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과 배치 김정은 체제 “생활고에 환멸”

입력 2016.08.18 (21:10) 수정 2016.08.1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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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영호 공사는 최고위급 외교관이었지만 백두혈통의 뒤치다꺼리까지 도맡아 해왔습니다.

이런 일들이 겹쳐 김정은 체제에 대한 태 공사의 환멸이 깊어졌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념과 배치 김정은 체제…“생활고에 환멸”▼

<리포트>

서방 가수 에릭 클랩턴 공연에 열광하는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 미모의 여성까지 동반해 북한이 비난하는 제국주의 퇴폐문화에 푹 빠진 백두혈통의 모습은 북한의 주체 이데올로기와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태 공사는 이런 김정철의 뒤치다꺼리를 다 해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된 북한 체제를 적극 변호했습니다.

<인터뷰> 태영호(영국 주재 북한 공사/2014년) : "서방 세계는 자기와 다른 북한의 사회와 체제를 싫어합니다. 그게 (서방) 언론이 북한에 대해 충격적이고, 끔찍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이유입니다."

이념과 현실이 극단적으로 충돌하면서 태 공사의 회의가 깊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해외에서 북한과 김정은을 보는 시각을 다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데, 그걸 위대하라고 선전하라 하니까, 선전하기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겁니다)."

더구나 대북제재 이후 생활고까지 심해졌습니다.

<인터뷰> 태영호(영국 주재 북한 공사/2013년) : "런던 중심부에 있는 대사관에서 차를 몰고 나갈 때마다 '혼잡 통행료는 어떻게 하나' 생각해야 합니다."

결국 태 공사는 북한과 김정은 체제에 대한 환멸이 깊어지며 망명을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범죄에 내몰리는 북한 외교관들…소환 공포까지▼

<리포트>

유럽에만 북한 대사관이 12곳이 있는데요.

여기는 독일 베를린 중심가의 북한 대사관입니다.

북한 대사관은 건물 3동 가운데 2동을 호스텔과 예식장으로 임대해주었습니다.

폴란드에서도 북한은 공관 임대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외교 공관의 영리 행위를 금지한 비엔나 협약 위반입니다.

불법임을 모를 리 없을텐데 왜 그럴까요?

자금난 때문입니다.

북한은 해외공관들에 운영자금을 거의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대로 본국에서 충성자금 상납 압박은 거세죠.

상납액도 김정일 때보다 두 배 정도 올랐다고 합니다.

상납액을 채우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소환 당해 가혹한 처벌을 받는데 외교관들 사이에 이 소환 공포가 크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북한 외교관들은 각종 범죄에 연루돼 왔는데요.

최근 방글라데시에선 북한 외교관이 담배와 TV 2억 원어치를 밀수하다 적발됐습니다.

쿠바에서는 '시가'를, 아프리카에서는 코끼리 상아를 밀거래하다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또 마약 밀매, 위폐 유통 등 중대 범죄에도 손을 대고 있습니다.

범죄자로 전락하다시피한 북한 외교관들, 세계 각국에서 잇따라 추방당하고 있습니다.

조빛나 기자입니다.

▼북 해외주재원 10여 명 추방…대북 압박 강화▼

<리포트>

지난 3월, 미얀마 주재 북한 대사 김석철이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9년 동안 북한과 미얀마의 불법 무기 거래를 주선해온 핵심 인물입니다.

미국의 제재대상 인물에 오른 지 넉 달만에 사실상 추방당했습니다.

<녹취> 김석철(주미얀마 북한 대사) : "(후임은 언제 오시나요?) 아니 그런 건 물어보지 말라요. 여기서 보도가 다 되었습니다."

베트남과 이집트 등 북한의 전통적 우호국에서도 북한 외교관들이 줄줄이 떠났습니다.

현재 추방 절차가 진행 중인 국가도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3월 유엔 안보리가 새로운 대북 결의를 채택한 이후 추방 또는 자진 출국 형식으로 주재국을 떠난 북한 외교관과 주재원은 10여 명에 이릅니다.

외교관이라는 신분상 특권을 악용해 범죄 행위를 일삼는 북한 행태를 더 이상 묵인하지 않는 분위기가 국제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녹취>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외교특권을 활용해서 불법 활동, 비자금을 조성해 왔는데 거기에 많은 제약들이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외교관들 그리고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한테 압박이 가해지는 거지요."

현재 북한의 해외 공관은 모두 47곳.

