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독일 맥주 5백 년…이제는 바꿔야?

입력 2016.04.26 (20:34) 수정 2016.04.2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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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혹시 시원한 맥주 한잔 하시면서 이 프로그램 보시는 시청자 분들도 계실 듯 싶은데요.

맥주 하면, 역시 독일이죠.

독일 맥주를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맥주 순수령'이 올해로 꼭 500주년을 맞았다고 합니다.

<질문>
베를린 연결해볼까요? 이민우 특파원, 이 '맥주 순수령', 정확히 어떤 내용인가요?

<답변>
네, 간략히 말씀드리면 이것 저것 섞지 말고 맥주를 순수하게 만들자는 건데요,

이걸 법으로까지 제정한 겁니다.

<녹취> "바이에른 공국 전체에 맥주 순수령을 선포하노라~~"

독일 남부의 잉골슈타트.

5백년 전 맥주 순수령이 처음으로 선포된 곳인데요. 이를 기념한 축제가 열렸습니다.

독일 전통 의상과 음악이 이채롭죠.

맥주는, 소시지와 함께 독일의 상징과도 같은 음식인데요,

메르켈 총리까지 기념식에 참석할 정도였습니다.

이 순수령에 따르면 맥주는, 물과 맥아, 홉, 효모 등 네 가지 재료만으로 만들어야 하는데요.

주요 식량인 밀 사용을 금지해서 식량도 아끼고, 또 버섯이나 약초를 섞어 만들면 부작용이 많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보호하고자 한 것이죠.

원료 뿐만 아니라, 제조 시기, 가격까지 깐깐하게 규정해서 오늘날 독일 맥주의 명성에 근간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 순수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고요?

<답변>
한마디로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 너무 옛날 제조 방식만 고집하는 것 아니냐, 이런 불만인 것이죠.

다양한 원료를 넣은 다양한 맛의 맥주, 소비자들은 이런 맥주를 원하고 있는데 순수령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겁니다.

이미 많은 소규모 양조장들이 새로운 맥주를 만들어 팔고 있고, 또 순수령의 규제를 받지 않는 수입 맥주도, 자유롭게 유통되는 상황에 이미 퇴물이 된 것 아니냐는 거죠.

<녹취> 마르틴 슈페타(소형 양조장 주인) : "세계 기준에 맞게 맥주법이 바뀌어야 합니다. 독일은 창조적인 제조법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 옥수수나 쌀, 설탕 등이 들어간 벨기에나 영국 등 수입 맥주의 유입을 봉쇄해서, 자국민들에게 독일 맥주 만을 강요했다,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질문>
'맥주 왕국' 독일도 고민이 많군요?

<답변>
네 이런 고민의 배경에는, 사실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맥주 소비량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독일 사람들, 20여년 전에는 1인당 연간 백 40리터의 맥주를 마셨는데, 지난해 98리터로 뚝 떨어졌습니다.

와인이나 다른 술에 비해 맥주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는 건데요.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재료를 허용하면 맥주 소비도 늘어날 것이다, 이런 주장인 거죠.

하지만 순수령 지지 입장도 여전한데요.

뿌리 깊은 전통인데다 독일 맥주의 상징인데, 이걸 왜 없애냐는 반론입니다.

이렇듯 논쟁은 치열하지만, 목표는 똑같습니다.

더 맛있는 맥주를 만들자는 것이죠.

베를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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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독일 맥주 5백 년…이제는 바꿔야?
    • 입력 2016-04-26 20:35:11
    • 수정2016-04-26 20:57:55
    글로벌24
<앵커 멘트>

혹시 시원한 맥주 한잔 하시면서 이 프로그램 보시는 시청자 분들도 계실 듯 싶은데요.

맥주 하면, 역시 독일이죠.

독일 맥주를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맥주 순수령'이 올해로 꼭 500주년을 맞았다고 합니다.

<질문>
베를린 연결해볼까요? 이민우 특파원, 이 '맥주 순수령', 정확히 어떤 내용인가요?

<답변>
네, 간략히 말씀드리면 이것 저것 섞지 말고 맥주를 순수하게 만들자는 건데요,

이걸 법으로까지 제정한 겁니다.

<녹취> "바이에른 공국 전체에 맥주 순수령을 선포하노라~~"

독일 남부의 잉골슈타트.

5백년 전 맥주 순수령이 처음으로 선포된 곳인데요. 이를 기념한 축제가 열렸습니다.

독일 전통 의상과 음악이 이채롭죠.

맥주는, 소시지와 함께 독일의 상징과도 같은 음식인데요,

메르켈 총리까지 기념식에 참석할 정도였습니다.

이 순수령에 따르면 맥주는, 물과 맥아, 홉, 효모 등 네 가지 재료만으로 만들어야 하는데요.

주요 식량인 밀 사용을 금지해서 식량도 아끼고, 또 버섯이나 약초를 섞어 만들면 부작용이 많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보호하고자 한 것이죠.

원료 뿐만 아니라, 제조 시기, 가격까지 깐깐하게 규정해서 오늘날 독일 맥주의 명성에 근간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 순수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고요?

<답변>
한마디로 시대가 바뀌고 있는데, 너무 옛날 제조 방식만 고집하는 것 아니냐, 이런 불만인 것이죠.

다양한 원료를 넣은 다양한 맛의 맥주, 소비자들은 이런 맥주를 원하고 있는데 순수령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겁니다.

이미 많은 소규모 양조장들이 새로운 맥주를 만들어 팔고 있고, 또 순수령의 규제를 받지 않는 수입 맥주도, 자유롭게 유통되는 상황에 이미 퇴물이 된 것 아니냐는 거죠.

<녹취> 마르틴 슈페타(소형 양조장 주인) : "세계 기준에 맞게 맥주법이 바뀌어야 합니다. 독일은 창조적인 제조법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 옥수수나 쌀, 설탕 등이 들어간 벨기에나 영국 등 수입 맥주의 유입을 봉쇄해서, 자국민들에게 독일 맥주 만을 강요했다,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질문>
'맥주 왕국' 독일도 고민이 많군요?

<답변>
네 이런 고민의 배경에는, 사실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맥주 소비량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독일 사람들, 20여년 전에는 1인당 연간 백 40리터의 맥주를 마셨는데, 지난해 98리터로 뚝 떨어졌습니다.

와인이나 다른 술에 비해 맥주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다는 건데요.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재료를 허용하면 맥주 소비도 늘어날 것이다, 이런 주장인 거죠.

하지만 순수령 지지 입장도 여전한데요.

뿌리 깊은 전통인데다 독일 맥주의 상징인데, 이걸 왜 없애냐는 반론입니다.

이렇듯 논쟁은 치열하지만, 목표는 똑같습니다.

더 맛있는 맥주를 만들자는 것이죠.

베를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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