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국내 제조업 해외로 해외로…왜?

입력 2016.09.28 (21:19) 수정 2016.09.28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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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달 초에 있었던 기아자동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 장면입니다.

투자액이 1조 원이 넘었고, 천 5백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해외 공장 설립은 한 해 수백 건에 이르는데요.

공장 하나가 지어지면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이들이 지갑을 열면서 경제의 선순환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국내 기업들이 계속 해외로,해외로 나가면 우리 경제의 근간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 실태와 함께 이들을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모색해 봅니다.

먼저 최영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앞다퉈 해외공장…“年 13만 명 고용 손실”▼

<리포트>

삼성전자는 2014년 중국 시안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완공했습니다.

<인터뷰> 김기남(삼성전자 사장/2014년 5월) : "한국과 미국 중국을 잇는 글로벌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10월엔 LG화학이 중국 난징서 배터리 생산공장을 가동했고, 포스코는 한달전 태국에 자동차강판 공장을 준공했습니다.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해외로,해외로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이후 13년 동안 이뤄진 해외직접투자는 2천 2백억 달러, 우리 돈 241조 원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것의 2배가 넘습니다.

<인터뷰> 오승훈(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 : "최근에는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수출보다 현지화가 더 유효한 전략이라는 측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기업들이 해외투자를 국내로 돌렸다면 어땠을까요?

약 144조 원, 1년에 11조 원 어치는 더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일자리 손실도 컸습니다.

간접효과까지 포함해 같은 기간 166만 명 1년에 12만 8천 명 정도 국내 일자리가 더 생길 수 있었지만, 그 기회를 잃은 겁니다.

지난해 청년 실업자가 39만 명이었던 걸 감안하면 3분의 1 정도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KBS 뉴스 최영철입니다.

▼해외공장 선호 이유는?▼

<기자 멘트>

자동차는 특히 고용유발효과가 큰 산업인데요.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 12곳에 공장이 있습니다.

1997년 처음으로 터키에 공장을 지은 뒤 2000년대 들어 집중적으로 해외공장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시기 국내엔 신축 공장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2008년엔 국내에 자동차 생산능력이 역전돼, 해외 공장의 1년 자동차 생산능력이 470만 대인데 국내는 그 70%인 346만대에 그쳤습니다.

국내 공장의 1인당 인건비는 9,600만원! 경쟁사인 도요타는 7960만원 폭스바겐은 7840만원 입니다.

기업입장에선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해외공장을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다 해외에 공장을 지으면 관세나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기아차 공장이 있는 미국 조지아주의 경우 공장부지를 공짜로 제공하고 고용지원금도 주면서 세금도 줄여줬습니다.

4억 달러가 넘는 혜택을 제공한 겁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공장 하나 지으려고 해도 수백개에 달하는 인허가 절차를 걸쳐야 하고 높은 인건비와 고용의 경직성 등 여건이 안좋은 게 현실입니다.

이러다보니 제조업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 해외로 빠져나가는 공장을 국내로 되돌릴 수 있을지 한보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국내기업 ‘유턴’ 미미…“장기 청사진 필요”▼

<리포트>

세계적 스포츠용품 기업인 아디다스는 독일에 짓고 있는 이 공장에서 내년부터 운동화를 만들 계획입니다.

독일서 모든 공장을 철수 한지 24년만의 '유턴'입니다.

지난 5년간 미국으로 돌아간 기업 수는 700여 개, 매년 일자리 6만개가 만들어졌습니다.

<인터뷰> 소현철(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 이사) : "리쇼어링(생산 기지 자국 이전)정책이라는 제조업 육성정책이 맞물리면서 미국 실업률이 5%, 실질적으로 자연실업률이라고 하는데, 구직하고 싶은 사람 다 구직하는 거죠."

제조업에 IT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바람 속에 선진국의 기업들은 생산공장을 속속 자국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유턴 기업 수는 지난 2013년 37곳에서 올해는 단 5곳에 불과합니다.

대기업은 한 곳도 없습니다.

<녹취> 수출 대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정말 큰 무슨 변화가 있지 않은 이상 (해외) 공장을 죽일 이유가 없죠, 어렵게 세워놓은 공장을...(공장 이전할 정도로) 한국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인가요?"

기업의 유턴을 위해선 우선 정부의 장기적 청사진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뷰> 이태규(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공장을 세운다 하면 그게 1,2년만 하고 말게 아니지 않습니까? 장기적인 시계를 가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정책이 장기적 투자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맞춰줘야 돼요. 정책 불확실성이 가장 기업인들이 두려워하는 겁니다."

