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지도정보 해외 반출 놓고 정부-구글 ‘팽팽’

입력 2016.07.20 (21:27) 수정 2016.07.2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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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포켓몬 고 게임을 속초에서도 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이곳에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죠.

그런데 속초에서 이 게임을 하면 많은 경우, 캐릭터 주변이 허허 벌판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미국에서 이 게임을 하면 이렇게 실제 길이 표시되죠.

왜 그럴까요?

포켓몬 고는 구글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직접 이동하면서 하는 게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구글지도 서비스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겁니다.

그 이유와 이를 둘러싼 논란, 범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도정보 반출 줄다리기▼

<리포트>

구글 길찾기를 하면 자동차 경로는 나오지 않습니다.

걷는 길은 건물도 건널목도 무시하고 직선으로만 표시합니다.

<녹취> "가까운 피자 가게를 찾아 줘."

말만 하면 알아서 찾아가는 현대차의 안드로이드 오토. 수출은 해도 국내 출시는 못했습니다.

구글맵 기반의 서비스가 국내에서 제기능을 못하는 것은 국내 지도 정보의 해외반출을 금지한 법 때문입니다.

구글은 지난달 지도 정보 반출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법에는 해외반출만 금지한 만큼,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두면 되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인터뷰> 이해진(네이버 이사회 의장/지난 15일) : "회사가 어떤 나라에서 돈을 벌면 매출도 알리고 세금도 내야 합니다. 구글 같은 자금력과 기술력이 있는 회사가 한국에 지도 서버를 두고 한다는 게 뭐가 어렵겠습니까?"

구글은 서버를 어디에 두든지 관계없이 지도정보 반출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권범준(구글 지도 프로덕트 매니저) : "전 세계 사용자가 가장 신속하게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런 데이터들이 전부 중복 저장이 돼서 분산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공청회와 부처협의를 거쳐 다음달 25일까지 지도 정보 반출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입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구글 세금 회피 논란…왜?▼

<기자 멘트>

전세계에서 모바일로만 천만명 이상 다운로드받은 한 게임 앱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이 앱을 사면, 가격이 이렇게 원화로 표시되지만, 실제로는 달러로 결제됩니다.

이 돈도 구글코리아가 아닌, 해외의 구글 법인으로 들어갑니다.

구글은 법인세 등이 없거나 적은 나라에 서버나 지사를 두고, 매출을 그쪽으로 돌려 세금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죠.

국내 앱 마켓에서 구글의 비중은 절반 이상입니다.

지난해 여기서 생긴 구글의 총 매출이 3조원을 넘고, 수익이 1조원 가까이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서버처럼 세금을 매길 근거가 되는 고정사업장이 없다보니 구글이 우리나라에 내는 세금도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구글 코리아는 유한회사입니다.

유한회사는 주식회사와 달리 매출을 공개하거나 외부감사를 받지 않아도 되기때문에 정확한 세금을 매기기도 어렵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세금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닌데요.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명 구글세 논란을 허솔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구글 탈세 막아라” 유럽 각국 잇단 압박▼

<리포트>

구글의 세금 회피 의혹은 유럽에서 촉발됐습니다.

지난 2011년, 구글이 영국에서 32억 파운드, 5조 7천 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은 매출의 단 0.19%에 그치자 영국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착수합니다.

유럽에서 발생한 매출을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로 몰아줘 세금을 회피한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인터뷰> 피에르 모스코비치(EU 경제담당 집행위원/지난 1월) : "모든 기업은 수익을 얻은 국가에 정당한 비율의 세금을 내야합니다."

영국 정부는 해외이전소득에 세금을 물리기로 하고, 구글과 1억 3천 만 파운드, 약 2천 2백 억원 추징에 합의했지만 논란은 여전합니다.

프랑스가 지난 5월 탈세 혐의로 구글 파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스페인, 이탈리아도 구글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등 주요 20개국은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는 BEPS (벱스) 규제 협정, 이른바 구글세 도입에 합의하는 등 국제 공조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볼프강 쇼이블레(독일 재무 장관/4월) : "앞으로는 그 누구도 복잡한 법률 구조 뒤에 숨어 탈세를 숨길 수 없을 것입니다. 국제 공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OECD는 구글세가 정착되면 다국적 기업에서 거둬들이는 전 세계 세수가 매년 약 290조 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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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지도정보 해외 반출 놓고 정부-구글 ‘팽팽’
    • 입력 2016-07-20 21:38:12
    • 수정2016-07-20 22:19:54
    뉴스 9
<앵커 멘트>

포켓몬 고 게임을 속초에서도 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이곳에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죠.

