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억울한 의료사고…다른 나라 대응책은?

입력 2016.05.25 (20:39) 수정 2016.05.2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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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수 신해철 씨 사망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의료사고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습니다.

관련 법이 만들어지기도 했죠.

의료사고는 물론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가까이 중국도 그렇고, 세계 곳곳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요?

국제부 이재석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
최근에 중국에서도 의료사고가 논란이 돼서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죠?

<답변>
우리도 어디가 아프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병원 어디가 좋은지 검색해서 찾아가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중국의 한 대학생도 그렇게 병원을 찾았다가 문제가 됐습니다.

희귀암 판정을 받은 중국의 대학생입니다.

치료를 받으려고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에서 병원을 검색했고, 맨 위쪽에 나온 병원을 찾아갔죠.

그런데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달 숨졌습니다.

문제는 치료 방법이었습니다.

병원은 미국에서 들여온 기술이라며 치료비로 3천 5백만 원을 받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임상 단계에서 이미 폐기된 치료법이었습니다.

해선 안 되는 치료법을 쓴 거죠.

<질문>
잘못된 치료법이 환자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라는 뜻이죠?

<답변>
병원 운영이 중단됐고, 관계자들이 면직 등의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포털 사이트의 책임론까지 제기됐습니다.

또 다른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치과 치료를 받던 4살 어린이가 갑자기 숨졌습니다.

<질문>
네 살짜리 아이요?

<답변>
병원에선 심장마비였다고 얘기했지만 부검 결과 소독할 때 쓰는 솜이 기도를 막아서 질식사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사망 어린이 어머니 : "아이 생일을 앞두고 이런 일이 있었어요. 왜 그런 치료를 한 거죠?"

<질문>
아이가 치과에 갔다가 숨질 것이라고 부모는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의료사고와, 이를 은폐하려는 이야기는 중국만의 얘기는 아닐 거 같고, 다른 나라는 어떤가요.

<답변>
미국 얘기를 해볼까요.

미국에선 수술 중이던 의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의료사고가 일어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텍사스 주에 살던 60대 여성이 부정맥을 치료받으려고 심장수술을 받다가 숨졌습니다.

유가족 변호사가 의료진 통신 기록을 확인했더니 의사가 수술 도중에 스마트폰으로 문자도 보내고 인터넷 연결도 했던 게 드러났습니다.

이 때문에 환자 상태가 안 좋아진 걸 알아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유명 코미디언 조안 리버스가 2014년 숨졌을 때도 의료사고 논란이 생겨서 법정 소송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의료사고는 늘 논란 거리이자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의료사고가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지 궁금하네요.

<답변>
한국이든 다른 나라든 의료사고가 얼마나 일어나는지 공식 통계가 잡히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어디까지를 의료사고로 볼 건지 그 경계가 애매한 측면도 있을 거고, 병원에서 이걸 공개하는 걸 꺼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일본 통계를 보면 지난해 3천 6백여 건의 의료사고가 있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정보 공개에 참여한 일부 병원에만 해당되는 얘기고 상당수 병원은 정보가 감춰져 있습니다.

미국에선 의료과실로 숨지는 사람이 해마다 25만 명이다, 이런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렇게나 많습니까?

<답변>
정말 많은 수죠.

심장병과 암에 이어서 세 번째로 많은 사망자 수치라고 합니다.

미국이 이 정도라면 다른 개발도상국은 상황이 더 안 좋다고 볼 수도 있겠죠.

<질문>
그렇다면 많은 환자들이 의료사고에 그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걸까요? 세계각국은 의료사고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답변>
아무래도 복지 체계가 비교적 잘 잡힌 유럽 국가를 참고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에선 의료기관이 보험에 가입을 해서 문제가 생겼을 때 환자가 의료사고 피해를 입증하지 않아도 이 보험으로 보상을 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질문>
보험사가 보상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 건가요?

<답변>
의료분쟁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거죠.

<질문>
환자도 좋고 병원도 좋다고 볼 수 있겠네요?

<답변>
환자 입장에선 입증 책임을 덜 수 있어서 좋고 병원도 의료 분쟁에서 만약 지면 큰 돈을 물거나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니까 그걸 미리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좋겠죠.

타이완에서는 분만 과정에서 아이가 사망하면 정부가 부모에게 천만 원 정도를 주는 내용의 제도를 다음달부터 시행합니다.

한국도 의료분쟁 조정 절차를 좀 더 쉽게 하는 이른바 '신해철법'이 국회를 통과했죠.

의료진의 과실과 의료사고를 완전히 없앨 순 없겠지만 환자와 그 가족들이 제2, 제3의 고통을 받지 않도록 배려해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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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5 20:30:20
    • 수정2016-05-25 20:52:25
    글로벌24
<앵커 멘트>

가수 신해철 씨 사망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의료사고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습니다.

