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안주면 안 올라가요”

입력 2016.09.04 (22:44) 수정 2016.09.0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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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음성 변조) : "아침에 나왔다가 일이 안되니까 돌아가야 합니다. 타워가 안 돌아가서 양 중(짐을 안 올려주면)이 안되면 시멘트를 할 게 없으니까 미장할 게 없으니까..."

<인터뷰>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음성 변조) : "(얼마나 받으십니까?) 저는 한 200에서 많게는 280 정도... 아무래도 사람이니까 많이 좀 주시면 아무래도 더 신경을 써서 더 많이 빨리 작업을 할 수 있게끔...."

<인터뷰> 00 공사현장 소장(음성 변조) : "자기 월급 외에 월 천만 원 가져간다고 해서 월천 기사라는 게 나왔어요 타워 기사가 월 천만 원 가져가지 않으면 타워 기사 말아야 한다는 그런 얘기가 나올 정도로..."

<오프닝>

"바닥 공사를 끝내고 건물이 올라가는 순간 공사현장의 왕이 바뀐다"

"한 번 내려오면 절대 빈손으로는 올라가지 않는다"

건설 현장에서 흔히 떠도는 말입니다.

바로 고층건물의 지을 때 꼭 필요한 장비인 타워크레인의 기사를 두고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공사현장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수십 년째 되풀이되어 온 공사 현장의 왜곡된 돈거래를 취재했습니다.

세종시의 한 공사현장.

아파트와 상가건물을 짓기 위한 공사가 한창입니다.

바닥 공사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타워 크레인을 이용한 공사가 시작될 차례.

공사 현장 소장은 타워 크레인 기사들이 이른바 월례비라는 뒷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00 공사현장 소장(음성 변조) : "(타워 2대에) 400만 원을 달라고 했다고 팀장이 온 거야 사무실에,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하지 마라 모든 것은 사무실에서 일괄로 줄 거다 그래서 타워 기사를 저녁에 불렀습니다. 불렀는데 보통 세종시 그쪽에 보니까 250에서 300만 원 선까지 (월례비를) 이렇게 받고 있답니다."

월례비는 전문건설업체가 비공식적으로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주는 돈으로 근거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세금도 붙지 않습니다.

<인터뷰> 전문건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현장 용어로는 소위 '뽀찌'라고 합니다. 월례비란 자체가 원래 근거 없는 돈이거든요. 현장 일하는 사람들이 소위 비위 맞춰주는 돈의 성격이 월례비로 표현된 겁니다. (세금도 안 내죠?) 없죠. 세금은... 현금이고."

공사현장에서는 이미 수십 년째 내려왔다는 관행.

전문건설업체가 타워 크레인 기사에게 이런 뒷돈을 주는 이유는 뭘까?

<인터뷰> 00 공사 현장 소장(음성변조) : "일을 원활하게 시키기 위해서는 그 사람들 비위를 맞출 수 밖에 없습니다. 말 그대로 키잡은 사람 마음입니다. 2단으로 해서 조금 더 속도를 내서 물건을 집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보고 있으면 화가 날 정도로 천천히 내려옵니다."

크레인 기사들이 받는 이른바 월례비는 얼마나 될까?

취재진이 입수한 경기도 한 공사현장의 월례비 지급 현황입니다.

타워 크레인 6대를 운용하는데, 1대당 최고 월 29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서울의 다른 공사현장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타워크레인 1대당 월 200만 원을 준 것으로 돼 있습니다.

취재진이 전국 공사 현장에 온라인을 통해 문의한 결과, 경남의 한 공사 현장의 경우 대당 500만 원, 18개월 동안 크레인 기사 한 사람에게 최고 1억 2천만 원을 지불했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음성변조) : "월천 기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 월급 외에 월 천만 원 가져간다고 해서 월천기사라는게 나왔어요. 타워 기사가 월천 가져가지 않으면 타워 기사 말아야 된다는..."