그런데 속초에서 이 게임을 하면 많은 경우, 캐릭터 주변이 허허 벌판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미국에서 이 게임을 하면 이렇게 실제 길이 표시되죠.

왜 그럴까요?

포켓몬 고는 구글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직접 이동하면서 하는 게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구글지도 서비스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겁니다.

그 이유와 이를 둘러싼 논란, 범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도정보 반출 줄다리기▼

<리포트>

구글 길찾기를 하면 자동차 경로는 나오지 않습니다.

걷는 길은 건물도 건널목도 무시하고 직선으로만 표시합니다.

<녹취> "가까운 피자 가게를 찾아 줘."

말만 하면 알아서 찾아가는 현대차의 안드로이드 오토. 수출은 해도 국내 출시는 못했습니다.

구글맵 기반의 서비스가 국내에서 제기능을 못하는 것은 국내 지도 정보의 해외반출을 금지한 법 때문입니다.

구글은 지난달 지도 정보 반출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법에는 해외반출만 금지한 만큼,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두면 되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인터뷰> 이해진(네이버 이사회 의장/지난 15일) : "회사가 어떤 나라에서 돈을 벌면 매출도 알리고 세금도 내야 합니다. 구글 같은 자금력과 기술력이 있는 회사가 한국에 지도 서버를 두고 한다는 게 뭐가 어렵겠습니까?"

구글은 서버를 어디에 두든지 관계없이 지도정보 반출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권범준(구글 지도 프로덕트 매니저) : "전 세계 사용자가 가장 신속하게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런 데이터들이 전부 중복 저장이 돼서 분산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공청회와 부처협의를 거쳐 다음달 25일까지 지도 정보 반출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입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구글 세금 회피 논란…왜?▼

<기자 멘트>

전세계에서 모바일로만 천만명 이상 다운로드받은 한 게임 앱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이 앱을 사면, 가격이 이렇게 원화로 표시되지만, 실제로는 달러로 결제됩니다.

이 돈도 구글코리아가 아닌, 해외의 구글 법인으로 들어갑니다.

구글은 법인세 등이 없거나 적은 나라에 서버나 지사를 두고, 매출을 그쪽으로 돌려 세금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죠.

국내 앱 마켓에서 구글의 비중은 절반 이상입니다.

지난해 여기서 생긴 구글의 총 매출이 3조원을 넘고, 수익이 1조원 가까이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서버처럼 세금을 매길 근거가 되는 고정사업장이 없다보니 구글이 우리나라에 내는 세금도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구글 코리아는 유한회사입니다.

유한회사는 주식회사와 달리 매출을 공개하거나 외부감사를 받지 않아도 되기때문에 정확한 세금을 매기기도 어렵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세금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닌데요.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명 구글세 논란을 허솔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구글 탈세 막아라” 유럽 각국 잇단 압박▼

<리포트>

구글의 세금 회피 의혹은 유럽에서 촉발됐습니다.

지난 2011년, 구글이 영국에서 32억 파운드, 5조 7천 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은 매출의 단 0.19%에 그치자 영국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착수합니다.

유럽에서 발생한 매출을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로 몰아줘 세금을 회피한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인터뷰> 피에르 모스코비치(EU 경제담당 집행위원/지난 1월) : "모든 기업은 수익을 얻은 국가에 정당한 비율의 세금을 내야합니다."

영국 정부는 해외이전소득에 세금을 물리기로 하고, 구글과 1억 3천 만 파운드, 약 2천 2백 억원 추징에 합의했지만 논란은 여전합니다.

프랑스가 지난 5월 탈세 혐의로 구글 파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스페인, 이탈리아도 구글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등 주요 20개국은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는 BEPS (벱스) 규제 협정, 이른바 구글세 도입에 합의하는 등 국제 공조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볼프강 쇼이블레(독일 재무 장관/4월) : "앞으로는 그 누구도 복잡한 법률 구조 뒤에 숨어 탈세를 숨길 수 없을 것입니다. 국제 공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OECD는 구글세가 정착되면 다국적 기업에서 거둬들이는 전 세계 세수가 매년 약 290조 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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