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레지오넬라 환자 발생…첫 시설 폐쇄

입력 2016.08.29 (08:17) 수정 2016.08.2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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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주 금요일부터 갑자기 선선해지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왔나 싶지만, 이번 여름 더위는 그야말로 역대급이었습니다.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서울의 평균기온이 29.7도였는데요.

거의 30도에 육박했습니다.

가장 더웠다고 하는 1994년의 같은 기간 온도 28.4도를 훌쩍 뛰어 넘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무더위가 각종 균이 더 잘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경남 지역 남해안에서 발생한 콜레라가 대표적입니다.

15년 만에 나타난 콜레라는 사상 유레없는 폭염의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해안 바닷물 온도가 폭염으로 예년에 비해 6도 정도나 올라가면서 콜레라균 활동이 왕성해졌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육지에서는 식중독 균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8월에만 식중독 사고가 38건 발생했는데 최근 3년 평균보다 많습니다.

특히 여름방학이 끝나자 마자 각급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환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폭염으로 직접적으로는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 환자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올 들어서 지금까지 온열 질환으로 17명이 숨졌는데, 지난해보다 6명이나 더 많습니다.

그런가하면 다중시설의 에어컨 냉각수나 오염된 물을 통해 주로 전파되는 3군 법정 감염병인 레지오넬라 균에 감염된 환자도 늘어났습니다.

인천의 한 숙박시설에서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발생해 사상 처음으로 시설 폐쇄 조처까지 내려졌습니다.

이 소식은 은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천 연안 부두 근처의 한 모텔입니다.

주차장은 텅 비어 있고, 출입문에는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인터뷰> 모텔 관계자(음성변조) : "무슨 균이 검출됐다고. 그래서 안 받았지요. 손님을. 하여튼 질병관리본부에서 받지말라고 해서 안 받은 거예요."

이 모텔에 투숙했던 40대 남성은 지난달 25일, 호흡 곤란 증세로 입원했습니다.

검사 결과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습니다.

역학 조사에 나선 보건당국은 해당 모텔 각 층의 냉, 온수는 물론 수도꼭지와 샤워기 등에서도 같은 균을 발견했습니다.

투숙객들이 끌어 쓰는 5톤 규모의 지하 탱크 물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류숙녀(인천중구보건소 감염병 관리팀장) : "숙박하시는 분은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온수 탱크에 고여 있던 물이 순환이 더디게 되면서 오염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보건 당국은 레지오넬라균이 발견된 모텔을 영업 시설 가운데 처음으로 폐쇄 조치했습니다.

또 의심 증세를 보인 다른 투숙객 1명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레지오넬라증은 제3군 법정 감염병으로, 다중시설의 에어컨 냉각수 등 오염된 물이 분사 형태로 호흡기에 침투할 경우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은준수입니다.

<기자 멘트>

앞서 보셨듯이 냉각탑의 물이 오염되면 공조시설을 타고 실내 에어컨에서 레지오넬라균이 나올 수 있습니다.

물을 함께 쓰는 찜질방이나 목욕탕, 병원 등의 다중이용시설은 물이 한번 오염되면 환자가 집단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례가 없었던 이번 폭염으로 냉방기 사용이 늘면서 올 들어 레지오넬라 환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레지오넬라 증상이 두통과 콧물, 재채기 등으로 나타나 통상 냉병병 정도로 생각하고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심하면 폐렴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올해 지금까지 발생한 레지오넬라증 환자만 75명, 지난해 같은 기간 25명과 비교해도 3배나 늘어났습니다.

요즘 폭염이 한풀 꺽이긴 했지만, 당분간 낮 기온이 30도 안팎인 만큼 다중이용시설의 냉각탑이나 급수시설은 물론, 숙박업소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다만 가정용 에어컨은 냉각수가 아니라 냉매를 이용하기 때문에 감염원이 될 가능성이 낮고 아직까지 사람 간 전파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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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텔서 레지오넬라 환자 발생…첫 시설 폐쇄
    • 입력 2016-08-29 08:19:43
    • 수정2016-08-29 0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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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주 금요일부터 갑자기 선선해지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왔나 싶지만, 이번 여름 더위는 그야말로 역대급이었습니다.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서울의 평균기온이 29.7도였는데요.