북한은 올 상반기에도 새로 공관을 개설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해당국가로부터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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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념과 배치 김정은 체제 “생활고에 환멸”
    • 입력 2016-08-18 21:11:37
    • 수정2016-08-19 00: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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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영호 공사는 최고위급 외교관이었지만 백두혈통의 뒤치다꺼리까지 도맡아 해왔습니다.

이런 일들이 겹쳐 김정은 체제에 대한 태 공사의 환멸이 깊어졌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념과 배치 김정은 체제…“생활고에 환멸”▼

<리포트>

서방 가수 에릭 클랩턴 공연에 열광하는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 미모의 여성까지 동반해 북한이 비난하는 제국주의 퇴폐문화에 푹 빠진 백두혈통의 모습은 북한의 주체 이데올로기와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태 공사는 이런 김정철의 뒤치다꺼리를 다 해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된 북한 체제를 적극 변호했습니다.

<인터뷰> 태영호(영국 주재 북한 공사/2014년) : "서방 세계는 자기와 다른 북한의 사회와 체제를 싫어합니다. 그게 (서방) 언론이 북한에 대해 충격적이고, 끔찍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이유입니다."

이념과 현실이 극단적으로 충돌하면서 태 공사의 회의가 깊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해외에서 북한과 김정은을 보는 시각을 다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데, 그걸 위대하라고 선전하라 하니까, 선전하기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겁니다)."

더구나 대북제재 이후 생활고까지 심해졌습니다.

<인터뷰> 태영호(영국 주재 북한 공사/2013년) : "런던 중심부에 있는 대사관에서 차를 몰고 나갈 때마다 '혼잡 통행료는 어떻게 하나' 생각해야 합니다."

결국 태 공사는 북한과 김정은 체제에 대한 환멸이 깊어지며 망명을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범죄에 내몰리는 북한 외교관들…소환 공포까지▼

<리포트>

유럽에만 북한 대사관이 12곳이 있는데요.

여기는 독일 베를린 중심가의 북한 대사관입니다.

북한 대사관은 건물 3동 가운데 2동을 호스텔과 예식장으로 임대해주었습니다.

폴란드에서도 북한은 공관 임대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외교 공관의 영리 행위를 금지한 비엔나 협약 위반입니다.

불법임을 모를 리 없을텐데 왜 그럴까요?

자금난 때문입니다.

북한은 해외공관들에 운영자금을 거의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대로 본국에서 충성자금 상납 압박은 거세죠.

상납액도 김정일 때보다 두 배 정도 올랐다고 합니다.

상납액을 채우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소환 당해 가혹한 처벌을 받는데 외교관들 사이에 이 소환 공포가 크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북한 외교관들은 각종 범죄에 연루돼 왔는데요.

최근 방글라데시에선 북한 외교관이 담배와 TV 2억 원어치를 밀수하다 적발됐습니다.

쿠바에서는 '시가'를, 아프리카에서는 코끼리 상아를 밀거래하다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또 마약 밀매, 위폐 유통 등 중대 범죄에도 손을 대고 있습니다.

범죄자로 전락하다시피한 북한 외교관들, 세계 각국에서 잇따라 추방당하고 있습니다.

조빛나 기자입니다.

▼북 해외주재원 10여 명 추방…대북 압박 강화▼

<리포트>

지난 3월, 미얀마 주재 북한 대사 김석철이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9년 동안 북한과 미얀마의 불법 무기 거래를 주선해온 핵심 인물입니다.

미국의 제재대상 인물에 오른 지 넉 달만에 사실상 추방당했습니다.

<녹취> 김석철(주미얀마 북한 대사) : "(후임은 언제 오시나요?) 아니 그런 건 물어보지 말라요. 여기서 보도가 다 되었습니다."

베트남과 이집트 등 북한의 전통적 우호국에서도 북한 외교관들이 줄줄이 떠났습니다.

현재 추방 절차가 진행 중인 국가도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3월 유엔 안보리가 새로운 대북 결의를 채택한 이후 추방 또는 자진 출국 형식으로 주재국을 떠난 북한 외교관과 주재원은 10여 명에 이릅니다.

외교관이라는 신분상 특권을 악용해 범죄 행위를 일삼는 북한 행태를 더 이상 묵인하지 않는 분위기가 국제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녹취>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외교특권을 활용해서 불법 활동, 비자금을 조성해 왔는데 거기에 많은 제약들이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외교관들 그리고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한테 압박이 가해지는 거지요."

현재 북한의 해외 공관은 모두 47곳.

북한은 올 상반기에도 새로 공관을 개설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해당국가로부터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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