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여성에게 하이힐이란?

입력 2016.07.06 (20:37) 수정 2016.07.0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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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도시적이고 세련된 직장 여성, 하면 정장 차림에 하이힐을 신은 모습을 보통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차림이 여성들에게 많은 불편을 주는 것도 사실이죠.

자신감 있는 직장 여성의 상징이냐, 아니면 여성에 대한 억압이자 족쇄냐,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알아봅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는 남자니까 하이힐의 고통을 잘 모르잖아요.

<답변>
아무래도 그렇겠죠?

올 여름부터 삼성전자가 직원들한테 반바지 차림도 허용했다는 기사가 최근 나오기도 했는데, 사실 직장 옷차림을 둘러싼 갈등이나 논란은 아무래도 여성들 얘기가 많죠.

윤수영 앵커도 오늘 하이힐 신었죠.

안 힘듭니까. 매번 방송마다?

최근, 영국 얘기를 잠깐 해볼까 하는데요.

노동 관련법을 바꾸자는 온라인 청원이 시작됐고 몇 달 사이 15만 명 가까이가 서명을 했습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옷차림을 강제할 수 있도록 노동법에 허용하고 있는데, 이걸 없애자는 겁니다.

여직원들한테 강제로 하이힐을 신도록 하는 게 부당하다는 입장인 거죠.

서명자가 10만 명이 넘으면 영국 의회는 공식 토론을 시작할지 결정을 해야 하구요, 따라서 하원이 지금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질문>
이런 운동이 일어나게 된 계기가 있었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영국의 한 여성이 컨설팅 회사에 출근했다가 출근 첫날에 사실상 해고됐습니다.

하이힐을 신지 않고 굽이 낮은 구두를 신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영국 내 비판 여론이 커졌고, 노동 관련법에 독소 조항이 있다는 문제제기가 잇따랐던 겁니다.

<녹취> 니콜라 소프(해고된 노동자) : "하이힐을 신다가 엄지발가락이 다쳐서 수술한 여성도 있다. 회사에서 거부당한 여직원들도 서명에 동참했어요."

하이힐 논란은 물론 어제오늘의 얘긴 아니죠.

최근 칸 영화제에서 유명 여배우들이 일부러 맨발 차림을 하거나 굽 낮은 구두를 신었죠.

하이힐을 신어야만 시상식 출입이 가능하도록 한 영화제 측에 항의하는 행동이었습니다.

지난 5월 캐나다에서도 한 레스토랑 여직원이 규정대로 하이힐을 신고 일하다가 발을 다쳤고, sns에 저렇게 피가 난 발을 사진으로 올려서 반향이 일기도 했습니다.

<질문>
하이힐이 여성에게 일종의 족쇄가 된다는 얘긴데, 물론 다른 측면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 거 같아요.

<답변>
지난달 영국 텔레그래프 보도를 보면요.

일본에 하이힐 착용법을 가르치는 강좌가 생겼다는 내용입니다.

6개월 과정에 수강료가 우리 돈으로 460만 원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4천 명이 수강할만큼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강좌를 개설한 이유 중 하나를 일본 하이힐협회는 이렇게 말합니다.

일본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일본에선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뭔가 나서길 꺼려하고 부끄러워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하이힐은 그런 분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질문>
하이힐의 또 다른 측면, 여성의 당찬 자신감의 상징으로서 하이힐을 말하는 거군요.

그런데, 자율적인 기업 문화가 사실 더 중요하지 않나요.

개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답변>
그렇겠죠.

그와 관련해서 한번 생각해볼 문제가 있습니다.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죠.

늘 저렇게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입니다.

누구도 이걸 뭐라 하지 않죠.

이 여성은 어떻습니까. 페이스북을 저커버그와 함께 사실상 공동으로 이끌고 있는 셰릴 샌드버그입니다.

최고운영책임자죠.

공식석상에서 늘 정장 차림에 하이힐을 신습니다.

물론 정장과 하이힐은 그녀의 자유로운 선택일 겁니다.

그러나 만약 샌드버그가 저커버그처럼 자유로운 옷차림으로 다닌다면, 과연 사람들 반응은 호의적이기만 할까요.

