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도 북핵 반대…북 사면초가

입력 2016.05.03 (21:04) 수정 2016.05.0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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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2일) 한국과 이란의 첫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란 정부도 놀랄 정도로 발언 수위가 높았는데, 우리 정부는 "북한에 더 없이 강력한 경고"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박 대통령의 이란 국빈 방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방문 소식만으로도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런만큼 오랫동안 우방 관계를 지속해 온 이란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에 강한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북한과 이란의 관계를 김희용 기자가 뒤돌아 봤습니다.

北-이란, 80년대 이후 ‘군사적 동반자’

<리포트>

이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샤하브-3'입니다.

북한 노동 미사일을 본뜬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란의 위성 발사체 '시모르그' 역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급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와 유사합니다.

3단으로 구성된 로켓에 노동 미사일급 엔진 4기를 묶어 1단 추진체로 사용합니다.

<인터뷰> 로버트 아인혼(前 미 국무부 차관보) :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이란에 넘긴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북한과 이란의 군사 교류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 당시 북한이 이란에 스커드 미사일을 공급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이란은 자금을, 북한은 기술을 지원하는 형태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02년 부시 미국 대통령은 두 나라를 '악의 축'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김진무(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으니까 자기 정권의 생존을 위해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해왔던 것이죠."

이후에도 협력은 계속돼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을 이란 과학자들이 직접 참관했다는 설이 흘러나왔습니다.

올해 초에도 미국 재무부는 북한에 탄도미사일 부품을 공급했다는 이유로 이란 군수기업 임원을 특별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

‘등돌린 우방’…北 고립 심화

<리포트>

지난해 12월 유엔총회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김정은에게 인권 탄압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강력한 결의안입니다.

압도적 표차로 채택되긴 했지만 일부 반대나 기권을 한 나라들도 있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이란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 대부분 북한에 우호적이었던 나라들입니다.

하지만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이번 이란의 사례처럼 오랜 우방들마저 하나 둘 북한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든든한 후원자였던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대북 제재에 동의한 데 이어 강경한 어조로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장에서 함께 싸웠던 혈맹인 베트남은 유엔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외교관을 출국시켰고, 이집트도 북한 무기 거래 요원 3명을 추방했습니다.

김일성과 시아누크 국왕이 의형제를 맺을 만큼 각별한 사이였던 캄보디아도 달라졌습니다.

북한의 훈센 총리 방북 초청을 거절한 데 이어 리수용 북한 외상의 캄보디아 방문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어서 오는 6일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도 안방 잔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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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도 북핵 반대…북 사면초가
    • 입력 2016-05-03 21:08:30
    • 수정2016-05-03 23: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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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2일) 한국과 이란의 첫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란 정부도 놀랄 정도로 발언 수위가 높았는데, 우리 정부는 "북한에 더 없이 강력한 경고"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박 대통령의 이란 국빈 방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방문 소식만으로도 불쾌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런만큼 오랫동안 우방 관계를 지속해 온 이란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에 강한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북한과 이란의 관계를 김희용 기자가 뒤돌아 봤습니다. 北-이란, 80년대 이후 ‘군사적 동반자’ <리포트> 이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샤하브-3'입니다. 북한 노동 미사일을 본뜬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란의 위성 발사체 '시모르그' 역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급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와 유사합니다. 3단으로 구성된 로켓에 노동 미사일급 엔진 4기를 묶어 1단 추진체로 사용합니다. <인터뷰> 로버트 아인혼(前 미 국무부 차관보) :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이란에 넘긴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북한과 이란의 군사 교류는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 당시 북한이 이란에 스커드 미사일을 공급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이란은 자금을, 북한은 기술을 지원하는 형태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 2002년 부시 미국 대통령은 두 나라를 '악의 축'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김진무(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으니까 자기 정권의 생존을 위해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해왔던 것이죠." 이후에도 협력은 계속돼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을 이란 과학자들이 직접 참관했다는 설이 흘러나왔습니다. 올해 초에도 미국 재무부는 북한에 탄도미사일 부품을 공급했다는 이유로 이란 군수기업 임원을 특별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 ‘등돌린 우방’…北 고립 심화 <리포트> 지난해 12월 유엔총회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김정은에게 인권 탄압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강력한 결의안입니다. 압도적 표차로 채택되긴 했지만 일부 반대나 기권을 한 나라들도 있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이란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 대부분 북한에 우호적이었던 나라들입니다. 하지만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이번 이란의 사례처럼 오랜 우방들마저 하나 둘 북한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든든한 후원자였던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대북 제재에 동의한 데 이어 강경한 어조로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장에서 함께 싸웠던 혈맹인 베트남은 유엔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외교관을 출국시켰고, 이집트도 북한 무기 거래 요원 3명을 추방했습니다. 김일성과 시아누크 국왕이 의형제를 맺을 만큼 각별한 사이였던 캄보디아도 달라졌습니다. 북한의 훈센 총리 방북 초청을 거절한 데 이어 리수용 북한 외상의 캄보디아 방문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어서 오는 6일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도 안방 잔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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