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7차 당대회 오늘 개막…5차 핵실험은?

입력 2016.05.06 (08:12) 수정 2016.05.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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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북한이 반 년 넘게 공을 들여온 7차 당대회가 오늘 평양에서 열립니다.

36년 만에 열리는 북한 최대 정치행사인 이번 대회는 3대 세습을 완성하면서 김정은을 김일성과 김정일 반열에 올리는 우상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개회식을 의무적으로 시청하라고까지 지시한 상태인데요.

김정은이 개회식 연설에서 과연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먼저 이효용 기자의 리포트 보시죠.

<리포트>

<녹취> "영광스러운 조선 노동당 만세!"

평양 대동강변, 수백 명의 주민들이 확성기를 든 감독관의 선창에 따라 꽃술을 흔들며 만세를 외칩니다.

<녹취> "네, 좋습니다."

인민대학습당 등에서도 한복과 양복을 차려입은 주민들이 막바지 집단 체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개회식이 열리는 평양 4.25 문화회관 외벽에는 평소에 볼 수 없던 대형 노동당기가 내걸렸습니다.

3천여 명의 당 대회 참가자들도 행사장을 찾아 최종 예행 연습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송동원(북한 사회과학원 교수) : "(7차 당대회에서)우리 혁명의 최후 승리를 앞당겨 나가는 데서 휘황한 설계도가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미국 CNN 방송은 북한 고위 관리를 인용해 우리 시각으로 오늘 오전 9시 반 개회식이 열린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주민들에게는 오늘 오전 8시 반까지 지정된 장소에서 개회식을 TV 시청하라는 지시가 내려간 것으로 전했습니다.

하지만 대회 하루 전까지도 전체 행사 일정은 물론 중국 등의 초청 동향과 김정은의 동선조차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 연설을 통해 직접 개회를 선포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의 발언에 따라 이번 당 대회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기자 멘트>

집권 5년차에 불과한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도 열지 못한 노동당 대회를 소집한 건 이른바 유훈통치를 접고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자신은 끄떡없다는 걸 과시하기 위한 것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외신 기자들을 대거 초청했지만, 이 외신들이 오히려 연일 북한의 감춰진 이면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실상을 폭로하고 있어서 북한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이주한 워싱턴 특파원이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북한 평양 외곽의 장천 협동농장.

지난해 6월 이곳을 방문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이 모범 사례로 꼽은 곳입니다.

김일성 훈시에 따라 8개월 여만에 대 강당이 지어졌다며 안내원이 열변을 토합니다.

<녹취> "8. 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렇게 훌륭하게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평일 오후인데도 협동농장에서 인적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켠에 마련된 연구실은 아예 텅 비었습니다.

<녹취> 기자 : "왜 아무도 일하지 않죠?"

<녹취> 안내원 : "아마도 모임에 간 것 같습니다."

노동당 대회 취재를 위해 북한을 찾은 외신기자들은 백 여명.

북한은 이 가운데 일부 기자들을 백화점과 협동농장으로 데려가 변화된 모습이라며 적극 홍보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와 LA 타임즈 등 주요 언론은 농장에 사람은 없고, 먼지와 흙도 보기 힘들 정도로 깨끗했다며 의아해 했습니다.

평양 한 복판에선 36년 만에 열리는 노동당 전당대회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평양을 찾은 외신기자들은 북한의 보여주기식 행태를 보며 과연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 끊임없는 의문을 던졌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주한입니다.

<기자 멘트>

사실 북한으로선 많은 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김정은 시대를 축하해줬으면 하겠지만, 일단 우리 정부는 북한이 주요국 외빈들을 초청한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도 이번 7차 당대회는 북한의 국내 정치 행사라고 선을 그으며 대표단 파견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난 1980년에 열렸던 6차 당대회때는 무려 백18개국에서 대표단을 보내왔고 외국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는데요, 또 백만 명이 참여하는 군중시위와 5만 명이 하는 집단체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런 걸 하겠다는 준비 움직임마저 없어서 7차 당대회는 다소 규모도 축소된 '나홀로 잔치'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비록 이번 당 대회가 북한 국내용에 그칠 수 있어도 김정은이 자신의 시대를 선포할 지가 큰 관심입니다.

김정은은 현재 아버지 직함을 의식해서 노동당 제1비서, 제1국방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데, 이 '제1'이라는 꼬리표를 떼면서 '김정은 시대'를 선포할지가 관심사입니다.

또 원로 인사를 퇴진시키고 이른바 젋은 실세들을 전면에 등장시켜 세대 교체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핵무기, 핵보유국임을 과시하는 것을 자신의 주요 통치 수단으로 삼는만큼 당 규약을 개정해 '핵 병진 노선'을 명시할 지 여부도 관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궁금한 건 예상과는 달리 5차 핵실험을 당 대회 전에 하지는 않았다는 건데요.

일단 우리 국방부는 풍계리 핵실험장이 모든 준비를 마쳐 5차 핵실험을 당대회 전후에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중국의 시진핑 주석 마저 5차 핵실험을 우려하는 경고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또 자칫 5차 핵실험으로 당 대회가 빛을 바랠수도 있습니다.

5차 핵실험을 좀 미뤄 놓고 7차 당대회 이후 미국 등과 대화 국면으로 바뀌었을때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협상 카드로 쓰는 게 더 낫지 않겠냐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측불허인 김정은의 통치스타일을 고려할때 5차 핵실험 여부를 예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요.

7차 당대회 이후에 북한은 김정은 우상화를 더욱 공고히하고, 국제사회를 향해 위협과 도발을 감행할 여지가 남아 있어 앞으로 남북관계는 당분간 긴장 국면이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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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7차 당대회 오늘 개막…5차 핵실험은?
    • 입력 2016-05-06 08:14:54
    • 수정2016-05-06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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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북한이 반 년 넘게 공을 들여온 7차 당대회가 오늘 평양에서 열립니다.

