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거래 금융 이렇게 차단…BDA와 다른 점은?

<기자 멘트>

지난 2005년, 미국은 북한의 비자금 창구로 알려진 방코델타아시아, BDA를 '주요 자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합니다.

BDA 계좌가 전부 동결되면서 북한 소유 계좌에 들어있던 2천 4백 만 달러도 묶여 버려, 북한 정권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번 미국의 조치는 BDA와 같은 방식이긴 하지만 북한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효과는 훨씬 강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당시에는 BDA와의 거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관보에 게재한 것이 전부였다면, 이번에는 북한이 실제 주인인 제3국 명의의 미국 계좌까지 차단하는 실질적인 조치로 확대됐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차명계좌를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해외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임금 송금을 예로 들어 볼까요?

안보리 결의로 사실상 돈줄이 막힌 북한은 해외에서 중국이나 제3국 은행의 차명 계좌를 거칠 수밖에 없는데요.

해외 송금 시 메시지 형태로 기록이 남는 국제은행간 통신협회, 스위프트 시스템으로 흐름을 추적하면 차명계좌의 실체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 금융기관들은 이제 선택을 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과 거래를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이를 중단하고 국제금융시스템에 남을 것인지를 말입니다.

결국 북한은 국제사회의 신용불량자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되겠죠.

당장 김정은의 통치 자금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학재 기자입니다.

▼김정은 통치자금 타격…“견디기 힘든 압박”▼

<리포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공사장.

북한 근로자들은 변변한 안전장비 하나 없이 일하며 한 해 2억 달러가 넘는 돈을 송금하고 있습니다.

<녹취> 외화벌이 책임자 출신 탈북자(음성변조) : "노동자들이 버는 돈의 80%는 아마 거의 국가가 가진다고 생각하면 돼요. 정말 앉아서 버는 거죠. 앉아서."

북한이 이처럼 해외 인력송출과 광물 수출 등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한 해에 모두 27억 달러가 넘습니다.

하지만 이번 금융제재로 북한으로의 송금이 사실상 전면 봉쇄됐습니다.

10년 전 김정일을 자금압박으로 몰았던 BDA 사태 당시의 돈보다 100배를 훨씬 넘는 거액이 묶이는 셈입니다.

김정은 정권의 외화벌이에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녹취>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핵 미사일에 들어가는 자금 원천, 특수기관들, 엘리트 계층에 흘러 들어가는 사치품이나 통치자금, 외화자금 원천이 많이 고갈되거나 제약 받지 않을까."

인편을 통한 현금 운반은 단속 가능성이 큽니다.

올들어 스리랑카와 몰타에서는 북한 사람들이 거액의 현금을 가지고 북한으로 가다 적발돼 돈을 압류당했습니다.

특히 일본 조총련의 송금과 선박 수송 수입까지 막히면 김정은 정권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견디기 어려운 통치자금 압박에 몰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김학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