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세 부모 아기’ 탄생…윤리 논란

입력 2016.09.29 (08:17) 수정 2016.09.2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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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옛말에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했는데, 어쩌면 앞으로는 어머니와 아버지, 이런 부모라는 뜻이 무색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 최초로 부모뿐 아니라, 제3 의 여성까지 세 명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그러니까 2명의 엄마와 1명의 아빠를 둔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유전병을 막기 위해 새롭게 시도한 인공수정 방식인데요.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아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의료진이 한 남자아기의 상태를 살핍니다.

생물학적 부모가 셋인 아브라힘 하산입니다.

하산의 부모는 앞서 네 차례 유산을 경험했고, 어렵게 출산한 두 아이를 잃었습니다.

하산의 어머니가 유전병인 '리 증후군'을 일으키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이들 부부는 세계 최초로 '세 부모 인공수정'을 시도했습니다.

<녹취> 시몬 피셸('케어 퍼실리티 센터' 연구원) : "자녀에게 유전되는 질병을 갖고 있는 부모가 사용하기에 안전한 기술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세 부모 수정'은 미토콘드리아 결함이 있는 엄마의 난자에서 핵을 빼낸 뒤 핵을 제거한 다른 여성의 난자에 주입하고, 이후 아빠의 정자와 체외 수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태어난 하산은 친부모와 난자 제공자 등 3명의 유전자를 모두 물려받았지만, 친모의 유전자 변이는 물려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전병을 갖고 있는 부모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맞춤형 아기'를 탄생시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윤리적 논란 때문에 미국에서는 금지된 방식이어서, 이번 시술도 관련 규정이 없는 멕시코에서 이뤄졌습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기자 멘트>

난자의 모습입니다.

가운데 주요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핵이 있고, 주위에 영양분을 주고 핵을 보호하는 세포질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 세포질에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리(Leigh) 증후군은 뇌나 시신경, 척수 등에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병으로, 신생아 4만명 중 한 명 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런데 이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는 미토콘드리아에만 있습니다.

수정 과정에서 정자의 미토콘드리아는 떨어져나가기때문에 엄마의 미토콘드리아만이 오직 자녀로 전달됩니다.

여성 4000명 중 1명 꼴로 미토콘드리아 결함을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해 2월 영국이 세계 최초로 '세부모 체외수정'을 허용해 생명윤리 논란이 계속돼왔습니다.

이번 연구에는 수정란 5개 중 1개만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서 "아직 안전성을 검증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질병 정복을 위한 유전자 연구는 이미 보편화됐습니다.

미국의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자 분석결과 유방암과 관련된 유전자에서 이상이 발견됐고 유방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받자 유방을 절제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렇게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 그리고 암과 같은 난치병 세포들의 유전자를 분석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유전자 정밀의료 기술과 시장은 점점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정밀의료 구현을 위해 2021년까지 모두 10만 명의 유전체 정보를 수집 연구할 예정입니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폐암와 위암,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0% 증가하고, 2022년까지 세계 정밀의료 시장의 5%를 점유해 5조 원의 부가가치와 약 37,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병에 걸리지 않고 똑똑한 아이, 그러나 병원에서 쇼핑하듯 아이를 고를 수 있는 시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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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최초 ‘세 부모 아기’ 탄생…윤리 논란
    • 입력 2016-09-29 08:21:36
    • 수정2016-09-29 09: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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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했는데, 어쩌면 앞으로는 어머니와 아버지, 이런 부모라는 뜻이 무색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 최초로 부모뿐 아니라, 제3 의 여성까지 세 명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그러니까 2명의 엄마와 1명의 아빠를 둔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유전병을 막기 위해 새롭게 시도한 인공수정 방식인데요.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아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의료진이 한 남자아기의 상태를 살핍니다.

생물학적 부모가 셋인 아브라힘 하산입니다.

하산의 부모는 앞서 네 차례 유산을 경험했고, 어렵게 출산한 두 아이를 잃었습니다.

하산의 어머니가 유전병인 '리 증후군'을 일으키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 이들 부부는 세계 최초로 '세 부모 인공수정'을 시도했습니다.

<녹취> 시몬 피셸('케어 퍼실리티 센터' 연구원) : "자녀에게 유전되는 질병을 갖고 있는 부모가 사용하기에 안전한 기술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세 부모 수정'은 미토콘드리아 결함이 있는 엄마의 난자에서 핵을 빼낸 뒤 핵을 제거한 다른 여성의 난자에 주입하고, 이후 아빠의 정자와 체외 수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태어난 하산은 친부모와 난자 제공자 등 3명의 유전자를 모두 물려받았지만, 친모의 유전자 변이는 물려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전병을 갖고 있는 부모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맞춤형 아기'를 탄생시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윤리적 논란 때문에 미국에서는 금지된 방식이어서, 이번 시술도 관련 규정이 없는 멕시코에서 이뤄졌습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기자 멘트>

난자의 모습입니다.

가운데 주요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핵이 있고, 주위에 영양분을 주고 핵을 보호하는 세포질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 세포질에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리(Leigh) 증후군은 뇌나 시신경, 척수 등에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병으로, 신생아 4만명 중 한 명 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런데 이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는 미토콘드리아에만 있습니다.

수정 과정에서 정자의 미토콘드리아는 떨어져나가기때문에 엄마의 미토콘드리아만이 오직 자녀로 전달됩니다.

여성 4000명 중 1명 꼴로 미토콘드리아 결함을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해 2월 영국이 세계 최초로 '세부모 체외수정'을 허용해 생명윤리 논란이 계속돼왔습니다.

이번 연구에는 수정란 5개 중 1개만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서 "아직 안전성을 검증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질병 정복을 위한 유전자 연구는 이미 보편화됐습니다.

미국의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유전자 분석결과 유방암과 관련된 유전자에서 이상이 발견됐고 유방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받자 유방을 절제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렇게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 그리고 암과 같은 난치병 세포들의 유전자를 분석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유전자 정밀의료 기술과 시장은 점점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정밀의료 구현을 위해 2021년까지 모두 10만 명의 유전체 정보를 수집 연구할 예정입니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폐암와 위암,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0% 증가하고, 2022년까지 세계 정밀의료 시장의 5%를 점유해 5조 원의 부가가치와 약 37,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병에 걸리지 않고 똑똑한 아이, 그러나 병원에서 쇼핑하듯 아이를 고를 수 있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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