36년 만에 열리는 북한 최대 정치행사인 이번 대회는 3대 세습을 완성하면서 김정은을 김일성과 김정일 반열에 올리는 우상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개회식을 의무적으로 시청하라고까지 지시한 상태인데요.

김정은이 개회식 연설에서 과연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먼저 이효용 기자의 리포트 보시죠.

<리포트>

<녹취> "영광스러운 조선 노동당 만세!"

평양 대동강변, 수백 명의 주민들이 확성기를 든 감독관의 선창에 따라 꽃술을 흔들며 만세를 외칩니다.

<녹취> "네, 좋습니다."

인민대학습당 등에서도 한복과 양복을 차려입은 주민들이 막바지 집단 체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개회식이 열리는 평양 4.25 문화회관 외벽에는 평소에 볼 수 없던 대형 노동당기가 내걸렸습니다.

3천여 명의 당 대회 참가자들도 행사장을 찾아 최종 예행 연습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송동원(북한 사회과학원 교수) : "(7차 당대회에서)우리 혁명의 최후 승리를 앞당겨 나가는 데서 휘황한 설계도가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미국 CNN 방송은 북한 고위 관리를 인용해 우리 시각으로 오늘 오전 9시 반 개회식이 열린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주민들에게는 오늘 오전 8시 반까지 지정된 장소에서 개회식을 TV 시청하라는 지시가 내려간 것으로 전했습니다.

하지만 대회 하루 전까지도 전체 행사 일정은 물론 중국 등의 초청 동향과 김정은의 동선조차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 연설을 통해 직접 개회를 선포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의 발언에 따라 이번 당 대회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기자 멘트>

집권 5년차에 불과한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도 열지 못한 노동당 대회를 소집한 건 이른바 유훈통치를 접고 자신의 시대를 선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자신은 끄떡없다는 걸 과시하기 위한 것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외신 기자들을 대거 초청했지만, 이 외신들이 오히려 연일 북한의 감춰진 이면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실상을 폭로하고 있어서 북한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이주한 워싱턴 특파원이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북한 평양 외곽의 장천 협동농장.

지난해 6월 이곳을 방문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이 모범 사례로 꼽은 곳입니다.

김일성 훈시에 따라 8개월 여만에 대 강당이 지어졌다며 안내원이 열변을 토합니다.

<녹취> "8. 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렇게 훌륭하게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평일 오후인데도 협동농장에서 인적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켠에 마련된 연구실은 아예 텅 비었습니다.

<녹취> 기자 : "왜 아무도 일하지 않죠?"

<녹취> 안내원 : "아마도 모임에 간 것 같습니다."

노동당 대회 취재를 위해 북한을 찾은 외신기자들은 백 여명.

북한은 이 가운데 일부 기자들을 백화점과 협동농장으로 데려가 변화된 모습이라며 적극 홍보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와 LA 타임즈 등 주요 언론은 농장에 사람은 없고, 먼지와 흙도 보기 힘들 정도로 깨끗했다며 의아해 했습니다.

평양 한 복판에선 36년 만에 열리는 노동당 전당대회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평양을 찾은 외신기자들은 북한의 보여주기식 행태를 보며 과연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 끊임없는 의문을 던졌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주한입니다.

<기자 멘트>

사실 북한으로선 많은 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김정은 시대를 축하해줬으면 하겠지만, 일단 우리 정부는 북한이 주요국 외빈들을 초청한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도 이번 7차 당대회는 북한의 국내 정치 행사라고 선을 그으며 대표단 파견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난 1980년에 열렸던 6차 당대회때는 무려 백18개국에서 대표단을 보내왔고 외국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는데요, 또 백만 명이 참여하는 군중시위와 5만 명이 하는 집단체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런 걸 하겠다는 준비 움직임마저 없어서 7차 당대회는 다소 규모도 축소된 '나홀로 잔치'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비록 이번 당 대회가 북한 국내용에 그칠 수 있어도 김정은이 자신의 시대를 선포할 지가 큰 관심입니다.

김정은은 현재 아버지 직함을 의식해서 노동당 제1비서, 제1국방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데, 이 '제1'이라는 꼬리표를 떼면서 '김정은 시대'를 선포할지가 관심사입니다.

또 원로 인사를 퇴진시키고 이른바 젋은 실세들을 전면에 등장시켜 세대 교체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핵무기, 핵보유국임을 과시하는 것을 자신의 주요 통치 수단으로 삼는만큼 당 규약을 개정해 '핵 병진 노선'을 명시할 지 여부도 관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궁금한 건 예상과는 달리 5차 핵실험을 당 대회 전에 하지는 않았다는 건데요.

일단 우리 국방부는 풍계리 핵실험장이 모든 준비를 마쳐 5차 핵실험을 당대회 전후에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중국의 시진핑 주석 마저 5차 핵실험을 우려하는 경고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또 자칫 5차 핵실험으로 당 대회가 빛을 바랠수도 있습니다.

5차 핵실험을 좀 미뤄 놓고 7차 당대회 이후 미국 등과 대화 국면으로 바뀌었을때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협상 카드로 쓰는 게 더 낫지 않겠냐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측불허인 김정은의 통치스타일을 고려할때 5차 핵실험 여부를 예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요.

7차 당대회 이후에 북한은 김정은 우상화를 더욱 공고히하고, 국제사회를 향해 위협과 도발을 감행할 여지가 남아 있어 앞으로 남북관계는 당분간 긴장 국면이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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