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나라 역도 선수, 춤춘 사연은?

입력 2016.08.17 (12:20) 수정 2016.08.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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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남자 역도 105kg급 대회.

한 선수가 역기를 내려놓자마자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활짝 웃는 얼굴로 트위스트 스텝을 밟고,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까지 흥겨운 동작을 이어가는데요, 성적이 좋아서, 기쁜 마음에 춤을 춘 걸까요?

아닙니다. 그의 춤 동작에는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이름은 데이비드 카토아타우, 그의 조국은 '키리바시 공화국'입니다.

호주 근처, 남태평양에 있는데 날짜변경선에 붙어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나라, 산호초가 아름다운 나라로 유명하죠.

문제는 이 나라가 곧 물에 잠겨 지도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는 겁니다.

국토의 평균 고도가 해발 2미터 가량인데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해마다 0.3에서 1.2센티미터까지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짧게는 30년, 길어도 60년 뒤엔 완전히 가라앉게 되는 거죠

주민들은 밤새 물이 들이닥칠 것을 우려해 머리맡에 구명조끼를 놓고 잠을 잔다고 합니다.

카토아타우는 조국과 국민이 처한 이같은 상황을 알리기 위해 춤을 췄다고 말했습니다.

인구 11만 명, 면적은 대구광역시보다도 조금 작은 나라인만큼 이런 무대가 아니면 세계에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기 어려울 겁니다.

키리바시처럼 수몰 위기에 처한 나라는 44개 국가가 넘습니다.

오는 2050년까지 최소 2억 명의 기후 난민이 생길 거란 예측도 나왔습니다.

세계 각국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협력하고 있긴 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문제죠.

카토아타우의 춤은 태평양 국가들이 처한 다급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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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17 12:22:55
    • 수정2016-08-17 12:30:03
    뉴스 12
리우올림픽 남자 역도 105kg급 대회.

한 선수가 역기를 내려놓자마자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활짝 웃는 얼굴로 트위스트 스텝을 밟고,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까지 흥겨운 동작을 이어가는데요, 성적이 좋아서, 기쁜 마음에 춤을 춘 걸까요?

아닙니다. 그의 춤 동작에는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이름은 데이비드 카토아타우, 그의 조국은 '키리바시 공화국'입니다.

호주 근처, 남태평양에 있는데 날짜변경선에 붙어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나라, 산호초가 아름다운 나라로 유명하죠.

문제는 이 나라가 곧 물에 잠겨 지도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는 겁니다.

국토의 평균 고도가 해발 2미터 가량인데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해마다 0.3에서 1.2센티미터까지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짧게는 30년, 길어도 60년 뒤엔 완전히 가라앉게 되는 거죠

주민들은 밤새 물이 들이닥칠 것을 우려해 머리맡에 구명조끼를 놓고 잠을 잔다고 합니다.

카토아타우는 조국과 국민이 처한 이같은 상황을 알리기 위해 춤을 췄다고 말했습니다.

인구 11만 명, 면적은 대구광역시보다도 조금 작은 나라인만큼 이런 무대가 아니면 세계에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기 어려울 겁니다.

키리바시처럼 수몰 위기에 처한 나라는 44개 국가가 넘습니다.

오는 2050년까지 최소 2억 명의 기후 난민이 생길 거란 예측도 나왔습니다.

세계 각국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협력하고 있긴 하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문제죠.

카토아타우의 춤은 태평양 국가들이 처한 다급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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