취재진은 경력 20년 차의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를 만나 뒷돈을 받는 관행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음성변조) : "(얼마까지 받아보셨습니까?) 저는 250만원 최고. (언제 얘기에요?) 올해요. 월례비는 지금 전국에 (타워크레인이) 3,500대 정도 돌아가는데요. 근로자가 3,500명 있다고 보면 되고요. 실제로 다 받고 있습니다. 수도권하고 지방에 있는 저 아래 쪽에 있는 지방하고는 월례비가 금액이 많게는 한 10배 정도 차이 나요."

월례비가 성에 차지 않을 때 하는 행동 요령도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음성변조) : "여러 가지 트집을 잡는 거예요. 조금이라도 위험하다던가 조금이라도 산업 안전에 조금이라도 근접해서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면 무조건 작업을 거부해 버려요. (그렇지 않으면) 10분에 두 번 할 수 있는 작업을 예를 들어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해버리는 거죠."

<인터뷰> 전문 건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안전이라는 이유로 처음부터 그럼 작업을 안 했다 그러면 문제가 없는데 돈을 받았을 때에는 안전이 무시되고 돈을 받으면 안전하고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또 다른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

최고 280만 원의 월례비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음성변조) : "지금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얼마나 받습니까?) 저는 한 200에서 280만 원 정도."

10년 넘게 일을 했는데 최근 들어 월례비 액수가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인터뷰>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음성 변조) : "처음부터 금액을(받았는데) 그렇게 많지는 않았죠. 처음에는 20만 원, 40만 원 그랬다가 최근 들어서 몇 년 전부터 많아진 거죠 제가 한 4년 전에는 80만 원 받았습니다."

그런데 타워 크레인 기사가 받는 돈은 전문건설업체가 주는 월례비 뿐만이 아닙니다.

타워 크레인이 필요한 다른 건설 노동자들에게서 돈을 받기도 한다고 건설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전문건설업체 관계자(음성 변조) : "현장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뭐든지 이 사람(크레인 기사)이 해줘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안 해줍니다. 그러면 많은 돈은 아니지만 20만 원 내지 30만 원씩 이렇게 상납을 하게 돼 있는 거예요."

<인터뷰>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음성 변조) : "철근도 있고 형틀도 있고 콘크리트도 있고 이분들이 줄 서서 기다리시는 거죠. 한마디로 그러다 보니까 좀 신경 써 달라고 당연히 해주시는 거죠."

한 건설 현장에서 각 공정의 건설 노동자들이 타워 크레인 기사에게 지급한 돈입니다.

5월 한 달간 형틀팀이 180만 원, 철근팀이 60만 원, 콘크리트 팀이 30만 원을 주고 식대까지 29만 원 지원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인터뷰> 건설 현장 철근 팀장(음성변조) : "갈취 수준입니다. 건설현장 전체를 물을 흐리는 겁니다. 정말입니다 이건."

지난 6월, 소속 노조원을 타워크레인 기사로 채용하라며 건설사에 협박을 한 노조 집행부 15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타워크레인은 건설사가 크레인 임대회사와 계약을 맺고 임대회사는 자기 회사 소속의 기사를 쓰거나 별도로 외부 기사를 고용하는 구조.

특정 노조의 타워크레인 분과 간부들이 소속 타워크레인 기사들을 채용하라며 임대사와 건설사까지 협박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00노조 전 지역 지부장(음성변조) : "타워크레인 임대업체 고용주한테(압력을 넣죠) 왜? 건설업체가 갑이니까 갑이 을(임대사)한테 협박을 해달라고 요청을 해요 안 먹힌다. 그럼 건설현장에 집회신고를 해요."

