터뷰> 김진한(단장/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엔진개발단) : "75톤 엔진은 한국형 발사체 이외에도 저희가 중장기적으로 고효율 저비용 발사체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한국형 발사체에 투입되는 예산은 모두 2조원, OECD에 따르면 우주 기술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투자 비용의 8배를 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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