안좋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기업 문화가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쪽으로 바뀌는 것도 필요하지만,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일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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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06 20:37:10
    • 수정2016-07-06 20:44:39
    글로벌24
<앵커 멘트>

도시적이고 세련된 직장 여성, 하면 정장 차림에 하이힐을 신은 모습을 보통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차림이 여성들에게 많은 불편을 주는 것도 사실이죠.

자신감 있는 직장 여성의 상징이냐, 아니면 여성에 대한 억압이자 족쇄냐,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알아봅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는 남자니까 하이힐의 고통을 잘 모르잖아요.

<답변>
아무래도 그렇겠죠?

올 여름부터 삼성전자가 직원들한테 반바지 차림도 허용했다는 기사가 최근 나오기도 했는데, 사실 직장 옷차림을 둘러싼 갈등이나 논란은 아무래도 여성들 얘기가 많죠.

윤수영 앵커도 오늘 하이힐 신었죠.

안 힘듭니까. 매번 방송마다?

최근, 영국 얘기를 잠깐 해볼까 하는데요.

노동 관련법을 바꾸자는 온라인 청원이 시작됐고 몇 달 사이 15만 명 가까이가 서명을 했습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옷차림을 강제할 수 있도록 노동법에 허용하고 있는데, 이걸 없애자는 겁니다.

여직원들한테 강제로 하이힐을 신도록 하는 게 부당하다는 입장인 거죠.

서명자가 10만 명이 넘으면 영국 의회는 공식 토론을 시작할지 결정을 해야 하구요, 따라서 하원이 지금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질문>
이런 운동이 일어나게 된 계기가 있었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영국의 한 여성이 컨설팅 회사에 출근했다가 출근 첫날에 사실상 해고됐습니다.

하이힐을 신지 않고 굽이 낮은 구두를 신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영국 내 비판 여론이 커졌고, 노동 관련법에 독소 조항이 있다는 문제제기가 잇따랐던 겁니다.

<녹취> 니콜라 소프(해고된 노동자) : "하이힐을 신다가 엄지발가락이 다쳐서 수술한 여성도 있다. 회사에서 거부당한 여직원들도 서명에 동참했어요."

하이힐 논란은 물론 어제오늘의 얘긴 아니죠.

최근 칸 영화제에서 유명 여배우들이 일부러 맨발 차림을 하거나 굽 낮은 구두를 신었죠.

하이힐을 신어야만 시상식 출입이 가능하도록 한 영화제 측에 항의하는 행동이었습니다.

지난 5월 캐나다에서도 한 레스토랑 여직원이 규정대로 하이힐을 신고 일하다가 발을 다쳤고, sns에 저렇게 피가 난 발을 사진으로 올려서 반향이 일기도 했습니다.

<질문>
하이힐이 여성에게 일종의 족쇄가 된다는 얘긴데, 물론 다른 측면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 거 같아요.

<답변>
지난달 영국 텔레그래프 보도를 보면요.

일본에 하이힐 착용법을 가르치는 강좌가 생겼다는 내용입니다.

6개월 과정에 수강료가 우리 돈으로 460만 원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4천 명이 수강할만큼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강좌를 개설한 이유 중 하나를 일본 하이힐협회는 이렇게 말합니다.

일본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일본에선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뭔가 나서길 꺼려하고 부끄러워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하이힐은 그런 분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질문>
하이힐의 또 다른 측면, 여성의 당찬 자신감의 상징으로서 하이힐을 말하는 거군요.

그런데, 자율적인 기업 문화가 사실 더 중요하지 않나요.

개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답변>
그렇겠죠.

그와 관련해서 한번 생각해볼 문제가 있습니다.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죠.

늘 저렇게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입니다.

누구도 이걸 뭐라 하지 않죠.

이 여성은 어떻습니까. 페이스북을 저커버그와 함께 사실상 공동으로 이끌고 있는 셰릴 샌드버그입니다.

최고운영책임자죠.

공식석상에서 늘 정장 차림에 하이힐을 신습니다.

물론 정장과 하이힐은 그녀의 자유로운 선택일 겁니다.

그러나 만약 샌드버그가 저커버그처럼 자유로운 옷차림으로 다닌다면, 과연 사람들 반응은 호의적이기만 할까요.

안좋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기업 문화가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쪽으로 바뀌는 것도 필요하지만,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일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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