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살인 ‘신상 공개’ 에 피해 속출

입력 2016.07.13 (08:15) 수정 2016.07.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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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친절한 뉴스 이어서 인터넷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는 '신상 공개' 관련 소식입니다.

지난달부터 인터넷에 섬마을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교사라며 사진이 떠돌았는데요.

전혀 다른 여성이었습니다.

명백한 명예훼손이죠.

유포자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송금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5월 22일 전남 신안의 한 섬마을에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12일 뒤 피해 교사라면서 한 여성의 신상 정보가 인터넷에 급격하게 퍼졌습니다.

20~30대 남성이 5명이 이름과 사진, 담당 학급까지 경쟁하듯 공개한 겁니다.

하지만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여성이었습니다.

<인터뷰> 김길민(서울 도봉경찰서 사이버팀장) : "평소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확인도 하지 않고 글을 올렸던 겁니다."

검거된 이들은 인터넷에서 인정받고 싶어서 해당 정보를 올렸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는 충격을 받아 대인 기피증까지 생겼고 최근 직장도 그만뒀습니다.

말 그대로 인격살인이었습니다.

<인터뷰> 피해 여성(음성변조) :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일상생활이 전혀 불가능해져 버렸어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 일어나면 엉뚱한 사람들이 관련자로 인터넷에 떠도는 현상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에만 만 명 넘게 적발됐습니다.

<인터뷰> 문철기(KBS 자문 변호사) : "7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지만,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도 많아서 비교적 가벼운 범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분별한 온라인 신상공개 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만 인터넷 인격살인의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기자 멘트>

SNS는 디지털 시대의 대표적인 대화와 소통의 공간이지만 폭로와 혐오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들어 SNS에서는 '무슨 무슨 패치'란 계정에서 여과없이 무차별적으로 개인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데요.

폭로 방식은 특정인의 모자이크를 하지 않은 사진과 직장, 주소, 가족 관계에 이르기까지 아주 세세합니다.

여기에 성적 비하 발언은 물론, 입에담지 못할 욕설이 더해지기도 합니다.

내용이 자극적일수록, 팔로우어라고 하죠.

즐겨찾기로 등록한 사람은 수천명에 달해 이들이 옮기고 옮기면서 순식간에 퍼져나갑니다.

시작은 유흥업 종사 여성을 제보한다며 여성들의 정보를 마구 올린 한 SNS 계정이 생겨나면서부텁니다.

그러자 비슷한 내용으로 이번엔 유흥업소에서 일하거나 출입하는 남성들의 신상을 올린 계정도 생겨났습니다.

최근에는 지하철이나 버스의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남성들의 사진만 올리는 계정도 등장했습니다.

피해자가 생겨나고 고소가 잇따르자 경찰이 수사에 나서긴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또다른 이름의 계정으로 신상 털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무분별한 신상 공개는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이라 하더라도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면 현행법에서 징역이나 구금 벌금형에 처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징역의 경우 최대 7년 이고, 벌금도 최고 5천만원으로 처벌 수위가 너무 낮다보니, 제재 수단으로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찰이 수사에 나서더라도 계정이 해외에 있거나 운영자가 타인의 정보를 도용해 계정을 열었다면 처벌할 길이 막힙니다.

처벌을 강화해도 신상털기 근절에 한계가 있는만큼, 근본적으로는 나도 피해자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인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태도가 확산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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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격살인 ‘신상 공개’ 에 피해 속출
    • 입력 2016-07-13 08:16:53
    • 수정2016-07-13 09: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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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뉴스 이어서 인터넷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는 '신상 공개' 관련 소식입니다.

지난달부터 인터넷에 섬마을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교사라며 사진이 떠돌았는데요.

전혀 다른 여성이었습니다.

명백한 명예훼손이죠.

유포자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송금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5월 22일 전남 신안의 한 섬마을에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12일 뒤 피해 교사라면서 한 여성의 신상 정보가 인터넷에 급격하게 퍼졌습니다.

20~30대 남성이 5명이 이름과 사진, 담당 학급까지 경쟁하듯 공개한 겁니다.

하지만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여성이었습니다.

<인터뷰> 김길민(서울 도봉경찰서 사이버팀장) : "평소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확인도 하지 않고 글을 올렸던 겁니다."

검거된 이들은 인터넷에서 인정받고 싶어서 해당 정보를 올렸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는 충격을 받아 대인 기피증까지 생겼고 최근 직장도 그만뒀습니다.

말 그대로 인격살인이었습니다.

<인터뷰> 피해 여성(음성변조) :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일상생활이 전혀 불가능해져 버렸어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 일어나면 엉뚱한 사람들이 관련자로 인터넷에 떠도는 현상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해에만 만 명 넘게 적발됐습니다.

<인터뷰> 문철기(KBS 자문 변호사) : "7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지만,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도 많아서 비교적 가벼운 범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분별한 온라인 신상공개 행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만 인터넷 인격살인의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기자 멘트>

SNS는 디지털 시대의 대표적인 대화와 소통의 공간이지만 폭로와 혐오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들어 SNS에서는 '무슨 무슨 패치'란 계정에서 여과없이 무차별적으로 개인 정보가 공개되고 있는데요.

폭로 방식은 특정인의 모자이크를 하지 않은 사진과 직장, 주소, 가족 관계에 이르기까지 아주 세세합니다.

여기에 성적 비하 발언은 물론, 입에담지 못할 욕설이 더해지기도 합니다.

내용이 자극적일수록, 팔로우어라고 하죠.

즐겨찾기로 등록한 사람은 수천명에 달해 이들이 옮기고 옮기면서 순식간에 퍼져나갑니다.

시작은 유흥업 종사 여성을 제보한다며 여성들의 정보를 마구 올린 한 SNS 계정이 생겨나면서부텁니다.

그러자 비슷한 내용으로 이번엔 유흥업소에서 일하거나 출입하는 남성들의 신상을 올린 계정도 생겨났습니다.

최근에는 지하철이나 버스의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남성들의 사진만 올리는 계정도 등장했습니다.

피해자가 생겨나고 고소가 잇따르자 경찰이 수사에 나서긴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또다른 이름의 계정으로 신상 털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무분별한 신상 공개는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이라 하더라도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면 현행법에서 징역이나 구금 벌금형에 처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징역의 경우 최대 7년 이고, 벌금도 최고 5천만원으로 처벌 수위가 너무 낮다보니, 제재 수단으로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찰이 수사에 나서더라도 계정이 해외에 있거나 운영자가 타인의 정보를 도용해 계정을 열었다면 처벌할 길이 막힙니다.

처벌을 강화해도 신상털기 근절에 한계가 있는만큼, 근본적으로는 나도 피해자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인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태도가 확산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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