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이슈] 식중독 사고 속출 ‘비상’…급식 총체적 비리

입력 2016.08.23 (21:09) 수정 2016.08.2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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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폭염이 맹위를 떨치면서 전국 학교와 보건 당국에 식중독 비상이 걸렸습니다.

서울과 부산, 대구, 경북 등 전국 9개 학교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는데요,

당국은 폭염속 학교 급식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내일(24일)부터 긴급 점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위재천 기자입니다.

▼개학하자마자…식중독 사고 속출▼

<리포트>

부산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급식을 먹은 학생과 교사 60여 명이 설사와 복통, 발열 등을 호소했습니다.

전형적인 식중독 증상입니다.

일부 학생은 입원 치료까지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식중독 환자(음성변조) : "새벽에 응급실에 울면서 와서 수액 맞고 갈려고 했는데 또 아파서 입원했어요."

서울 은평구에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5곳, 모두 5백여 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였습니다.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70여 명의 학생과 교사가, 경북 봉화군에서는 중, 고생 100여 명이 설사와 복통을 일으켰습니다.

어제(22일) 하루 동안 전국 9개 중·고등학교에서 모두 7백여 명이 집단 식중독 의심 증상을 나타낸 것입니다.

보건 당국은 개학 이후까지 지속되고 있는 폭염과 부실한 급식 관리를 원인으로 추정했습니다.

<인터뷰> 유무영(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 : "요새 전례 없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식중독균의 활동히 굉장히 활성화돼 있는 상황입니다."

보건 당국은 학생들의 가검물을 채취하고, 지난주 사용된 급식 재료를 수거해 식중독균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또 당장 내일(24일)부터 교육부와 식약처 합동으로 학교 급식소와 식재료 공급업체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설 계획입니다.

KBS 뉴스 위재천입니다.

▼‘썪은 감자가 친환경’…급식 총체적 비리▼

<기자 멘트>

한꺼번에 수십에서 수백 명 분의 음식을 준비하는 학교 급식소 조리실입니다.

폭염까지 겹친 요즘 이곳의 온도는 에어컨을 틀어도 50도를 훌쩍 넘어서는데요,

습도도 80%가 넘어 그야말로 찜통입니다.

대장균이나 살모넬라 같은 식중독균이 번식하기에 그야말로 최적이 환경이 조성되는 셈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식품이 얼마나 빨리 변질되는지 실험한 결과인데요,

요즘보다 훨씬 낮은 기온인 30도에서도 김밥의 식중독균은 2시간이 지나자 70% 늘었습니다.

똑같은 조건에서 샌드위치는 세균이 24배로, 돼지고기는 5배로 급증했습니다.

개학과 동시에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건 역시 폭염에 대한 안일한 대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특히 폭염으로 조리실 기온이 크게 올라갔는데도 식자재 잘못 보관하다. 문제가 생겼을 개연성이 큽니다.

최근엔 열대야 때문에, 전날 조리도구나 조리대에 세균이 남아있었더라도 다음날까지 번식했을 수 있습니다.

결국, 폭염으로 충분히 예견됐던 식중독을 제대로 막지 못한 셈인데요,

여기에 학교 급식 전반에 만연한 부패와 비리 역시 이번 사태를 부른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입니다.

조빛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학교 급식까지 ‘총체적 비리’▼

<리포트>

식재료를 손질해 수도권 50여 개 학교에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뚜껑이 열린 하수구 옆에서 감자를 씻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바닥은 구정물로 흥건하고, 감자 씻는 물은 제대로 수질 검사를 받지 않은 지하수입니다.

단속반이 위생 상태를 지적하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런 작업 환경이 잘못된 거죠?) =우려하실 만큼의 그건 아니에요. 직접 생물을 먹는 게 아니라 가공을 하는 거라."

이 업체는 곰팡이 핀 감자까지 친환경 감자로 속여 납품했다 적발됐습니다.

육류 제품을 납품하는 또 다른 업체.

냉동 창고에선 유통 기한을 5달 넘겼지만 판매 목적으로 보관하던 제품이 적발됐습니다.

<녹취> 단속반원 : "유통기한 지난 냉장제품을 냉동 보관"

일반 돼지고기를 친환경이나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것으로 속여 납품한 업체들도 단속에 걸렸습니다.

