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세계경제, 돈 풀기 경쟁 나서나?

입력 2016.06.28 (08:11) 수정 2016.06.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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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 여파로 지난주 금요일에 이어 주가가 폭락하는 이른바 검은 월요일까지 우려됐지만, 생각만큼의 큰 충격은 없었습니다.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급박했던 어제 하루 동안의 우리 금융 시장 동향을 김경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증시 개장 직전 긴급 회의를 소집한 임종룡 위원장.

현재 상황은 2008년 금융 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종룡(금융위원장) : "자산 가치 급변 등을 유발했던 그 당시 상황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금융위기는 미국의 금융불안이 원인이지만 브렉시트는 정치적 문제로 촉발된 만큼 경제적 파장이 적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하지만 시장은 개장 직후 2% 가량 하락하며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22개 증권사 수장들이 모였습니다.

<녹취> 황영기(금융투자협회장) :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들어가야 할까, 빠져야 할까. 시장의 눈치 보기는 계속되고.

오후 12시 30분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서둘러 귀국해 3조 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을 약속했습니다.

결국,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막판 극적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개인과 외국인이 물량을 쏟아냈지만 기관 투자자가 무려 4천억 원 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원 달러 환율도 2원 40전 오르는데 그쳐 선방했습니다.

<녹취> 서정훈(KEB하나은행 딜러) : "숨고르기가 수요일까지는 좀 이어질 거 같고요."

브렉시트 공포는 잦아들었지만 변동성은 큰 상황이어서, 금융당국은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기자 멘트>

이렇게 우리 금융시장은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의 도움으로 비교적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각국의 금융시장도 여전히 요동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각국의 대응수위도 여기에 맞춰 올라가고 있습니다.

먼저 일본입니다.

브렉시트라는 충격파에 엔화 값이 2년 7개월 만에 장중 1달러에 100엔 선이 무너진 일본은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졌습니다.

수출을 늘려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아베 정부가 지난 3년 동안 시장에 2,100조 원을 쏟아부었는데,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

그래서 아베 정부는 올 하반기에 10조엔, 115조 원을 투입하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금리인상 얘기가 쑥 들어갔습니다.

오히려 미국은 달러품귀 현상에 대비해 대규모로 달러를 찍어낼 계획입니다.

영국도 우리돈 405조 원 규모를 돈을 풀 계획이고,

중국도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인 0.9% 떨어뜨리며 자국 통화 단속에 나섰습니다.

우리 정부도 재정이나 금리 정책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브렉시트 여파로 미술품이나 금 같은 실물자산, 그리고 달러나,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초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이 오르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좋아져 우리 수출엔 긍정적입니다.

걱정스러운 건 브렉시트의 충격파가 전 세계 실물경제에 순차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주는 나비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건 가장 걱정스런 대목입니다.

진짜 실물경제의 위기가 닥치기 전에 정부가 재정이나 금리정책을 더 선제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10조 원 정도가 거론됐던 추경도 최대 26조 원이 더 필요하다는 민간 경제연구소의 진단도 나왔습니다.

이달에 한 번 내린 금리도 추가로 한 두차례 더 내려야 경기가 꺾이지 않을거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오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는데, 어떤 정책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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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세계경제, 돈 풀기 경쟁 나서나?
    • 입력 2016-06-28 08:13:22
    • 수정2016-06-28 09: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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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 여파로 지난주 금요일에 이어 주가가 폭락하는 이른바 검은 월요일까지 우려됐지만, 생각만큼의 큰 충격은 없었습니다.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급박했던 어제 하루 동안의 우리 금융 시장 동향을 김경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증시 개장 직전 긴급 회의를 소집한 임종룡 위원장.

현재 상황은 2008년 금융 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종룡(금융위원장) : "자산 가치 급변 등을 유발했던 그 당시 상황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금융위기는 미국의 금융불안이 원인이지만 브렉시트는 정치적 문제로 촉발된 만큼 경제적 파장이 적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하지만 시장은 개장 직후 2% 가량 하락하며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22개 증권사 수장들이 모였습니다.

<녹취> 황영기(금융투자협회장) :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들어가야 할까, 빠져야 할까. 시장의 눈치 보기는 계속되고.

오후 12시 30분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서둘러 귀국해 3조 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을 약속했습니다.

결국,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막판 극적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개인과 외국인이 물량을 쏟아냈지만 기관 투자자가 무려 4천억 원 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원 달러 환율도 2원 40전 오르는데 그쳐 선방했습니다.

<녹취> 서정훈(KEB하나은행 딜러) : "숨고르기가 수요일까지는 좀 이어질 거 같고요."

브렉시트 공포는 잦아들었지만 변동성은 큰 상황이어서, 금융당국은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기자 멘트>

이렇게 우리 금융시장은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의 도움으로 비교적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각국의 금융시장도 여전히 요동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각국의 대응수위도 여기에 맞춰 올라가고 있습니다.

먼저 일본입니다.

브렉시트라는 충격파에 엔화 값이 2년 7개월 만에 장중 1달러에 100엔 선이 무너진 일본은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졌습니다.

수출을 늘려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아베 정부가 지난 3년 동안 시장에 2,100조 원을 쏟아부었는데,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

그래서 아베 정부는 올 하반기에 10조엔, 115조 원을 투입하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금리인상 얘기가 쑥 들어갔습니다.

오히려 미국은 달러품귀 현상에 대비해 대규모로 달러를 찍어낼 계획입니다.

영국도 우리돈 405조 원 규모를 돈을 풀 계획이고,

중국도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인 0.9% 떨어뜨리며 자국 통화 단속에 나섰습니다.

우리 정부도 재정이나 금리 정책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브렉시트 여파로 미술품이나 금 같은 실물자산, 그리고 달러나,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초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이 오르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좋아져 우리 수출엔 긍정적입니다.

걱정스러운 건 브렉시트의 충격파가 전 세계 실물경제에 순차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주는 나비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건 가장 걱정스런 대목입니다.

진짜 실물경제의 위기가 닥치기 전에 정부가 재정이나 금리정책을 더 선제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10조 원 정도가 거론됐던 추경도 최대 26조 원이 더 필요하다는 민간 경제연구소의 진단도 나왔습니다.

이달에 한 번 내린 금리도 추가로 한 두차례 더 내려야 경기가 꺾이지 않을거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오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는데, 어떤 정책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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