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정신병력 확인…‘불특정 여성’ 노렸다

입력 2016.05.19 (21:10) 수정 2016.05.1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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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다시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희생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앞서 보신 것처럼 강남역 출입구에는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비난하는 글이 많습니다.

피의자는 "여자들에게 항상 무시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여성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경찰의 추가 조사를 통해 피의자가 정신분열증으로 4차례 입원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은 정신병을 가진 남성이 여성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라는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송금한 기자의 보도입니다.

[연관기사] ☞ [뉴스9] “남 일 같지 않아”…강남 ‘묻지 마 살인’ 피해자 추모 물결

▼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 구속 ▼

<리포트>

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낸 피의자 김 씨는 무표정한 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

<녹취> "(왜 화장실인 거죠. 특정인을 노린 건 아닙니까?) ..."

김 씨는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오늘(19일)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화장실 안에서 30여 분 동안 여성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여성과 거의 동시에 화장실에 들어갔던 또 다른 남성이 있었지만 피의자 김 씨는 이 남성이 화장실 밖으로 나가고 나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불과 2분 사이에 변을 당한 겁니다.

<인터뷰> 한증섭(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장) : " 여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범행을 한 겁니다. 여자들 때문에 자기가 힘들다."

김 씨는 인근에서 일했기 때문에 위치를 잘 알고 있는 화장실을 범행 장소를 택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3월부터 집을 나와 건물 계단이나 화장실 등에서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피의자가 김 씨가 정신분열증으로 4차례 입원한 전력이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또 지난 1월 말부터는 복용하던 약을 끊은 상태였습니다.

오늘(19일) 오전 심리 분석 면담을 진행했던 경찰은 피해망상과 정신분열증에 의한 범행인지도 추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 여성 상대 범죄 갈수록 늘어 ▼

<기자 멘트>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가는 여성입니다.

이 집 앞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서 비밀번호를 알아낸 40대 남성은 얼마 후 이 집에 침입했습니다.

범인은 혼자 사는 여성만을 노렸습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헤어지자고 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약자인 여성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살인, 강도, 성폭행 등 4대 강력범죄의 피해자 10명 가운데 9명 가까이는 여성이었습니다.

또 이번 사건처럼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이 저지르는 범죄 역시 2005년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때문에 여성들 사이에선 아무런 이유 없이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도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통계청의 범죄 위험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여성 응답자의 70.5%가 불안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이 사건 이후 늦은 시간에 공용화장실을 이용할때는 여성 서너 명이 함께 갈 정도입니다.

김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불안한 여성들…“안심하고 갈 곳 없어요” ▼

<리포트>

사건 현장인 강남역 주변입니다.

두세 명씩 무리 지어 다니는 여성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이번 사건으로 불안감이 늘었다고 호소합니다.

<인터뷰> 이진솔(서울시 송파구) : "혼자 다니기에는 번화가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친구들이랑 같이 다니기도 하고..."

밤 늦은 시간, 한 상가 건물의 공용 화장실 앞입니다.

여성 두 명이 팔짱을 끼고 화장실로 들어갑니다.

<인터뷰> 20대 여성 :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겠다 생각할 수 있으니까, 남자 한 명에 여자 두 명이면 조금은 안정이 되니깐, 여자 두 명이어서 오게 되는 거 같아요."

사건이 벌어졌던 남녀 공용 화장실은 이제 여성들에게 기피 장소가 됐습니다.

<인터뷰> 이소열(서울시 관악구) : "남녀 공용이면 잘 안 가요. 그냥 참고 자리를 이동한다든지 아니면 지하철역으로 간다든지..."

