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리포트] 인증샷 찍다 대형 사고…노출 심리는?

입력 2016.05.02 (21:32) 수정 2016.05.0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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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에서 철부지 10대가 고급 승용차를 몰며 속도를 자랑하는 인증샷을 찍으려다가 피해자를 평생 불구로 만드는 대형 교통사고를 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찔한 절벽에서 사진을 찍는 등 아찔한 '인증샷'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요.

이같은 인증샷에는 어떤 심리가 숨어 있을까요?

황정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신이 몰던 차량의 속도계를 휴대전화로 찍어 친구들에게 자랑하려던 미국의 10대 여학생이 다른 차량과 충돌했습니다.

사고 당시 속도는 시속 170킬로미터...

동승했던 임신부가 속도를 줄이라고 했지만 더 빠른 속도를 찍기 위해서 가속 페달을 밟았습니다.

<녹취> 헤더 맥카티(동승자) : "속도를 줄이라고 했다. 나는 임신했고 다른 사람도 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직후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되면서도 이 여학생은 계속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습니다.

멸종 위기 악어를 직접 키우면서 자극적인 장면을 계속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좋다'거나 '더 보고싶다'는 댓글은 이들을 더 극단적으로 몰고 갑니다.

한 걸음만 뒤로 가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위험한 곳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희열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녹취> 사진 촬영자(음성변조) : "사고날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스릴있고 재밌고 추억을 남기려고 찍은 것이어서 무섭다는 생각은 크게 들진 않았어요."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주목받고 인정받는 것입니다.

<인터뷰> 이 은(연세 세브란스 정신과학교실 교수) : " 남들보다 더 과격하게 할수록 본인이 소속된 집단에서 조금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는 거죠."

심리적으로는 노출증과 관음증이 합쳐진 현상입니다.

<인터뷰> 이준영(상명대학교 소비자거주학과 교수) :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과장하고 또 자랑할 수 있는 도구가 되는 거죠."

계속해서 타인의 평가에 집착하는 부작용도 생기게 됩니다.

<인터뷰> 이준영(상명대학교 소비자거주학과 교수) : "'카페인 우울증'이라는 게 있습니다.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이런 걸 통해서 과장되고 좀 굉장히 자극적인 그런 장면으로 올리면 다른 사람들이 그걸 보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낍니다."

전문가들은 위험한 인증샷의 유혹에서 빠져나오려면 일정 기간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금단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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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 리포트] 인증샷 찍다 대형 사고…노출 심리는?
    • 입력 2016-05-02 21:43:30
    • 수정2016-05-02 22: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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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에서 철부지 10대가 고급 승용차를 몰며 속도를 자랑하는 인증샷을 찍으려다가 피해자를 평생 불구로 만드는 대형 교통사고를 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찔한 절벽에서 사진을 찍는 등 아찔한 '인증샷'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요.

이같은 인증샷에는 어떤 심리가 숨어 있을까요?

황정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신이 몰던 차량의 속도계를 휴대전화로 찍어 친구들에게 자랑하려던 미국의 10대 여학생이 다른 차량과 충돌했습니다.

사고 당시 속도는 시속 170킬로미터...

동승했던 임신부가 속도를 줄이라고 했지만 더 빠른 속도를 찍기 위해서 가속 페달을 밟았습니다.

<녹취> 헤더 맥카티(동승자) : "속도를 줄이라고 했다. 나는 임신했고 다른 사람도 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직후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되면서도 이 여학생은 계속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습니다.

멸종 위기 악어를 직접 키우면서 자극적인 장면을 계속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좋다'거나 '더 보고싶다'는 댓글은 이들을 더 극단적으로 몰고 갑니다.

한 걸음만 뒤로 가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위험한 곳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희열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녹취> 사진 촬영자(음성변조) : "사고날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스릴있고 재밌고 추억을 남기려고 찍은 것이어서 무섭다는 생각은 크게 들진 않았어요."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주목받고 인정받는 것입니다.

<인터뷰> 이 은(연세 세브란스 정신과학교실 교수) : " 남들보다 더 과격하게 할수록 본인이 소속된 집단에서 조금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는 거죠."

심리적으로는 노출증과 관음증이 합쳐진 현상입니다.

<인터뷰> 이준영(상명대학교 소비자거주학과 교수) :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과장하고 또 자랑할 수 있는 도구가 되는 거죠."

계속해서 타인의 평가에 집착하는 부작용도 생기게 됩니다.

<인터뷰> 이준영(상명대학교 소비자거주학과 교수) : "'카페인 우울증'이라는 게 있습니다.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이런 걸 통해서 과장되고 좀 굉장히 자극적인 그런 장면으로 올리면 다른 사람들이 그걸 보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낍니다."

전문가들은 위험한 인증샷의 유혹에서 빠져나오려면 일정 기간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금단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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