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 수술’ 제동…의사 바꾸려면 환자 동의 받아야

<앵커 멘트>

진료를 하던 의사 말고 다른 의료진이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죠?

대리 수술이라고 하는데요.

2년 전 KBS 보도를 통해 그 실체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보도에 변기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성형수술을 받은 뒤부터 턱 아랫부분 감각이 무뎌져 고통을 겪고 있는 30대 여성입니다.

처음 상담을 했던 의사는 해당 병원의 원장이었는데, 정작 수술을 한 사람은 진료 한 번 해준 적 없던 의사였습니다.

<녹취> 최 모 씨(대리 수술 피해자) : "알고 나선 너무 황당하고 죽을 것 같았죠. 저랑 상담했던 대표원장이 아니고 정말 엉뚱한 의사가 와서 제 턱을 다 잘라버려가지고..."

이처럼 진료 의사와 수술 의사가 다른 대리 수술은 일부 성형외과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대리 수술을 했을 때 수당을 어떻게 나눌지 적시한 문서가 나오는가 하면, 대리 수술을 알지 못하도록 필요 이상 마취제를 투약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OO성형외과 전직 원장 A씨(음성변조/지난 2014년 4월) : "(상담한 의사가 집도하는 것처럼 연기를 하는 건가요?) 연기한다라고 말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수면마취제를 조금 더 많이 쓸 수 있는(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리 수술을 막기 위해 공정위가 수술 동의서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먼저 수술에 참여하는 모든 의사의 실명과 전문과목을 기록도록 했습니다.

또 병원 측이 수술 의사를 바꾸려면 환자에게 구체적인 변경 사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인터뷰> 민혜영(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과장) : "응급 환자의 진료라든지, 질병 출산 등 일신 상의 사유 등으로 주치의가 변경될 수 있는 사유를 이 수술동의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했습니다."

만약 병원이 표준약관을 위반해 또다시 수술의사를 바꾸어 사고가 나면 손해배상 소송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됩니다.

KBS 뉴스 변기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