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의혹’ 진실 공방…수사 쟁점은?

<기자 멘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제 검찰도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해 직권남용과 부실 인사검증 등의 의혹을 제기하면서 고발한 건도 있고, 우병우 수석이 직접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병우 수석이 어제는 청와대 춘추관에 나와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직접 만나 해명에 나섰습니다.

민정수석이 기자들과 직접 만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인데요.

그동안 언론이 쏟아내는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에 대해 의견서 등의 이름으로 서면으로 대응하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입니다.

모든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하면서 사퇴론을 일축했습니다.

노윤정 기자가 우병우 수석을 둘러싼 검찰 수사의 쟁점을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의혹은 우병우 민정수석이 처가의 부동산을 진경준 검사장 소개로 넥슨에 팔았다는 한 언론사의 보도가 나오면서 불거졌습니다.

검찰 수사의 초점은 진 검사장의 개입 여부.

우 수석은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진 검사장이 다리를 놔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우병우 수석 처가가 부동산 매매 계약을 할 당시, 중개인을 빼고 넥슨과 직접 거래한 걸로 처리된 것도 논란입니다.

의혹 제기 직후, 우 수석은 10억 원에 가까운 중개료를 내고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를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녹취> 인근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특혜나 이런 거 할 수 있는 금액도 아니고 정상적 거래 같아요."

반면, 넥슨 측은 계약서에서 중개인의 이름을 빼고 수수료 지급을 미루다 법적 분쟁까지 치렀습니다.

<녹취> 넥슨 측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끝까지 안 주겠다고. 중개 행위를 한 게 없는데 그 사람은...왜 중개비를 줘야 되냐 (주장했죠)."

세금 탈루를 위한 편법 계약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우 수석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우 수석이 홍만표 변호사와 함께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도박 사건을 수임해 몰래 변론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구속기소 된 최유정 변호사 측은 정 전 대표의 정관계 로비 명단에 우 수석이 포함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우 수석은 그러나 정운호 전 대표와 일면식도 없다며 일축했고 정 전 대표도 검찰 조사에서 우 수석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습니다.

의무경찰로 복무 중인 우 수석의 아들이 서울경찰청 운전병으로 옮기는 과정이 특혜가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우 수석은 상사에게 전화한 적이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우 수석은 자신이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맞지 않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 업무를 감독하는 민정수석이 자신에 대한 의혹 보도에 형사 고소로 대응한 것이 적절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기자 멘트>

우병우 민정수석을 둘러싼 의혹 가운데 가장 큰 의혹인 처가의 부동산 매각 과정부터 좀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우 수석의 장인이 지난 2008년 작고하면서 상속세 천억 원을 납부하게 됐는데, 세금을 낼 현금이 없으니까 서울 강남의 역삼동 부동산을 팔려고 내놓게 됐다는 거죠.

그런데 이 부동산을 2011년 3월, 넥슨이 천3백26억 원에 사들였고, 넥슨은 1년 4개월 정도 지난 뒤 추가로 매입한 인근의 땅과 함께 팔았는데 약 30억 원 정도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 수석과 서울대 법대와 검찰 후배이기도 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이 자신과 각별한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회장에게 이 부동산 거래의 다리를 놔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겁니다.

우병우 수석은 이에 대해 "핵심은 자신이 그 땅을 사달라고 했느냐는 것"이라며 진 검사장을 통했든 안했든 간에 김정주 회장에게 그 땅을 사달라고 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또 다른 의혹은 우 수석이 지난 2013년 5월 검찰을 떠나 이듬해 5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변호사로 일했을 때의 일입니다.

구속된 홍만표 전 검사장과 함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원정도박 사건을 몰래 변론했다는 의혹인데, 우 수석은 정운호 씨와 일면식도 없고, 모든 사건에 선임계를 내고 했다면서 변호사법 위반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와 함께 의무경찰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우 수석의 아들이 시경차장 운전병, 이른바 꽃보직으로 변경됐다는 논란도 있죠.

하지만 이 수석은 유학 간 아들이 들어와서 군대를 간 것 뿐이지 아들의 상사라는 사람을 본 적도 없고 심지어 전화를 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수석은 이 밖에도 인사 전횡 등의 의혹도 받고 있는데, 본인은 자신이 하지도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건 맞지 않는다면서 모멸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각종 의혹을 해소하고 이 수석 본인의 억울함을 벗기 위해서라도 좌고우면하지 않는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