해당 자치단체에선 남녀 공용 화장실을 가급적 없애고, 방범용 CCTV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지만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인터뷰> 배상훈(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 "공간을 책임지는 (미국의)거리보안관 제도 같은 것. 이런 것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범죄예방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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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정신병력 확인…‘불특정 여성’ 노렸다
    • 입력 2016-05-19 21:15:56
    • 수정2016-05-19 23:03:45
    뉴스 9
<앵커 멘트> "다시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희생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앞서 보신 것처럼 강남역 출입구에는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비난하는 글이 많습니다. 피의자는 "여자들에게 항상 무시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여성들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경찰의 추가 조사를 통해 피의자가 정신분열증으로 4차례 입원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은 정신병을 가진 남성이 여성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라는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송금한 기자의 보도입니다. [연관기사] ☞ [뉴스9] “남 일 같지 않아”…강남 ‘묻지 마 살인’ 피해자 추모 물결 ▼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 구속 ▼ <리포트> 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낸 피의자 김 씨는 무표정한 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 <녹취> "(왜 화장실인 거죠. 특정인을 노린 건 아닙니까?) ..." 김 씨는 2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오늘(19일)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화장실 안에서 30여 분 동안 여성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여성과 거의 동시에 화장실에 들어갔던 또 다른 남성이 있었지만 피의자 김 씨는 이 남성이 화장실 밖으로 나가고 나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불과 2분 사이에 변을 당한 겁니다. <인터뷰> 한증섭(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장) : " 여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범행을 한 겁니다. 여자들 때문에 자기가 힘들다." 김 씨는 인근에서 일했기 때문에 위치를 잘 알고 있는 화장실을 범행 장소를 택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3월부터 집을 나와 건물 계단이나 화장실 등에서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피의자가 김 씨가 정신분열증으로 4차례 입원한 전력이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또 지난 1월 말부터는 복용하던 약을 끊은 상태였습니다. 오늘(19일) 오전 심리 분석 면담을 진행했던 경찰은 피해망상과 정신분열증에 의한 범행인지도 추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 여성 상대 범죄 갈수록 늘어 ▼ <기자 멘트>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가는 여성입니다. 이 집 앞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서 비밀번호를 알아낸 40대 남성은 얼마 후 이 집에 침입했습니다. 범인은 혼자 사는 여성만을 노렸습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헤어지자고 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약자인 여성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살인, 강도, 성폭행 등 4대 강력범죄의 피해자 10명 가운데 9명 가까이는 여성이었습니다. 또 이번 사건처럼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이 저지르는 범죄 역시 2005년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때문에 여성들 사이에선 아무런 이유 없이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도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통계청의 범죄 위험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여성 응답자의 70.5%가 불안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이 사건 이후 늦은 시간에 공용화장실을 이용할때는 여성 서너 명이 함께 갈 정도입니다. 김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불안한 여성들…“안심하고 갈 곳 없어요” ▼ <리포트> 사건 현장인 강남역 주변입니다. 두세 명씩 무리 지어 다니는 여성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이번 사건으로 불안감이 늘었다고 호소합니다. <인터뷰> 이진솔(서울시 송파구) : "혼자 다니기에는 번화가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친구들이랑 같이 다니기도 하고..." 밤 늦은 시간, 한 상가 건물의 공용 화장실 앞입니다. 여성 두 명이 팔짱을 끼고 화장실로 들어갑니다. <인터뷰> 20대 여성 :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겠다 생각할 수 있으니까, 남자 한 명에 여자 두 명이면 조금은 안정이 되니깐, 여자 두 명이어서 오게 되는 거 같아요." 사건이 벌어졌던 남녀 공용 화장실은 이제 여성들에게 기피 장소가 됐습니다. <인터뷰> 이소열(서울시 관악구) : "남녀 공용이면 잘 안 가요. 그냥 참고 자리를 이동한다든지 아니면 지하철역으로 간다든지..." 해당 자치단체에선 남녀 공용 화장실을 가급적 없애고, 방범용 CCTV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지만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인터뷰> 배상훈(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 "공간을 책임지는 (미국의)거리보안관 제도 같은 것. 이런 것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여자라는 이유로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범죄예방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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