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수입차 국내시장 점유율 15%…사회적 책임은?

입력 2016.08.16 (21:22) 수정 2016.08.1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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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으로 커지면서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진출도 크게 늘고 있는데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한국시장 상륙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2002년 불과 1%에 불과하던 국내시장 점유율이 지난해엔 15%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기도 한데요, 이런 글로벌 기업들이 그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도 다 하고 있을까요?

송수진 기자가 수입자동차 업체들의 실태를 점검해봤습니다.

▼3조 매출 기부 0원…사회적 책임 ‘나몰라라’▼

<리포트>

미국의 작은 도시.

폭스바겐은 이 지역 대학 다섯 곳에 5백만 달러, 우리 돈 50억 원을 내놨습니다.

통 큰 기부는 지역 방송에 소개될 정도로 화제였습니다.

<인터뷰> 스테판 자코비(폭스바겐 미국법인 CEO) : "재능있는 근로자들을 많이 채용하기 위해 지역 대학에 기부하게 됐습니다."

폭스바겐은 우리보다 사회공헌이 활발한 독일에서 두차례나 최우수 사회공헌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폭스바겐의 이 같은 미담은 한국 시장에선 찾기 힘듭니다.

지난해 3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지만 단 한푼의 기부도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담당자(음성변조) : "보강을 하려고 했으나 지금 이런 사태가 벌어져서 저희가 많이 집중을 못하고 있었던 부분이 있습니다."

폭스바겐 뿐만 아닙니다.

국내 수입차 업체 열 곳의 감사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최근 5년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0.35%에 불과했습니다.

비자들이 선호하는 SUV차량인 지프를 판매하는 크라이슬러코리아와 볼보자동차코리아 역시 매출이 많게는 3배까지 늘었지만 단 한푼도 기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업체들은 본사 주주 이익 챙기기에는 적극적이었습니다.

배당금으로 빼간 돈이 2400억 원. 순이익이 30% 에 이르렀습니다.

기부금의 17배 정도로, 우리 정부에 낸 법인세보다 더 많은 돈을 자국으로 가져갔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다국적 기업의 이중 기준…해외시장은 무시▼

<기자 멘트>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듯한 다국적 기업들의 이중 잣대도 문젭니다.

옥시 본사는 영국에선 각종 사회 책임 경영지수 3관왕에 올랐습니다.

미등록 화학물질은 철저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453만 개의 치명적인 가습기 살균제를 팔았습니다.

스웨덴의 이케아, 어린이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랍장을 미국과 캐나다에선 판매 금지하고 자발적 리콜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선 여전히 해당제품의 판매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3M은 유독물질인 OIT가 든 항균 필터를 우리나라에만 공급해왔습니다.

이런 이중적 행태는 한국을 소비시장으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옥시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루이비통의 한국법인은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했고 알리바바와 테슬라는 아예 유한회사 형태로 진출했는데요.

유한회사는 경영공시 의무가 없고 외부 감사도 받지 않아 폐쇄적 경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창출이 아니라 고객창출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다는 얘긴데요.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지 최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사회적 책임은 기업경영의 필수 요소▼

<리포트>

백 가구 남짓한 베트남 중부의 한 어촌마을, 식수가 부족해 빗물을 모아 써야 했던 이곳에 4년 전 우리 기업이 바닷물을 재처리하는 담수시설을 지어 주었습니다.

베트남전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사회 공헌활동의 일환입니다.

<인터뷰> 마을 주민 : "매일 물이 나오니까 더 이상 물을 보관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을 끓이지 않아도 마실 수 있어요. 정말 편리해졌죠."

최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한 고객관리 차원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자립을 원하는 저소득층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사업을 6년째 진행 중인 기업도 있고.

환경이 열악한 중학생들에겐 교육의 기회를 강사 대학생에겐 장학금을 지원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대학생들을 선발해 사회 공헌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노재성(실장/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 "(기업의)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적 성과의 극대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들이 이렇게 변하고 있는 건 사회적 평판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기업을 키워준 사회와 성장의 과실을 나누고, 공존하는 것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KBS 뉴스 최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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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16 21:27:15
    • 수정2016-08-16 22: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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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으로 커지면서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진출도 크게 늘고 있는데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한국시장 상륙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2002년 불과 1%에 불과하던 국내시장 점유율이 지난해엔 15%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기도 한데요, 이런 글로벌 기업들이 그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도 다 하고 있을까요?