또 국내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고부가가치 업종의 유턴에 주력하는것도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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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8 21:20:25
    • 수정2016-09-28 22: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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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달 초에 있었던 기아자동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 장면입니다.

투자액이 1조 원이 넘었고, 천 5백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경기 불황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해외 공장 설립은 한 해 수백 건에 이르는데요.

공장 하나가 지어지면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이들이 지갑을 열면서 경제의 선순환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국내 기업들이 계속 해외로,해외로 나가면 우리 경제의 근간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 실태와 함께 이들을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모색해 봅니다.

먼저 최영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앞다퉈 해외공장…“年 13만 명 고용 손실”▼

<리포트>

삼성전자는 2014년 중국 시안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완공했습니다.

<인터뷰> 김기남(삼성전자 사장/2014년 5월) : "한국과 미국 중국을 잇는 글로벌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10월엔 LG화학이 중국 난징서 배터리 생산공장을 가동했고, 포스코는 한달전 태국에 자동차강판 공장을 준공했습니다.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해외로,해외로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이후 13년 동안 이뤄진 해외직접투자는 2천 2백억 달러, 우리 돈 241조 원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것의 2배가 넘습니다.

<인터뷰> 오승훈(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 : "최근에는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수출보다 현지화가 더 유효한 전략이라는 측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기업들이 해외투자를 국내로 돌렸다면 어땠을까요?

약 144조 원, 1년에 11조 원 어치는 더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일자리 손실도 컸습니다.

간접효과까지 포함해 같은 기간 166만 명 1년에 12만 8천 명 정도 국내 일자리가 더 생길 수 있었지만, 그 기회를 잃은 겁니다.

지난해 청년 실업자가 39만 명이었던 걸 감안하면 3분의 1 정도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KBS 뉴스 최영철입니다.

▼해외공장 선호 이유는?▼

<기자 멘트>

자동차는 특히 고용유발효과가 큰 산업인데요.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 12곳에 공장이 있습니다.

1997년 처음으로 터키에 공장을 지은 뒤 2000년대 들어 집중적으로 해외공장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시기 국내엔 신축 공장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2008년엔 국내에 자동차 생산능력이 역전돼, 해외 공장의 1년 자동차 생산능력이 470만 대인데 국내는 그 70%인 346만대에 그쳤습니다.

국내 공장의 1인당 인건비는 9,600만원! 경쟁사인 도요타는 7960만원 폭스바겐은 7840만원 입니다.

기업입장에선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해외공장을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다 해외에 공장을 지으면 관세나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기아차 공장이 있는 미국 조지아주의 경우 공장부지를 공짜로 제공하고 고용지원금도 주면서 세금도 줄여줬습니다.

4억 달러가 넘는 혜택을 제공한 겁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공장 하나 지으려고 해도 수백개에 달하는 인허가 절차를 걸쳐야 하고 높은 인건비와 고용의 경직성 등 여건이 안좋은 게 현실입니다.

이러다보니 제조업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 해외로 빠져나가는 공장을 국내로 되돌릴 수 있을지 한보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국내기업 ‘유턴’ 미미…“장기 청사진 필요”▼

<리포트>

세계적 스포츠용품 기업인 아디다스는 독일에 짓고 있는 이 공장에서 내년부터 운동화를 만들 계획입니다.

독일서 모든 공장을 철수 한지 24년만의 '유턴'입니다.

지난 5년간 미국으로 돌아간 기업 수는 700여 개, 매년 일자리 6만개가 만들어졌습니다.

<인터뷰> 소현철(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 이사) : "리쇼어링(생산 기지 자국 이전)정책이라는 제조업 육성정책이 맞물리면서 미국 실업률이 5%, 실질적으로 자연실업률이라고 하는데, 구직하고 싶은 사람 다 구직하는 거죠."

제조업에 IT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바람 속에 선진국의 기업들은 생산공장을 속속 자국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유턴 기업 수는 지난 2013년 37곳에서 올해는 단 5곳에 불과합니다.

대기업은 한 곳도 없습니다.

<녹취> 수출 대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정말 큰 무슨 변화가 있지 않은 이상 (해외) 공장을 죽일 이유가 없죠, 어렵게 세워놓은 공장을...(공장 이전할 정도로) 한국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인가요?"

기업의 유턴을 위해선 우선 정부의 장기적 청사진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뷰> 이태규(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공장을 세운다 하면 그게 1,2년만 하고 말게 아니지 않습니까? 장기적인 시계를 가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정책이 장기적 투자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맞춰줘야 돼요. 정책 불확실성이 가장 기업인들이 두려워하는 겁니다."

또 국내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고부가가치 업종의 유턴에 주력하는것도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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