<인터뷰> 유명종(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수사팀장) : "(식재료를) 포장해서 보내버리면 영양사나 학교에서는 (위생 상태나 품질을) 알 수 없거든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대표자들이 위생 관념이나 이런 게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정부합동점검단에 적발된 급식 관련 위반 사례는 모두 677건, 식재료 생산부터 유통,학교 소비까지 총체적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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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니이슈] 식중독 사고 속출 ‘비상’…급식 총체적 비리
    • 입력 2016-08-23 21:12:45
    • 수정2016-08-24 10: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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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폭염이 맹위를 떨치면서 전국 학교와 보건 당국에 식중독 비상이 걸렸습니다. 서울과 부산, 대구, 경북 등 전국 9개 학교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는데요, 당국은 폭염속 학교 급식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내일(24일)부터 긴급 점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위재천 기자입니다. ▼개학하자마자…식중독 사고 속출▼ <리포트> 부산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급식을 먹은 학생과 교사 60여 명이 설사와 복통, 발열 등을 호소했습니다. 전형적인 식중독 증상입니다. 일부 학생은 입원 치료까지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식중독 환자(음성변조) : "새벽에 응급실에 울면서 와서 수액 맞고 갈려고 했는데 또 아파서 입원했어요." 서울 은평구에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5곳, 모두 5백여 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였습니다.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70여 명의 학생과 교사가, 경북 봉화군에서는 중, 고생 100여 명이 설사와 복통을 일으켰습니다. 어제(22일) 하루 동안 전국 9개 중·고등학교에서 모두 7백여 명이 집단 식중독 의심 증상을 나타낸 것입니다. 보건 당국은 개학 이후까지 지속되고 있는 폭염과 부실한 급식 관리를 원인으로 추정했습니다. <인터뷰> 유무영(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 : "요새 전례 없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식중독균의 활동히 굉장히 활성화돼 있는 상황입니다." 보건 당국은 학생들의 가검물을 채취하고, 지난주 사용된 급식 재료를 수거해 식중독균 검사에 들어갔습니다. 또 당장 내일(24일)부터 교육부와 식약처 합동으로 학교 급식소와 식재료 공급업체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설 계획입니다. KBS 뉴스 위재천입니다. ▼‘썪은 감자가 친환경’…급식 총체적 비리▼ <기자 멘트> 한꺼번에 수십에서 수백 명 분의 음식을 준비하는 학교 급식소 조리실입니다. 폭염까지 겹친 요즘 이곳의 온도는 에어컨을 틀어도 50도를 훌쩍 넘어서는데요, 습도도 80%가 넘어 그야말로 찜통입니다. 대장균이나 살모넬라 같은 식중독균이 번식하기에 그야말로 최적이 환경이 조성되는 셈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식품이 얼마나 빨리 변질되는지 실험한 결과인데요, 요즘보다 훨씬 낮은 기온인 30도에서도 김밥의 식중독균은 2시간이 지나자 70% 늘었습니다. 똑같은 조건에서 샌드위치는 세균이 24배로, 돼지고기는 5배로 급증했습니다. 개학과 동시에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건 역시 폭염에 대한 안일한 대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특히 폭염으로 조리실 기온이 크게 올라갔는데도 식자재 잘못 보관하다. 문제가 생겼을 개연성이 큽니다. 최근엔 열대야 때문에, 전날 조리도구나 조리대에 세균이 남아있었더라도 다음날까지 번식했을 수 있습니다. 결국, 폭염으로 충분히 예견됐던 식중독을 제대로 막지 못한 셈인데요, 여기에 학교 급식 전반에 만연한 부패와 비리 역시 이번 사태를 부른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입니다. 조빛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학교 급식까지 ‘총체적 비리’▼ <리포트> 식재료를 손질해 수도권 50여 개 학교에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뚜껑이 열린 하수구 옆에서 감자를 씻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바닥은 구정물로 흥건하고, 감자 씻는 물은 제대로 수질 검사를 받지 않은 지하수입니다. 단속반이 위생 상태를 지적하자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런 작업 환경이 잘못된 거죠?) =우려하실 만큼의 그건 아니에요. 직접 생물을 먹는 게 아니라 가공을 하는 거라." 이 업체는 곰팡이 핀 감자까지 친환경 감자로 속여 납품했다 적발됐습니다. 육류 제품을 납품하는 또 다른 업체. 냉동 창고에선 유통 기한을 5달 넘겼지만 판매 목적으로 보관하던 제품이 적발됐습니다. <녹취> 단속반원 : "유통기한 지난 냉장제품을 냉동 보관" 일반 돼지고기를 친환경이나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것으로 속여 납품한 업체들도 단속에 걸렸습니다. <인터뷰> 유명종(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수사팀장) : "(식재료를) 포장해서 보내버리면 영양사나 학교에서는 (위생 상태나 품질을) 알 수 없거든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대표자들이 위생 관념이나 이런 게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정부합동점검단에 적발된 급식 관련 위반 사례는 모두 677건, 식재료 생산부터 유통,학교 소비까지 총체적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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