관련 법이 만들어지기도 했죠.

의료사고는 물론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가까이 중국도 그렇고, 세계 곳곳에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요?

국제부 이재석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
최근에 중국에서도 의료사고가 논란이 돼서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죠?

<답변>
우리도 어디가 아프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병원 어디가 좋은지 검색해서 찾아가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중국의 한 대학생도 그렇게 병원을 찾았다가 문제가 됐습니다.

희귀암 판정을 받은 중국의 대학생입니다.

치료를 받으려고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에서 병원을 검색했고, 맨 위쪽에 나온 병원을 찾아갔죠.

그런데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달 숨졌습니다.

문제는 치료 방법이었습니다.

병원은 미국에서 들여온 기술이라며 치료비로 3천 5백만 원을 받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임상 단계에서 이미 폐기된 치료법이었습니다.

해선 안 되는 치료법을 쓴 거죠.

<질문>
잘못된 치료법이 환자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라는 뜻이죠?

<답변>
병원 운영이 중단됐고, 관계자들이 면직 등의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포털 사이트의 책임론까지 제기됐습니다.

또 다른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치과 치료를 받던 4살 어린이가 갑자기 숨졌습니다.

<질문>
네 살짜리 아이요?

<답변>
병원에선 심장마비였다고 얘기했지만 부검 결과 소독할 때 쓰는 솜이 기도를 막아서 질식사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사망 어린이 어머니 : "아이 생일을 앞두고 이런 일이 있었어요. 왜 그런 치료를 한 거죠?"

<질문>
아이가 치과에 갔다가 숨질 것이라고 부모는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의료사고와, 이를 은폐하려는 이야기는 중국만의 얘기는 아닐 거 같고, 다른 나라는 어떤가요.

<답변>
미국 얘기를 해볼까요.

미국에선 수술 중이던 의사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의료사고가 일어나는 일도 있었습니다.

텍사스 주에 살던 60대 여성이 부정맥을 치료받으려고 심장수술을 받다가 숨졌습니다.

유가족 변호사가 의료진 통신 기록을 확인했더니 의사가 수술 도중에 스마트폰으로 문자도 보내고 인터넷 연결도 했던 게 드러났습니다.

이 때문에 환자 상태가 안 좋아진 걸 알아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유명 코미디언 조안 리버스가 2014년 숨졌을 때도 의료사고 논란이 생겨서 법정 소송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의료사고는 늘 논란 거리이자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의료사고가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지 궁금하네요.

<답변>
한국이든 다른 나라든 의료사고가 얼마나 일어나는지 공식 통계가 잡히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어디까지를 의료사고로 볼 건지 그 경계가 애매한 측면도 있을 거고, 병원에서 이걸 공개하는 걸 꺼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일본 통계를 보면 지난해 3천 6백여 건의 의료사고가 있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정보 공개에 참여한 일부 병원에만 해당되는 얘기고 상당수 병원은 정보가 감춰져 있습니다.

미국에선 의료과실로 숨지는 사람이 해마다 25만 명이다, 이런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그렇게나 많습니까?

<답변>
정말 많은 수죠.

심장병과 암에 이어서 세 번째로 많은 사망자 수치라고 합니다.

미국이 이 정도라면 다른 개발도상국은 상황이 더 안 좋다고 볼 수도 있겠죠.

<질문>
그렇다면 많은 환자들이 의료사고에 그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걸까요? 세계각국은 의료사고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답변>
아무래도 복지 체계가 비교적 잘 잡힌 유럽 국가를 참고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에선 의료기관이 보험에 가입을 해서 문제가 생겼을 때 환자가 의료사고 피해를 입증하지 않아도 이 보험으로 보상을 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질문>
보험사가 보상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 건가요?

<답변>
의료분쟁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거죠.

<질문>
환자도 좋고 병원도 좋다고 볼 수 있겠네요?

<답변>
환자 입장에선 입증 책임을 덜 수 있어서 좋고 병원도 의료 분쟁에서 만약 지면 큰 돈을 물거나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니까 그걸 미리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좋겠죠.

타이완에서는 분만 과정에서 아이가 사망하면 정부가 부모에게 천만 원 정도를 주는 내용의 제도를 다음달부터 시행합니다.

한국도 의료분쟁 조정 절차를 좀 더 쉽게 하는 이른바 '신해철법'이 국회를 통과했죠.

의료진의 과실과 의료사고를 완전히 없앨 순 없겠지만 환자와 그 가족들이 제2, 제3의 고통을 받지 않도록 배려해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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