거의 30도에 육박했습니다.

가장 더웠다고 하는 1994년의 같은 기간 온도 28.4도를 훌쩍 뛰어 넘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무더위가 각종 균이 더 잘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경남 지역 남해안에서 발생한 콜레라가 대표적입니다.

15년 만에 나타난 콜레라는 사상 유레없는 폭염의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해안 바닷물 온도가 폭염으로 예년에 비해 6도 정도나 올라가면서 콜레라균 활동이 왕성해졌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육지에서는 식중독 균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8월에만 식중독 사고가 38건 발생했는데 최근 3년 평균보다 많습니다.

특히 여름방학이 끝나자 마자 각급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환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폭염으로 직접적으로는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 환자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올 들어서 지금까지 온열 질환으로 17명이 숨졌는데, 지난해보다 6명이나 더 많습니다.

그런가하면 다중시설의 에어컨 냉각수나 오염된 물을 통해 주로 전파되는 3군 법정 감염병인 레지오넬라 균에 감염된 환자도 늘어났습니다.

인천의 한 숙박시설에서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발생해 사상 처음으로 시설 폐쇄 조처까지 내려졌습니다.

이 소식은 은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천 연안 부두 근처의 한 모텔입니다.

주차장은 텅 비어 있고, 출입문에는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인터뷰> 모텔 관계자(음성변조) : "무슨 균이 검출됐다고. 그래서 안 받았지요. 손님을. 하여튼 질병관리본부에서 받지말라고 해서 안 받은 거예요."

이 모텔에 투숙했던 40대 남성은 지난달 25일, 호흡 곤란 증세로 입원했습니다.

검사 결과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습니다.

역학 조사에 나선 보건당국은 해당 모텔 각 층의 냉, 온수는 물론 수도꼭지와 샤워기 등에서도 같은 균을 발견했습니다.

투숙객들이 끌어 쓰는 5톤 규모의 지하 탱크 물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류숙녀(인천중구보건소 감염병 관리팀장) : "숙박하시는 분은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온수 탱크에 고여 있던 물이 순환이 더디게 되면서 오염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보건 당국은 레지오넬라균이 발견된 모텔을 영업 시설 가운데 처음으로 폐쇄 조치했습니다.

또 의심 증세를 보인 다른 투숙객 1명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레지오넬라증은 제3군 법정 감염병으로, 다중시설의 에어컨 냉각수 등 오염된 물이 분사 형태로 호흡기에 침투할 경우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은준수입니다.

<기자 멘트>

앞서 보셨듯이 냉각탑의 물이 오염되면 공조시설을 타고 실내 에어컨에서 레지오넬라균이 나올 수 있습니다.

물을 함께 쓰는 찜질방이나 목욕탕, 병원 등의 다중이용시설은 물이 한번 오염되면 환자가 집단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례가 없었던 이번 폭염으로 냉방기 사용이 늘면서 올 들어 레지오넬라 환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레지오넬라 증상이 두통과 콧물, 재채기 등으로 나타나 통상 냉병병 정도로 생각하고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심하면 폐렴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올해 지금까지 발생한 레지오넬라증 환자만 75명, 지난해 같은 기간 25명과 비교해도 3배나 늘어났습니다.

요즘 폭염이 한풀 꺽이긴 했지만, 당분간 낮 기온이 30도 안팎인 만큼 다중이용시설의 냉각탑이나 급수시설은 물론, 숙박업소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다만 가정용 에어컨은 냉각수가 아니라 냉매를 이용하기 때문에 감염원이 될 가능성이 낮고 아직까지 사람 간 전파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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