공사현장에 압력을 넣기 위한 정해진 수순도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00노조 전 지역 지부장(음성변조) : "그게 거의 수순이에요. 저음에는 현장방문, 두 번째는 집회신고, 세 번째는 고발, 전국에 있는 건설현장이 거의 다 그렇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일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특정 노조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김인유(한국 크레인 협회 부회장) : "노조에 가입한 기사들만 사용을 해야 된다고 강요하는 것은 분명히 현 법 체계상에 있어서 분명히 잘못된 것이 아닌가... 노조에 있어서도 눈감아주고 있다고 하는 것들이죠.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잘못된 것이라다고..."

민주 노총은 지난 3월 순회총회를 통해 금품수수와 관련된 자정 결의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앞서 2월엔 소속 조합원을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민주노총 관계자(음성변조) : "일정 수준의 금액을 받고 취업 자리를 알선해주는 형태여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저희 차원에서 징계절차 밟고... 노동조합에서는 월례비를 임금 외의 수당으로써 더이상 존재해서는 안 되는 형태의 임금 형태라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노동계의 자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건설 현장에선 여전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노조원 비노조원 가릴 것 없이 월례비가 오가고 있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전문건설협회 관계자(음성변조) : "월례비에 대한 건 변한거 없어요. (민노총 파업 전에 받지 말자고..) 아니요. 그런데 그렇게 성명서하고 이렇게 발표를 했는데 현실은 하나도 바뀐 게 없어요."

공사현장의 다른 노동자들은 여전히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줘야 할 돈을 각출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음성변조) : "내가 10만 원을 받는다. 그리고 그중에 10분의 1은 용역회사 사장한테 줘야 되는 게 구조고 그중에 타워 기사한테 얼마 주는 것 뿐이다라고 생각을 하죠 저희들은."

불투명한 뒷돈 관행은 건설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주택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지상 수십 미터 상공에서 한번 올라가면 화장실에도 갈 수 없는 불편함과 사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일하는 크레인 기사들.

하지만 힘든 노동의 대가는 정당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보상받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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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돈 안주면 안 올라가요”
    • 입력 2016-09-04 22:54:35
    • 수정2016-09-04 23:30:55
    취재파일K
<인터뷰>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음성 변조) : "아침에 나왔다가 일이 안되니까 돌아가야 합니다. 타워가 안 돌아가서 양 중(짐을 안 올려주면)이 안되면 시멘트를 할 게 없으니까 미장할 게 없으니까..."

<인터뷰>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음성 변조) : "(얼마나 받으십니까?) 저는 한 200에서 많게는 280 정도... 아무래도 사람이니까 많이 좀 주시면 아무래도 더 신경을 써서 더 많이 빨리 작업을 할 수 있게끔...."

<인터뷰> 00 공사현장 소장(음성 변조) : "자기 월급 외에 월 천만 원 가져간다고 해서 월천 기사라는 게 나왔어요 타워 기사가 월 천만 원 가져가지 않으면 타워 기사 말아야 한다는 그런 얘기가 나올 정도로..."

<오프닝>

"바닥 공사를 끝내고 건물이 올라가는 순간 공사현장의 왕이 바뀐다"

"한 번 내려오면 절대 빈손으로는 올라가지 않는다"

건설 현장에서 흔히 떠도는 말입니다.

바로 고층건물의 지을 때 꼭 필요한 장비인 타워크레인의 기사를 두고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공사현장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수십 년째 되풀이되어 온 공사 현장의 왜곡된 돈거래를 취재했습니다.

세종시의 한 공사현장.

아파트와 상가건물을 짓기 위한 공사가 한창입니다.

바닥 공사를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타워 크레인을 이용한 공사가 시작될 차례.

공사 현장 소장은 타워 크레인 기사들이 이른바 월례비라는 뒷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00 공사현장 소장(음성 변조) : "(타워 2대에) 400만 원을 달라고 했다고 팀장이 온 거야 사무실에,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하지 마라 모든 것은 사무실에서 일괄로 줄 거다 그래서 타워 기사를 저녁에 불렀습니다. 불렀는데 보통 세종시 그쪽에 보니까 250에서 300만 원 선까지 (월례비를) 이렇게 받고 있답니다."