송수진 기자가 수입자동차 업체들의 실태를 점검해봤습니다.

▼3조 매출 기부 0원…사회적 책임 ‘나몰라라’▼

<리포트>

미국의 작은 도시.

폭스바겐은 이 지역 대학 다섯 곳에 5백만 달러, 우리 돈 50억 원을 내놨습니다.

통 큰 기부는 지역 방송에 소개될 정도로 화제였습니다.

<인터뷰> 스테판 자코비(폭스바겐 미국법인 CEO) : "재능있는 근로자들을 많이 채용하기 위해 지역 대학에 기부하게 됐습니다."

폭스바겐은 우리보다 사회공헌이 활발한 독일에서 두차례나 최우수 사회공헌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폭스바겐의 이 같은 미담은 한국 시장에선 찾기 힘듭니다.

지난해 3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지만 단 한푼의 기부도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담당자(음성변조) : "보강을 하려고 했으나 지금 이런 사태가 벌어져서 저희가 많이 집중을 못하고 있었던 부분이 있습니다."

폭스바겐 뿐만 아닙니다.

국내 수입차 업체 열 곳의 감사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최근 5년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0.35%에 불과했습니다.

비자들이 선호하는 SUV차량인 지프를 판매하는 크라이슬러코리아와 볼보자동차코리아 역시 매출이 많게는 3배까지 늘었지만 단 한푼도 기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업체들은 본사 주주 이익 챙기기에는 적극적이었습니다.

배당금으로 빼간 돈이 2400억 원. 순이익이 30% 에 이르렀습니다.

기부금의 17배 정도로, 우리 정부에 낸 법인세보다 더 많은 돈을 자국으로 가져갔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다국적 기업의 이중 기준…해외시장은 무시▼

<기자 멘트>

한국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듯한 다국적 기업들의 이중 잣대도 문젭니다.

옥시 본사는 영국에선 각종 사회 책임 경영지수 3관왕에 올랐습니다.

미등록 화학물질은 철저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453만 개의 치명적인 가습기 살균제를 팔았습니다.

스웨덴의 이케아, 어린이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랍장을 미국과 캐나다에선 판매 금지하고 자발적 리콜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선 여전히 해당제품의 판매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3M은 유독물질인 OIT가 든 항균 필터를 우리나라에만 공급해왔습니다.

이런 이중적 행태는 한국을 소비시장으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란 비판이 나옵니다.

옥시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루이비통의 한국법인은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했고 알리바바와 테슬라는 아예 유한회사 형태로 진출했는데요.

유한회사는 경영공시 의무가 없고 외부 감사도 받지 않아 폐쇄적 경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창출이 아니라 고객창출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다는 얘긴데요.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지 최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사회적 책임은 기업경영의 필수 요소▼

<리포트>

백 가구 남짓한 베트남 중부의 한 어촌마을, 식수가 부족해 빗물을 모아 써야 했던 이곳에 4년 전 우리 기업이 바닷물을 재처리하는 담수시설을 지어 주었습니다.

베트남전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사회 공헌활동의 일환입니다.

<인터뷰> 마을 주민 : "매일 물이 나오니까 더 이상 물을 보관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을 끓이지 않아도 마실 수 있어요. 정말 편리해졌죠."

최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한 고객관리 차원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자립을 원하는 저소득층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사업을 6년째 진행 중인 기업도 있고.

환경이 열악한 중학생들에겐 교육의 기회를 강사 대학생에겐 장학금을 지원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대학생들을 선발해 사회 공헌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노재성(실장/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 "(기업의)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적 성과의 극대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들이 이렇게 변하고 있는 건 사회적 평판이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기업을 키워준 사회와 성장의 과실을 나누고, 공존하는 것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KBS 뉴스 최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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