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폭탄 과징금 후엔 ‘고무줄식 감면’

입력 2016.06.10 (06:36) 수정 2016.06.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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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 검찰'로 불릴 만큼 기업에 대한 영향력이 큰데요,

감사원 감사 결과 공정위가 기업 비리 사건에 대해 먼저 과하게 과징금을 매긴 뒤 나중에 자의적으로 감면해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혜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감사원은 지난 2012년 1월부터 3년 동안 공정거래위원회가 처리한 기업 비위 사건 147건을 감사한 결과, 16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전체 기업 비위 사건의 70%에 해당하는 102건에 대해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를 했다고 판단해 모두 3조 9천5백여 억 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했습니다.

문제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위반 행위의 중대성 정도를 판단하면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위반 정도를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해 과도하게 과징금을 매겼다는 점입니다.

특히 과하게 매긴 과징금을 이후 조사 과정에서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감면해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업 비위의 정도나 지속성 등을 근거로 감액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공정위는 시장 여건 등을 이유로 고무줄식 감면을 해 줬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모 대기업 건설사의 경우 세 차례나 담합 행위로 적발돼 원칙적으로는 가중 처벌돼야 했지만, 애초 724억 원이던 과징금은 3차에 걸친 조정 과정에서 90%이상 줄어든 69억 원으로 감면됐습니다.

<인터뷰> 전광춘(감사원 대변인) : "감액 기준을 사업자마다 다르게 적용하거나 감면 사유로 보기 어려운 사유를 적용하는 사례도 확인되었습니다."

감사원은 공정위에 비위가 적발된 직원 5명에 대한 징계와 주의를 요청하고, 과징금 부과와 감액 기준을 명확하게 세울 것을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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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폭탄 과징금 후엔 ‘고무줄식 감면’
    • 입력 2016-06-10 06:37:00
    • 수정2016-06-10 11: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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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 검찰'로 불릴 만큼 기업에 대한 영향력이 큰데요,

감사원 감사 결과 공정위가 기업 비리 사건에 대해 먼저 과하게 과징금을 매긴 뒤 나중에 자의적으로 감면해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홍혜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감사원은 지난 2012년 1월부터 3년 동안 공정거래위원회가 처리한 기업 비위 사건 147건을 감사한 결과, 16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전체 기업 비위 사건의 70%에 해당하는 102건에 대해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를 했다고 판단해 모두 3조 9천5백여 억 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했습니다.

문제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위반 행위의 중대성 정도를 판단하면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위반 정도를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해 과도하게 과징금을 매겼다는 점입니다.

특히 과하게 매긴 과징금을 이후 조사 과정에서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감면해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업 비위의 정도나 지속성 등을 근거로 감액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공정위는 시장 여건 등을 이유로 고무줄식 감면을 해 줬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모 대기업 건설사의 경우 세 차례나 담합 행위로 적발돼 원칙적으로는 가중 처벌돼야 했지만, 애초 724억 원이던 과징금은 3차에 걸친 조정 과정에서 90%이상 줄어든 69억 원으로 감면됐습니다.

<인터뷰> 전광춘(감사원 대변인) : "감액 기준을 사업자마다 다르게 적용하거나 감면 사유로 보기 어려운 사유를 적용하는 사례도 확인되었습니다."

감사원은 공정위에 비위가 적발된 직원 5명에 대한 징계와 주의를 요청하고, 과징금 부과와 감액 기준을 명확하게 세울 것을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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