월례비는 전문건설업체가 비공식적으로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주는 돈으로 근거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세금도 붙지 않습니다.

<인터뷰> 전문건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현장 용어로는 소위 '뽀찌'라고 합니다. 월례비란 자체가 원래 근거 없는 돈이거든요. 현장 일하는 사람들이 소위 비위 맞춰주는 돈의 성격이 월례비로 표현된 겁니다. (세금도 안 내죠?) 없죠. 세금은... 현금이고."

공사현장에서는 이미 수십 년째 내려왔다는 관행.

전문건설업체가 타워 크레인 기사에게 이런 뒷돈을 주는 이유는 뭘까?

<인터뷰> 00 공사 현장 소장(음성변조) : "일을 원활하게 시키기 위해서는 그 사람들 비위를 맞출 수 밖에 없습니다. 말 그대로 키잡은 사람 마음입니다. 2단으로 해서 조금 더 속도를 내서 물건을 집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보고 있으면 화가 날 정도로 천천히 내려옵니다."

크레인 기사들이 받는 이른바 월례비는 얼마나 될까?

취재진이 입수한 경기도 한 공사현장의 월례비 지급 현황입니다.

타워 크레인 6대를 운용하는데, 1대당 최고 월 29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서울의 다른 공사현장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타워크레인 1대당 월 200만 원을 준 것으로 돼 있습니다.

취재진이 전국 공사 현장에 온라인을 통해 문의한 결과, 경남의 한 공사 현장의 경우 대당 500만 원, 18개월 동안 크레인 기사 한 사람에게 최고 1억 2천만 원을 지불했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음성변조) : "월천 기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 월급 외에 월 천만 원 가져간다고 해서 월천기사라는게 나왔어요. 타워 기사가 월천 가져가지 않으면 타워 기사 말아야 된다는..."

취재진은 경력 20년 차의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를 만나 뒷돈을 받는 관행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음성변조) : "(얼마까지 받아보셨습니까?) 저는 250만원 최고. (언제 얘기에요?) 올해요. 월례비는 지금 전국에 (타워크레인이) 3,500대 정도 돌아가는데요. 근로자가 3,500명 있다고 보면 되고요. 실제로 다 받고 있습니다. 수도권하고 지방에 있는 저 아래 쪽에 있는 지방하고는 월례비가 금액이 많게는 한 10배 정도 차이 나요."

월례비가 성에 차지 않을 때 하는 행동 요령도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음성변조) : "여러 가지 트집을 잡는 거예요. 조금이라도 위험하다던가 조금이라도 산업 안전에 조금이라도 근접해서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면 무조건 작업을 거부해 버려요. (그렇지 않으면) 10분에 두 번 할 수 있는 작업을 예를 들어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해버리는 거죠."

<인터뷰> 전문 건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안전이라는 이유로 처음부터 그럼 작업을 안 했다 그러면 문제가 없는데 돈을 받았을 때에는 안전이 무시되고 돈을 받으면 안전하고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또 다른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

최고 280만 원의 월례비를 받고 있다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음성변조) : "지금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얼마나 받습니까?) 저는 한 200에서 280만 원 정도."

10년 넘게 일을 했는데 최근 들어 월례비 액수가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인터뷰>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음성 변조) : "처음부터 금액을(받았는데) 그렇게 많지는 않았죠. 처음에는 20만 원, 40만 원 그랬다가 최근 들어서 몇 년 전부터 많아진 거죠 제가 한 4년 전에는 80만 원 받았습니다."

그런데 타워 크레인 기사가 받는 돈은 전문건설업체가 주는 월례비 뿐만이 아닙니다.

