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땡볕 옥상서 ‘관측’…폭염특보 ‘주먹구구’

입력 2016.06.28 (21:31) 수정 2016.06.2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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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부지방은 장마가 주춤하면서 경기도 4개 시군에 이틀째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폭염주의보'는 기온이 33도 이상, '폭염경보'는 35도 이상 이틀 넘게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발령되는데요.

그만큼 재난 위험이 높다는 경고입니다.

이렇게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산업체에선 2인1조 근무를 하게하고 지방자치단체나 119는 비상 대응체계를 갖추게 되는데요.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들게됩니다.

그런데 폭염특보의 기준이 되는 기온 관측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28일)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한 경기도 하남의 기상 관측소입니다.

관측 장비가 설치된 옥상 위로 올라가 보니 벽 한편에서 뜨거운 바람이 뿜어져 나옵니다.

지하 식당과 연결된 환풍구입니다.

여기에 햇빛을 반사되기 쉬운 밝은색 벽이 관측 장비를 둘러싸고 있다 보니 건물 밑에 비해 기온이 2도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이곳의 오늘 최고 기온은 폭염주의보 기준을 넘긴 34.5도.

그러나 2km 떨어진 잔디밭 위의 관측소는 기준보다 2도 가까이 낮았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또 다른 관측소, 역시 건물 옥상에 관측장비가 설치돼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줄줄이 늘어서 뜨거운 바람을 내뿜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측정된 기온에 따라 지난달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당시에도 서울을 대표하는 송월동 기상관측소의 기온은 단 하루도 기준치를 넘지 않았지만 폭염주의보는 사흘이나 이어졌습니다.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해당 지자체는 비상 대응 체제에 들어갑니다.

<인터뷰> 박학진(경기도 하남시 안전총괄과장) : "보건소나 사회복지과의 해당 팀에서 관련 시설을 방문해서 체크를 해야 되고, 거기에 대해서 많은 행정 인력이 소모가 됩니다."

수도권 자동관측장비 가운데 옥상에 설치된 관측소는 83%.

주먹구구식으로 설치된 관측망 탓에 폭염특보가 남발되면서 불필요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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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땡볕 옥상서 ‘관측’…폭염특보 ‘주먹구구’
    • 입력 2016-06-28 21:32:13
    • 수정2016-06-29 09:5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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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부지방은 장마가 주춤하면서 경기도 4개 시군에 이틀째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폭염주의보'는 기온이 33도 이상, '폭염경보'는 35도 이상 이틀 넘게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발령되는데요. 그만큼 재난 위험이 높다는 경고입니다. 이렇게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산업체에선 2인1조 근무를 하게하고 지방자치단체나 119는 비상 대응체계를 갖추게 되는데요.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들게됩니다. 그런데 폭염특보의 기준이 되는 기온 관측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28일)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한 경기도 하남의 기상 관측소입니다. 관측 장비가 설치된 옥상 위로 올라가 보니 벽 한편에서 뜨거운 바람이 뿜어져 나옵니다. 지하 식당과 연결된 환풍구입니다. 여기에 햇빛을 반사되기 쉬운 밝은색 벽이 관측 장비를 둘러싸고 있다 보니 건물 밑에 비해 기온이 2도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이곳의 오늘 최고 기온은 폭염주의보 기준을 넘긴 34.5도. 그러나 2km 떨어진 잔디밭 위의 관측소는 기준보다 2도 가까이 낮았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또 다른 관측소, 역시 건물 옥상에 관측장비가 설치돼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줄줄이 늘어서 뜨거운 바람을 내뿜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측정된 기온에 따라 지난달 서울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당시에도 서울을 대표하는 송월동 기상관측소의 기온은 단 하루도 기준치를 넘지 않았지만 폭염주의보는 사흘이나 이어졌습니다.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해당 지자체는 비상 대응 체제에 들어갑니다. <인터뷰> 박학진(경기도 하남시 안전총괄과장) : "보건소나 사회복지과의 해당 팀에서 관련 시설을 방문해서 체크를 해야 되고, 거기에 대해서 많은 행정 인력이 소모가 됩니다." 수도권 자동관측장비 가운데 옥상에 설치된 관측소는 83%. 주먹구구식으로 설치된 관측망 탓에 폭염특보가 남발되면서 불필요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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