타워 크레인이 필요한 다른 건설 노동자들에게서 돈을 받기도 한다고 건설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전문건설업체 관계자(음성 변조) : "현장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뭐든지 이 사람(크레인 기사)이 해줘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안 해줍니다. 그러면 많은 돈은 아니지만 20만 원 내지 30만 원씩 이렇게 상납을 하게 돼 있는 거예요."

<인터뷰> 현직 타워크레인 기사(음성 변조) : "철근도 있고 형틀도 있고 콘크리트도 있고 이분들이 줄 서서 기다리시는 거죠. 한마디로 그러다 보니까 좀 신경 써 달라고 당연히 해주시는 거죠."

한 건설 현장에서 각 공정의 건설 노동자들이 타워 크레인 기사에게 지급한 돈입니다.

5월 한 달간 형틀팀이 180만 원, 철근팀이 60만 원, 콘크리트 팀이 30만 원을 주고 식대까지 29만 원 지원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인터뷰> 건설 현장 철근 팀장(음성변조) : "갈취 수준입니다. 건설현장 전체를 물을 흐리는 겁니다. 정말입니다 이건."

지난 6월, 소속 노조원을 타워크레인 기사로 채용하라며 건설사에 협박을 한 노조 집행부 15명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타워크레인은 건설사가 크레인 임대회사와 계약을 맺고 임대회사는 자기 회사 소속의 기사를 쓰거나 별도로 외부 기사를 고용하는 구조.

특정 노조의 타워크레인 분과 간부들이 소속 타워크레인 기사들을 채용하라며 임대사와 건설사까지 협박했다는 겁니다.

<인터뷰> 00노조 전 지역 지부장(음성변조) : "타워크레인 임대업체 고용주한테(압력을 넣죠) 왜? 건설업체가 갑이니까 갑이 을(임대사)한테 협박을 해달라고 요청을 해요 안 먹힌다. 그럼 건설현장에 집회신고를 해요."

공사현장에 압력을 넣기 위한 정해진 수순도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00노조 전 지역 지부장(음성변조) : "그게 거의 수순이에요. 저음에는 현장방문, 두 번째는 집회신고, 세 번째는 고발, 전국에 있는 건설현장이 거의 다 그렇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일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특정 노조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김인유(한국 크레인 협회 부회장) : "노조에 가입한 기사들만 사용을 해야 된다고 강요하는 것은 분명히 현 법 체계상에 있어서 분명히 잘못된 것이 아닌가... 노조에 있어서도 눈감아주고 있다고 하는 것들이죠.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잘못된 것이라다고..."

민주 노총은 지난 3월 순회총회를 통해 금품수수와 관련된 자정 결의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앞서 2월엔 소속 조합원을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민주노총 관계자(음성변조) : "일정 수준의 금액을 받고 취업 자리를 알선해주는 형태여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저희 차원에서 징계절차 밟고... 노동조합에서는 월례비를 임금 외의 수당으로써 더이상 존재해서는 안 되는 형태의 임금 형태라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노동계의 자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건설 현장에선 여전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노조원 비노조원 가릴 것 없이 월례비가 오가고 있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전문건설협회 관계자(음성변조) : "월례비에 대한 건 변한거 없어요. (민노총 파업 전에 받지 말자고..) 아니요. 그런데 그렇게 성명서하고 이렇게 발표를 했는데 현실은 하나도 바뀐 게 없어요."

공사현장의 다른 노동자들은 여전히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줘야 할 돈을 각출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음성변조) : "내가 10만 원을 받는다. 그리고 그중에 10분의 1은 용역회사 사장한테 줘야 되는 게 구조고 그중에 타워 기사한테 얼마 주는 것 뿐이다라고 생각을 하죠 저희들은."

불투명한 뒷돈 관행은 건설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주택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지상 수십 미터 상공에서 한번 올라가면 화장실에도 갈 수 없는 불편함과 사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일하는 크레인 기사들.

하지만 힘든 노동의 대가는 정당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보상받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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